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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포스트는 뉴질랜드 여행 커뮤니티에 본인이 작성한 글을 옮겨온 것입니다. 
여러 커뮤니티에 적은 글을 블로그로 모으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2017년 10월 10일 작성

 

About new zealand  렌트카 홈피 갔다가 우연히 한글로 된 뉴질랜드서 운전 요령 팜플랫(?)을 발견해서 공유합니다

렌트나 캠버벤등 직접 운전 하실 분들 한 번씩 읽어보시고 가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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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돌아오자마자 기온이 그리 높지 않았는데도 셋 다 호주의 날씨에 기진맥진, 너무 더웠다.

하여 다음 날 오전내내까지 더위 적응하랴, 지친 여독을 풀랴 충분히 쉰 뒤에 동생이 호주에서 살 예정이었던 귀국 선물을 보러 다녔다. 

 

 

 

그리고 저녁으로는 뉴질랜드에서 마음껏 먹지 못했던 스테이크를 큰 거 사서 회포를 풀어 보자며, 베란다서 나무숯에 불을 피워 스테이크를 굽고, 뉴질랜드서 사온 와인을 따서 매쉬 포테이토, 샐러드와 함께 거하게 먹었다.

 

 

 

그리고 그 다음 날은 몇 년 전에 동생이 시드니 왔을 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Wollongong을 다시 가보고 싶다고 해서 바람쐬러 출발~ 유명한 Lavendi cafe에서 피쉬앤 칩스를 먹고!

 

 

 

이 날이 동생의 호주에서 휴가 마지막날밤인지라 또 가고 싶어했던 시드니 시내 타워 레스토랑에 갔다.

시드니 타워 레스토랑은 360도 회전하는 방식이라 시드니 전경을 볼 수 있는데 뷰가 늘 멋지다.

시기를 잘 맞추면 달링하버 쪽에서 푹죽 터트리는 것도 볼 수 있다.(지난 번엔 봤는데.ㅠ)

 

 

 

시드니 타워 음식들 전부는 아니지만 한 가지씩 골라 담아봤는데  뭔가 좀 더 중국인들 입맛에 맞춘거 같은 느낌이 물씬...

예전에 왔을 때랑 뭐가 다른 지 모르겠는데 뭔가 좀 별로인 느낌?

 

금요일 저녁이고 아직 해떨어지기 전이라 좀 이른 저녁이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와 보면 잘 차려입은 사람들이 특별하게 와서 식사하는 곳이란 느낌이 강했는데, 좀 더 Queenstown Skyline Stratosfare 부페같은 느낌이랄까.

덜 격식을 차려서 오는 곳이 된 것 같았다.

 

 

 

시드니 타워 부페는 새우가 꽤 싱싱하고 맛있는데 우리 뒷쪽에 일본사람 한 명은 우리보다 조금 늦게와서는 이것만 첨부터 끝까지 사수하길래 나도 가져옴 ㅎ

왠일로 동생이 새우를 마다하고, 신랑도 즐기는 타입은 아니라 나 혼자 다 먹었다. -_-;;

 

 

 

시드니타워서 내려다본 Hyde park 북쪽. St Mary 대성당이 오랜 보수공사를 마치고 멋드러지게 서 있다.

 

 

 

거의 5분? 3분?마다 비행기가 시드니 공항에 내리는 걸 볼 수 있는데 때마침 내리쬐는 햇살에 뭔가 멋지다.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소화도 시킬 겸 근처에 있는 Hyde park로 산책을 갔다.

어떤 아저씨가 St Mary 대성당 앞 광장분수 앞에서 건반 연주를 하고 있었다.

 

 

 

뉴질랜드의 나무들도 참 멋지지만, Hyde park의 나무는 언제봐도 정말 웅장하고 멋지다.

다만, Hyde park는 밤에는 위험할 수 있으니 절대로 혼자서 가면 안된다.

여럿이 가더라도 일찍 들어가는 게 좋다. 시드니의 모든 공원들은 야밤에는 범죄의 소굴로 변신한다.

게다가 시드니에서 가장 위험한 곳인 Kings cross로 가는 길이 여기를 거쳐서 가기 때문이다.

 

몇 년 전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왔던 한국 여자애 하나가 새벽에 이 공원을 가로질러 일가다가 죽은 사건이 있었다.

생각보다 호주에는 똘아이들이 많은데, 쳐다봤다고 칼에 찔려 죽은 이동건 동생도 여기서 멀지 않은 장소에서 새벽에 일어난 일이다.

 

고로 호주에선 해떨어지면 늦게까지 돌아다니지 않는게 좋다. 특히나 주말 저녁엔.

주말만 되면 술과 약에 쩔어서 똘아이 게이지 급상승해서 세상이 다 제 것인양 흐느적거리고 다니면서 보는 사람마다 시비거는 것들도 있다.

쳐다도 보지 말고, 관심도 주지말고 내 갈길을 재빨리 가거나 아예 안나가는게 상책이다.

 

 

 

우리가 방금 전까지 있었던 시드니타워 야경인데 겉은 멋지지만 속은 뭔가 옛날만큼 좋진 않다.

 

예전에는 굉장히 출입이 엄격했고, 타워 꼭대기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 안내원도 있었고 아랫층도 맨 윗층도 보안요원 같은 사람들이 서서 째려보는 것 같아서 괜히 쫄아서 올라갔지만, 뭔가 특별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보안요원도 아랫층에 한 명 있었는데 뭔가 슬렁슬렁 대충대충 이런 느낌이 강했다.

그리고 올라가는 길에 안내원 따위 없었고, 심지어 올라가는 층수를 보여주던 스크린도 고장났다 -_-;;

몇 층을 올라가는 지 모르니 어디 갇혀서 팔려가는 느낌이 드는 것이..ㄷㄷ

 

음식도 뭔가 느낌상? 옛날만큼 고급지진 않은 것 같고.

암튼 여기를 최소 5번 이상 왔는데 이번이 제일 불만족이었다.

 

금요일 저녁식사였고 가격은 두당 AU$85, 360 회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대략 80분이라 식사시간은 1시간 반이다.

그리고 다음 날 동생은 한국으로 돌아갔다.


한국으로 갈 때 편히 가라고 태워주러 갔는데, 공항 다 가서 차가 밀리기 시작더니, 공항 바로 코앞에서 도로공사를 하는 바람에 차가 너무 밀려서 도로 한가운데서 차에서 내려서 근처 Train역으로 뛰어가서 Train잡아타고 가느라 생쇼를;; 이번에도 동생이 맨 마지막으로 탑승했단다.ㅋㅋㅋㅋㅋ

이래저래 이번 여행에서 동생은 여러모로 고생을 많이 했다.

그리고 무사히 한국에 잘 도착했다고 한다.

 

 

그렇게 동생을 보내고 나와 신랑은 다시 일상으로 복귀를 했는데, 탱자탱자 놀다가 다시 일을 하려니 휴가후유증+피로+쉬는 날 밤새가며 후기쓰기를 한꺼번에 하느라 일회용 카메라를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러다 쉬는 날인데 체력이 딸리거나, 글 쓸 정신적인 여유가 없을 때 신랑을 꼬셔 일회용 카메라 현상을 맡기려니, 요즘은 워낙 디지털 카메라가 잘 나와서 필름 카메라 현상 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언젠가 어떤 분의 후기에서 일회용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보고, 아날로그 느낌이 좋아서 나도 시도를 했던 건데, 집 근처나 옆 동네에서는 현상하는 곳이 없어 몇 번이나 허탕치고 결국 시드니 시내 중심부까지 나가서야 발견, 며칠 후 드디어 사진을 받아왔다.

 

하여, 디지털 카메라에 익숙해져서 어설픈 내공 그대로 다 드러난 그나마 좀 나은 사진들을 감상 타임을~ ^^  

 

계획대로라면 필름 카메라라 숫자가 제한되어 있다 보니 이동하면서 아름다운 경치를 볼때마다 찍어야지 했건만, 정신도 없고, 크로스 백은 점점 더 무겁고 계속 들고 다녔으나 손이 안가서 안 찍고 있다가(초반에 비가 와서 실망해서 그런 것도 있슴) Queenstown에 도착해서야 앗차, 이러다 사진 하나도 못 찍고 도로 들고 가겠네 싶어서 드디어 챙겨가서 찍음.

 

 

 

Glenorchy cafe 길 건너편에 있던 주유소.

뭔가 1990년대스러운 느낌과 색감이지만, 하늘이 완전 파란게 예쁘다^^

 

 

 

Glenorchy라고 쓰여 있는, Wharf 근처에 있던 건물 안에서.

액자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실.패. ㅋ

뭔가 찰칵하는 것도 아니고 "틱~" 거리고 말고, 초점 조절하는 것도 없고, 잘나왔는 지 확인하는 기능도 없고, 플래쉬를 터트려야 할 지 확인도 못하니 생각보다 망작이 대부분이다.ㅋ

 

 

 

많은 건 새 것이 좋지, 그렇지만 사랑하기엔 먼지쌓인 아버지 것도 낭만있잖니~♪

 

 

 

Wharf에서 본 Lake Wakatipu

 

 

 

Wharf에서 바라본 Lake Wakatipu 다른 쪽 경치

 

 

 

이게 가장 잘 나온 사진 임. ㅎㅎ

 

 

 

Homer Tunnel에서. 1990년대에 방문한 것 같군

 

 

 

Milford Sound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들. 우리가 탄 배는 아니지만 멋져서 찍어봤다.

 

 

 

Milford sound Cruise 여행 중 돌아오는 길이다.

저 멀리 만년설이 덮힌 산도 보인다

 

 

 

Milford Sound의 전경이 제일 멋있게 찍힌 듯

낭만 있다 ♡_♡

 

 

Cruise 여행 끝나고 가는 길에 아쉬워 한 번 더 찍어봤다.

 

 


그리고 이제와서야 이야기 하는,

 

◈ 여행 후에 느낀 점과 후회되는 것들과 다음에는 개선해야 할 점들

 

 

 

※ 루트나 계획 관련

 

 

* Christchurch-Kaikoura-Castle hill-Arthur's pass-Lake Tekapo-Mt Cook-Wanaka-Cardrona-Queenstown-Glenorchy-Milford Sound-Arrowtown 여정이었는데, Arthur's Pass는 정말 에러였다.

여행 전으로 돌아간다면 Arthur's Pass는 그냥 이름대로 Pass하고 -_-) 일정을 당겨서 Queenstown 숙박을 1일 줄여 Te anau에서 1박하고 Dunedin을 1박으로 다녀왔을 것이다. Milford Sound 후에.    

 

* 여행은 아무리 계획을 열심히 했더라도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러니 너무 기대하지는 말되 뜻대로 안된다고 실망도 하지 말 것. 특히나 날씨 관련된 엑티비티나 경치 같은 것(예:별보기...ㅜㅜ). 실망도 하게 되겠지만, 다른 부분에서 뜻하지 않게 다른 방식으로 보상을 받게 된다. 의외로 좋은 것, 행운이었던 것들도 생기니까.

 

*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밀하게 짤 것, 만약을 대비한 Plan B도 준비할 것, 특히 Activity에 관해서는 예약도 꼭 5일 안에 하기(Queenstown Luge 제외), 여행하면서 시간을 "떼우는" 일이 없도록.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 뭐라도 할 것을 하고!

 

 

 

※ 음식관련 (렌트카 기준, 캠퍼벤은 또 다를 것이라 생각됨)

 

* 음식재료는 살 것 목록을 떠나기 전에 뭘 해먹고, 무슨 재료를 살 것인지까지 정확하게 전부 다 적어서 가되, 한 군데서 많이 살 필요 없다. Christchurch공항 Countdown이 젤 싸다고 해서 거기서 재료를 왕창 샀는데, 이동하는 내내 변할까봐 걱정, 숙소에선 도착해서 냉장고, 냉동고에 넣는다고 들고 나르고 옮기고 신경 쓰이고 정말 "짐덩어리"다. 결국 몇 가지는 첫날부터 들고 다니다가 결국 마지막날에 기부하는 사태 발생. 왠 돈낭비? ㅠㅠ

>> 숙소마다 예상했던대로 요리가 안되는 수가 있다. 샌드위치 재료들이라고 적어갔다가 중요한 재료 빼먹어서 못 만들어 먹거나, 냄새가 너무 나는 음식이라 패스하고, 토스터 고장나서 패스하고, 부엌에 만들 여건이 안되고 등등 예상치 못한 사태에 만들어 먹을 여건이 충족 안되서 계속 몇날 며칠 들고 다니기만 하는 사태가 벌어짐. 식빵을 2일차에 사서 6일차가 되서야 먹었다. -_-) 샌드위치 안에 넣을 야채류만 사고 "슬라이스 햄"을 안사서. 계란도 마찬가지.ㅠㅠ 생각보다 가는 곳에 마트가 잘 안보였고, 보였어도 숙소 부엌 여건에 맞게 먹다보니 자꾸 미뤄짐.

> 냄새나는 음식 요리 못하는 곳에선 샌드위치를, Holiday park에선 BBQ를, 토스터가 고장난 곳에선 끓여먹을 수 있는 요리를. 공동부엌인데 너무 지저분하면 전자렌지를 이용해서 할 수 있는 음식을!! (갓햇반!ㅠㅠ)

 

*한인마트는 예외다. 남섬 여행자라면 Christchurch 한인마트(Kosco)가 최고니 살 수 있는 최대한 사라. 햇반, 컵라면, 초고추장(!!),김은 좋았으나 깻잎과 무말랭이, 김치 같은 단짠 반찬류는 먹을 때는 좋은 데 먹고 나면 입냄새가 걱정되는 것들은 생각보다 안 먹힘. 컵라면은 Christchurch를 떠나면 그때부턴 2배 이상 가격이다.

 

* 잘 드는 칼(한인마트에 파는 Kiwi 브랜드 칼, 정말 날카롭고 잘 든다)과 코팅된 프라이팬은 첫 날에 하나 장만할 것. 특히 굽거나 부치거나 볶는 요리 할 예정이라면. 계란 프라이 하나라도 할 예정이라면. 럭셔리하고 비싼 숙소가 아닌 보통 숙소에 있는 코팅된 프라이팬이라고 있는 프라이팬은 코팅 다 벗겨지고 없거나, 대부분은 스테인레스 프라이팬이다.

 

* 냄비류는 의외로 구비가 잘 되어 있다. 다만 싸이즈가 라면 1~2개 끓이는 정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Holiday park에선 대용량 냄비도 있었는데 찜통 큰거 싸이즈도 있었슴. YHA도 큰 냄비 있었다.

 

* 캠퍼벤 여행이 아니라 렌트카 여행이라면 사람이 여럿이더라도 많이 먹겠지 하고 대용량 포장된 건 사지 말 것, 대부분 버리게 된다. 한 번에 먹어치울 수 있게 포장된 싸이즈로 여러 개 구매를.

>> 3인이라 김치 1킬로짜리 샀는데 큰 반찬통에 나누어 담아다니느라 락엔락 통을 원래는 점심 도시락통으로 쓰려했으나 사용하지 못했고, 김치 냄새가 점점 심해져 여행할 때도 신경쓰이는 데 입냄새 날까봐 저녁에 야식으로나 먹을까 안 먹혀서 결국 두어 번 먹고 나머지 버렸다.

 

* 전자렌지로 요리할 수 있는 거나, 정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요리로 준비를 할 것.

렌트카 여행은 생각보다 부엌이 내가 사는 집과는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집에서 잘 해먹고 살아도 요리하는 게 쉽지 않다. 없는 게 많고, 나름 챙겨갔는데도 선뜻 안만들어진다. 피곤하고 쉬고 싶고, 냄새도 걱정되고, 조리도구 없는 것도 많고, 여행하러 왔는데 일도 많아지고 여러가지 여건에 의해. 멀리가서 한 상 거하게 차려서 드시는 분들 진심 대단하십니다! 乃乃

>> 카레, 볶음밥, 스파게티 같은 30분 안에 만들 수 있는 요리들도 의외로 안 만들어져서 부엌이 잘 되어 있었던 YHA Mt Cook에서만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었고(집에선 30분 안에 만드는 걸 낯선 곳이라고 1시간 걸림), 요리하고 식기들 옮기고 먹고 또 날라서 씻고, 키친 타올로 닦고 정리하고 일이 많아져서 안하게 됨.

 

* 부엌에 식기들을 다 씻어서 실온에 말리는 게 아니라 키친타올(천으로 된 것)로 닦아서 넣는 식인데, 키친타올이 생각보다 안 깨끗해 보인다. 색깔이 호텔에처럼 하얀게 아니라 알록달록한 색인데 얼마나 많이 썼으면 누리끼리 함. 깨끗하다고 구비를 해놨겠지만 왠지 믿음이 안 가니 마트에 파는 키친타올 "페이퍼"로 된 걸 사거나 가지고 가면 좋음.

 

* 호주서 뉴질랜드로 갈 때, 저녁 늦게 도착하는 항공편이라면 기내식을 신청하는 게 낫다.

밤 늦게 도착하니 장을 본게 없어 먹을 것도, 사 먹을 데도 마땅 찮다. 다 페스트푸드점 뿐.(사먹고 폭풍 설사함.ㅠ)

 

 

※ 운전 관련

 

* 뉴질랜드 루트카페에서 워낙 과속단속에 걸렸다는 글을 자주 봐서 시작부터 운전대 잡은 사람이 걸리면 벌금 내는 거라고 엄포를 놓고 여행시작, 여행중에도 보조석에 앉아 인간네비게이션의 임무를 충실히 했다.

도로마다 바뀔때마다, 혹은 속도표지판이 나올 때마다 운전자에게 굳이 다시 읊어주고, 속도가 난다 싶으면 상기시켜 줌. 그래도 아랑곳 하지 않고 달리면 벌금은 운전자가 내는 거라고 상기시켜 줌>>효과 짱 ㅋ

 

거의 매일 지나가는 경찰차 혹은 단속하는 경찰차를 봤지만, 실제 단속하는 구간을 지나간 건 총 3번.

Arthur's pass에서 Lake Tekapo갈 때, Mt Cook에서 Omarama갈 때, 그리고 Milford sound에서 Te anau로 돌아올 때.

Kaikoura로 갈 때는 올 때, 갈 때 한 번씩 경찰을 봤으나, 임무 수행(?)하러 가는 길인 지, 속도 측정하는 차는 아니었고, Lake Tekapo로 갈 때와 Omarama로 갈 때는 반대쪽에서 오던 차가 해드라이트를 번쩍번쩍하면서 경찰차가 있다는 신호를 해줘서 단속을 피할 수 있었다.

그리고 Te anau로 향하는 길에는 운 좋게 단속장치를 설치하는 중이었다.

 

* 뉴질랜드 남섬도로는 Christchuch나 Queenstown을 벗어나면 1차선이라 운전하기 쉬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초보가 운전하기엔 위험한 구간이 많다.

특히 Kaikoura 해안도로 길이 막혔을 때 돌아가는 우회길, Lake Tekapo 근처 Mt John 천문대 가는 길, Cardrona Valley Road 중 Arrow Junction, 그리고 Milford Sound 가는 길이 위험하다. (더 있을 수 있으나 가본 곳만 보면 그랬다)

 

Milford Sound 갈 때 Lake Wakatipu를 끼고 달리는 길과 Te anau를 지나서 Homer tunnel에 가까워질 수록 도로가 좁고 꼬불꼬불하며, Homer Tunnel도 돌산을 뚫어놔 햇볕이 전혀 안 들어 완전 깜깜하니 운전할 때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Homer Tunnel을 통과한 후에도 도로 경사가 있는데다가 꼬불꼬불하기까지 하니 한국에서 강원도쪽 어디 고개를 넘어봤다거나, 운전 경력 5년이상 되면서 산전수전 공중전(!) 다 겪어보신 분들이라면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 초보들이 운전하기 좋은 구간은 Geraldine 지나서 Lake Tekapo까진 무난하고 평탄한 것이 운전 경험쌓기(?) 좋다. Lake Tekapo에서 Mt Cook가는 길도 의외로 평탄하다.

 

 

 

※ 숙소 관련

 

* 숙소는 충분히 꼼꼼하게 후기까지 살필 것. 요리할 수 있겠지 하고 갔는데 의외로 도구가 마땅 찮고, 냄새나면 벌금 매기고, 숙소와 부엌이 멀어서 식재료 다 옮겨서 요리해야 되는데, 만든거 먹는 곳은 또 따로 있고 이런 곳은 여러명이 도와주지 않으면 정말 불편하다. 혼자서 다 해결해야 하는 경우는 더더욱.

>> Holiday park들이 대부분, 요리하는 곳과 먹는 곳, 식기류와 식재료 두는 곳이 다 떨어져 있어 동선이 기니 감안해서 숙소를 잡기를.

 

* 직접 요리를 할 예정이라면 모든 검색을 총 동원해서 이용후기와 숙소 내에서 부엌의 구조를 잘 살피길 바란다. 요리를 할 예정이었으나 못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 Booking.com과 같은 호텔 검색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되 무료취소를 너무 신뢰하지 말고 작은 글씨의 Terms & conditions를 꼼꼼하게 살필 것. 그리고 직접 숙소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예약하는게 더 싼 경우가 많다.

