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질 잘 하고 계신가요?
양치질 하실 때 몇 분이나 닦으시나요?
45년이라는 시간 동안 양치질을 해왔지만 이제서야 제대로 닦는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양치질에 대해서 한 번 얘기 해보려고 해요.
저는 작년에 지병이 있어 스테로이드를 고용량 복용하면서 당뇨병이 왔어요.
당뇨병이라는 것이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는 정말 정말 불편한 것이었어요.
특히 저의 양치질 방법에 관해서 다시금 되돌아 보게 만들었습니다.
당뇨병이 생기면 침이 끈적끈적해지고 체액이 전반적으로 달달해지다보니 치석이 눈에띄게 느는 것이 보였습니다.
여지껏 치아에 치석이 낀 다는 느낌을 딱히 받지 못해서 그간 제가 잘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40대가 되면서 이 사이에 치석이 쌓이는 게 보이는가 싶더니 당뇨병을 얻고나서는 플래시로 비춰가면서 이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세상에나!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상황이 심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치과에서 스켈링을 받았는데도 3일이 지나자 치석이 생겨 있었어요.
저는 평소대로 양치질을 했는데... 이건 뭔가 잘 못 되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 동안에 양치질이란 하루 세 번, 3분 동안, 식 후 30분 전에 닦는 것이었는데, 그 관념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칫솔질을 제대로 하고 혀도 닦아주고... 이 사이에 뭐 끼이면 치실 사용하고.
이걸로 충분하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 수록 잇몸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에 이 사이도 벌어지고 무엇보다 치석이 끼는 상태로 보아 전혀 제대로 닦고 있지 않음을 알게 됐어요.
사람의 입에는 침샘이 있는데, 이 침들이 나와서 고이는 곳이 아랫니 앞쪽이기 때문에 치석은 아랫니 안쪽이 가장 쉽게 생깁니다.
그리고 양치질을 하다 보면 앞니 안쪽은 의외로 손이 잘 닿지 않아 깨끗이 닦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서 치간칫솔도 사용해야 하고, 머리가 작은 칫솔로 혀를 닦기보다는 혀 클리너로 슥슥 긁어주면 훨씬 효율적으로 닦을 수도 있지요.
이 점을 고려하면서 양치질을 한 번 해 봅시다.
제가 하는 방법을 소개할게요.
우선 양치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야겠지요?
예전에는 칫솔에 치약만으로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칫솔, 치약, 물컵, 치실, 치간칫솔, 혀 클리너까지 준비를 해줍니다.
칫솔은 머리가 작고 솔이 부드러운게 좋아요. 저는 유아용 칫솔을 씁니다. 작고 부드러워 입 안쪽 어금니를 닦을 때 접근성이 좋고 하나하나 꼼꼼하게 닦을 수 있거든요. 보통 이 2개 이상의 크기는 좋지 않다고 합니다.
물컵을 사용하면 좀 더 물을 절약할 수 있고 목구멍까지 깨끗하게 헹구기 좋아요.
치간칫솔은 이 사이의 간격에 따라 굵기를 조절할 수 있는데 치과에 가면 어느 정도 굵기를 쓰면 좋은지 알려줍니다. 저도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이 전에는 더 굵은 것을 썼는데 이 걸로 바꾸고 나서 만족입니다.
치실은 너무 두껍지 않은게 좋습니다. 간혹 너무 굵은 것은 이 사이에, 잇몸으로 들어가지 않고 아프기만 한 것도 있더라고요. 얇은게 좋았어요.
그럼 본격 양치질을 시작해보아요!
1. 맨 처음 할 것은 물컵에 물을 한 가득 받아서 입안을 헹궈줍니다. 혹시라도 남아있는 음식물 찌꺼기를 최대한 제거를 하고 시작합니다. 그래야 칫솔질 하는 중간에 도로 이 사이에 끼는 불상사가 없겠지요.
