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 좋아하세요?
저는 종류를 불문하고 아주 환장(!)을 해서 신랑이 농담으로 "You are nuts for nut! 견과류에 미쳤구나!" 라고 했었지요 하하하
한국에서 살 땐 견과류를 구경하기 참 힘들었는데(제가 이민오고 나서 친정집에 호두 나무를 심어서 이제 많이 있습니다만) 가을에 밤이나 좀 먹을까 땅콩도 희안하게 부모님이 매년 농사를 지으시는데도 산에 야생 새들 때문에 늘 잘 되지는 않았어요.
그렇게 견과류를 부족하게 먹다가 호주에 오니 견과류 종류가 엄청~ 다양하게 있어서 껍질 부셔주는 도구도 손으로 움켜쥐어서 깨는 건 하도 써서 두 개나 깨 먹고요 ㅋ
호주에서 우연히 발견한 넛 크래커(견과류 깨는 도구)입니다.
완전 튼튼하지요! 👍
$29.95나 주고 대략 10년 전쯤에 산 이 도구를 끝으로 더 이상 부수는 것 없이 아주 잘 쓰고 있답니다. 😁
혹자는 누가 30불 가까이 주고 넛 크래커를 사냐고 하지만 손 아귀 힘이 많이 들어가는 집게처럼 생긴 나약한(!) 도구보다 무쇠로 만들어진 저 볼트와 너트의 집합체!!가 견과류의 종류를 불문하고 쉽게 깰 수 있고 훨씬 튼튼하고 아주 만족도가 최상입니다.👍👍
암튼, 오늘은 어제 쇼핑센터에서 발견한 견과류 중 하나, 땅콩에 대해 얘기해볼게요.
제게는 애증의 땅콩입니다.
시골에서 농사짓는 부모님이 땅콩 농사를 열심히 지으셨지만 늘 산 속에 있는 밭에다가 심다보니 야생 새들이 심는 족족 어떻게 알고 다 파먹는 건지, 땅콩 농사는 늘 망했어요.
몇 번 하시더니 늘 투자대비 수익이 나지 않자 포기하시고 사다 드셨지요.
그래서 한국에서는 가끔, 진짜 아주 가끔 볶은 땅콩을 사주시거나 설에 엿콩(강정) 만들 때 사서 볶아서 섞어주는 정도였어요.
그치만 나이가 들고 대구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회식차 혹은 친구들과 술집에 가니 안주로 삶은 땅콩이 꽤 자주 나오는 겁니다. 경상도에서는 볶은 땅콩도 먹지만 삶은 땅콩도 많이 먹거든요.
그랬는데 이 멀리 타국에서!! 그것도 한국 식품점이 아니라 중국인도 아닌 것 같고... 어느 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과일을 파는 곳에 삶은 땅콩을 파는 겁니다.
혹시나 내가 아는 맛이 아닌가? 싶어서 한 개 까서 먹어보니...
!!!!!!!!!!!!
제가 아는 바로 그 맛입니다!! +_+
바로 한 움큼 사서 집에 왔어요.
짭쪼롬 하니 맛있네요~
땅콩이 촉촉하기 때문에 속껍질도 부드럽게 잘 벗겨진답니다.
물론 속 껍질을 안 벗기고 먹어도 전혀 거슬림이 없어요.
하지만 가끔 겉껍질과 속껍질 사이에 허연게 붙어 있어서 저는 주로 껍질을 다 벗겨서 먹는데
속껍질에 좋은 영양소가 많을 것 같긴 해서 같이 먹는게 더 좋지 않나 싶네요.
아뭏튼, 그렇게 사서 왔는데 시어머니께서 "아니? 땅콩을 삶아서 먹어???" 하고 놀라시는 겁니다.
그래서 땅콩에 대한 얘길 좀 했는데 제가 호주와서 놀란 것은 병원에서 일할 때 Tea lady가 모닝티, 에프터눈티, 서퍼 타임마다 차, 커피, 간식을 든 카트를 끌고 다니면서 환자들한테 나눠주는데 무슨 요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씩 견과류와 씨앗이 든 봉지를 나눠주기에 저도 하나 받아 먹어봤거든요. 근데 그 안에 땅콩이 생땅콩이더라고요. 으으...
한국에서 어쩌다가 강정에 든 땅콩이 덜 볶아져서 생땅콩 맛이 나면 그 특유의 비릿한 맛이 나서 싫었는데 그 맛을 즐기고 있더란 말이지요.
아니 땅콩을 어떻게 생으로 먹을 수가 있어요? 했더니 시어머니 왈~ "우리도 생으로 먹었는데?"
남미에서도 생으로 드신답니다... 충.격.😳
한국은 주로 볶아서 먹지만 제 고향에서는 삶아서도 먹는다~ 야채 가게에서 삶은 것을 팔기에 사봤다 하면서 하나 까서 드리니 오!!! 특이하다고 좋아하시네요.
땅콩에 소금을 넣고 물에 넣어서 삶으면 된다 하니 신세계라고 하세요 ㅎㅎㅎ
삶은 땅콩만드는 법은 깨끗이 씻은 땅콩 약 500g 정도에 소금 밥숟가락으로 한 스푼 정도 넣고 물이 대충 땅콩들 사이로 보이는 정도까지 붓고(대략 1.3 ~ 1.5L) 20분 정도 삶고 5분 정도 뜸 들여서 찬 물에 헹구지 말고 물만 따라 버리고 까 먹으면 됩니다.
짭쪼롬하면서도 살짝 말캉한 맛이 아주 좋답니다. 칼로리도 볶은 땅콩보다 낮고 볶으면 지방이 파괴되고 단백질 변성이 일어나서 칼로리도 높아지고 몸에도 더 좋지 않대요.
삶은 땅콩이 아무리 몸에 더 좋다고는 해도 20개 정도만 먹어야 과한 나트륨과 높은 칼로리 섭취(20개에 100kcal 정도)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하니 삶아서 적당히 먹는걸로...😉 (하지만 한 번 먹으면 멈출 수 없지요! 흐흐흐흐)
삶은 땅콩이 낯설다면 한 번 해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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