 

 

※ 그 밖에  잘 한 것과 다음 번엔 개선해야 할 것들

 

△ 잘한 것

 

# Kaikoura Fishing tour와 초고추장과 깻잎, 마늘의 조합! 쌍따봉 乃乃

>> 싱싱한 회와 Crayfish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초고추장은 연어회 먹을 때도 유용하다.

다음번엔 찍어 먹을 고추와 상추도 좀 사가자. ㅋ

 

# 한 손에 잡히는 크기의 끈 달린 작은 수첩을 휴대했는데, 경비지출+각종 메모+영수증보관이 용이해서 모든 기록을 상세히 남길 수 있었다.

>> 폰으로 기록할 수 있지만 밧데리 닳는 거 장난 아니고, 급하게 적을 땐 직접 적는 것이 빠름. 폰은 밧데리 없으면 내용을 놓치게 됨, 기억해뒀다 적어야지 하다가 까먹음. 

 

# 화상대비 Aloe Cooling spray 챙긴 것. 효과 짱 乃 (준비편에 사진있음)

* 화상에 너무나 관대하신, 말 안듣는 신랑이 사고칠 것을 대비 챙겨갔는데 신랑 뿐 아니라 셋 다 화상입었으나 나는 얼굴만 붉고 피부 벗겨짐 없었슴, 동생은 3일 후 콧잔등에 살짝 피부 벗겨지고 끝.

Hooker Valley Tracking중에 머리를 감아버린 신랑은 머리 전체+목+팔까지 제대로 익었으나, 3일 후 피부 박피(!) 시작, 4일후 대부분 벗겨졌고, 5일엔 머릿속까지 전부 다 벗겨져서 집에 왔을 땐 다시 원상복귀 됨. 

 

# 사무용 집게와 봉지밀봉 집게를 챙겨간 것.(아래 사진)

>> 사무용 집게는 영수증이나 각종 표 같은 거 챙길 때 잃어버릴 염려도 없고 눈에 잘 띄어 좋고 여차하면 봉지밀봉 집게 대용으로도 사용가능. 

봉지밀봉 집게는 말해 뭐하랴, 각종 먹다 남은 간식, 반찬, 재료 등등 사용처가 많다. 

 

 

출처: Naver photo

 

▼ 개선해야 할 것

 

# 루트 연구를 더 열심히해서 다음 번엔 좀 더 효율적으로 알차게 시간을 보내고, '시간 떼우는 일'이 없도록 Plan B, C를 준비하자. 삽질은 충분히 했어! -_-)

 

# 동행자의 상황과 성향, 우리가 처한 현실을 더 잘 파악할 것.

* 동생이 Activity를 거부하고(승마), Winary와 Clay Cliffs는 건너 뛰었으며, 성향을 가볍게 여겨서 의견이 맞지 않아 Queenstown내에서 남들은 많이 하는 Activity를 거의 못했고, 동생이 원했던 Activity는 예약을 안해서 실망감만 안김. 두 손 들고 반성해야 됨. 흑흑

 

# 크지 않은 배낭(Backpack)을 꼭 가져갈 것. 

* 뽀대나라고 시내 나갈 때나 쓸 법한 크로스백을 가지고 다녔더니 점점 늘어나는 영수증+각종 바우처+각종 팜플렛+기록용 수첩+폰+보조배터리+카메라+개인 물병등 개인이 필수적으로 챙겨야 하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는데 가방이 점점 빵빵해지니 땡땡이 봇짐도 아니고 뽀대도 안남+무게에 줄 끊어질까봐 신경도 쓰이고 반드시 가지고 다녀야 할 걸 포기하게 됨.  

신랑도 나도 크로스백, 동생은 작은 가방이었는데 크기가 너무 작고 배낭이 아니라 실패(끈 떨어지는 줄). 

 

 

※ 그 외 여행하면서 정말 의외였던 것 혹은 예상이랑 너무 달랐던 것.

 

- Jucy Snooze가 이렇게 작을 줄이야?

: Booking.com에 사진을 보면 완전 공장처럼 건물이 엄청 큰 것처럼 사진찍어놔서 걸어서 10분이면 된다니 공항에서 보일 것이라 예상했고, 랜드마크겠지, 찾기 쉽겠지 했는데 전혀 아님. 생각보다 크기도 작고, Sumida Hotel 뒷 쪽 구석에 짱박혀 있어서 의외였음.

 

- Mt John 천문대 가는 길이 이렇게 험하다니!

: 1시간만에 Lake Tekapo에서 꼭대기까지 걸어올라갈 수 있다는데 정말일까? 싶다.

차를 끌고 가보니 생각보다 꼴에 산이라고 높고, 경사도 급하고, 길도 꼬불꼬불하고 좁은데다 마주오는 차가 있다면 마땅히 비켜줄 공간이 없는 곳도 제법 있어서 올라가다 차가 내려올까봐 어찌나 겁나던지. 겨울에 가시는 분들은 진짜 조심해야 된다.

 

- Mt Cook이 진짜 3724m 맞아????

Mt Cook으로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하지 않다. 서서히 고지대로 올라간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데 옆에 산이겠지만 체감상 제주도 오름 정도쯤으로 보이는 곳을 구름들이 막 걸쳐서 낮게 떠간다.

Aoraki Mt Cook Village도 지리산 청학동까진 아니라도 뭔가 마을이 산 속에 옹기종기 있고, 올라가는 길이 경사져 있어서 우리나라 "산촌"같은 마을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건 너무 평지다.ㅋㅋㅋㅋ 도리어 우리나라 농촌마을 같은 느낌임. 마을에 집이 여러 채 있고 동네 뒷산으로 둘러쌓인. 근데 뒷산이 너무 높은게지.-_-)

 

게다가 Mt Cook도 생각보다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데, Hooker 호수까지 가면 만년설도 꽤 낮은 곳까지 떡하니 있고, 빙하도 둥둥 떠 있고. 이리 더운데 안녹고 있는게 신기할 따름.

체감상으로는 한라산이 2배는 높아 보임;;

 

그리고 이쯤에서~ ☆ 내 마음대로 정해보는 각종 순위 & 만족도 ☆

 

△ 숙소: 가격대비 만족도

   # Jucy Snooze: 117 ★★★ 젤 쌈, 독특함, 위치 최고. 공동구역 더러움, 8인실 pod 시끄러움. 

   # The Palace: 160 ★★ 독채. 바다 앞, 주방기구 별로, 밤에 추움(침대안은 따뜻), 소파에 먼지 완전 많음 

   # Bealey Hotel: 175 ★★★경치 좋음, 난방시설 잘 됨, 호텔인데 cottage에 묵음?? 주위에 아무 것도 없음ㅠ

   # Lakefront Motel&Holiday park: 132 ★★★★ 경치 최고, 위치 최고, 공동구역도 깨끗하나 거리 너무 멈ㅠ 

   # YHA Mt Cook: 132 ★★★★+반 개. 경치, 시설 최고, 공동구역 깨끗함, 독특 신선, 세탁시 조심, 침대 낮음  

   # Aspiring Motel: 180 ★★★ 분위기, 경치, 위치 좋음, 부엌도 괜춘, 카펫 냄새남, 냄새나는 요리X(벌금O)

   # Queentown Lakeview Holiday park: 561(3박) ★★위치만 좋음,경치는 별로, 젤 비싼데 하지 말라는게 많음.

     떠들면 벌금+사용시간 제한 있는 부엌+ 세탁실(세탁건조 젤 비쌈), 욕실 매일 홍수, 청소도 잘 안해줌 

 

△ Activity (3인 가격)

   1. Backcountry saddles expeditions(225) ★★★★★ 말이 필요없음. 가격+친절+긴 시간+풍경 다 좋음

   2. Fishing tour(360) ★★★★ Crayfish+회 맛나고, 가격대비 가성비 갑이나 낚싯줄 감아올리는게 힘들고

      배멀미 우려있음, 옷이 비린내+바닷바람+바닷물에 쩔을 수 있음

   3. Mitre peak Cruise(195) ★★★★ Sound구경에 고래투어까지 가성비 최고 좋았으나 너무 멀어... 하루 투자.

   4. Luge(156) ★★★+ 반 개.정지할 때 힘 조절 필요, 올라가는 리프트가 좀 무서움. 오전에 가야 인파를 피함

   5. Onsen spa(166.50) ★★★ 시설과 경치, 물온도 다 좋은데 시간이 짧고 쫒기는 기분. 물온도 차갑게만 가능

   6 Omarama hot tubs(123) ★★★ 물이 뜨거워 쉽게 지쳐서 맘껏 못 즐겼음. 땡볕이라 익음;; 여름엔 샤워시설

      메인 빌딩에 가야할 수 있음. 1.5hr은 좋음. 물온도 맘대로 조절 가능.

 

△ 우리의 Top 5 여행지(35700% 주관적)

   1. Milford Sound 특이하고 웅장한 남다른 스케일, 가는 길 볼거리 많음, 님도 보고 뽕도 따고(?) 

   2. Mt Cook 만년설과 후커밸리 트레킹+호수 빙하를 언제다시 보겠어. 산장 형식의 아기자기 멋진 최고 숙소

   3. Cardrona 가장 신난 엑티비티 승마와 말문 막히게 깔끔 + 세련된 호텔

   4. Wanaka 고즈넉한 경치와 젤 맛있었던 맥주와 음식. 더 머물지 못해 아쉬움이 커서.ㅠ 담엔 꼭 오래 있을게!

   5. Glenorchy 날씨빨+ 멋진 경치, 어디를 찍어도 화보

 

▽ 우리의 Bottom 3 여행지(15897% 주관적)

   1. Arthur's pass 그냥 지나가는 길임. 암 것도 없음. 제대로 시간낭비. 비까지 제일 신나게 옴

   2. Clay Cliffs 신기했지만 진심 죽을 뻔 함.

   3. Queenstown  많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기대를 너무했는지 딱히 뭐가 좋은 지 모르겠음.

      갈매기 많아 의외로 호주같은 느낌이 강했음. 

 

△ 맛났던 음식 혹은 식당

   1 갓 잡은 Crayfish와 싱싱한 Sea perch 회 동생이 꼽은 최고.

   1. Kai Wakapai의 Cardrona Gold Lager와 Open Sandwich 신랑과 내가 꼽은 최고.

   2. Cardrona Hotel의 멋진 분위기와 괜찮은 가격의 음식.

   3. Jervois Steak House(JSH) 가격이 살인적이라 글치 맛은 있다.

   4. Fergburger 버거 매니아 신랑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던 버거.

   5. Pedro's house of lamb 양고기 누린내가 뭔가요? 전혀 안느껴지고 감자가 이리 맛난 거였다니.

 

 

 

※ 마지막으로 총경비 결산. 3인 (9박 10일) = $8,647.05 (NZ$) 항공료 포함.

 

- 항공권 3인: $1593.80(캐리어 2개 포함) 

   # Sydney>>Christchurch: Air New zealand

   # Queenstown>> Sydeney: Virgin Australia

 

- 숙소: $1,457

   # Jucy Snooze: 117 ★★

   # The Palace: 160 ★★★

   # Bealey Hotel: 175 ★★★

   # Lakefront Motel&Holiday park: 132 ★★★★

   # YHA Mt Cook: 132 ★★★★하고 반개 

   # Aspiring Motel: 180 ★★★

   # Queentown Lakeview Holiday park: 561(3박) ★★

 

- Activity: $1225.5

   # Fishing tour(360)

   # Omarama hot tubs(123)

   # Backcountry saddles expeditions(225):3인 비용

   # Onsen spa(166.50)

   # Luge(156)

   # Mitre peak Cruise(195)

 

- 식비: $2188.24 (마트에서 장본거 다 식비로 포함)

   # 1일차: 21.50(Macdonard)

   # 2일차: 150.70(Countdown)+138.30(Kostco)+28.90(Culverden 버거)+2(물)=319.90

   # 3일차: 35.40(Arthurs pass cafe)

   # 4일차: 48.30(Geraldin I-site)+35.50(Astro cafe)+194(4 squre)=277.80

   # 5일차: 35(salmon)+211.14(Hermitage buffet)=246.14

   # 6일차: 25.60(new world)+124(Kai whakapai)=149.6

   # 7일차: 77(Cardrona hotel)+12(Asian mart)+351(JSH)+16.5(Domino)=456.50

   # 8일차: 51.70(Fergburger)+15.50(Skyline drink)+90(Pedro's lamb)+25.10(Fresh choice)=317.30

   # 9일차: 30.10(Te anau cafe)+315(Skyline stratosfare)=345.10

   # 10일차: 19(Patagonia)

※ 식비는 Meal entertainment card라는 외식전용 카드가 따로 있어서 거기에 2100불 정도 가지고 갔는데 식비로만 사용가능하고 3월말까지 다 써야 되는 거라 아낌없이 지른 건 있음. 따로 마트에서 장본거 제외하면 $1642.54 지출.

 

- 기름값: $363.1/2068Km (Toyota Camry 2009-2010)

   # Cust Service centre $76.20(36.83L): $2.06895661/L

   # Sheffield service station $30.27(15L):$2.019/L

   # Mobil Omarama $96.41(45L): $2.1424444444/L

   # Mobil Queenstown $70.65(33.029L): $2.139/L

   # NPD Mossburn $68.13($35.69L): $1.909/L

   # NPD Frankton $21.44(10.023L): $2.139/L

 

 

- 기타 (렌트카,선물, 입장료 등등): $1819.41

   # 여행자 보험: 54.14

   # Train 시드니 집 <=>공항: 111.57

   # Car rental(About New Zealand): 544

   # Spark sim cardx3: 115

   # 엽서: 3

   # 우표: 2.20

   # 빨래: 6+7+8

   # Astro cafe entre fee: 8

   # Clay Cliffs entre fee: 5

   # Rippon winary wine 선물용x4: 156.50

   # Jelly belly 방향제x3: 21

   # 혁띠, 양말등 선물용 Glenorchy: 190

   # Cookie time 선물용: 135

   # Skyline 사진: 29

   # 알파카 먹이: 1

   # 모자, 비니 Mitre peak cruisex3: 45

   # 십자수 책갈피x2: 26

   # 폰초X2: 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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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날이 오고야 말았다.ㅜㅜ

오늘은 아침부터 3박 4일 머물렀던 Queenstown Lakeview Holiday park도 떠나야 하는 날이지만, 이제 돌아가야 하니 짐도 제대로 정리를 해야해서 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움직였다.


아침식사는 이틀전에 너무 많이 사서 남은 Pedro's house of lamb을 데워서 먹었다.

여기 Holiday park 전자렌지는 대체 어떻게 사용을 하라는 건지, 뭐 하나 데우는 데도 녹록치가 않다.

그냥 Microwave기능 누르거나 시간 내가 알아서 누르거나 해서 쓰면 좋겠구만, 어떻게 사용하는지 메뉴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양고기 하나 데우자고 생고생을.-_-)

여기 뿐만 아니라 데체로 뉴질랜드 전자렌드는 사용방법이 어렵다.ㅜㅜ


그리고 Holiday park에는 어딜 가든 Free stuff 혹은 Free Food 박스가 있는가 보다.

그래서 계속 들고 다녔지만 결국은 못해먹은 것들을 다 기부함.


어차피 도로 들고가는 것도 짐이요~ 호주 세관에서 또 검사하고 하는 것도 일이요 싶어 가지고 왔으나 못해먹은 것들을 다 부엌에 기부를 했더니 한국인 모녀가 마침 요리하러 왔다가 라면이라던가 통조림 같은 걸 가져가고, 또 마침 부엌을 청소하러 오신 직원이 의외로 멸치육수용 멸치라던가 떡국떡 이런 걸 챙겨가더라는.

요즘들어 한국 드라마가 동남아에서 꽤 선전하고 있는데 드라마 매니아 같은 느낌이 물씬..;;

육수용 거대멸치를 마다 않고 덥석이라니! 많이 먹어본 솜씨(!)라는!


음식들을 다 정리하고, 선물로 산 것들 각 캐릭어에 잘 재배치해서 정리했다.

한국은 와인 1병만 반입가능이라서 한국갈 때마다 캐리어에 1병씩 밖에 못 담았는데 호주는 2.25리터다. 좋구로 +_+

2병씩 잘 챙겨 넣고, 우리가 매우 사랑한 Cookie Time도 잘 담아서 챙겼다.


혹시라도 Queenstown Lakeview Holiday park에서 렌트카를 가지고 와서 여러 날 묵을 예정이라면 쓴 타올을 새걸로 교환받고 싶다면 욕실 바닥에 패대기(!) 쳐놔야 새걸로 바꿔준다.

세 개다 모아서 침대 위에 대충 던져 놓고, 방청소 안해도 됩니다 << 이 싸인을 안 걸어놓고 외출하고 오면 싹다 새걸로 해 놓고 침대 정리도 잘 해주겠지 하고 돌아왔더니 수건은 건드리지도 않고 침대고 뭣이고 다 그대로.

달랑 방안에 있던 쓰레기통만 비웠음...-_-) 젖어서 물 뚝뚝 흐르는 매트를 바닥에 방치해놔서 그 것만 마른 걸로 갈아주고.


3박 4일 동안 하루는 안쓰러워서(!) 청소 안해도 된다고 했는데, 다음날도 안해줘서 결국 우리가 머무는 동안은 한 번도 청소를 안했다.

뭐 딱히 지저분하게 만든 것도 만들 시간도 없었지만, 그래도 수건은 바꿔줄 줄 알았는데 안 바꿔줘서 Reception가서 교환해서 썼다. Reception에서는 언제든 교환해줌.


암튼, 싹다 정리를 하고, 모든 사용한 수건은 바닥에 패대기 쳐 두고(이걸로 청소를 하는 것 같음. 그걸 우리가 쓰고.ㅠ) 짐 다 챙겨서 간만에 홀가분해진 걸음으로 나왔다.

내 마음 같아선 코앞에 있는 Luge를 한 번 더 타고 싶었는데 신랑과 동생이 심드렁해서 Arrowtown에 구경 가기로 했다.


Arrowtown은 앞서도 언급했지만,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곳인데, 마을 자체가 너무 다 상점이라 별로였다는 사람과 귀국선물도 사고 구경도 하고 괜찮았다로 나뉘는데 난 후자였다.


결론적으론 기대치가 낮아서 생각 외로(?) 괜찮았다.


 

 

이 먼 뉴질랜드에서 왠 파리지앵?

 

차를 어디에 델 지 모르겠기에 무작정 젤 아랫쪽 강가근처 공용 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다 대고, 마을을 이리저리 돌아봤는데 뭔가 신기한 것들이 많다.

프랑스 사람이 운영하는 음식점일 지 모를 저런 그림들도 재밌고.^^

 

 

 

뜨개질 관련 상점.

 

제일 먼저 눈에 띄었던 뜨개질 관련 상점에서부터 온갖 골동품을 파는 가게도 있고, 옥과 비취를 가공해서 악세사리를 만들어 파는 곳, 아무래도 양들이 많으니 양모 관련 물건들 파는 곳, 그리고 이 동네가 과거에 금광이 있었는지 작은 금조각들을 넣고 만든 악세사리들이 많았다. 

 

여기도 중국인들이 많이 다녀가는 지 중국어로 쓰여진 문구들이 꽤 보였고, 물품 중에도 오 괜찮다 싶어 집었는데 Made in China인 경우도 꽤 많았다.

그리고 비슷해 보이는 것도 가격이 천차만별 다르니 혹시 관심이 가는 것이 있다면 여기저기 다니면서 비교를 잘 해보기 바란다.

 

 

 

Arrowtown 중심부 아마도?

 

귀국 선물로 사면 좋을 것 같은 물건들을 파는 여러 가게들이 많이 있는데, 옥과 비취, 전복 껍질을 가공해서 만든 악세사리는 정말 많이 팔았다.

가격대도 싼 것부터 비싼 것까지, 목걸이와 귀걸이는 금과 은이 바탕이 된 것도 있고 아주 다양하게.

 

 

 

 

요기도 Arrowtown 중심부 윗 사진과 다른 방향쪽

 

문제는 비취는 생각보다 비쌈..ㄷㄷㄷ

 

반짝반짝하는 악세사리를 좋아하시는 아직 소녀 같으신 시어머님이 생각나서 비취와 진주로 된 목걸이 하나 집었더니 $225...

그렇다고 초록빛의 귀걸이는 좀 연세 있으신 분들이 쓰기엔 아닌 것 같고.

 

서양인들은 전시해 두고 보는 걸 즐겨서 집 여기저기에 쓸모 없는 것일지라도 보기 좋다 싶으면 관상용으로 전시를 많이 해두던데, 난 왠지 그런건 비실용적인 것 같아 손이 안 갔다.

옥이나 비취로 만든 키위, 도마뱀, 개구리 이런거..-_-)  

 

막 큰 비취덩이를 맨들맨들하게 문질러 놓고 몇 천불씩 하던데, 나같은 사람은 줘도 안할 것 같은;;

그래도 가격보면서 구경하는 재미는 있다.

    

 

 

'도와주세요, 나 혼자 길 잃었는데 여기 의자 위에 남겨졌어요.

내 주인이 누군지 혹시 아세요?'