2. 이를 본격적으로 닦기전에, 이 사이에 음식물이 끼여 불편한 건 없는지 치실 20~30cm정도로 잘라 양 검지에 감아 쥐고 잇몸 안쪽까지 들어가게 해서 이쪽니, 저쪽니, 이의 맞닿은 부분을 한 번씩 쭉 훑어줍니다. 특히 고기를 먹었거나 부추 같은 나물 종류를 먹었을 경우 이 사이에 잘 끼입니다.
3. 칫솔에 치약을 뭍히기 전에 잘 마른 칫솔로 치석이 잘 생기기 쉬운 아랫니 안쪽과 윗니 뒷쪽을 마른 칫솔질을 해 줍니다. 마른 칫솔질은 치약을 뭍히고 하는 칫솔질보다 마찰력이 더 좋아 치석 제거에 더 좋다고 하네요.
4. 마른 칫솔질 후에 칫솔을 가볍게 세척한 후 치약을 짜고 양치를 시작합니다. 치약은 콩알 하나 크기만큼, 저 칫솔 머리의 1/3만 써도 충분합니다. 그 동안 양치를 하면서 치약 덩어리가 세면대 하수구로 흘러가는 경험을 무수히도 많이 하셨을 거예요. 많이 쓴다고 좋은 게 아니예요. 콩알만큼 써도 다 되더라고요.
양치 요령은 치약을 치아 전체에 골고루 뭍힌다는 느낌으로 앞쪽니 위 아래와 이의 윗부분을 열 번씩 닦습니다. 아랫쪽 어금니 바깥쪽 부터 잇몸과 치아가 곡선으로 이어진 부분을 닦는다고 생각하고 안쪽에서 부터 본인의 치아 갯수만큼 세면서 한 군데에 10번씩, 총 130번을 닦습니다. (저는 아랫니가 사랑니 1개 발치 후 총13개예요.) 양치질을 할 때엔 잇몸과 치아의 연결부위, 치아와 치아 사이의 골짜기를 고대 유물의 겉표면 먼지를 붓으로 살살 털어낸다는 느낌으로 손에 힘을 완전히 뺀 후 살살살 잇몸쪽에서 치아의 방향으로 부드럽게 둥글게 훑어내린다는 느낌으로 합니다. 보통 힘을 잔뜩주고 빡빡누르면서 안 팎으로 폭풍 양치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칫솔의 끝부분이 닿는다기 보단 눌러서 제대로 닦이지도 않을 뿐더러 치아 표면(법랑질)이 상하거나 닳고, 회백색 법랑질이 닳을 수록 이 안쪽에 있는 상아질이 노출되며 상아질은 누렇기 때문에 치아가 점점 더 누래집니다.
그렇게 아랫니 바깥쪽 130번, 아랫니 안쪽 130번, 윗니는 제가 14개라 바깥쪽 140번, 안쪽 140번을 천천히 살살살 닦습니다. 칫솔질은 속도를 높이면 높일 수록 정교함이 떨어집니다. 위에서 아래로 둥글고 가볍게 훑어내리면서 천천히 해야 꼼꼼하게 잘 닦입니다. 처음에는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잘 모를 수 있으니 꼭 거울 앞에서 입 안을 잘 보면서 하면 좋습니다. 입안에 침이 질질 흐리고 지저분하겠지만, 좀 더 깨끗히 닦기 위해서 거울을 보시면 좋습니다. 그리고 칫솔은 3개월을 넘기지 말고 새 걸로 교체해주세요.
5. 혀 클리너로 혀를 목구멍 안쪽에서 부터 바깥쪽으로 닦아줍니다.
6. 칫솔로 혀클리너를 꼼꼼하게 세척해주고, 입은 헹구지 말고 치간 칫솔을 집어듭니다.
