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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설명

본인은 당뇨병 진단을 받은지 6개월차 입니다.

원래 지병이 있던 건 아니고... 약 때문에 생긴 케이스입니다.

스테로이드(Steroid, prednisone)을 고용량으로 장기간 복용할 경우 생기는데, 간기능 피검사 결과에 이상이 있어 혹시나 해서 의사가 처방을 하고 지켜봤는데, 결국 장뇌삼이랑 삼계탕을 먹는 바람에 일어난 일시적인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제게는 많은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당뇨병인데요. 이게 한 번 진단을 받으니까 약끊기가 쉽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스테로이드만 복용하다가 이 약 때문에 혈당이 심하게 튀자 당뇨약도 복용하게 됐는데 당뇨약까지 들어가고 보니 저혈당에 빠지는 게 아닌가 혹은 혈당이 얼마나 잘 조절이 되는지 궁금해서 결국 Glucometer라고 하는 혈당기계도 샀습니다.

그래서 심할 땐 하루에 네 번 (식전 3번과 자기전 한 번) 재다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고 나서는 아침 저녁으로만 재다가 이제는 랜덤으로 재고 있습니다.

혈당에 영향을 주는 것들과 혈당이 영향을 주는 것들

처음에는 당분류만 끊었어요. 사탕, 과자, 아이스크림, 달달한 음료 같은 눈에 보이는 달달한 것들요.

근데 당분이 달달한 것들에만 있는게 아니라 탄수화물도 분해되면 당이 되기 때문에 탄수화물도 끊었어요.

쌀, 밀가루, 유제품까지 끊으니 진짜 먹을게 없더군요. 와..........

두부, 계란 흰자, 닭고기(껍질 빼고), 소고기, 돼지고기, 견과류, 콩류(나중에 알았지만 콩에도 탄수화물이 40% 있답니다. 이 당시엔 단백질만 있는 줄 알았음 ㅋ), 채소류 밖에 먹을 게 없더군요.

현미가 좋다는 건 알아서 현미밥만! 콩이랑 해서 까슬까슬한 밥을 억지로 먹기도 했어요. 외식할 땐 밥을 싸들고 다니고요.

한 달쯤 그러다가 너무 극단적으로 음식을 제한하니 스트레스가 심해서, 당뇨병이 생긴지 10년도 넘은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니 소량의 쌀을 먹는 것도 괜찮다며 잡곡류를 섞어 먹어보라고 해서 이때부터 조금씩 탄수화물도 먹었습니다.  

잡곡밥을 만들 때 맵쌀1/3컵+ 찹쌀 1/3컵+ 귀리1/3컵+ 차조 조금+ 흑미 조금+ 현미 1/2컵+ 검은 보리쌀 1/3컵+검은 콩을 넣고 2컵의 밥을 지으면 대략 4인분의 밥이 생기는데 냉장실에 뒀다가 뎁혀 먹거나 냉동실에 얼려놨다가 해동해서 먹고 했습니다.

그리고 정말 먹고 싶을 땐 뭐든 3조각까지도 먹었어요. 예를들어 감자칩이 먹고 싶으면 딱 3조각만. 

스테로이드는 면역 억제제의 일종이라 단번에 줄일 수 없어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줄이면서 혈당도 점점 안정되어 갔고 이제는 소량으로 먹고 있고 끊지는 못해서 혈당 수치도 제법 조절이 잘 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혈당수치 4~8mmol/L를 정상으로 보는데 요즘은 7도 잘 안나옵니다.

 

혈당이 높을 때엔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일단 입안이 텁텁합니다. 꼭 사탕을 항상 물고 있는 것처럼 침이 끈적끈적하면서

침의 분비량이 줄어들어 음식의 맛을 잘 느낄 수 없게 되고 끈적끈적한 침과 분비량 저하로 인해서 치아 사이에 치석이 잘 생깁니다.

치과에 다녀온 지 3주도 안되서 양치질을 엄청 꼼꼼하게 한다고 했는데도 치석이 금새 생겨있더군요.

잠시 방심만 해도 치석이 생깁니다. 입안이 텁텁해서 물을 수시로 엄청 마시고는 했는데도요.

그리고 혈당이 높으면 잠이 잘 안옵니다. 이건 왜 인지 모르겠는데 그렇더라고요. 제 친구도 그렇다고 합니다.