 

News agency 앞을 지나가는데 어떤 꼬마가 두고 갔을 법한 인형이 주인을 애타게 찾고 있다. ㅜㅜ

 

 

 

Arrowtown 지도. 화장실과 주차장만 잘 보면 된다

 

돌아다니다 지도를 늦게 발견했지만, 뭐 딱히 더 있는 것 같지 않아서 사진만 찍고 쿨하게 꼼꼼히 안 봐줌.^^;

 

 

꼬마가 나무로 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데 체인도 없고.. 신기함

 

 

 

현상수배 중 ㅋ

  

처음에는 그렇게 이 집도, 저 집도, 옥과 비취로 만든 것들이 많더니만, 다른 쪽에는 Gold Nugget이라고 금쪼가리(?)들을 그대로 넣어 만든 악세사리가 그렇게 많다.

반지, 팔찌, 목걸이, 귀걸이, 펜, 키홀더 등등등.

색깔도 진짜 24K마냥 누런 것이 하나 사고 싶었는데 신랑과 동생은 극구 반대를 한다.

아무리 작은 덩어리를 여러개 넣은 거라고 쳐도, 귀걸이 젤 싼게 $15 이었는데 순금이라면 이렇게 쌀리가 없다면서! 

속는 셈 치고 하나 사서 금은방에 가져가서 감정(?)을 맡겨보고 싶은데 돈 낭비라며 하도 핀잔을 줘서 결국 못 삼.ㅠ

귀걸이건 목걸이건 이쁜 건 이쁘던데.. 쩝.

 

있을 때 사야지 꼭 떠나오면 아쉽다. ㅋ

혹시 사 보신 분? 진짜 금 맞나요?

 

한 두군데에서 파는 게 아니라 너무 흔한만큼 유혹의 그 분이 여러번 강림했는데, 만지작만지작 하다가 결국은 Gold nugget 관련 제품(!)은 하나도 안샀다.

외려 돌아다니다 보니 양모+포섬+실크로 어떤 디자이너가 만들었다는 폰초가 이뻐서 양가 어머님들꺼로 그거 하나씩 사고, 근처에 Maoi관련 박물관 같은 것도 있길래 들어가서 구경했다.

 

Maoi족들의 축제같았는데 내 눈엔 너무 과하다 싶은 코스프레라서 별로 호감이 가진 않았...-_-)

 

 

 

한 중국인 부부가 여기서 웨딩 촬영을 했는데 가로수가 멋지다.

   

 

 

과거에 금광 광부들이 지냈던 움막?에 대한 설명. 근데 어떤걸 말하는 지?

 

 

 

중국인 예비부부가 사진촬영하던 길 초입에 있는 hisotric place 설명판

 

 

 

Arrowtown의 마트. 미트파이 같은 것도 판다.

 

돌아다니다가 점심때가 다됐는데 양고기를 먹어 그닥 배가 고프진 않아서 근처 작은 공원에서 음료와 함께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주위를 더 둘러보는데 마지막날에 이렇게 날씨가 너무 좋으니 억울하다.ㅠㅠ

진작 이렇게 좀 좋을 것이지.

맑은 날은 이틀 전에 Glenorchy갈 때가 좀 좋았고, 잠깐잠깐씩은 Cardrona랑 Mt Cook 갔을 때, 그리고 Milford Sound에서 잠깐이 전부다. 9박 10일동안.

오늘이 우리 여행한 날 중에 가장 날씨가 좋은 듯. 떠나기 싫게시리, 마음 아프게시리..ㅜㅜ

 

 

 

공원 옆에 있는 이 건물은 의외로? 도서관이란다.

 

 

도서관 근처 예쁜 공중전화 박스(아마도)

 

 

근처 공원에서 가볍게 간식을 먹었는데 나무에 가을이 내려 앉았다.

 

 

 

Arrowtown 전경

 

 

 

처음엔 흥미로웠으나 몇 군데 들르다 보니 다들 비슷비슷한 것들이 많아 식상해져서 공영주차장 너머에 물소리가 나서 그 쪽에 가보자하고 지나가는데, 사진엔 없는 우리 차 옆에 세워져있던 봉고에 주차 관리요원이 와서는 벌금을 매긴다.

본의 아니게 우리가 목격자가 됐는데, 여기 혹시 돈 내야하는 데냐고 하니까 아니란다.

우리는 제대로 주차를 했단다.

 

우리가 주차한 곳은 24시간 무료이긴 하지만 자세히 보면 캠퍼벤용과 일반 차량의 주차 표시가 있었는데, 사진 맨 오른쪽의 봉고차는 캠퍼벤이 아니므로 일반 차량 지역에 주차를 해야 하는데 캠퍼벤 자리에 잘못 주차해서 벌금을 매긴거란다. $40  

 

 

 

낚싯대는 없지만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포스터처럼 싱그러움이 느껴져서 맘에 든다.

 

우리가 주차한 주차장 앞으로는 냇물인지 흐르고 있었는데 제법 졸졸졸 소리가 나기에 가보았다.

물가 근처엔 Lupin이 Tekapo 보다 더 많았고. 그래봤자 듬성듬성이었지만.


신랑이 그늘에 서 있었는데 뭔가 풍경이 싱그럽다.

학창시절에 여러 가지 영화 포스터로 만들어진 브로마이드라던가, 편지지가 유행했는데, 그 중에서 브레드 피트 주연의 '흐르는 강물처럼' 포스터에서 느껴지던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줄이 길다란 낚싯대를 한 껏 휘둘러야 될 것 같은 분위기. ㅎㅎ

 

 

 

날씨가 너무 좋아 하늘을 찍어 봤다. 폰으로 찍은 거고 무보정인데 참 푸르다.

캠퍼벤용 주차구역이 모자라 나무아래 여기저기 주차를 해둔 캠퍼벤들.

 

 

 

개울물이 정말 깨끗하다!

 

신랑이 나무 사이로 사라져서 따라가봤더니 누가 돌다리를 만들어놨다.

공항가기 몇 시간 전인데, 첨벙첨벙 하다가 발 빠질까봐 조심하면서 건너가니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물이 여기저기 넓게 흐르고 있는데 돌다리도 없고, 신발이 젖기는 싫고.

 

 

 

우리와 다르게 아예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건너거나, 신발이 젖든 말든 그 위로 첨벙첨벙 건너는 두 명의 외국처자들은 왼쪽 너머에 있는 강까지 가보더라만, 우리는 거기까진 못 갔다.

가로질러 갈 수가 없슴 물이 흐르는데 다리도 없고.ㅠㅠ

 

 

 

너무 물이 맑아 어릴 적에 하교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있던 동네 강가에서 친구들이랑 해질 때까지 놀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살아났다.

그땐 참 물놀이 많이 했었는데. 노느라 정신팔려 늦게 귀가해서 혼나고 담날 되면 또 놀다 감.ㅋ

마지막으로 물놀이 해 본적이 언제인지...(Hot tubs, pools 이런거 말고)

 

 

 

만약 자정에 와인 한 잔 할 의미가 아니라면 냉장고에 불빛이 왜 있겠어? 

 

더 갈 데가 없어 화장실 갔다가 차 반납하고 가자고 화장실 찾아 상가쪽으로 올라오니 역시나 Central otago 지역 답게 여기저기 Winary도 많지만 와인도 많이 판다.

이미 와인을 충분히 사서 안에 들어가보고 싶은 욕구가 줄어듦.

 

 

 

화장실이 2군데 인데, 오자마자 갔던 곳 말고 다른 쪽에 가다 보니, Wanaka에서도, Queenstown에서도 보고도 배불러서 못 먹었던 Patagonia 아이스크림을 여기에 와서 드디어!

Patagonia 아이스크림 맛은 있는데 굉장히 빨리 녹음. 후딱 먹어치워야 한다.

가게 위치는 위 사진에서 와인 가게 너머 조금만 더 가면 있다.

 

마지막으로 Patagonia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고(와플콘 바삭바삭한게 맛나긴 한데 생각보다 두꺼움 ㄷㄷ 깨물어 먹을 때 힘 좀 써야 될 정도! 끝에 초코렛도 안에 들어있음)

 

이젠 정말 집으로 가야할 시간.

 

 

 

공항으로 가는 길이 정말 아쉽다. 하늘이 파래서 더 아쉽다.

근데 가는 길에 생각보다 길이 멀어 당황했다.

2시 45분까지 렌트카를 반납을 하고 가야하는데, 그 전에 기름도 넣어야 되고!

Arrowtown에서 너무 여유롭게 보냈나보다. ㄷㄷ

 

 

 

렌트카 반납시간이 늦을까봐 잔뜩 긴장해서 있는데, 왼쪽에 Amisfield winary가 보인다.

JSH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마셨던 Pinot noir가 여기서 만들어진 거던데!

다음에는 여기도 한 번 가봐야겠다.

 

Red Wine만 마셨다 하면 머리야 뽀개져라~ 하고 두통이 너무 심하게 와서 Red wine 을 잘 안마시는데, JSH 직원이 추천해준 "별로 안 쎈" Red wine이 저기서 만든거였으니.

 

 

 

비슷비슷한 풍경들이 지나가고~ Queenstown을 중심으로 한바퀴 빙 돌고 나니 이 길은 처음에 우리가 Queenstown으로 들어설 때 그 길 같다.

 

이제 시간도 없고 공항 근처에 Apex사무실에 렌터카 반납을 해야 하는데 가기 전에 기름을 만땅 채워야 한다.

공항쪽으로 좌회전 하기 전 근처 Round about에 주유소가 3개나 있었는데 Queenstown내에는 가격 담합을 했는지 가격이 $2.13으로 동일했다.

 

그런데 공항쪽으로 꺾고 보니 NPD 주유소가 있었다.

Mossburn NPD에 관한 기억이 좋아서 공항 근처에도 있길래 엇! 하고 갔으나~ 여기는 더 싸지 않음.

가격이 다 똑같았다. Queenstown 내에서는 어딜가든.

후딱 만땅 채우고 Apex 사무실에 도착하니 2시40분! 아따 알차게도 탔다.ㅋ

우리가 탄 최종 거리는 2068km. 하루에 200Km 이상 달렸네 ㄷㄷㄷ

 

Apex 직원이 우리가 들어오는 걸 보더니 인수 받을 때 직원이 체크해 준 서류 보쟤서 보여줬더니 시동 걸어 기름이 만땅인지 체크하고, 풀커퍼라 대충 차 앞뒤로 스크래치 난 거 표시해둔 것 비교해보면서 여행 중에 아무 문제 없었냐 물었다.

Omarama 지날 때 차 밧데리 이상온 걸 알려줬어야 됐는데 그 후론 괜찮아서 문제 없었다 하니 한 1분이나 봤나;; 됐다며 공항까지 봉고로 태워 줌.

우리랑 또 다른 한 팀이랑 같이 내려주고, 우리 내리니 또 한 무더기 타고 가고.

 

공항에 도착을 하니 완전 시장바닥이 따로 없다.

 

90분 전에 도착을 하라고 해서 90분 전에 도착을 했지만, 우리가 타야할 Virgin Australia 줄은 사람들이 만땅으로 차다 못해 공항밖으로 나갈 폼이고, 그 옆에 Air new Zealand는 사람도 없는데다가 자동발권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었다.

 

근데 희안한 건 모니터에는 도착지 표시 옆에 발권하는 창구가 몇 번인지는 안나와있고, 몇 번 게이트로 가라는 표시만 있어서 혹시나 우리가 잘 못 줄을 선 건가 싶어 동생한테 줄 잘 서고 있어라하고 짐과 함께 남기고 줄이 짧은 다른 줄로 가서 창구에 물어보니 그 긴~~ 줄이 맞단다. ㅠㅠ

 

Virgin 애들 일하는 속도를 보니 1시간 30분 안에 죽어도 다 못 끝낼 것 같은 데다가, 곧 Sydney행만 있는게 아니라 다른 데도 여러 군데가 다 겹쳤나 보다. 어쩌지 하고 다시 동생 있는 쪽으로 돌아가니, 그 새 Virgin 라인은 더 길어져 있었다.

동생한테 여기서 줄 서는거 맞대, 언제가지하고 동생 옆으로 가서 서니 우리보다 더 뒷쪽에 왠 키 큰 남자가 갑자기 저돌적으로 다가와서는 뒤에 긴 줄 안보이냐고, 어디서 새치기 하냐고 막 윽박지른다. ㅜㅜ

우리 아까부터 여기 있었고 일행이라고 해도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 하지 말라는 듯 뒤에 가라고 난리쳤는데, 다행히 우리 앞에 서 있던 다른 키 큰 커플이 얘네들 여기 맞다고 아까부터 여기 있었다고 내가 증인이라고! 더 크게 소리 질러 줌. 고맙게 시리.ㅠㅠ

줄이 길어 예민한 건 자기뿐만 아닌데...우리도 똥줄 타 죽겠구만. 암튼 무서웠음.ㅠ

 

그렇게 휴.. 다행이다 하고 있는데 줄이 너무 길어 해결이 안나는지 50분 쯤 남기고 Sydney 가시는 분 옆에 짧은 창구로 가라고 해서 재빨리 움직였다.

근데 Virgin이 줄이 길 수 밖에 없는게 일 처리하는 속도도 느린데다가 일도 제대로 못함.

셋이 동시에 여권을 들이밀었으면 누가봐도 일행인데, 짐 다 부치고 정신이 없어서 나중에 게이트로 가서 비행기 기다리면서 좌석번호를 보니 우리 셋을 여기저기 떨어뜨려놨다.

버젓이 내 건너 옆자리도, 앞에 줄 자리도 비어 있는데! -_-;

게다가 짐 부칠 때도, 캐리어에 매는 바코드표 같은 거 줄줄줄 빼가지고 붙이는 거 그것도 뭘 잘 못 출력을 했는지 한 번 보더니 구겨서 버리고 다시 출력해서 붙임.

하.... 이래가지고 우리 짐 제대로 Sydney로 갈까? 정말 불안했음.ㅜㅜ

 

 

 

어쨌거나 시간내에 무사히 짐을 부치고, 검색대도 통과하고(머리핀 꽂고 있어서 삐~~ 소리 두 번 나서 의심받음.ㅠ) 별로 관심 없는 면세점도 지나서 우리가 갈 9번 게이트로 가니 사람이 제법 있다.

 

 

 

뭔가 공항이 작지만 인천공항 의자랑 비스므리한게 친숙한 느낌이 들었고, 탁트인 뷰가 멋졌다.

푸르디 푸른 날씨도 한 몫을 했고.

동생은 이제 이렇게 푸른 하늘 언제 보겠냐며 아쉬워했다.


호주는 이정도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푸른하늘 볼 수 있는데, 한국은 이제 곧 황사며 미세먼지며..ㄷㄷ

작년에 한국 갔을 때 내내 마스크 끼고 다녔는데...ㅠㅠ 불쌍한 울 동생. 

 

 

 

의자에 앉아서 우리가 탈 것 같은 Virgin 비행기를 구경하고 있노라니 이 공항 정말 골때린다.ㅋ

 

앉아서 날씨 진짜 좋네~ 이러고 밖을 쳐다보고 있으니, 비행기도 떴다 내리고, 헬리콥터도 떴다 내리고, 경비행기 같은 것도 지나가고, 다양하게 뭐가 계속 정신사납게 왔다리 갔다리 한다.

저러다 사고 안나나 몰라..ㄷㄷ

 

 

 

승객들 다 태우고 곧 이륙할 모양이다.

 

Queenstown이 나름 꽤 큰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남섬내에서도 인구가 생각보다 안 많다.

아마 여행객들 때문에 많아보이는 거고 실제 거주 인구는 남섬 세 손가락 안에도 못 들더라는! 의외였다.

하여 따로 기내로 바로 들어가는 게이트가 없고, 비행기에 오를 때 건물 밖으로 나가서 직접 비행기에 오른다.

 

 

 

우리가 탔던 Virgin도 파란 줄따라 밖으로 걸어나가서 땡볕에 줄 서 있다가 계단 올라감.

 

 

 

손님을 다 태운 Air new Zealand 비행기가 이륙하러 가는 중

저거 타고 싶음.ㅠㅠ

 

 

 

이런 고물 Virgin. 내가 앉은 좌석은 뒤로 젖히는 버튼이 없었다 ㅋㅋㅋㅋㅋㅋㅋ

 

Virgin Australia에 탄 즉시 아 여기는 Australia구나 느껴졌다.

벌써 집에 온 것 같은 이 느낌 어쩔거야...-_-)


시차 때문에 3시간쯤이지만 시간상으로는 2시간 밖에 안되는 비행이더라도 눈 좀 붙일까 하고 의자를 뒤로 살짝 젖히려니 읭? 버튼이 없네.

내 살다살다 기내의자 젖히는 버튼 없는 비행기는 처음본다. -_-;;

근데 나만 그런게 아니라 사진에 보이는 발 주인공, 복도 건너 나와 같은 줄에 앉아 있던 사람도 의자 젖히려니 버튼이 없는지 계속 요리조리 살핌.ㅋㅋ


자는 거 포기하고 있노라니 내 옆에 앉은 애가 미국여권 들고 있던데 Sydney 여행가는 모양이다.

갑자기 Sudoku 잔뜩 있는 책을 꺼내서 열심히 풀던데, 옆에 친구로 보이는 애한테 Sudoku 어떻게 푸는 지 열심히 설명해가면서. 어렵다고... 보기엔 별로 안 어려워 보이더만..;;

나도 심심해져서 앞 좌석 뒷 주머니에 보니 Virgin 책자가 있길래 그거 뒤적뒤적하다가 Sudoku를 발견 +_+

제일 어려운 걸 한 방에 풀어버렸...  글고 귀마개하고 눈 좀 붙였다.


여기서도 돌아오는 동안에 음료만 줬는데 난 그냥 물만 주구장창 마셨다.

덕분에 화장실도 이 많은 사람들 사용하는데 딱 2개인지 화장실 줄이 어찌나 길던지.. -_-)

암튼 결론은 Virgin Australia 나빠요~ 최악이예요~ 


그래도 기장이 착륙은 쿵~` 하는 것 없이 아주 부드럽게 잘 내렸다.


이번 여행은 지난해 5월에 한국을 다녀간 후로 첫 해외 나들이였는데, 그 새 Sydney 입국절차 밟는 곳이 많이 간소화 되어 있었다.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1번부터 8번까지 gate가 있어서 밖으로 나갈 때 특별히 검사를 하지 않는 곳은 8번으로 나가고, 중간번호들은 가서 캐리어를 연다거나, 가방 X-ray 검사를 한다거나 그런 용도였는데 이번에 보니 6번까지로 줄었다.


간소화되니 좋긴 하다.

우리 뉴질랜드로 뜰 때도 입국카드 예전엔 썼었는데, 그것도 이제 안하고, 여권이랑 얼굴 대조하는 것도 기계로 다 하고.

많이 좋아졌다 Sydney! ㅎㅎ 

 

그리고 다시 Train을 타고, 집에 오는데 10일이었지만 시원 서늘했던 뉴질랜드에 그 새 몸이 적응이 된 건지, 어찌나 덥던지!

오는 길에 땀 한 바가지 흘렸지만, 집에 도착하고 보니 한국음식이 너무 그리워 저녁으로 짬뽕+밥을 먹었다.


그렇게 우리의 뉴질랜드 10일간의 남섬여행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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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Milford sound 가는 날이다.

오후 12시 20분에 Cruise 예약을 해 둔 상태라 5시간 걸린다니 적어도 6시 반엔 출발해야된다.

그런데 중간에 구경하는 데도 있다고해서 여유롭게 감상하려고 5시 쯤 일어나 씻고 일정 점검하고 아침은...

부엌이 6시부터 사용가능이라 가면서 먹기로 하고 간식거리 컵라면 물 밧데리 다 챙겨서 6시쯤에 나섰다.

 

밖으로 나오니 아직도 껌껌하고 Holiday park 주위에 가로등불만이 켜져있고 정말 조용하고 한산했다. 

오늘도 하늘은 먹구름 가득이라 별은 하나도 보이지가 않았다.

그러면 그렇지. 이젠 뭐 섭섭하지도 않다.

 

아직 해가 뜨려면 1시간 반 가량 있어야하지만 갈길이 멀어서 오늘의 드라이버인 신랑에게 조심해서 다녀오자 안전이 제일이다 재차 세뇌(!)시키고 길을 나섰다.

어제 Kawarau강에 Bungy jump 구경갔다 오는 길에 차 기름도 만땅으로 채워놔서 든든하다.

 

길은 Milford Sound 근처에 가면 좀 위험하겠지... 싶었는데, 이건 뭐, 시작부터 장난이 아니다.

사방이 깜깜해서 주위에 뭐가 있는 지도 모르겠다만, 적어도 차량 불빛이 앞에 비추는 곳은 왼쪽으로 바윗돌들이 낭자한 것이 낭떠러지 밑을 달리는 것 같다.

 

Queenstown내에서는 간간히 보이던 차들도 안보이다가 한참을 달리니 신랑이 꽤 빨리 달렸는 지, 앞서가는 차 세 대를 발견했는데, 그들도 우리와 같은 목적지인 것 같아 왠지 동지를 만난 기분이었다.

