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_-*
대략 3개월 전 나의 지옥 같았던 경험을 공유하고자 이 글을 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고(!) 천국 속에 살고 있다 ㅎㅎ
시작은 5월 쯤, 나는 한창 수영에 미쳐있었고, 너튜브로 열심히 수영 관련 동영상을 봤다.
문제는 화장실에 앉아서 엉덩이에 긴장을 풀고 항문에도 힘을 풀고 영상을 여러 개 봤다는 것.
한 달쯤 그 자세로 앉아서 심할 땐 30분 이상도 봤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항문이 조금 튀어나왔다.
그전까지는 계속 휴지를 사용해서 뒤처리를 해도 아무 문제가 없었기에 '뭐지? 치질의 시작인가?' 싶었지만
별다른 조취를 취하지 않았고, 휴지로 뒤처리를 할 때마다 조금 튀어나온 살은 자극을 받아서 점점 더 부풀었다.
튀어나온 살이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부푸는 느낌이 들고, 거슬렸고, 항문 안으로 집어넣으니 들어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들어가지 않다가, 피도 나기 시작했다.
피가 나옴 = 살 혹은 혈관이 터짐 = 감염이기 때문에 급기야 너무 고통스럽게 아팠다.
그 쯤 되니까 하체에 체중이 실리는 자세는 다 안 좋았다.
화장실에 앉아 있는 자세는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장시간 서 있는 것조차도 안 좋았다.
차라리 항문에 힘을 뽝 주고 앉아 있음 되는데, 그 때는 너무 항문이 부풀어서 밀어 넣었던 것도 이젠 안 들어가고 계속 나와 있는 상태고, 일 하는데 화장실만 갈 수도 없고, 계속 앉아 있을 수도 없어서 차라리 왔다 갔다 하면서 걸었다.
그렇게 가만히 서 있지도 못하는 지경까지 갔다.
GP(쉽게 말해 동네작은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대장내시경 검사를 권했고, 치질인지 아닌지는 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확답을 못했고 약도 처방해주지 않았다.
피가 났기 때문에 치루나 치열이 의심스러웠고, 항문에 튀어나온 살에 어느 순간부터 뭔가 볼록하게 핵이 만져지는 것 같아서 치핵이 의심되기도 해서 치질의 종류 중 하나가 있는 게 아닐까 의심돼서 돌아오는 길에 일단 전문의 예약은 했다.
그리고 당장 이 고통으로부터 벗어나야했기에 약국에 가서 국소 마취제와 스테로이드가 들어 있는 연고를 샀고, 그 약빨(!)로 전문의 진료를 받을 때까지 내 지식과 경험을 최대한 살려서 스스로 치료했다.
(대장항문 관련 병원에서 일해봤었기에 망정이지...)
그래서 그 방법을 공유한다.
첫 번째로 절. 대.로 화장실에 5분 이상 앉아있지 말 것
지구의 중력.. 이 넘이 똥꼬 살을 자꾸 잡아당긴다.
엉덩이 긴장을 풀어둔 상태로 폰 들고 화장실에 앉아서 본다거나 변비라서...
이런 어떤 변명도 가차 없이 5분 내로 뒤처리까지 마무리 못할 거면 그냥 미련 없이 일어서야 한다.
화장실 가는 적절한 타이밍은 3초 안에 바지에 싼다 싶을 때 가는 거다.
곧 나올 것 같아... 는 아직 아니라는 거.
해서 앉는 순간 시간 체크. 5분 넘기면 일어서서 나와야 한다.
화장실 나서자마자 돌아서서 다시 가야 하는 한이 있더라도 앉아 있지 말고 미련 없이 나와야 한다.
두 번째로 무사히 5분 안에 일을 봤다면 휴지 말고 물티슈를 쓰길 권한다.
생각 외로 항문 내 속살이 약하다.