혈당이 조절이 잘 되고 수치가 낮아지면 잠도 훨씬 잘 옵니다.

당연히 혈액도 끈끈해져서 피검사 하려고 손가락을 바늘로 찌르면 피가 잘 나오지도 않아요..

혈당이 조절 잘 될 때는 조금만 짜도 주르륵 흐르는데 꾹 눌러 짜야 방울이 겨우 맺히는 느낌입니다.

 

그러면 혈당을 높이지 않기 위해서 해야할 게 어떤게 있을까요?

이번에 당뇨병이 생기면서 이론적으로 알던 것과 실제로 경험하는 것이 이렇게나 다르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기존에 알고 있었던 것은 당류와 탄수화물을 자제하고 단백질+지방+채소류를 위주로 먹어라... 여서 초반에 식단을 그렇게 해서 먹었는데 쉽게 질릴 뿐더러 갑자기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너무 없어져서 스트레스 엄청 받아... 3개월 후에 이 스트레스로 머리카락이 너무 빠져서 대머리될 지경입니다. ㅠㅠ

이번에 알게 된 건요.

- 통곡물과 자연에서 나는 그대로의 식재료를 위주로 먹고 가공을 거친 것은 피하라

- 음식도 먹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채소류- 단백질, 지방류 - 탄수화물 순서로 먹어야 혈당이 덜 오른다는 것이고

- GI(Glycemic index)가 낮은 음식을 찾아서 먹을 것이며

- 과일류 혹은 달달한 건 식사전에 먹어야 한다는 겁니다.  

채소류, 단백질, 지방류를 탄수화물 보다 먼저 먹게 되면 앞에 것들 소화 시키느라 탄수화물을 소화가 덜 된다고 해요.

그리고 GI가 낮은 음식은 혈당을 서서히 올립니다. 

GI가 낮은, 중간인, 높은 음식들 (출처:구글서치)

과일류 혹은 달달한 것은 식사 전에 먹으라고 하는 이유는 달달한 것을 식후에 먹게 되면 당류가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을 과하게 분비하게 되고(인슐린 스파이크), 인슐린이 대량으로 나오게 되면 혈당을 떨어뜨려 금새 배가 고파져서 또 음식을 섭취하게 만듭니다. << 사실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이게 뭔 소린가 했거든요. 와닿는게 없었어요.

그런데 어제 저녁에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어제 오후에 감자 2개와 고구마1개 작은 것을 삶아서 먹었는데 감자는 GI가 높은 음식이예요. 혈당을 확 올리죠. 요즘은 혈당이 꽤 괜찮아서 점심에는 제약없이 먹자 싶어서 강행을 했는데, 저녁 식사 전에 잰 혈당 수치가 7.1이 나왔습니다.

점심은 1시 반 정도에 먹었고 저녁 혈당은 6시 20분쯤에 쟀는데, 대략 5시간이 지난 시점이라 7점대가 놀라웠어요.

그래서 저녁은 좀 적게 먹어야겠다 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식전에 귤을 작은 것 하나 까 먹었어요. 그리고 저녁식사로 샐러드 조금과 스테이크 한 덩어리, 다시 감자를 소금 조금 넣고 물에 삶은 것 1/2개를 먹었어요.

그리고 1시간이 지났을 무렵인 7시 35분에 신랑이 자기 혈당을 재보라고 하길래 신랑 것을 재주면서 제 것도 재봤습니다.

식전 혈당이 7.1이었으니 8 넘어갈까봐 내심 불안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왠일 5.7이 나왔습니다.

아니 뭐가 어떻게 된 건가 이해가 되지 않아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어째서 이 수치가 나온 것일까?

제 결론은 식전에 먹은 귤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 시켰고 그 후에 먹은 식사들은 이 인슐린들이 다 수치를 떨어뜨리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밤새 혈당이 낮은 상태로 잘 자고 아침엔 5.1로 마무리를.. ㅎㅎ

 

오늘의 글은 이 마지막 에피소드를 전해드리고 싶어서 시작한 글이었습니다.

혹시 당뇨병을 가지고 있으시다면 이미 다 알고 계실 정보들일텐데.. 저처럼 당뇨가 낯선분들이 참고로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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