우리뿐이 아니라는 사실에 왠지 안심이 됐는데 그 중에 맨 앞에 차는 뒤에 세 대가 따라 오니 부담이 됐는지, 한 구석에 차를 세우며 양보를 해서 뒤에 따라가던 세 대가 앞서가고, 중간에 가다가 또 한 대는 다른 방향으로 가버렸다.

 

그런데 우리 바로 앞에 가던 한 대는 계속 우리랑 똑같은 경로로 잘~ 가더라는.

낭떠러지길 아래서는 그리 살살살 가더니 평지가 나오자 120km이상 신나게 밟아서 간다.

 

6시 반쯤 되니 서서히 시야가 좀 보이기 시작하는데 아니나 다를까 가는내내 먹구름이다.

어제 날이 좀 맑더니만 오늘은 또 울상이네.ㅠㅠ

하늘이 환해지기 전에 옅은 구름 사이로 반짝이는 물건(!)이 1개, 달랑 1개 보였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별인 지 인공위성인 지 모를 것이다. -_-)

별이라고 치고 1개 봤다치자. 드디어 하.하.하.

 

7시쯤 되니 제법 환해졌는데, 저 멀리서 산 중턱을 오르는 차량 불빛도 있고, Queenstown으로 출근하는 차량으로 보이는 차들도 반대차선에 제법 나타났다.

신나게 직진만 계속 달리다 보면 우회전 하는 곳이 나오는데, 두 번째 우회전을 하면서 언뜻 기름값이 190인 곳이 나왔다.

우회전해서 바로 있는 곳이라 순식간에 지나가서 신랑도 동생도 나도 엇! 뭐지 했지만 우리차는 이미 기름이 만땅...ㅜㅜ

Queenstown 시내는 213.9였던 상황인지라 돌아가는 길에 꼭 들러야지하고 여기가 어딘지 폭풍검색했다.

 

신랑은 꼭두새벽부터 경찰이 나와서 단속하진 않겠지 싶은 지 평지가 보이고 시야가 확보되고 나서는 120km로 신나게 달려서 1시간 반만에 Te anau에 도착했다. 

 

 

 

 

오는 내내 큰 마을이 거의 없어서 어디서 쉬지 난감했는데 Te anau 오니 지나가는 길에 공장같은 -_-) Cafe가 보여서 아침도 먹고 쉬었다 가기로 했다.

우리 앞에 가던 차도 여기 주차장에 들어섰는데, 내리지도 않고 차 안에서 자는 듯.

 

아침으로 동생은 샌드위치($6.50) 나랑 신랑은 미트파이 ($4.80) 그리고 모카치노($4.50) 작은거 하나 ginger beer($3.50), Lift($3.00)를 주문했다.

사과 1개는 $1이고 쵸콜릿도 하나 샀는데 $2이다. 여기까진 뭐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여기 한국인들도 많이 다녀가는거 같은데... 바가지 함 보소.

 

 

 

신라면컵 가격이...-_-)

 

화장실 가는 길에 진열되어 있는 걸 보고 깜짝놀랐다. 허허허

Queenstown 짝퉁 한인마트에서 컵라면을 사오길 잘 했지ㄷㄷㄷㄷㄷ

큰 컵이었으면 $10 받을 기세...-_-;)

 

한 30분 지난 후 충분히 쉬었겠지 싶어 이제 출발할까? 하는데 신랑이 알파카 먹이를 주고 싶단다.

아니 아침부터 뜸금없이 왠 알파카? 했더니...

 

 

 

알파카 먹이주세요 1백에 $1

"알파카가 당신 주위로 몰려들때까지 먹이백을 흔드세요,

그런 뒤 손 위에 먹이를 두고 먹게 하세요"

 

카페에 알파카 먹이를 파는데 신랑이 언제 이걸 보고..;;;

난 별로 관심이 없어 여사로 넘겼지만, 모든 동식물에 호기심 만땅인 신랑이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지!

근데 알파카는 침을 뱉기도 하는 동물이라서 난 별로 하고 싶지가 않았다.

 

갈 길은 멀지만 드라이버가 갈 생각이 없는데 어쩌겠나, 얼른 달래서(?) 가는 수 밖에.

먹이를 사서 밖으로 나가니 Cafe 주차장에 들어오기 전 왼쪽으로 펜스가 넓게 둘러져 있고 그 안에 알파카가 있었는데 신랑이 Cafe 근처에 서서 암만 봉지를 쥐고 흔들어도 꿈쩍도 안한다.

 

내가 쟤네들 너무 이른 아침이라 관심 없다고 킬킬킬 거리며 가소롭게 웃었더니 발끈한 신랑이 반대쪽 펜스로 걸어서 알파카 근처로 갔다.

 

 

 

반대쪽 가서 먹이 봉지를 쥐고 흔드니 헐? 제법 모였다.

 

카페 쪽에서는 아무리 한들어도 반응도 없더니 반대쪽에 알파카 가까이 가서 봉지를 흔드니 그제서야 반응을 보인다.

신랑이 손위에 쥐고 열심히 먹이길래 사진 한 방 찍어주고 나도 손위에 올려 봄.

 

알파카 먹이는 송아지 사료같이 작고 가는 원통모양으로 생겼다.

 

 

 

 

손 위에 올려두면 손바닥을 간질이면서 낼롬 낼롬 잘 받아 먹는다.

 

먹이를 팔긴 하지만 사서 주는 사람은 별로없는 건지 아니면 알파카들이 풀을 먹는 건지 알수 없지만, 뭔가 애들이 배부르게 먹어서 니가 주는 건 별로... 이런 표정이다.

다들 심드렁 한데 식탐 돋는 한 마리가 고맙게시리 거의 독점해서 잘 먹어줬다.

 

 

 

눈이 까맣고 짙은 쌍꺼풀에 앞머리 곱슬에 가까이서 보면 귀여운데 왠지 김국진 같은 알파카 ㅋ

 

신랑도 먹이를 주는 중간중간에도 얘네들이 침 뱉을까봐 겁내고, 나도 혹시나 싶어 쫄아서 멀찌감치 서서 먹이를 주고 사진 얼른 찍고 Te anau에 도착한 지 1시간이 넘어서야 출발했다.

 

사실 거리상으로 보면 Queenstown에서 Te anau까지가 훨씬 멀지만, Te anau 이 후에서부터 경치가 좋아지고, 중간에 서서 사진찍을 일도 많고 갈 수록 길도 험해지기 때문에 혹시라도 차를 가지고 Milford Sound에 갈 생각이라면 Te anau까지는 빠른 시간내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

Te anau까진 굳이 차를 세워서 사진 찍을 곳도 거의 없기도 하고.(어두워서 더더욱;;)

 

가다가 구경하는 곳도 있다는데 1시간이나 지체해서 마음이 조급해졌다.

중간에 구경하는 곳이 더 있다는데 자세하게 어디어딘지 알 수가 없으니 다 들르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그리하여 40분쯤 더 달리니 Eglington Valley와 Eglington Flats이 나왔다.

 

 

 

가을이 벌써 내려앉아서 주위가 벌써 한껏 황금빛이다.

 

주차장이 따로 있으니 차를 세우고 사진에 길따라 경치 구경하고 사진 찍으면 된다.

 

 

뭔가 특별한게 있을 줄 알았으나 그냥 넓고 넓은 들판이다.

 

 

 

예전엔 여기에서 동물도 기르고 농사도 지은거 같은데 이제는 완전 달라져 버렸단다.

 

Eglington 평원이 변한 역사에 대해 적어놓은 글도 있고~ 여기에 와서야 저 줄기가 긴 보라색과 분홍색 계통의 꽃이 Lupin이라는 걸 알았다. ^^;

 

 

 

10대만 아니 20대만 됐어도 야호~ 하고 저 들판을 한 마리 들짐승 빙의해서 신나게 달렸을 텐데 조금만 뛰어도 체력 방전되는 나이라 눈과 사진에만 담았다. -_-;

 

 

그리고 Eglington Flat에서 5분 정도만 가면 바로 Mirror lake가 나온다.

 

 

 

빨간색 화살표가 우리가 있는 곳

 

 

 

사진에서 본 것처럼 청명한 Mirror lake를 상상했는데 중간에 저거 뭐임..ㅜㅜ

 

글자를 뒤집어 놓아서 투영된 글자가 제대로 보이게끔 해 놓은 건 좋았는데 생각보다 안 이뻐서 여기서 실망함.

근데 이게 전부가 아니라 옆으로 옆으로 더 길게 있어서 길을 따라 걸어갔다.

 

 

 

나무 한 그루가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키게끔 호수 위로 드리워져 있다. 

  

그랬더니 더 운치가 있는 곳이 나타났다.

날씨가 맑았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그래도 구름까지 다 투영될 정도로 맑은 Mirror lake.

 

 

 

물 안에 쓰러진 나무기둥 같은 것도 훤히 다 보임.

 

Mirror lake 글자가 있던 곳보다 옆으로 갈 수록 훨씬 운치가 있고 물도 더 맑은 것 같다.

 

 

 

이렇게 옆으로 옆으로 가는 길이 있는데, 우리가 구경을 끝내갈 때쯤 대형 버스들이 줄줄이 도착했다.

그래서 발걸음도 마음도 급해졌다. 사람들 사이에서 와글와글한 건 질색이라...

 

 

 

5분짜리 구경코스(?)이지만, 사진까지 한 10분이면 충분한 곳.

 

Mirror Lake를 떠나서 이제 다음은 Lake Gunn Nature Walk인데 아무리 가도 표지판이 없다.ㅠㅠ

비스므리한 걸 보기는 했는데, 뒤에 관광버스들이 따라오고 있어서 쫒기다시피 가다 보니 결국은 지나쳐버림.

지금까지도 어디서 서야 하는 지 모른다.

집에와서 찾아보니 Mirror lake에서 15분 거리라는데, Lake Gunn이 나오기 전에 있다는데 우리는 아쉽게도 지나쳐버렸다. 뚫어지게 표지판 이제야 나오려나 저제야 나오려나 봤는데! ㅜㅜ

※ Lake Gunn Nature Walk 표지판이 있는 게 아니라 Cascade Creek Nature Walk & Camping area를 보고 갔어야 했는데 긴가민가 하다 지나쳐버림.

 

그리고 달리다 보니 길 옆으로 물이 콸콸콸콸 쏟아지는 계곡 같은 곳이 나왔다.

주차장도 있고 잠시 내렸는데 Falls Creek Waterfall이라는 곳이다.

여기에 오는 길은 생각보다 좁고 험한 길이 좀 있으니 운전 조심해야 함.

 

 

 

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

 

여기에 내리니 우리나라 계곡이 떠올랐다. 뭔가 돗자리 펴서 고기라도 구워 먹어야 할 것만 같은! ㅎㅎ

길따라 내려오면 작은 폭포도 있다.

사진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게 물을 쳐다보고만 있어도 시원하다. 

 

※ 여기서부터 짧은 바지를 입은 동생이 다리에 뭔가 자꾸 달려든다고 했음.

 

 

뉴질랜드의 많은 다리들이 그러하듯 한 쪽 방향 통행 다리가 나오는데 길을 건널 때 차들도 왔다갔다 하므로 잘 보고 건너야 한다.

 

길을 건너 다리쪽으로 가면 그 너머로 작은 폭포가 있다.

 

 

물이 맑으면서도 콸콸콸 쏟아지는 것이 정말 시원하게 느껴진다.

 

폭포까지 구경하고 가면 되는데 여기 이후에 도로는 꽤나 좁다.

우리 앞에 Maui 캠퍼벤이 있었는데 차 뒷부분이 옆에 돌산에 부딪힐까봐 조마조마했다.

대체 대형버스들은 여길 어떻게 지나가지 완전 신기할 만큼.

New Zealand 일일투어버스 운전기사 아저씨들 진짜 베테랑인정! 乃乃

차라리 승용차가 훨씬 안전해 보인다.

 

그리고 또 얼마 안가면 Gertrude Valley Lookout이 나온다.

 

 

 

여기도 사람들이 많이 서서 구경을 하는 지 주차장이 있고 사방이 시커먼 돌 산같은데 웅장함이 사진으로는 표현이 안된다.

우와~ 소리가 절로 나오고 지형이 뭔가 U자형이다 여기부터.

저 산꼭대기에 만년설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흐흐흐~

 

 

 

차를 주차하고 보니 사진찍는 사람도 많지만 이 강가에서 물병에 물을 받아가는 사람도 있었다. 먹어도 되나? 싶어서 나도 한 모금 떠서 마셔 봄.

정말 시원했다! 특유의 맛이 있는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한 물 맛이었음.

※ 여기에서도 동생이 다리에 자꾸 벌레들이 더 달려든다고 했음.

그리고 여기 물을 마시면 젊어진다는군요. +_+ 어쩐지 사람들이 물통에 담아 가더라니~ ㅋ

 

그리고 얼마 안 가서 드디어 Homer Tunnel에 도착했다.

터널 앞에는 먼저 도착한 차들이 일렬로 줄 서 있었는데, 터널 신호가 바뀌길 기다리는 차들이다.

터널 오른쪽에는 넓은 공간이 있고, 그 앞에서 Homer Tunnel 주위를 바라보면 경관이 압도적이다.

 

 

 

세계에서 하나뿐인 알프스 앵무새 Kea

 

이 멀리에 Kea라는 뉴질랜드 새가 사는데 그에 대한 설명이다.

읭? 몰랐는데 빨간 화살표 아래로 기부금 상자가 있었구나;;

Kea한테 먹이 주지 말고 기부 상자안에 먹이(기부금)를 달란다.

 

새한테 먹이를 안주기가 어려운 줄 알지만 새한테는 사람 음식이 해로우니 먹이주지 말라고 써져 있다.

(새 먹이인 씨앗을 사들고 간다면?)

 

 

 

우리 키아가 안전하도록 해주세요!

 

* 키아는 국가 보물입니다.

- 그들은 뉴질랜드 남섬에서 특별하고

- 세계에서 유일한 산에 사는 앵무새이며

- 굉장히 똑똑하고, 탐구심이 많고 친화적이지만

- 야생에는 5천마리 이하 밖에 남지 않은 멸종위기 상태입니다.        ... 하여 당신의 보호가 필요합니다.

 

* 키아를 보호할 4가지 간단한 규칙

- 한 번이라도 키아한테 먹이 주지 마세요: 인간의 음식은 해롭고 키아가 구걸하게 만들어요.

- 키아를 위해 조심하시고 속도를 줄여주세요: 주차공간이나 도로가, 도로길은 키아에게 죽음의 덫입니다.

- 장비는 안보이게 두고 쓰레기도 깨끗이 치우세요: 당신의 물건들이 키아 관심을 끌게하고 그것들 때문에 키아에게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차 문은 닫으세요: 키아가 당신들 물건을 훔쳐가면 그건 당신들 잘못입니다. 키아 잘못이 아니예요!

 

헐~ Kea를 너무 편애하는 것 같긴 하지만, 흔한 새가 아니니 이해해야지.

 

 

 

키아 전용! (건드리지 말고)떨어지세요~!

 

옆에는 키아 전용 놀이터도 있다 -_-)

왠 샌드백인가 했더니...

키아가 밤되면 막 사람으로 변신에서 레프트 훅~ 라이트 훅~ 하면서 저거 막 치는거 아냐?ㅋ

 

왠지 키아가 이 지역을 지키는 정령같이 느껴졌는데 의외로 놀이터만 있고 집이 없다?

이제 곧 겨울인데 더 추워지면 키아는 어디서 자려나.

 

 


Homer Tunnel 오른쪽 돌 산?(아마도?) 이 일대도 fjord 지형이라 U자 모양이다

 

Homer Tunnel도 지대가 높은 지 옆에 돌 산에도 만년설이 있고 녹으면서 폭포수가 흐른다.

실제로 보면 장관임!

중국에 있는 만리장성을 가보진 않았지만 왠지 이런 느낌일 것 같다는...?

뭔가 자연요새가 떡하니 앞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다. 

 

 

 

 

이미 구걸모드가 된 Kea 들..ㅠㅠ

 

아마 Kea를 보호하기 위한 방침을 읽지 못했거나 안 읽은 사람들이 Kea에게 벌써 음식을 준 건지, 차량을 보고는 키아 두 마리가 폴짝 폴짝 뛰기도, 종종 걸음으로 걷기도 하면서 다가간다.

사람이랑 차는 하도 봐서 무섭지 않은가 보다.

 

위험하게시리 차 근처 땅바닥에 주로 있었는데 사진 속에 봉고차는 안에 먹거리랑 뭐 그런게 있는 지 뒷문을 여니까 Kea들이 주위를 맴돈다.

 

 

 

신랑이 근접 촬영한 Kea 사진.

 

부리는 날카롭지만 무섭지 않고 통실통실한 넘들이 진짜 호기심 대마왕이다

.

 

 

우리 차 위에 올라 타서 노는 Kea

 

처음보는 사람이건 차건 겁내지 않고 다가오는데, 정말 땅 바닥에 앉아 있는 걸 신경 안쓰면 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할 때 진짜 조심해야 할 듯. 

 

Homer Tunnel은 총 1.2km이고 굴 양쪽에는 신호등이 있고 오른쪽엔 대기 시간을 나타내는 전광판이 있다.

터널 안이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다른 쪽에 차들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그 기다리는 시간동안에 보통 Kea랑 주변 구경을 하면 된다.

우리는 처음에 도착했을 때 2분도 남지 않아서 바로 가지 않고, 다음 번에 갔는데 7:30초 정도 더 있다가 갔다.

 

 

 

입구부터 차들이 신호대기하고 있다.

 

 

 

반대쪽 차가 다 지나가면 파란불이 켜지고, 오른쪽 전광판에도 안전운전 하라고 뜨면 가면 됨.

 

 

 

Homer Tunnel 안 쪽은 어떻게 생겼는 지 폰으로 동영상을 찍어봤다.

(부제: 동생을 탄광에 광부로 팔러가는 길.ㅋ)

 

처음에는 뭔 굴을 좁게 뚫어가지고 1차선으로 만들었냐고 투덜투덜했는데 터널을 지나가보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 지 이해가 되기는 한다.

동생은 한국이었으면 6개월만에 뚝딱 뚫을 거라고 했지만, 산 높이를 보니 장난 아니던데.ㄷㄷㄷ

 

Homer Tunnel을 지나고 나면 길이 꽤 가파르고 경사도 있으니 주의해서 운전하자.

동영상에도 나와있지만 괜히 보조석에 탄 내가 다 용쓰게 되는 각도이다.

 

Homer Tunnel을 무사히 지나면 Milford sound가 그리 멀지 않다.

6시에 출발 했는데 11시 쯤 되서 드디어 도착을 했다. 진짜 5시간 걸리는 거 맞네! ㄷㄷㄷ

 

 

 

썰물인가? 물이 별로 없다?

 

Milford Sound에 주차장에 도착하면 생각보다 물이 없어서 의아했는데, 거기가 전부가 아니니 실망.

(난 실망함.ㅋ)

 

Sound란 말을 우리는 '소리'라고 알고 있거나 '온전한, 건강한' 이라고 알고 있지만 '해협, 작은 만'이란 뜻으로도 쓰인다.

빙하기때 빙하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골짜기에 얼음들이 녹아서 사라지고 바닷물이 들어차서 생긴 좁고 긴 만을 fjord라고 하는데 우리는 '피요르드'라고 하지만 원래는 노르웨이 말로 '피요르'다.

 

Fjord는 남극이나 북극에 가까운 나라에 있는데, 첨엔 노르웨이랑 뉴질랜드만 있는 줄 알았으나 찾아보니 칠레, 아이슬랜드, 그린란드, 알래스카, 캐나다 윗 쪽 지역 외에 이름을 첨들어 보는 생소한 나라들에도 있다.

노르웨이가 가장 유명하고, 뉴질랜드도 남극에 가까우니 있는 것이다.

 

첨엔 Milford Sound에만 Fjord인 줄 알았으나 오면서 보니 Homer tunnel주변도 잘 보면 U자형이다. 

물이 안들어찼을 뿐.  

 

 

Cruise를 타기 위해서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온 길 반대쪽으로 쭉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어가면 된다.

더 많은 차들이 그 길 옆으로 올라가지만, 그건 다 버스용이니 렌트카나 켐퍼벤을 끌고 온 사람들은 밑에 주차장에서 위 사진의 전경이 보이는 곳에 세우시라.

 

 

 

지나가는 사람들 복장이 하나같이 초겨울이다.

 

주차장에서 이렇게 나무로 깔린 길을 따라 쭉 가면 건물이 하나 있고 그 앞에 Cruise들이 쭉 정박되어 있다.

거기까지 가서 Cruise 표를 사거나 예약한 표를 받으면 된다.

 

 

 

Milford sound의 악명높은 토종 흡혈파리인 Sandfly를 만난적 있습니까? 

 

Cruise 건물 근처엔 Maoi족 언어로 보이는 Te namu(응? 대나무??)라 불리는 Sandfly에 대한 설명도 있다.

이거 사진 찍고 읽는 사이 긴 바지와 운동화 사이, 발목양말을 신어서 발목에 살짝 드러난 피부 위에 Te namu가 그 새 물었다.