7. 치간 칫솔로 잇몸과 치아가 만나는 골짜기 부분을 위, 아래, 왼쪽, 오른쪽 이렇게 닦으면서 살살살 넣었다 빼기를 4번씩 합니다. 치간 칫솔을 처음에 할 경우에는 잇몸이 부어있는 경우가 많아서 피가 나오기도 하지만 곧 2~3일 내로 잇몸의 염증기가 가라 앉으며 정상이 되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3일 내로 치간 칫솔질 도사가 되어서 쉽게 쉽게 할 수 있어요. 초반에 조금 힘이 들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길. 그리고 치간 칫솔질을 하다 보면 잇몸 사이에 길이 생겨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쉽게 닦을 수 있는데 그 때부터는 바깥쪽 뿐만 아니라 안쪽에서 바깥쪽으로도 닦아줘야 합니다. 그래야 이물질 제거가 완벽하게 되더라고요. 밖에서 안쪽으로 할 때 분명히 아무것도 안 나왔지만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닦을 때 또 자잘한 이물질들이 나오곤 했어요. 치간 칫솔은 일 주일에 한 개씩 교환해주세요.
8. 치간 칫솔질까지 끝냈다면 이제 입안을 헹굽니다. 최소 5번. 그리고 물컵을 이용해서 물을 머금은 다음 목을 뒤로 젖히고 입을 벌려 목구멍도 가글을 해서 헹구세요. 어디서 봤는데 편도에 결석이 생겼을 때 물을 머금고 가글을 하면 편도 결석이 떨어져 나오기도 한다는 군요. 안 생기는게 가장 좋지만 이런 습관들이 도움이 될테니까요. 목구멍 가글도 두 번 정도 하면 양치가 끝이납니다.
여기까지 하면 시간이 보통 10~15분, 초반에는 20분까지도 걸렸어요. 무슨 양치질을 3분안에 끝내지 않고 이렇게 길게 시간을 들이냐고요? 나~ 중에 나이 70~80세가 되어서도 저는 제 이로 음식을 먹고 과일도 와그작 와그작 씹어먹을 수 있으면 좋겠고 죽을 때도 제 이로 죽었으면 좋겠거든요.
그래서 아직 가짜이가 없는 제 이를 오래오래 유지하고자 임플란트 비용을 버는 중이다... 생각하면서 매 번 이를 닦을 때마다 심혈을 기울이고 정성을 들이기로 했습니다. 한 번에 200만원 정도를 절약하고 있는거야 이렇게 세뇌하면서요 ㅎㅎㅎ
이렇게 양치하는 방법을 바꾸고 나서는 치석이 확실히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그리고 여담으로, 한국에서는 양치질을 하루에 3번씩, 그리고 중간에 뭐 먹으면 또 닦아주라고 하지만, 여기 호주에서는 아침, 저녁으로 두 번만 이를 닦으라고 교육 받았다고 하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치약 사용 요령을 살펴보면 12시간 동안 플라그로부터 보호해준다며 하루에 두 번만 닦으라고 되어 있습니다.
제가 지병을 치료하느라고 약을 독하게 써서 잇몸이 약해져 이가 흔들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불안한 마음에 이를 세 번 이상 닦았더니 외려 이 시림만 더 생기고 전혀 좋아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요새는 치약 회사에서 권고하는 대로 아침 저녁으로 두 번 이를 닦고 점심 때엔 치약 대신에 고운 소금을 칫솔에 뭍혀서 이를 똑같이 닦습니다.
치간 칫솔도 치과의사가 식 후 30분 이내에 하루에 세 번씩 해주라고 하더라고요. 식 후 30분 이후에 치석이 급격하게 생기며 한 번 생긴 치석은 칫솔질로도 잘 떨어지지 않으니 생기지 않도록 하는게 좋겠지요.
오늘은 꼼꼼하게 양치하는 법을 적어봤어요.
4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유치를 지나 영구치를 가지고, 지금 생각해보면 학교에서 제대로 배웠지만 엉터리로 양치를 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역시 목마른자가 우물을 판다고, 이번 기회에 더 잘 닦는 법을 알게 되서 이제는 잘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더 잘 닦아서 앞으로도 비슷한 세월만큼 오래 써야하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이런 방법으로 한 번 해보세요. 입안이 정말 깨끗하고 상쾌해지는 것을 느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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