휴지 쓰면 살이 쓸려요 > 그리고 붓기 시작해요> 점점 부으면서 피가 나요 > 부은 부위가 점점 더 커져요 > 손으로 밀어 넣으면 항문 속으로 들어가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안 들어가요 > 서 있기도 앉아 있기도 아파서 힘들어요
물티슈도 앞뒤로 슥슥 문질러 닦는게 아니라 항문을 향해 중지를 사용 톡톡 누르는 식으로 닦아 낸다.
세 번째로 화장실에 갔다면 무조건 좌욕을 해야 한다. 이게 젤 중요하고 실질적인 치료효과가 있는 것이다.
좌욕 방법은 대야에 45도 정도? 손으로 만지면 많이 따뜻하네 싶은 물을 받는다.
엉덩이를 담근다. 엉덩이를 담갔을 때 뜨끈하니 좋구나~ 싶은 최고의 물 온도로 10분간 앉아 있는다.
중간에 식으면 물을 갈아줘도 좋다.
이걸 화장실 가서 볼일을 보면 무조건 해야 하고 화장실 안 가도 처음엔 아침, 점심, 저녁 세 번 정도 해주고,
낮에는 일 때문에 집에 없다면 아침저녁으로 한다.
약 먹는 것처럼 하루 세 번 꾸준히 해주면 된다.
좌욕이 엉덩이 주변의 혈류 순환을 도와주기 때문에 정말 좋다.
샤워기로 물 그냥 뿌리면 안 되나요? >> 안된다.
비데기 안되나요? >> 안된다.
엉덩이를 세숫대야에 물 받아서 앉아 있어야 한다.
요점은 항문 주위 엉덩이를 물에 담가서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이것만 자주 해줘도 엉덩이에 튀어나온 살들이 많이 들어간다.
엉덩이 담그고 있을 때 지저분하다 생각하지 말고 엄지 손가락과 집게손가락(1,2번 손가락)과 4,5번째 손가락으로는 항문 주변의 살을 토닥토닥해주고 가운데 중지(3번째 손가락)로는 튀어나온 항문 살을 안으로 밀어 넣어 꾹 눌러주세요.
엄청 귀찮고 부끄럽고 미칠 노릇이지만, 저 상태를 계속 방치하면 튀어나온 살이 더 튀어나오고 부풀어서
나중에는 아파서 똑바로 바로 서 있는 것조차 고통이 될 것이다.
그렇게 꾸준히 3가지를 한 달간 하고 코로나 때문에 진료 예약도 늦어져서 7월 중순에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다 했으나 치질이 아니라고 판명이 났고 처치를 잘했다고 칭찬받았고 지금은 정상이 됐다.
나는 그저 엉덩이에 힘 풀고 화장실에서 폰을 한 달간 열심히 봤을 뿐인데 항문 살이 튀어나와서 지옥을 경험하고
열심히 위 3가지를 실천한 결과 정상으로 돌아왔다.
약국에 가면 치질 연고가 있는데 여기는 외국이라 Soov라는 걸 하나 썼다. Lidocaine 5%와 Hydrocortisone 0.5%가 함유된 크림인데 항문 안으로 쑥 밀어 넣을 수 있게 주사기 비슷한 것도 들어 있었다.
일시적인 통증을 줄여주는 연고인데 그거 사서 항문 안에다가 넣으셔도 좋다.
하루 보통 두 번씩, 심할 땐 세 번도 쓰고 증상이 좋아지기 시작하고부터는 줄여서 한 번 쓰다가 통증이 줄어들고는 끊었고 한 통으로 다 해결되었다.
다만 그건 정말 잠깐이고 위에 3가지를 지키고 습관화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화장실엔 절대로 5분 이상 앉아 있지 마시고 평소에도 케겔운동이라고 하는 항문에 힘주고 10초 버티다가 풀어주기 운동을 자주 하는 것이 좋으며 화장실 간 후에는 좌욕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지금 항문이 아파서 고통받는 분이 이 글을 보셨다면 최소 1주일 정도 해보시고
그래도 낫지 않거나, 괜찮아졌고 다 나았는데 치질인지 염려되시면 대장항문과를 방문하셔서 대장내시경을 권해드립니다.
뒤가 편하지 않아서 고통받는 영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글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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