긴 바지라고 안심말자! 긴 옷도 다시 여미자! 특히 모기들이 좋아하는 피를 가진 사람은! 엄청 가려움.ㅜㅜ

 

 

 

Cruise 표 바꾸고 사는 건물에서 쳐다본 주차장쪽 건물

 

우리가 탈 Cruise는 Mitre peak cruise인데 배가 작긴 하지만, 그래서 더 가까이 다가가서 보여준다고 후기에서 읽어서 선택했다.

12시 20분 예약을 했는데 1시간 20분이나 일찍 도착해서 표를 받고 주위를 어슬렁 거리며 사진을 찍다보니 Te namu가 신경쓰여 밖에 오래 있지를 못하겠다.

이미 한 방 물린 후라.ㅠㅠ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기다림.

 

 

 

Beanie 산 기념 ㅎㅎ

 

Mitre Peak Cruise 창구에는 젊은 총각이 Beanie를 쓰고 표를 팔고 있었는데 너무 잘 어울려서 나도 하나 샀다.

신랑은 야구모자를 샀는데 Beanie건 야구모자건 전부 $15씩이다.

저 Beanie를 썼는데 하나도 덥지 않고 외려 날씨에 딱 맞게 따뜻했다.


Beanie를 팔던 총각 왈~ 정수리 부분에 털뭉치가 있는 이유는 옛날에 해군들이 이런 털뭉치 Beanie를 썼는데 배 안에 지나다니는 문이 낮다보니 머리를 자주 부딪혀서 머리를 보호하려고 단 것이란다. 

 

 

공항 Countdown에서 산 쵸콜렛을 다 먹어서 또 사려고 이름 남겨 둠

 

시간이 12시 가까이 다가오자 배가 슬슬 고파졌는데 표 파는 건물 안에서는 마땅히 먹을 데가 없어서 들고 온 쵸콜릿을 먹었다.

공항 Countdown에서 산 Whittaker's 넬슨 배+마누카 꿀맛 쵸콜릿인데 이 후로 다시는 본 적이 없다.

향긋하니 맛있었는데 흑..ㅠ

 

 

 

안에 있기 답답했던 지, 신랑은 계속 들어갔다 나갔다 한다.

 

 

 

Orange Cruise

 

매표소 앞에 정박되어 있는 다른 Cruise들을 보니 배 사이즈가 장난이 아니다

 

 

Real Journey Cruise

 

 

 

Mitre Peak Cruise

 

우리껀 통통배 수준이다.ㅋ 그리고 왼쪽끝에 정박해 있다. 4번 port.

 

 

Cruise에 승선하기 위해 모여있는 사람들. 복장이 다 겨울이다.

 

여지껏 춥다는 생각을 한 날이 없었는데 Milford Sound는 제법 쌀쌀했다.

사람들도 초겨울 복장이고. 반바지를 입고 간 동생은 오늘 옷 완전 잘못 입었다며 급 후회를.

날씨도 날씨지만 Te namu가 자꾸 달려듦 ㅋ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한 100마리는 잡았을 거란다.

 

 

선장실 전경.

 

12시 10분이 되자 배에 오르라고 한다. 드디어 출발~

다른 배에는 승객들이 꽤 많았는데(한국 아줌마부대도 계셨...) 우리 배에는 사람이 별로 없다.

좋은건 지 나쁜건 지. 너무 많은 것보다야 나은 듯.

 

 

 

출발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한 쪽벽이 누런 바위산을 지나간다.

선장님이 열심히 마이크에 대고 설명을 해주시지만 배 엔진소리+마이크 특유의 울림으로 뭔 소린지... -_-)

 

신랑을 긴급 호출하여 물으니 벽에 금과 구리 같은 광물이 섞여 있는 거란다.

 

 

 

배의 앞쪽으로 갔다가 뒷쪽으로 갔다가 마침 선장님이 앉아 계시기에 찰칵 소리도 안나는 폰으로(호주꺼는 사진 찍을 때 진동이나 무음하면 소리 안남) 사진 찍는데 어떻게 아시고 뒤를 돌아보심.ㄷㄷㄷ

 

 

 

조금 더 가니 물개들이 있었다! 오오오~

우린 이미 둘째날에 Kaikoura에서 헤엄치면서 장난치는 물개를 가까이서 봤지만 또 간만에 보니 새롭다.

다들 낮잠을 자는 중이라는데... 바위나 물개나 색깔이 비슷비슷하다. 

 

그래서 사진안에는 몇 마리의 물개가 있을까요?  

 

 

 

누가 내 낮잠을 방해하는겨...ㅡㅡ+

 

구경거리가 있으면 선장님이 엔진시동을 끄고 맘껏 사진을 찍든 동영상을 찍든 하라고 잠시 떠 있다가 간다.

한 참을 물개 구경하고 있는데 한 마리가 잠에서 깼는지 일어났다.

 

 

 

동물원에서나 볼 법한 포즈의 물개 ㅎㅎ

 

신랑이 포착한 물개인데, 코 위에 공이라도 하나 올려줘야할 것 같다.ㅋㅋ

Seal이 맞는 이름이지만 신랑은 쟤네를 두고 Sea doggy란다.

하는 행동이 바다에 사는 멍멍이 같다며. 바다+개=물개. 헐? 한국어랑 똑같네.

 

 

 

근처에는 카약 타러 가는 사람들도 지나가고.

 

Milford Sound는 바다랑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물 빛깔이 여지껏 본 호수처럼 아름답지는 않다.

지금껏 봐온 물 중에 가장 지저분한 듯.ㅋ

전체가 다 그런 건 아니고, 아무래도 내륙에 가까울 수록 지저분한 것 같다.

물이 순환이 되지 못해서 썩은거 같은? 누리끼리한 색이다. ㅡㅡ; 

 

 

 

배를 타고 다니다 보면 많은 폭포를 보고 지나가고 심지어 맞기도 하는데, 이 많은 물들은 어디서부터 흘러내리는 걸까?

산이 높아서 만년설이 흘러내린다고 치기엔 근처 산이 그리 높아보이지도 않는데 말이다.

 

 

 

Mitre Peak Cruise 내부. 안에 있을 건 다 있다.

 

다른 큰 Cruise들은 식사를 제공하거나 안에서 사 먹을 수 있고 라면도 판다고 들었지만, Mitre Peak Cruise는 작아서 안에서 뭐 파는 지 어쩌는 지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먹을 것들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긴 했지만 어디 먹을데나 있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배 안은 대 놓고 '여기서 식사하세요' 느낌이랄까.

탁자도 있고, 안에 심지어 오븐도 있다! 희안한 건 전자렌지는 없음.

햇반 들고 갔는데... OTL

 

 

 

뒷쪽 선반에 하얗게 줄지어 있는 것이 컵이고, 그 옆에 뜨거운 물이 있어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게 준비되어 있다.

다 쓴 컵은 씽크대 안에 넣어 두면 여성 승무원이 한 명 같이 타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바로바로 씻어서 다시 또 준비해둔다.

뜨거운 물 오른쪽에 볼록 튀어나온 건 쓰레기통.

혹시 라면을 먹기 되면 건더기 버리는 곳은 따로 없으니 국물을 씽크대에 따라 버리고 쓰레기통에 나머지를 버리면 된다. 

 

근데 한국 컵라면은 종류를 망론하고 냄새가 워낙 강해서 배 안에서는 차와 커피, 그리고 가지고 간 간식만 먹었다.

동생은 짧은 바지 입고 와서 추웠는지 타자마자 라면 먹겠다고 물 받더니 차마 선실내에서는 못먹겠던지 배 뒷쪽에 앉아서 쓸쓸히(?) 먹고, 우리는 내리기 전에 물 받아서 육지(!)에서 먹었다.

 

양쪽으로 늘어선 멋진 산세와 함께 몇 개의 폭포를 보고 나니 선장님이 계속 설명하는 말이 알아듣기 힘들어 뭔 소린지 하면서 거의 회귀지점 근처까지 갔을 때 누군가가 외치는 'Dolphin'이란 단어가 내 귀에 꽂혔다! 뭣이라?!

 

 

 

돌고래가 점핑을! 하악~!

 

어디어디어디~~~~ 하고 선내에 있다가 후다다닥 뛰쳐나가니 바닷물의 유입이 많아져 푸르스름한 물 위로 돌고래 지느러미들이 포물선을 그리면서 올라오고 내려가고 하더니만 지들끼리 뛰고 난리다. +_+

 

 

 

이거이거 우리 돌고래와칭 투어하러 온건가요 ㄷㄷ

 

Milford Sound Cruise는 그냥 Fjord 구경만 하는 줄 알았더니 돌고래쇼를 보게 될 줄이야.

물 밖에 내놓은 물고기들처럼 펄쩍펄쩍 뛰고 난리다~

사람들이 보고 '와아~~' 하면서 좋아하는 걸 즐기는 걸까? 아니면 괜히 지들끼리 장난치는 걸까?

 

선장님이 열심히 뭐라뭐라 설명하던데 ㅠㅠ 100% 알아들으면 얼마나 좋을까만....

열심히 사진을 찍는 신랑 옆구리를 쑤셔봐도 본인도 뭔 소린지 알아듣기 힘들단다.

 

 

 

선장님이 배 모터도 끄고 한참을 배 위에 둥둥 떠 있으니 돌고래들이 배 가까이로도 다가왔다.

 

돌고래와칭 투어배는 대략 10여년 전에 호주에서 딱 한 번 타봤는데 몇 마리 보지도 못했고, 얘네들처럼 물위로 뛰어오른 것도 아니고, 이렇게 가까이 오지도 않아서, 오늘 일타쌍피가 따로 없다. 으흐흐흐흐~`

 

 

 

돌고래가 배 앞에서 가이드 하며 헤엄치는 것을 좋아한단다.

 

돌고래가 아무리 좋아도 마냥 그것만 보고 있을 수는 없는 법.

돌고래 사진을 어느 정도 찍었다고 판단했을 때 선장님이 시동걸어서 다시 움직이니 돌고래들이 우리 배 앞에서 같이 수영을 하면서 간다.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다면 돌고래들이 좋아하는 부분이 배의 발브(?) 부분이라고 하고, 배의 앞부분에서 같이 헤엄치면서 가는 걸 즐긴단다.

 

마침 배의 맨 앞쪽에 서 있었는데 여성 승무원이 옆에 와서는 몸을 숙여서 아랫쪽을 내려다보라고 해서 보니까 정말!

아기 돌고래도 엄마랑 함께 우리 배 앞에서 헤엄치면서 숨쉬느라 물위로 푸우~`` 물도 뿜고! ♡_♡

돌고래가 첨에 태어났을 때는 1피트 정도 사이즈(30.48cm)라는데 우리랑 같이 수영한 애기 돌고래는 5개월 정도 됐을 거라며. 이 쪽에 애기 돌고래가 많단다.

 

아래에 용량을 줄이다보니 화질이 구리고, 밧데리가 10% 이하라 간당간당한데다 몸은 배 아랫쪽 본다고 한껏 숙였지 폰이랑 보조 밧데리는 손에 쥐었지 내 몸이나 폰 중에 뭐 하나 떨어뜨릴까 조마조마하느라 발로 찍은 동영상을 보시라. -_-)

 

좀 길긴 하지만 볼만할 것이다. ^-^) 

 

 

 

소리는 끄고 보세요 ㅋ 제 감탄사가 너무 난무를 하는..ㄷㄷ

오른쪽에 하얀 건 제 보조 밧데리입니다.. -_-) 눈으로 보랴 찍으랴 안 떨어지랴;;

 

진짜 제대로 돌핀와칭 투어를 하고 배가 속도를 내어 달리자 같이 따라서 헤엄치던 엄마랑 애기 돌고래가 배에 치일 듯 말 듯 하더니만 결국 배 아래로 사라지고.. ㅜㅜ 잘가~ (가지마~`) 행복해~`(떠나지마~ ) (Feat. God)

 

반환점을 돌아서 오니 오른쪽에 왠 굴들이 있다.

 

 

 

우체국으로 쓰였다는 굴 -_-)

선장님이 또 뭐라뭐라 설명을 했는데 돌고래를 본 후의 흥분이 너무 오래도록 남아서 저런 굴따위~!! 관심이 안 갔다. 사실..ㅋㅋㅋㅋ

 

신랑 말이 옛날에 저 굴이 우체국으로 쓰였단다. 읭???? 이게 뭔 소린지. 전혀 우체국으로 쓰일 것 같지 않은데;;

그러거나 말거나 벌써 반이나 지나서 이제 돌아가는 길이 남았다 흑흑.

돌아가는 길에 돌고래나 더봤으면 하는 허튼 기대를 해봤지만 경로 자체가 달라서 그 쪽으로 안감.ㅠㅠㅠ

 

 

 

선장실에도, 선실 내에도 있는 이 해양지도는 어떻게 읽는겨? ㅡㅡa

 

문득 우리가 어디까지 왔을까 선실 내에 있는 해양지도? 를 아무리 쳐다봐도... 뭐가 뭔지.

하아.. 까막눈이란 바로 이런 기분이겠구나...OTL

 

알록달록 예쁘게 생긴 색상들 사이 어디를 지나고 있겠지.

 

 

반환점을 돌아올 때 GPS를 켜봤더니 의외로 어딘지 보여줌 허허

 

이번 여행내내 내 폰은 GPS건 뭐시기건 켰다 하면 신호가 끊어졌다고해서 별로 기대를 안했는데, 의외로 배 위에서 GPS를 켜니 지금 위치를 보여준다. 개 신기.

우리는 맨 아랫쪽 밀퍼드 사운드에서 파란점까지 가서 저기를 돌아 나오고 있는 것이다.

 

 

 

Milford Sound에는 꽤 많은 업체들이 있는데 그 넓은 Sound를 우리만 달리는 게 아니라 다른 여러 Cruise들도 수시로 돌고 돈다.

뭐랄까 적어도 15~20분에 한 대씩은 출발을 하는 지 우리가 떠다닐 때 앞에도, 뒤에도 줄지어 일정간격을 두고 떠다니는 걸 볼 수 있었다.

다만 작은 배들이 더 가까이 폭포 근처나 절벽 쪽으로 다가가는 일이 많은 것 같다.

(동생이 한 배를 가리키며 저 배는 뭐냐며 우리보다 더 꼼꼼하게 다니는 것 같다며 질투했슴;;) 

 

그리고 다시 누리끼리해진 물들 위를 다른 배들도 구경을 하며 또 여러 폭포 물들이 떨어지는 걸 구경하며 대망의 피날레(?)를 장식할 폭포로 향했다.

 

 

 

이 폭포가 가까워진다면 쫄딱 맞거나 대피할 준비를!

이 사진은 이미 지나쳐 온 경치고 사진의 왼쪽에서 접근한다.

 

폭포 이름을 얘기해 줬을 것 같지만 캐취를 못해서 패스하고;;

소문(?)에 저기 폭포수를 맞으면 젊어진다는 말이 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비옷을 입고 맞기도, 아예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맞기도 한다.

우리배 선장님은 그런 설명은 안하더라만... 후기에서 읽음.

 

암튼 Cruise 투어의 거의 마지막이라 비옷을 입은 사람들이 선미에 서서 폭포수를 맞고 난 그냥 내 나이대로 늙으려고 배의 2층에 가면 물이 안 들어오도록 잘 커버가 된 곳에서 구경을 했다.

 

근데 이 폭포 물떨어지는 세기가 장난이 아니다!! ㄷㄷ

동영상으로 또 찍었으니 감상을!

 

 

 

방향을 길게로 찍어서 돌리느라 잡음이 좀 생겼지만 볼륨끄고 눈으로만 봐도 충분히 느껴진다.

 

선미에 서 있던 사람들 중에서는 이렇게 쎈 지 예상을 못하고 비옷만 입고 서 있거나, 폭포 아래까지 배를 댈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는지 무방비로 그냥 서 있었는데 동영상엔 나오지 않았지만 쫄딱 젖음.ㅋㅋㅋㅋㅋㅋㅋㅋ

막 소리지르며 피해 도망가는 사람도 있었고 이미 젖은거 포기하고 그냥 다 맞는 사람도 있었고, 비옷 믿고 서 있다가 제대로 당한(!) 사람도 있었다.

참고로 비 옷 따위 소용없다!! 물바람(?)이 워낙 쎄서 펄럭펄럭하면 다 젖음.

우리처럼 안전하게 2층에서 투명한 가림막(?) 너머로 구경하던 사람들은 마냥 신나서 더 가까이 대라고 ㅋ

 

배가 폭포랑 조금 멀어졌을 때 신랑은 젊어지고 싶었는지(!) 배의 후미쪽으로 가더니 완전히 쫄딱 젖지는 않고 물바람이 워낙쎄서 불어오는 바람에 모자랑 재킷위에 제법 많은 물을 묻히고 나타났다.

Cruise를 타면 배를 폭포 아래로 댈 건데 그 폭포를 맞으면 젊어진대!라고 여기 오기 전에 신랑한테 미리 언질을 줬었는데, 에이 그런게 어딨냐고~ 첨엔 핀잔 주더니!

그래도 젊어지고 싶은 지 오늘 아침에는 아주 제대로 뛰어들 기세였다;;

 

그런데 막상 닥치니 생각보다 물줄기가 쎄자 안전하게 구경만한다 싶었더니 막판에..ㅋㅋ 

손으로 모자랑 옷에 물기를 털어주며 젊어지고 싶었냐고 막 놀렸는데 반박을 안한다!! -_-;;

쬐끔 묻혔으니 조금 젊어졌겠지? 한다 ㅋㅋㅋㅋㅋㅋ

 

 

 

우리가 지나가고 뒤에 오던 다른 배도 한창 샤워(?) 중이다.

 

그렇게 한바탕 지나고 점점 멀어지는 폭포를 멀리서 보니 주위 산 형태가 전형적인 U자곡이다.

 

폭포수 아래일 때는 몰랐으나 점점 멀어지면서 뇌리에 번뜩하고 스치는게 있었다.

 

그게 뭐였냐면 영화 프로메테우스 후반에 나오는 거대한 U형태의 비행선인데, 그 영화에서 느꼈던 압도적인 느낌처럼 거대하고 웅장한 것이,  갑자기 산 째로 움직여서 우리 배 위로 막 굴러올 것만 같다.ㄷㄷ

 

 

 

하얀게 폭포 같지만 아님.

 

그리고 또 다른 웅장한 돌산들이 여기저기 이어지고~

 

 

 

동생이 샘냈던 배. 저 배는 구석구석 우리보다 더 꼼꼼하게 많은 곳을 다니는 것 같단다.

 

우리가 출발한 곳이 가까워지면 아직까지 만년설을 간직하고 있는 산도 보인다.

여기서 사진을 수십번 찍었지만 다 인물이 들어가고 역광이라 패스~

직접 가서 보시라능! ^-^) 여기도 장관이다.

 

 

 

시작과 끝을 알리는 아주 물 양 끝내주는 폭포

 

그리고 우리가 본 폭포중에 가장 물이 콸콸콸 쏟아지던 폭포.

어떤 분들 사진에는 여기에 무지개도 떴던데.. 우리땐 그런 호사는 없었다.ㅠ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도 동영상으로 찍어 옴.

 

여기까지 보고 나면 Cruise 투어는 끝이다.

그리고 내리기 전에 컵라면에 물을 받아 신랑과 나는 라면을 먹고~ 이미 라면을 먹은 동생은 가지고 간 삶은 옥수수와 Cookie time을 먹고.

이제 Queenstown으로 다시 출발!

 

Milford Sound로 가는 길은 오른쪽이 이쁘다던데 따로 더 이쁜지는 모르겠다.

가는 길이든, 가서든 워낙 많은 폭포들을 봤고, 우리는 렌트카를 직접 몰고 가서 이쁜 곳은 정차하면 됐으니.

 

 

 

Homer tunnel을 지나서 돌아오며 찍은 U자형 계곡 위로 구름이 잔뜩 껴 있다.

 

돌아올 때의 Homer Tunnel은 Milford Sound로 갈 때보다 오르막길이라 시간이 더 오래 걸리니 안전운전하며 조심조심 지나와야 한다.

그리고 기다리는 줄도 경사져 있으니 말이다.

우리는 운 좋게 Homer Tunnel에 도착했을 때 기다리는 것 없이 바로 들어갔는데 알고보니 앞에 차들 다 들어가고 우리차가 가장 마지막에 합류를 한 거였다.

 

Homer Tunnel을 지나오니 해쨍쨍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푸른하늘도 보였고 맑은 편이었던 날씨가 갑자기 급 흐려졌다.

뭔가 Homer Tunnel이 지고 있는(?) 그 자연요새 같던 돌산이 구름을 막고 있는 것 같다랄까?

 

 

그리고 돌아갈 때는 딱히 멈춰서 구경할 거리가 없었는데 돌아갈 때만이라도 Lake Gunn Nature Walk를 가보고 싶었지만 이번에도 또 실패를..ㅠ

구글에 보니 평점도 괜찮고(4.4) 예상과는 다르게 막 우림 같은 느낌에 길 끝에 있는 Lake Gunn도 멋지대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OTL

혹시 가시거든 사전조사를 철저히 해서 가시길.

눈을 부릅뜨고 계속 살폈지만 Lake Gunn Nature walk란 표지판을 못 봤다. 찾기 만만치 않음.ㅠ

 

오늘 저녁 일정은 8시 30분에 Queenstown에서의 마지막 저녁인지라 부페예약을 해뒀는데, 7시반까지는 도착을 해야 씻고 준비하고, 혹시라도 Gondola 타는 줄이 길까봐서 걱정이 됐다.

그래서 Te anau까지 막 달렸다.

 

Te anau로 오는 길에 3시쯤 되서 경찰차 2대가 과속단속을 하려고 양쪽 차선에 이제 막 셋팅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다행히 우리는 앞에 달리는 차도 있었고, 단속에 안 걸린 것 같지만(?) 그 구간에 단속을 하니 조심할 것.

무방비하게 신나게 달리다가 갑자기 나타나서 식겁함;; 그래서 이 때부터 다시 살살 달림.

 

 

 

Te anau Cafe 앞 주차장.

 

Te anau를 지나면 또 언제 쉴 곳이 나올 지 몰라서 아침에 쉬었던 cafe서 또 쉬어가기로 했다. 화장실도 들르고.

근데 아직 대낮인데! 날도 너무 어둡고 이러다 비라도 왈칵 쏟아질까봐 괜히 조바심 나는 것이 영 마음이 또 바빠진다.

 

Cafe에서 뭐라도 먹고 마시고 가도 되는데, 신랑도 동생도 빨리가서 쉬고 싶은 지 아무 것도 싫단다. 

 

 

 

Queenstown에서 Te anau까지 가는 길에 무수히 많은 양이 있다.

 

Queenstown으로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경치들은 새로웠다.

아침에 너무 일찍 출발해서 어두컴컴해서 못 봤던 것들을 돌아가는 길에 확인하면서 가니 지루하지도 않고 좋았다.

같은 풍경을 5시간 동안 쭉 봤다면 아무래도 지루했을텐데 말이다.

 

돌아가는 길에 보니, 정말 많은 양들이 풀어져 있었는데, 저 많은 양들을 어떻게 매일 아침마다 풀어놓고, 저녁엔 다시 몰아서 외양간에 넣지? 진짜 개들이 막 양몰이 하고 그러나? 여행 내내 궁금했는데 그 미스테리는 이 날에 풀렸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아침 일찍 출발해서 어두컴컴한 길을 달리다 날이 희뿌옇게 밝아오자 노지에서 날을 새며 앉아있던 양들이 보였다... -_-)

즉 매번 넣고 빼고(!) 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생각외로 이슬이라도 맞았는 지 추워보이는(-_-;) 양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전부 앉아 있었는데 돌아가는 길에는 이 양들이 다 서서 풀을 뜯고 있었으니.

그리고 갈 때보다 돌아올 때 훨씬 더 많은 양들을 보았으니 아마도 진짜 매일 풀었다 모았다 하기도 하나보다.

 

 

 

대형 마시멜로들이 들판에 늘어서 있다.

 

들판엔 가축의 먹이로 쓰일 것 같은 수확한 풀들을 푸르스름한 띠로 둘둘둘 말아 둔 대형 마시멜로들도 잔뜩 있다.

 

그렇게 아~ 어두울 때 우리가 이 길을 지나왔구나. 하면서 오는데 드디어 그 은혜로운(!) 주유소에 도착했다.

 

 

 

Queenstown에서 Milford sound 갈 때는 Mossburn Five Rivers Rd로 와서 우회전, 

Milford Sound에서 돌아갈 땐 Mossburn-Lumsden Hwy 왼쪽 위에서 진입하게 된다.

 

NPD 주유소인데 이번 뉴질랜드 여행을 통틀어서 가장 싼 주유소이다.

 

 

 

캬~ 착한 가격보소!

 

3월 6일자 가격인데, 이 때 다른 곳은 $2.13 정도 했다.

1리터당 $1.91(1달러 90.9센트지만 0.9센트가 없으니 91센트)인 셈이다.

주유소마다 가격 표기를 100리터당 표기로 $213.90 이렇게 표기하기도 함.

 

아무튼 여기는 위에 보이다시피 셀프 서비스 주유소이고, 24/7(24시간, 7일내내, 즉 1년 365일 쉬는 날 없이 항상 가능하다는 말임) 기름을 넣을 수 있고 카드도 된다.

 

 

 

주유를 하기 전에 먼저 요금부터 내랍신다.

 

위에 사진에 보면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알아야할 점이 있는데 얼마나 샀건 상관없이 "일시적으로" 은행에서 $150을 빼가는 것처럼 보일 건데, 1~3일 정도 지나면 정확하게 사간 가격만큼만 돈이 빠질 거니까 염려말라는 내용이다.

대부분의 은행에서 다 그렇게 하니까 혹시라도 못 기다리겠거든 거래 은행에 바로 연락을 하고.

 

여기는 아니지만 Omarama 셀프 주유소에서 한 번 주유했다가 저 문구를 자세히 읽지 않아서 식겁한 적이 있는데, 며칠 두고 봤더니 최종적으로는 우리가 산 비용만큼만 빠졌는데 여기도 비슷하다.

다만 주유소마다 얼마를 걸어두는 지는 모르겠다. Omarama에선 $136불이었음.

아마도 워낙 여행자들이 많으니, 돈 제대로 지불하지 않고 먹고 튀는(?) 경우가 있어 이렇게 바뀌지 않았을까 추측해본다.

 

 

 

맘 같아서는 왕창사고 싶지만, 만땅으로 Queenstown에서 출발 Milford 찍고 여기까지 오니 반탱크 정도 남아서 우리는 남은 반 탱크를 꾹꾹 눌러 채웠다.

 

혹시 차 끌고 가시는 분들은 너무 꽉채워서 가지말고 여기서 주유하면 싸고 좋음~ ^-^)/

 

주유도 하고 다리도 좀 펴고 기분 좋게 돌아오는데, 신랑 목 주위에 피부가 울긋불긋한 것 같아서 괜찮냐고 했더니 아무렇지 않은데 왜 그러냔다.

내 눈엔 신랑 피부가 아무리 햇볕에 탔다쳐도 색이 고르지 않아 이상하다 여겼는데 신랑이 괜찮다니 뭐 괜찮겠지...라고 생각은 했지만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자 팔까지 울긋불긋해졌다. 

  

그제서야 신랑이 몸이 근질근질하단다.

 

어릴 때부터 극도로 깔끔하신 시어머님이 너무 환경을 깨끗하게 모든 세균들을 박멸하다시피 자녀들을 키우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유독 물가에만 갔다하면 탈이나는 신랑이 아니나 다를까, 폭포물에 좀 맞았다고 알러지 반응이 일어난 것 같았다.

아직 40분도 넘게 가야 되는데 자꾸 팔을 긁고.ㅠㅠ   

신랑이 가렵다고 하니 동생도 덩달아 가려운 것 같단다.ㅠㅠㅠㅠ

 

폭포물 맞을 때 목이랑 얼굴이 가장 노출이 많은 부위여서 목부터 붉어진 것 같은데 점점 시간이 지날 수록 몸전체로 퍼지는 것 같아 정말 걱정이 됐다.

최후에는 우리 숙소인 Holiday park 근처에 병원도 있는 것 같던데, 저녁부페고 뭐시기고 다 같이 병원에 갈 생각까지 했다.  

 

어쨌건 일단은 온 몸에 다 퍼져서 더 심해지기 전에 빨리 도착을 해야겠다 싶은 지 그때부터 신랑이 막 달림;;

 

 

 

 

구름이 구렁이 담넘어가듯 꿀렁꿀렁 거리면서 넘어가는 것 같다

 

그리하여 Lake Wakatipu의 다른쪽 끝 즈음에 오니 길이 생각보다 위험하게 생겼다.

 

Lake Wakatipu가 길이로 치면 진짜 길~ 다란데, 정 반대쪽인 Glenorchy와는 다르게 이쪽은 길이 왤케 낭떠러지 아랫쪽 있는 건지.

 

 

낙석이 떨어질 것 같은 돌산 아래로 호수를 끼고 달린다.

 

아침에 봤던 낭떠러지 같던 길은 사실이었다.

길이 엄청 좁고 위험해 보였는데, 그래도 어두우 밤 길을 달리는 것보다는 확실히 낫다.

경치도 구경할 수 있고!

옆에 산 위에는 구름이 턱하니 걸치고 앉아 있고, 실크같이 부드러운 구름도 있고!

 

 

 

Queenstown에 가까워지면 질 수록 날씨는 점점 더 흐리다.

마지막 밤인데 이러기 있니.ㅠㅠ

 

 

 

Queenstown 코앞까지 오자 도로공사까지 하고 있다.

운전하다가 공사구간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할 지 헷갈린다면 사진에 있는 파란바탕에 흰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쪽으로 가면 된다.

 

그리고 다시 Lakeview Holiday park에 도착을 하니 6시 45분이다.

Milford Sound를 출발할 때 2시40분이었는데 4시간 5분 걸렸다. +_+

 

확실히 Te anau Cafe에서도 화장실만 갔고, Milford Sound를 향해 갈 때와는 달리 올때는 거의 내려서 뭘 할게 없어 쭉 달리니 1시간 가까이 시간이 절약됐다.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일단 전부 몸부터 깨끗이 씻고 혹시나 하고 가져갔던 Sorborene 크림을 바르자 했는데 의외로 그냥 따뜻한 물에 씻고나니 울긋불긋했던 피부들이 싹 가라앉았다.

역시나 그 폭포물이 문제였나 보다.

 

Sorborene 크림은 호주 피부과 의사가 만든 크림인데 건조한 호주 날씨를 고려해서 만들었단다.

가렵거나 피부질환 있는 곳에 바르면 약은 아니지만 금새 촉촉해지는 것이 좋다.

친정 엄마랑 오빠가 한국에 미세먼지가 날리기 시작하면서부터 피부 상태가 변해서 겨울이 되면 한 번씩 알러지가 올라와서 병원에 주사 맞으러 가고 가렵기도 너무 가려워 잠을 못 잘 정도인데 혹시나 하고 써보니 가려움이 많이 줄고 잠을 자겠더란다.

그래서 친정 식구들도, 우리도 이것만 쓴다.

 

혹시나 하고 가져갔지만 다행히 신랑도 동생도 쓰는 일 없이 피부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휴~

 

빨래 돌리고 잠시 누워 쉬다가 혹시나 사람이 많을까봐 8시쯤에 Gondola를 타러 갔더니 날이 흐려서 그런가 사람이 거의 없다.

 

* 편의상 다시 첨부하는 Queenstown Skinline Luge Closing time.

 

 

* 노파심에... 4월 30일에서 6월 18일까진 Queenstown Luge 문 닫아요!

   => 준비편에 공사 후 업그레드 된 시간표와 링크 있으니 참고하시길!

 

"준비편"에도 언급했었던 표인데 지금보니 7시 반에 문을 닫았구나;; 이 날이 3월 6일이었으니.

어쩐지 사람이 없다했다. ㅋ

 

 

 

늬들 여기 사는 거여? 어찌 들어왔지.ㄷㄷ

부페가 8시 반인데 예상외로 사람이 없어 너무 일찍 Skyline에 도착해서 Stratospare Restaurant에 바로 가지 못하고 방황하는데 신랑이 이리 와 보란다.

 

어느 새 밖으로 나간 신랑이 저 위에 보라며 우리가 Luge를 타기위해 리프트 타고 지나갔던 곳을 손으로 가리킨다. 

헐? 왠 산양으로 보이는 애들이 풀을 뜯고 있다. 것도 여러마리!

 

 

 

아기인가 암놈인가? 뿔도 없고~ 귀엽 >_<

 

Gondola를 타고 올라갈 때 얼핏 보긴 했는데 얘네들이 여기 위에까지 올라왔을 줄이야.

그리고 저기 풀은 약을 안치는가? 잔디같이 생긴게 왠지 관리할 것 같은데? ㄷㄷㄷㄷ

Luge 업그레이드 때문에 펜스를 여기저기 쳐놨는데 어떻게 들어간거지? 

산양들이 풀 뜯는거 짧게 구경하고, Queenstown 전경을 찍기 위해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곳으로 가니 부는 바람이 시베리아가 따로 없다. 후덜덜덜~`

 

 

 

아직은 불이 다 안 켜진 Queenstown 한 쪽 귀퉁이 전경;;

 

날씨가 추워 오래 서 있진 못하고 사진을 후다닥 찍고 실내로 다시 들어갔다.

 

 

 

실제 콩을 색칠해서 표현한 세계지도. 한국은 콩 4알인데...

사심이 잔뜩 들어간 뉴질랜드 보소! -_-)

 

며칠 전에 Luge타러 왔을 땐 눈에 안 들어오던 이런 저런 것들 구경을 했는데, 우리가 가니 하나, 둘 문을 닫는다.ㅠ

 

기다리다 지겨워진 우리는 조금 일찍이긴 했지만 레스토랑으로 가니 흔쾌히 들여보내줬다.

 

예약은 Bookme.co.nz에서 했지만 홈페이지에서도 가격은 같다.

한 달 전에 예약을 했으나 이미 늦어서 특가는 아니고 정가로 예약을. 두당 $85

창 가에 앉으려면 두당 $20을 더 내야하는데 음료 한 잔이 10불쯤 하니 나쁜 조건은 아니다.

 

 

 

분위기는 멋진 샹들리에 불빛과는 달리 여행자들의 도시답게 온갖 복장의 사람들로 그야말로 짬뽕이다;;

 

특별한 날이라 멋지게 차려입고 분위기를 잡으러 온 것 같은 가족이 있는가 하면, 여행하다 시간이 되서 급하게 온 것 같은 복장도, 로멘틱 데이트를 상상하며 한껏 꾸미고 온 커플도 있었고.

 

 

 

여기서 Speights를 팔길래 한 잔 무료 음료를 모두 뉴질랜드 맥주 Speights로 주문을 했다.

식탁에 음료 메뉴판이 있는데 거기서 골라서 서빙하면서 돌아다니는 직원을 붙잡아서 달라고 하면 바로 갖다준다.

 

두당 $85 하는 음식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다양한 음식들을 즉석에서 바로 구워주는 것도 있고, 직접 썰어서 주기도 하고, 굽고 튀기고 하는 것도 볼 수 있고.

육류들이 괜찮았슴. 너비아니 마냥 구워주는 소고기 맛났.. +_+

 

다양한 후식도 괜찮았는데, 과일은 그냥 통째로 있고, 젤리류, 케잌류 심지어 아이스크림은 직접 퍼준다.

다양한 종류의 Tea도 좋았는데 다만 물을 좀 넉넉하게 준비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람 수에 비해 물이 무한정 콸콸 나오는 물통이 아니라 무슨 급식소에서 받는 물 같았음.

물통은 뭔가 특이하고 이뻤지만 전기물 끓이기 통이 아닌 지 물이 쫄쫄쫄.. 나와서 많아봐야 300ml인 컵에 물을 받는데도 한~참 기다려야 된다. 날이 꽤 싸늘해져서 Tea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줄도 점점 길어지고.

 

$65짜리 Mt Cook에 있는 Hermitage Hotel에서의 부페에 비하면 한 2~3배는 괜찮고 고급스럽다.

그래서 마지막날 여유롭게 저녁을 먹고 싶다면 추천! 막 초초초 강추까진 아니고.

 

 

 

나가는 길에 보면 이렇게 데코레이션도 이쁘게 해놨다.

날씨가 추워져서 불도 피워놨는데 이쁨.

 

 

 

어느 SF영화에서 우주를 떠다니는 함선을 떠올리게 하는 Queenstown의 야경.

혹은 바이올린이나 첼로같은 악기 같기도 하다.

 

맛나게 먹고 부페 레스토랑에서는 건물 주위에 둘러져 있는 펜스 때문에 사진찍기엔 별로라서 밖으로 나와서 야경 구경도 할겸 사진을 찍고 있자니 해진 후의 Skyline 꼭대기는 한겨울이다. 너무 춥다.ㅠㅠ

 

그래도 왠지 좀 Formal하게 입고 가야할 것 같아 난 이 때 원피스 입고 갔는데 얼어죽는 줄.ㄷㄷㄷ

 

 

 

우리 숙소에서 시내로 내려가는 계단

 

저녁을 먹고 나니 오늘이 마지막 밤인데, 몸은 피곤한데, 마음은 숙소로 가기 싫고 배는 부르고.

괜히 시내쪽으로 발걸음이 옮겨졌다.

그래도 저기를 내려갔다가는 올라갈 때 더 힘들 거 같아서 잠시 산책삼아 걸어 내려온 길 다시 돌아갔다.

 

제일 걱정했던, 힘들고도 긴 오늘 일정이 이렇게 무사히 마무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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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침부터 Fergburger를 사기 위해 8시쯤 일어났는데 날씨가 참~ 사랑스럽기 그지 없다... -_-)

Fergburger를 외치는 동생을 깨워봤자 일어날 거 같지도 않고, 신랑은 내일 큰 거사(!)를 앞두고 있어서 쉴 때까지 쉬라고 둘을 놔두고 걍 내가 사오지뭐 하고 일찍 나섰다.

 

 

 

Lakeview Holiday park 전경입니다. Lake 어딨나요.ㅠ

 

사람들이 혹시 많을까봐 후다다닥 씻고 Fergburger를 사러 가니 다행히도 사람이 별로 없다.

Fergburger가 얼마나 인기가 많으면 오전 5시까지 영업하고 3시간 지나서 8시에 또 문을 연다 ㄷㄷㄷ

즉 21시간 동안 문을 여는 것. 오전에 가면 사람이 확실히 적다.

8시 반쯤 갔더니 앞에 2명 있었다.

 

오픈한 지 30분지났는데 예약번호가 벌써 115번. ㄷㄷ

누가 뭘 좋아할 지 몰라 다 준비하진 못하고.ㅋ

기본+Cheddar Cheese 추가한거랑, Deluxe랑 캐쉬어한테 물어보니 소고기 좋아하면 Southern Swine 먹으래서

세 가지를 주문했다.

주문하고 나오기까지 한 15분~20분 걸림.

 

 

Southern Swine 버거. 상추, 양파 베이컨만 보이지만 기본적인 재료에 아보카도도 있음.


내가 먹은 것. 아보카도가 들어가면 모든 음식이 좋게 말하면 부드러워지고 나쁘게 말하면 밍밍해진다.

난 원래 아보카도를 좋아해서 이걸로 먹었다.

 

 

 

신랑이 선택한 Deluxe

 

 

 

동생은 기본이 젤 낫다더라 하면서 기본+Cheddar Cheese 추가한 것을 선택

 

 

 

우리 셋 다 분명히 뉴질랜드 오기 전에 먹는 양 줄여서 왔는데... 통이 크긴 큰가보다. 저거 혼자 다 못 먹어서 나눠 먹었다, 다 못 먹어서 남겼다 이런 후기를 많이 봤는데 우린 셋 다 오렌지 쥬스와 함께 하나씩 뚝딱 해치움.

반쯤 먹었을 땐 '어라? 생각보다 양이 많은데?' 했으나 다 먹고 나니 '엥? 생각보다 배가 덜 부른 걸?' 싶었다 이때까지는.

 

 

 

아침 10시에 Luge를 예약해놔서 아침을 먹고 10시 조금 넘어서 Luge를 타러 Skyline으로 이동했다.

Holiday park내에서도 우리가 머무른 건물이 Skyline과 가장 가까이 있어서 진짜 과장 조금해서 엎어지면 코까진 아니고 팔 뻗으면 닿을 위치랄까.;;

Skyline을 가려면 우리 숙소 뒷쪽으로 공동묘지가 있는데 그리로 가로질러 가면 금방이다.


 

 

 

skyline내 Gondola 타는 건물 바로 앞에는 Birdlife Park도 있는데, 제 아무리 유니크한 새가 있다고 해도 뉴질랜드까지 와서 새 보러가고 싶진 않았다.

왜냐면 호주에 살면서 "새"한테 하도 시달려가지고.ㅠㅠ 새라면 징글징글함.

뉴질랜드 새들은 호주만큼은 아니겠지만, 호주 새들이 하도 시끄러운 넘들이 많아서 그냥 새라는 이유만으로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참고로 호주 새들은 시끄럽고 겁도 없고 숫자도 많고 건드리면 몸에 벼룩? 이? 그런 것도 있으니 건드리지 않는게 좋다.

"아침에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잠에서 깨고...." 어쩌고 이런 거 내가 사는 곳에서는 정말 화나는 일이다.ㅡㅡ^

 

지지배배 짹짹이 아니라 생긴건 귀여운데 목청이 어찌나 우렁찬지 새들이 '아악!!!!! 아악!!!!!!'이러고 악을 쓰며 울거나 (Cockatoo,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ycP6Ce1X1LY 떼로 날아다니면 귀가 다 아픔)

 

 '우하하하하하하하하~~`' 박장대소(!) 하거나(Kookaburra, 얘도 귀엽고 소리 들어보면 유니크하긴 함.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c_-icFHwQo; << 들어보세요 재미남 ㅋ

 

또 이름은 모르겠는데 자꾸 '오↗빠↗아~↘ 오↗빠↗아~↘' 이러고 오빠 찾는 새도 있고...

이 새는 아침 저녁으로 어둑하기만 하면 그렇게 자꾸 오빠를 찾음.-_-)

동생은 호주에 놀러올 때마다 이 오빠 찾는 새 때메  아주 치를 떤다. 아침마다 창가 근처 나무에 앉아서 목청 좋게 울어 대면 잠이 안 깰수가 없음.

 

또 Lorikeets라고 앵무새 일종인데 연두색 바탕에 이쁘게 생겼는데 이 넘들도 해만 떨어지려 하면 잎이 무성한 나무에 잔뜩 모여서 어찌나 동네 떠나가라고 시끄럽게 울어대는지..ㅠㅠ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A3O06MtlTvg  << 시드니는 아니지만 행태가 똑같다!!

안 겪어 보면 몰라요. 흑흑


 

 

위에 두꺼비인 줄 알았는데 도마뱀이란다.ㅋㅋㅋㅋ

아니 차 위에 왜 저런 걸..ㅋ 쟈는 새가 아니잖소!

 

암튼, 원래 귀가 예민한 편이라 시끄러운 건 별로인데 호주서 워낙 시끄러운 새를 자주 봐서 새라면 질색이라 Birdlife park 앞을 지나갈 때는 눈길하나 주지 않았다. 근처에 주차되어 있던 차도 여사로 보고 지나친 나와는 달리 눈썰미가 좋은 신랑 레이더망에 걸린 차를 보시라.

 

밤에 혹시나 지나가다가 보면 기절초풍하게 생겼...ㄷㄷ

사진으로 처음 접했을 때 내 눈을 의심했다. 허허허허 참 취향도 고상하셔라. -_-;; 

 

 

암튼 우린 잠깐 걸어서 Gondola 표를 바꾸기 위해 Skyline 건물로 들어섰다.

 

 

 

Gondola 줄이 길다는 후기를 많이 봤지만 우리가 갔을 땐 짧기 그지 없음. 역시 Gondola랑 Luge는 아침이 진리! 乃

너도나도 다 타는 Luge라 어떨 지 몰라서 일단 3회권만 끊었다.

 

 

 

Gondola 타고 올라가는 길에 본, 삼림 파괴 현장...

 

Gondola타고 올라가는 길에 저렇게 올곧은 소나무들이 인간에 의해 처참하게 베어지고, 훼손되고 있었다.

Luge 업그레이드 한다더니 더 길게 만들려는 것일까?

 

 

 

우리가 Skyline에 도착했을 때 한 여자분이 Bungy 시도 중이었는데 한~~~~ 참을 뜸들이더니 결국 뛰어내렸다.

근데 꺄아악~~~~ 엄마~~~~~~~` 하는 것 같았음.

뛰어내린 후에도 몸에 묶인줄을 손으로 잡고 대롱대롱 매달려가지고 다 올라갈 때까지 소리를 계속 악악 질러댔다는..;;;

 

 

Luge 타러 올라가니 벌써 구름들이 어디가고 멋지게 구름들이 산 허리에 걸려있다.

Skyline은 Luge 업그레이드 공사가 한창이라 여기저기 펜스를 둘러놨다.

 

 

 

Luge 3회 다 타고 가방을 윗쪽에 보관해놔서 찾으러 가는 길에 동생이 찍어줌

 

Luge를 타러 가기 위해선 이렇게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저 리프트가 무서움..ㄷㄷ

생각보다 높게 올라가고 뭔가 허술해 보이고.ㅠ

게다가 사진에서처럼 Luge도 리프트에 동승(!) 한다.

딱 요기 위치에 카메라가 있는데, 사진을 찍고선 위에 가면 사라고 하는데 안사도 됨.

우린 동생이 찍어줬다.

 

 

 

리프트를 타기 전에 헬멧을 자기 머리 싸이즈에 맞게 착용하고 가방은 가능하면 락커에 맞기는게 좋다.

제법 큰 락커가 $2

리프트에서내리면, 올라오다 찍힌 사진을 화면에 띄워 놓고 사진을 사라고 쳐다보는데 안 샀다, 비싸.-_-

여기에도 락커가 있다.

우린 아랫층에선 걍 쥐고 하지뭐 했는데 막상 탈려고 하니 거추장스러워 결국은 락커 사용함.

 

 

 

리프트 타고 꼭대기까지 올라오면 경치가 장관이다 +_+

 

 

 

리프트에서 내려서 위에 사진쪽으로 걸어가면 푸른색 표시에 1st ride today(오늘 처음타는 사람)이라고 쓰여 있는 곳은 초보자용. 그 옆에는 한 번 타 봤던 사람들이 바로 탈 수 있는 길도 있다.

뭐 Luge 운전 조작은 쉽겠지만 그래도 처음타므로 초보자용 쪽으로!

 

 

 

초보자용 타는 곳 가는 길이 육교 지나가는 건데 육교 위에 Luge 탈 때 행동요령과 경고글이 적혀있다.


* 왼쪽부터 행동요령

- 항상 Luge를 제어를 할 것(마음대로 가게 두지 말고 운전 잘해라~ 이 말).

- 헬멧 없고 신발 없으면 못 탐.

- 뒤로 당기면 멈춤

- 발은 항상 Luge 안에 유지를.

- 아랫쪽에 가는 사람들한테 양보를??? 맨 끝에꺼는 뭔 소린지;; 추월하지 말란 소리 같음.

 

 

* 경고

- Luge를 타려면 반드시 건강해야 되고 심장에 문제가 없어야 하고, 멀미 한다거나나 허리에 문제가 있다거나, 혹은 다른 신체적인 제약이 없어야 함.

-  임신부는 못 탐.

 

- Luge 트렉(타는 길)을 막지마세요

- 표지판에 말을 따라주세요(코너에서 천천히 가라는데 속도내서 달리다가 트렉을 벗어날 지도.ㄷㄷ)

- Luge 순찰대원에게 손을 빌려주세요(만약 사고 발생시 도와주란 말)

- 펄럭펄럭~ 하는 옷이나 물건은 잘 여미시고

- 레이스 안됩니다. 들이 박는 것도 안됩니다. 미끄럼타는 것도 안됩니다.

- 키는 110cm이상 되어야 탈 수 있어요

- 술이나 불법약 복용 안되요

 

 


 어릴 적에 놀이공원에서나 받을 법한 스템프 도장을 여기서 만나다니 ㅎㅎ

 

초보자 코스로 가면 나름 강사(?)가 있는데 앉아서 가고 멈추고 좌회전 우회전 해보라고 한다.

가랄 때 가고 서랄 때 잘 서고 왼쪽 오른쪽 방향 잘 틀면 손등에다 초보교육 받았다는 표시로 손등에 도장을 꽝! 찍어 준다.

그리고 초보자용 트렉으로 내려가면 된다.


 

 

 

초보자용 한 번 내려가고 나면 그 후에는 옆에 있는 숙련자용으로 가면 된다.

첨에 초보자용 트렉 내려갈 때 신랑과 동생은 신나서 저~ 만치 앞서가는데 난 원래 스피드를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 잔뜩 쫄아서 천천히 내려갔다.

 

두 번째는 숙련자용으로 갈 지, 그냥 초보자용으로 갈 지 고민하다가 천천히 가지뭐 싶어서 숙련자용으로 가봤는데 숙련자용이 외려 한 번 타 봤다고 덜 무섭고 더 재밌었다.

중간에 갑자기 확 경사가 떨어지는 구간에서는 어제 Rosie가 말달릴 때 신나서 '유후~' 하듯 나도 모르게 신나서 '유후~' 소리지르니 근처에서 길 오르던 연세 지긋하신 관광객들이 웃으면서 쳐다봤다.ㅋ


 

 

 

3번은 정말 순식간에 지나간다. 한 5번 탈 것을.ㅠ 후회함.

마지막 라이딩 때 가방을 까먹고 안 찾아서 리프트를 한 번 더 타고 올라갔는데 오늘 날씨 정말 좋다!

낮게 깔린 구름도 멋지고! 아침에 날씨 사랑스럽댔더니 말이 씨됐네 ;;

 

Luge 트렉 사이에 나 있는 길로 가방을 찾아 걸어내려오며 사진을 찍었는데 간만에 날씨덕 좀 봤다.


 

 

 

Luge를 세 번 타고 Skyline에서 Gondola를 타고 내려오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몰려서 아까보다 줄이 훨씬 더 길어졌다.

 

다시 공동묘지를 지나 차를 가지러 가려는데 문득 Skyline 근처에 잔뜩 주차된 차들을 보니 P240 (4시간 무료주차)인데 앞 유리에 주차표가 놓여있는 것도 아니고, 여기 관리하는 주차요원들은 어떻게 시간을 체크하지? 했더니 신랑이 이리 와보라며 차 한 대 앞으로 가더니 타이어를 가리켰다.

그러고 보니 근처 차들 타이어에 쭉~ 가면서 1010이 쓰여있었는데 10시 10분에 도착했다고 적어둔 것.

신랑말이 20여년 전에 호주에서 저렇게 주차관리를 했는데 지금 뉴질랜드가 딱 그때 같단다.

 

이제 다시 차를 가지고 날씨도 좋겠다~ 다른 엑티비티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가는 길이 예쁘다는 Glenorchy 구경을 가기로 했다.


 

 

Glenorchy를 향해 가다가 Queenstown을 돌아보며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 찍은 날 중에 오늘이 가장 날씨가 좋다.

드디어 뉴질랜드에서 사진찍는 보람을 제대로 느끼는구나 싶다.

 

 

 

Glenorchy로 향하는 길에 얼마 안가서 Lake Wakatipu와 도로가 아주 인접하게 만나는 곳이 나온다.

 

Closeburn이라는 곳인데 혹시 수영에 관심이 있다면 여기를 강력하게 추천함!

 

 

 

같은 호수이거늘 어쩜 물이 이렇게 맑은 지!

어디가나 있는 오리들도 유영중이다~

 

 

 

Closeburn 지역 Wilson Bay인데 진짜 진짜 물이 맑다.

물이 차가웠지만 수영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도 수건 갖고 올 것을.ㅠㅠ 후회함.

풍덩풍덩 하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솟구치는 곳이다. 진심 레알 진정!!

 

수건이 없어서 감탄사만 연발하고 사진 찍고, 갈 길을 가는데 이번에는 한 Lookout에서 대형버스마저 길 가에 서 있고 사람들이 떼거지로 몰려서 경치 구경이다.

 

우린 거기서 못 서고(차가 많아 설 자리가 없슴;;) 좀 더 아래로 가서 섰다.

차들이 왕창 선 곳은 Bennetts Bluff Lookout.

 

경치를 감상해보시죠.

 

 

 

우리가 가야할 길

 

 

 

 

날씨가 너무 좋고 경치도 좋았던 Lake Wakatipu의 Glenorchy 방향

날이 너무 쨍하다면 햇볕 가리개가 필요하다..ㅠㅠ 무보정, 별 세개 그룹 S4 폰사진

 

캬 날씨 죽이네 감탄을 하면서 Glenorchy에 도착을 했는데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겠다.

 

그래서 동생이 폭풍 검색을 해서 Glenorchy cafe를 가보자고 근처에 차를 세우고 주위를 둘러보기로 했다.

 

 

 

Glenorchy에서 본 우리가 이번 여행 중에 만난 가장 비싼 Unleaded 91. 무려 224.0이다.

 

Cafe 길 건너에는 주유소가 있었는데 정말 비.쌌.다.

주유는 안하고 구경만. 넘 비싸.ㄷㄷ

 

 

 

Unleaded 95는 무려 230이다 ㄷㄷㄷㄷ

 

Glenorchy에 도착했을 때엔 이미 거의 2시가 다됐는데 희안하게도 아침에 먹은 Fergburger가 뱃 속에서 불어나는 지 점점 더 배가 안고프다.

먹은직 후에는 생각보다 배가 안부르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뭐라도 먹어둬야 Queenstown에 돌아가서 저녁을 먹으면 딱 맞을 것 같아서 간단하게 동생은 미트파이를, 신랑은 블루베리케잌을 나는 웨지감자를 시켰다.

 

Glenorchy cafe도 분위기는 Cardrona Hotel과 살짝 비슷하지만 덜 정성을 쏟은 것 같은?

뒷뜰로 나가면 나무로 된 탁자가 있고 잔디밭도 있고 비슷한데, 워낙 깔끔하게 잘 정돈된 Cardrona Hotel을 먼저 봐버려서 그렇게 막 감동적이진 않았다.

 

다만 뒷뜰로 나가면 왼쪽에 나무가 울창한게 두 그루 있었는데 동생이 슥~ 일어나더니 갑자기 성큼성큼 나무 밑으로 가서는 뭘 자꾸 줍는다.

 

한참을 뭘 줏어 오기에 뭔가 했더니... 오잉? 그것은 호두였다! +_+

 

 

 

Glenorchy Cafe 뒷뜰에 있는 호두나무. 아직 파랗게 열매들이 잔뜩 달려있다.

 

한국에 부모님께서 농사를 짓고 계신데, 거기에 호두나무도 큰 거 한 그루 있지만, 내가 호주 오고 난 후에 심은 거라 난 호두나무가 어떻게 열매를 맺는 지 실제로 본 적이 없다.

늘 한국에 가면 이미 다 수확해서 잘 말려진 호두만 볼 뿐.

 

근데 드디어 본거다 ㅎㅎ 신기해서 사진으로도 남김.

 

마치 나무에서 바로 딴 밤처럼 속살(?)이 뽀샤시 한 것이 약간 떫은 맛도 있고. 생밤 먹는 느낌이랑 비슷했다.

 

동생 말이 아직 덜 여물어서 더 기다려야 한단다.

좀 더 익어서 과육이 쩍 벌어지면 그때따서 안에꺼만 잘 말린 후에 먹으면 된다며.

(앞으로 혹시 가실 분들은 나무 아래로 스윽~ 한 번 가보시라는. ㅎㅎ)

 

 

그 호두나무 옆 큰 나무 아래에는 어떤 아가씨가 선물하기 좋은 물건들을 팔고 있었는데, 양모나 알파카 양말이라던가, 양가죽 지갑이라던가, 가죽 책갈피, 물소가죽 허리띠라던가 그런 것들을 팔고 있었다.

 

Cafe에 들어가기 전에 살까말까 고민을 좀 했는데, 나중에 더 싼데 나올 거야하고 안 사면 꼭 더 비싼 데만 있더라 싶어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고 나와서 귀국 선물로 사려니 그 새 허리띠도 싸이즈가 많이 없어졌다. ㄷㄷ 

아가씨 왈 오늘 장사가 잘 되서 잘 팔린다며.

 

 

 

내가 접근했을 땐 사람 한 명도 없었는데 내 기운(?)이 불러들인 고객들 ㅋ

 

내가 식당이나 어디 가게 같은데 들어가면 손님들을 불러들이는 기운(?)이 좀 있는 사람인데, 신랑은 그런게 어딨냐며 안 믿지만, 아니나 다를까 혁띠 좀 고르고 양모 양말 고르고 있자니 어느 새 사람들이 잔뜩 모였다.

 

물소 허리띠가 2가지 타입이 있는데 조금 얇은거는 $55이었고 두꺼운 건 $60 (얇은거 넓은거 검은색, 갈색 싸이즈(inch)마다 있슴) 양말은 양모 양말, 알파카 양말이 있었는데 2개 $35, 1개 $20외에 더 비싼 것도 있었다. 

그건 안 쳐다봄.;;

좌판에 펴서 파는 거지만 카드도 됩디다. 첨에 카드 안되는 것 같아서 안 갔던 건데. 쩝.

 

귀국선물을 몇 개 사고 나서 Wharf 쪽으로 걸으니 사진에서 자주 봤던 건물이 보였다.

 

 

 

Glenorchy의 상징인 건물.

 

안에 Glenorchy의 역사에 대해 전시를 해놓았는데 따로 흥미를 끄는 건 없었다.

뭐 뭉개졌다가 다시 지었다가... 마을에 대한 역사를 쭉 전시해놨음.

 

 

 

밖에 나오니 몸은 까맣고 머리만 하얀 특이한 새를 발견.

이 새는 이름이 무엇인가요?

 

 

호수 앞에 공원에는 사람들이 여유롭게 쉬고 있었는데 여행객으로 보이는 왠 총각이 책을 읽고 있었다.

참 여유로워보여서 보기 좋았는데 갈매기가...

 

 

 

그리고 Wharf 쪽으로 쳐다보니... 와아~ 여기가 정말 경치 좋다! ♡_♡

 

 

 

Sydney에선 그렇게 흔히 볼 수 있는 요트 하나도 자연이 바쳐주니 이렇게 운치가 있다.

 

 

 

그리고 내가 찍은 전경. 신랑 카메라보다 폰 사진이 더 색감이 짙게 나온다.

 

새파란 하늘과 산과 바다를 보니 동요가 하나 떠올랐다.

 

산하고 바다하고 누가누가 더 푸른가?
산하고 하늘하고 누가누가 더 푸른가?

내기 해봐라~ 내기 해봐라~ 나무를 심어줄게 나무를 심어줄게~ 산아 산아 이겨라 좀 더 파래라~

 

원래는 산하고 바다하고 내기하는 거지만 위에 사진을 보니 셋이 겨뤄도 될세! 허허

 

 

 

햇살에 호숫물이 반짝반짝 빛난다.

 

Wharf에서 한참 풍경에 넋이 나가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갑자기 경찰차인 지 엠불런스인 지가 위용~ 위용~ 왜에엥~ 거리면서 급하게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사이렌 소리는 항상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데, 뭔 일이 났나보다 하고 이제 돌아가기로 했다.

내일 먼 길을 가야 하니 가서 일찍 쉬어야지.

 

 

 

돌아가는 길에 보니 어라? 저 멀리 산에 저건 만년설이 아닌가!

Mt Cook은 여기서 먼데????? 왜 Hooker Valley Tracking을 하면서 본 만년설이 여기 있는 것 같지. -_-)

 

한국에선 이렇게까지 눈과 얼음에 집착을 안했지만, 호주에 살고부터 눈을 못 봐서 그런거 만년설만 보면 그렇게 사진이 찍고 싶다. ㅎㅎㅎ

그리하여 차를 세우고 녹음이 아주~ 짙게 깔린 주변 경치를 사진찍기로 했다.

 

 

 

저 멀리 만년설도, 푸른 들판도 파란하늘도! 이게 바로 뉴질랜드지!

 

신랑도 동생도 경치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캬 멋지다 감탄하는데 신랑이 갑자기 설정샷을 찍고 싶단다.

보통 이렇게 시원하게 쭉 뻗은 도로를 보면 점프해서 사진을 많이 남기던데 점프하려고 그러나? 왠 뜬금 없는 설정샷... 했더니 신랑이 뭔가 새로운 걸 찍고 싶다며 나보고 준비 됐냔다.

 

준비 됐다고 했더니....

 

 

갑자기 도로 위에 가서 드러눕는다? 응??????

 

 

 

아니 이건 무슨 시츄에이션...;;;;

 

예상 밖의 행동에 얼른 사진을 한 방 찍고 위험하다고 얼른 일어나라고 했더니 잘 찍었냐며~

"동물이 로드킬(road kill) 당한" 컨셉이란다.... -_-) 

 

운전하고 다니면서 정말 많은 동물들이 차에 치여 죽은걸 봤는데 그게 생각나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단다.

확인해 보더니 한 장 더 이번엔 얼굴이 보이게 찍어달래. -_-;;

 

 

 

그래서 또 하나 더 찍었...

 

아주 멋진 풍경 위로 여행자들 차에 로드킬 당한 동물이라는 컨셉입니다. 여러분. 

(※ 경고: 따라하시면 매우 위험합니다. 따라하지 마세요. 따라하다 다치면 책임 못져요!)

 

신랑은 내가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었는 지 흡족해하면서 다시 차를 몰았다.

 

아침에 Glenorchy로 오는 길에 죽은 지 얼마안 된 듯한 동물이 매로 보이는 새한테 뜯어먹히는 것을 봤는데 그게 아마도 신랑 뇌리에 오래 남아있었나 보다.

 

돌아오는 길에 앞은 안 보고 폰 쳐다보면서 풍경사진 찍은 거 보면서 Glenorchy 사진 완전 대박이라며 감탄하는데 갑자기 차가 선다.

어라? 여기는 신호등도 없는데 왠 정지? 하니 신랑 왈~ 앞에 트레일러가 통나무 떨어뜨렸네!!

난 첨에 뭔 소린가 했다. 잘못 들은 줄 알고 도로 위에서 무슨 통나무를 왜 떨궈? 그게 말이 되냐 하고 고개들어 보니 우리 차 왼쪽 옆에 커다란 나무들이 우리가 가는 도로 위에  떡하니 놓여 있고, 막 와르르~ 쏟아진 건 아니었지만 전부 가지런히 놓여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위에 몇 개는 떨어지면서 충격에 위치가 비틀어져서 있었다. 다만 따로 도로를 가로막는다거나 하지는 않은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그때서야 폰을 카메라 모드로 해서 사진 찍으려니 신랑이 옆에서 한 마디 거든다. '이미 늦었어'

 

 

 

 

그래도 카메라 모드로 하고 보니 이번엔 저 앞에 범인으로 보이는 트레일러가 서 있다.

그리고 도로는 아주 그냥 쇠파이프로 제대로 찍어 누르면서 지나갔는지 그그그극~ 하면서 긁었을 것 같은 자국이... 이 쪽 차선 한 중간에 도로가 그냥 훅 파였다.

 

 

 

우리가 Wharf에서 사진 찍을 때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이 사고 때문이었나 보다.

그래도 다친 사람은 없어 보였는데 옆에 카약 보트를 싣고 가던 트럭 아저씨가 목격자거나 피해자거나 가해자거나?

 

트레일러 뒤를 바짝 따라가는 차가 있었다면 심하게 다쳤을 것 같아 생각만해도 아찔했다.

아무도 다친 사람이 없었기를.

그리고 또 한번 운전할 때는 차간 간격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그리고 달리고 달려 시내에 거의 다 왔는데 신랑이 갑자기 운전하다 말고 피식 웃는 거다. 앞에 차 잘 보라며.

시력이 아주 좋은 신랑에 비해, 난 시력이 그리 좋지는 않아서 앞차가 서고 나서야 제대로 봤다. 사진도 찍고.

 

"Sorry for being slow, I'd like to go faster too" (느려서 미안해, 나도 빨리가고 싶다고)

 

아마 저 차가 오래되서 속도가 잘 안나는 차일거란다.

그래서 차 주인도 답답해서 저렇게 적어놨을 거라며. (그래야 뒤에서 빵빵 안하지)

 

Queenstown에 돌아왔는데 아침에 먹은 버거는 아직도 불고 있는 지 배가 안 고픈 상태서 Glenorchy에서 간식까지 먹어서 배가 진짜진짜 하나도 안 고픈거다.

그래서 오늘은 드라이브나 더 하자며 Bungy jump 하는 곳에 구경가기로 했다

(엑티비티 좀 하라고, 혹시나 가면 뛰겠다 할까봐 꼬셨...!)

 

 

 

Kawarau River에 있는 KAwarau Bungy는 1988년 세계최초로 이윤을 목적으로 오픈한 번지점프로 유명하다.

 

 

 

 

여기는 화장실에도 번지를? ㅎㅎ 이런 위트가 좋다^-^)

 

 

 

도착해서 보니 다리가 뭔가 고풍스럽고 멋지다.

Bungy jump를 생각보다 금방 금방 준비해서 뛰길래 신랑도 동생도 한 번 뛰지? 하니 싫단다.

동생이 여기 오기 전에 까짓꺼 한 방에 뛰어내릴 수 있다고 큰소리 땅땅 치더니 막상 와서 해보라니까 한사코 거절을 하네? 허허

 

사진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용감하게 뛰어내리던 아저씨는 물에 머리까지 잠겼다. ㅎㄷㄷㄷ

줄길이 조절을 실패해서 그런 건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사전에 그렇게 약속이 된 거란다... -_-)

 

 

 

Bungy를 뛰고 나면 저렇게 강 아래에 보트타고 기다리는 스테프들이 몸을 잡아서 줄을 풀어주면 저 경사급하고 많은 계단을 걸어 올라와야 한다..;;;

그냥 안하는게 낫겠다. -_-)

뛰는 것도 무섭구만, 물에 담금질에 계단까지 올라와야 한다니... 돈 주고 왠 고생이람;;

 

 

 

번지점프 하는 곳이 궁금해서 다리 너머로 지나가봤다.

Bungy 준비하는 사람들이 '어허~ 그리로 넘어가면 안돼요, 나오세요!' 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아무도 신경을 안쓴다;;

 

몇 명이 Bungy를 뛰고 5시쯤 되자 더 이상 안 뛰길래 흥미가 사라졌다. 

동생이 그리 하고 싶어했던 Nevis swing도 하지는 못해도 구경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어디서 하는 지 갑자기 찾으려니 못찾겠기에 포기. 포기는 빠를 수록 좋다. -_-;

 

 

 

 

Queestown으로 돌아가려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저 멀리 바위산들 사이로 차들이 지나다니는데 뭔가 했더니 저기가 Gibbston Winary 가는 길이었다.

저기도 가보고 싶었지만 시간은 이미 5시요, Winary는 Wanaka에서 한 군데 다녀와서 그다지 땡기지도 않고.

혹시 관심 있는 분은 들르면 좋을 듯. 구글 평점은 Rippon이 4.6이고 Gibbston이 4.5다.

http://www.winehouse.co.nz/

 

뉴질랜드 사람들은 Wianry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걸 좋아하나 보다.

Rippon에서는 결혼식 하는 걸 봤는데 Gibbston은 웨딩 관련해서 예약을 받는다고 아예 떡하니 홈페이지에 올려둔 걸 보면.

 

Queentown으로 돌아오는 길은 의외로 차가 막혔다.

우리는 휴가지만 뉴질랜드 사람들은 평일인 것을!! 퇴근 시간이었던거다.

공항 언저리도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서 차가 꽤 막혔고. 정말이지 며칠만에 교통체증으로 차가 밀려보는 건지..^^;

 

숙소로 돌아오니 시간이 벌써 6시 반이다.

저녁으로 식재료 남은 것을 써야 하는데 동생은 그냥 사먹잔다.

그래서 다시 시내로 갔는데, 내일은 Milford sound 갔다 오면 엄청 힘들 것 같아서 오늘 살꺼 다 사서 짐 싸놓자 싶어 몇시에 문 닫는 지 모르는 Cookie time으로 우선 갔다.

 

 

 

Cookie time 마스코트

 

마침 오븐에서 갓 나온 뜨거운 쿠키 1+1 행사를 하고 있었다.

매일 6pm~7pm에 하는가 본데 욕심내서 샀더니만, 더 맛있는 지는 모르겠다.

외려 뜨거워서 잘 부서지고 쵸콜릿도 금방 녹고 별로.

당시엔 잘 몰라서 일단 이것저것 양껏 샀다. 내일 먹을 것도, 선물할 것도.

 

 

 

선물도 할 겸 가게 내에 전시되어 있는 걸 그냥 보이는 대로 맛있어 보이는 거 위주로 샀는데 여기가 더 특별히 싸다던가 그런건 잘 모르겠다. 다만 여기에선 부러진 쿠키를 따로 담아서 팔았는데 큰 쿠키들 부러진 거라 나름 괜찮았던 듯.

그래도 내 입에는 공항 Countdown에서 산 한 입크기 7개들이가 젤 나은거 같다.

 

우리가 갔던 때에 1+1 행사를 하는 시간대여서 사람들이 꽤 많았는데, 내가 서 있는 뒷쪽으로 가게 밖까지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그런데 10대로 보이는 애들이 직원들이 정신없는 틈을 타 출입구 벽쪽에 진열해 놓은 쿠키를 몰래 1개씩 빼가는 거다. 2번 그러는 걸 봤다. 손님들이 줄 서 있어서 가려서 안 보이기도 했고.

그래놓고 성공했다고 좋다고 킬킬킬 웃는데... 그러다 소도둑 된다 이놈들아! ㅡㅡ^

 

계산하는 빨간 옷 입은 아가씨한테 알려주고 싶었는데 사람이 와글와글한 반면 한 명은 쿠키 굽고, 캐쉬어가 달랑 혼자라 챙겨주랴 돈 계산하랴 정신 없는 것 같아서 냅둠. 쩝.

손님이 이렇게 많이 몰려있는데 계산하던거 놔두고 잡으러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개구쟁이인 신랑은 차만 보면 못 지나치겠나 보다.ㅋ 내가 쿠키 골라서 계산하는 동안 동생이랑 가게 더 안쪽으로 갔다 오더니 이러고 사진찍고 왔다.-_-;

 

 

쿠키를 잔뜩 사고 나서는 어느 여행 후기에서 두어번 본 양고기를 먹고 싶어서 이 멀리까지 왔는데 양고기 잘하는데 있다고 그거 사서 먹자 하니 좋단다.

Pedro's house of Lamb이라는 곳인데 Holiday park 방안에 Queenstown관련 책자가 있어서 어제 잠시 훑어봤더니 거기에도 있었다.

안 그래도 맛있다는 후기를 봐서 Christchurch에서 둘째날 그거 사서 먹으려고 했는데 그땐 1번 도로가 막히는 바람에 시간에 쫒겨 포기했었는데 잘됐다 싶어 오늘 저녁으로 결정했다.

 

근데 Pedro's house of lamb은 테이크 아웃용이라서 배달을 받거나 사서 들고 가야한다.

예약은 이리로 https://www.pedros.co.nz/

 

Queenstown에 입성했지만 Queenstown 시내에서 제대로 Lake Wakatipu를 본게 아니라 동생이 저녁을 사서 호숫가에서 먹자고 해서 옳다구나! 좋은 생각이다 싶어서 가게 위치를 검색하니 우리 숙소에서 멀지 않길래 걸었는데.......

왜 이렇게 먼 것이냐... -_-)

 

Lake Wakatipu에서 Gorge Rd를 따라 호수 반대방향으로 한 30분 이상 걸은 듯.ㅠ

생각보다 거리가 멀다.

걍 숙소 가서 쿠키 놔두고 차 끌고 갈 걸. 차로 가면 5분도 안 걸릴 텐데.. 급후회를 했다.

 

 

 

Pedro's house of Lamb 찾아가는 길에 Skyline Gondola가 올라가는 선이 보이는데 꼭 영화같은데서 남고학생들이 머리 안깎고 반항하다 선도부 선생님한테 걸려 바리깡으로 머리 중간에 고속도로 밀린거 마냥.ㅠ

 

산 중간에 저렇게 나무를 다 베어서 Gondola를 설치할 수 밖에 없었을까 싶다.

여지껏 뉴질랜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서 모든 인위적인 것들을 최소화했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여기 Queenstown은 그렇지 않다. 무수한 다른 나라의 도시들처럼 편의를 위해 자연환경 훼손 쯤이야! 이런 느낌...

Gondola가 올라가는 길 말고 그 옆에도 또 뭐 하는지 밀고 있다.

 

 

 

한참을 걸어서 드디어 Pedro's house of Lamb 가게에 도착을 하고 보니 메뉴는 달랑 한 가지다.

양의 어깨부위를 로즈마리와 마늘을 넣고 두껍게 슬라이스한 감자와 함께 오븐에 익혀주는 건데 $45이다.

네모난 사각 은박지에다 담은 후 가지고 가기 쉽게 딱 맞는 골판지 느낌의 딱딱한 종이 상자안에 넣어 준다.

 

 

 

이렇게 주는데 사진을 안찍어서 구글해서 퍼옴

출처: https://www.google.com/search?q=pedro%27s+house+of+lamb+nz&safe=active&source=lnms&tbm=isch&sa=X&ved=0ahUKEwjG9sncupLaAhVNNd8KHaTZD5sQ_AUICygC&biw=1357&bih=911#imgrc=W5b7ZG-LJmToHM:&spf=1522358389056

 

어제 JSH에서 스테이크를 배불리게 먹지 못한 트라우마로 1개 시키면 몇 명이 먹을 수 있냐니 2명이면 된단다.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았지만, 남으면 내일 아침에 먹고 가지 뭐 하면서 2개 시켜서 들고 Lake Wakatipu까지 또 걸어갔다.

 

그런데 호수 근처에는 의외로 앉아서 식사를 할 만한 곳이 없었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고 누가 그랬던가!

참 여유로워 보이는 Lake wakatipu

 

양고기를 들고, Cookie time 쿠키들도 들고, 오는 길에 Fresh choice 마켓에서 일회용 포크와 접시 그리고 같이 먹을 음료도 사서 들고 호수까지 왔는데, 앉아서 먹을 탁자가 없다.

 

 

 

한 여인(!)이 저 낮지만 가지 튼실한 나무에다가 붉은 끈을 묶더니 필라테스를 한다.

나 좀 봐주세요~ 하듯 이리 매달리고 저리 매달리고 혼자 난리;; 그러더니 사라짐

 

사람들은 삼사오오 그냥 앉아 있기도, 작은 피크닉용 담요를 들고와서 깔고 앉아 있기도 했는데, 사진 속의 평화로운 느낌과는 달리, 실제로는 주변에 갈매기가 너무 많아서 갈매기 깃털들이 호숫가 근처에 완전 널려 있었다.

그래서 그냥 앉고 싶지 않았다.

 

호주 갈매기에게 아이스크림을 빼앗겨 보기도, 햄버거를 째로 낚아채임을 당한 친구 얘기도 들었기 때문에 갈매기는 되도록이면 식사할 때 마주치고 싶지 않다.

여긴 호주가 아니라 뉴질랜드긴 하지만, 만약 양고기를 펼쳐 놨다가 냄새 맡고 갈매기들이 달려든다고 상상을 하니 한 마리만 와도 푸드득 거리면 깃털 날려 못 먹을게 뻔한데, 아무대나 펼칠 수도 없고.

 

여기는 원래 탁자가 없는 것인가? 그 많던 나무 탁자들은 다 어디로 간걸까? ㅠㅠ

호숫가에 당연히 있겠지 싶어서 깔 것을 아무 것도 안 챙겨왔는데!

 

 

 

결국 두리번 두리번 거리면서 찾다가 그나마 갈매가 적어 보이는 한 구석에서 그냥 벤치 위에 펼쳤다.

우리가 거기서 저녁을 먹는 사이 옆에 풀밭에서는 서커스단이 휴가라도 온 건지. ㄷㄷㄷ

줄 타는 사람도, 요가인지 곡예인지 모르겠지만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나저나 Pedro's house of lamb... 이거이거 정말 물건이다.

일단, lamb인데 닭백숙 느낌의 닭고기 맛이 난다? ㅡㅡ;;;

그리고 $45짜리 한 개로 3명이서 배부르다.ㅠㅠ

두 개 샀는데.........OTL

 

오늘은 셋이서 한 통만 먹어도 양이 꽤 많다. 양 어깨가 살이 꽤 많음!

감자도 맛있고, 양 특유의 냄새가 안난다. 누린내를 어찌 잡은 건 지 신기함!

 

저녁을 그렇게 먹고, 이제까지 본 호수 중에 가장 별로였던 Wakatipu를 뒤로 하고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해서 숙소로 돌아갔다.

남은 양고기는 내일 아침에 데워서 먹지뭐 하고 락앤락 통에다 고이 모셔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이제 씻고 자면 되는데...

 

이 Holiday park는 건물을 대체 누가 지은 건지, 진짜 센스가 없다. 샤워할 때마다 스트레스.ㅠ

 

욕실이 화장실과 샤워실 겸용인데 오른쪽은 샤워실 왼쪽은 화장실 중간에 세면대가 있다.

오른쪽 샤워실 바닥을 약간 경사지게 해서 물이 중간에 모여 빠지게 되어 있는데 거기까진 좋다.

근데 그럴거면 샤워실과 화장실 사이에 유리문이라도 설치 하던가 물 안튀게 턱이라도 설치하던가 샤워 커튼 달랑 하난데 그 커튼마저도 무릎 높이에서 댕강 잘라놨다.

 

샤워하면 바닥에 물이 떨어지면서 튀는데 샤워커튼 아랫부분이 없으니 물이 그냥 세면대 앞까지 온데 다 튀는 거다.

 

청소하는 사람은 뭔 죄고, 여기서 묵는 우리도 매일같이 욕실은 홍수가 따로 없다.ㅠㅠ

샤워 매트는 맨날 축축할 데로 축축하고...

슬리퍼를 갖고 왔기에 망정이지 없었다면? ㄷㄷㄷ

그리고 슬리퍼 신고 다녀도 방안 카펫이 신발 물기 때문에 금방 더러워질텐데?

 

게다가 욕실 환풍기는 버튼이 따로 없는데 공기가 탁하다 싶으면 자동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인 지 욕실 문을 열어두면 밤새도록 돌아간다;;

반드시 닫고 자야 함. 욕실 바닥 한강이라 습기 좀 날아가라고 문 열어 뒀더니 당췌 멈출 생각을 안한다.ㄷㄷ

밤새 윙윙윙 거리고 돌아갈 기세.

 

청소하시는 분들이 안타까워서 오늘 우리방은 청소 안해도 됩니다 메시지를 문에 걸어놨었는데, 내일은 해야겠다.

샤워 매트도 마를 기미가 안 보이고.

 

오늘은 드라이브 하면서 눈으로 구경만 하다가 하루가 다 갔다.

내일은 드디어 그 일정 빡세다는 Milford Sound를 차를 끌고 갈 예정이니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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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새벽에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잠을 푹 잤다.

어제 뜬금없이 안쓰던 근육을 쓰는 바람에 아침에 일어나니 온 몸의 근육들이 곡소리를 낸다.

 

원래 자외선에 민감한 몸뚱아리라 햇볕에 조금만 노출되도 두통이 잘 오는데, 아무래도 여행을 하면 햇볕 노출이 많을테니 두통을 달고 다닐 것 같아서 진통제를 잔뜩 들고 왔는데 의외로 여지껏 한 번도 안 먹었다.

그런데 근육통으로 진통제를 먹게 될 줄이야..ㄷㄷ

 

어제 신랑과 동생이 테라스에서 호수 근처 사람들이 오는거 가는거 구경하면서 맥주 마시는 걸 보고 먼저 잤는데 늦게까지 마셨는지 어쨌는지 아침까지 둘 다 뻗어있다.

 

 

 

간밤에 못 일어나서 맑았더래도 별은 못 봤을 거지만,

아침에 신랑이 일어나서 테라스서 찍은 사진을 보니 여전히 먹구름 잔뜩이다.

그 와중에 무지개가 떴네 ^-^)

 

오늘 일정은 Cardrona로 가서 Back country Saddle Expeditions라고 하는 이름도 긴 곳에서 10시에 예약되어 있는 말타기를 하고,  거기서 멀지 않은 이 지역에선 유명한 Cardrona Hotel에서 점심을 백만년 만에 챙겨 먹고 Queenstown에 입성해서 오후에는 Onsen Spa가 예약되어 있다.

 

어제 일로 아침은 든든하게 먹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으니, 뭘 먹기는 먹어야 할텐데 냄새가 안나는 음식이 뭐가 있을까...

한국 음식은 아무래도 힘들어서 계란만 프라이를 하고, 식빵을 토스트 하고, 토마토, 햄 넣고 양상추 깔고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떠나기 전에 우리가 사랑한 테라스에서 쥬스 한 잔과 아침을 느긋하게 먹었다.

 

Wanaka에서 Back country saddle expeditions까지는 2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오늘 아침도 느긋하게 9시가 넘어서 나섰다.

 

 

 

아침에 날씨가 별로 안 좋더니만 Cardrona로 향하는 길은 맑기 그지 없다.

 

Wanaka에서 Qweenstown으로 가는 길은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Cardrona Valley를 지나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Wanaka로 진입하기 전 마을 초입에서 싱그럽게 흐르던 Clutha River를 따라 달려 Lake Dunstan을 지나 Cromwell을 거쳐 번지점프로 유명한 Kawarau River를 지나가는 것이다.

 

마음은 두 군데 다 가보고 싶지만 길은 두 군데, 몸뚱인 하나.

오늘 우리가 말을 탈 곳은 Cardrona Valley를 따라 있으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다.

 

9시쯤 나왔는데 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워서 9시 30분까지 오랬는데 더 일찍 Cardrona에 있는 Back country saddle expedition에 도착했다.

 

여기에 대해서 소개를 하자면, 내가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민꽁아빠"님 후기에 등장하는 승마코스인데, 민꽁아빠님 일행이 말타기를 즐겨서 3군데(puponga, Glenorchy, Cardrona) 모두 경험한 평가를 바탕으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추천하신 곳이다. 다른 것보다 말들이 훈련이 잘 되어 있다는 점에서 선택을 했다.

(민꽁아빠님 블로그 액티비티관련 참고글: https://blog.naver.com/xg852/220931468565)

 

Bookme.co.nz를 통해서 일찍 예약을 하면 아침 10시 Special 가격을 3자리까지 $75에 예약할 수 있고, 라이딩 시간은 10시와 1시반이다.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면 $90불이다. 어린이는 무조건 $75. 총 2시간 코스.

 

 

승마가 다 끝난 후에 챙겼던 명함이다. 다음에 또 가야지!

 

혹시나 하고 구글에도 검색을 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후기 별점이 5점 만점에 무려 전부 5점이며 모두가 칭찬 일색이다. 직접 홈페이지를 둘러보고 싶다면 이리로: http://www.backcountrysaddles.co.nz/

 

신랑은 말을 타본 적이 없어서 이 날 무척이나 기대를 했고, 나는 제주도에서 말 탔다가 조련사가 내려주길 기다리는 사이 말이 지맘대로 마구간(!)까지 나를 태우고 말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는 바람에 말타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약간 있는데 훈련이 잘 되어 있다고 하니 이번 기회에 그 트라우마를 떨치고 싶었다.

동생 것도 예약을 했는데 동생은 선천적으로 허리가 좋지 않은데다, 발목까지 좋지 않은 상황이라 예약할 때 말 탄다 몸무게 필요하다하니 다 알려줘놓고 막상 당일날 아침부터 안하겠다고해서 결국 우리 둘만 했다.-_-)

 

 

사진출처: https://www.google.com/maps/place/Backcountry+Saddle+Expeditions+Ltd/@-44.867957,169.015876,3a,75y,90t/data=!3m8!1e2!3m6!1sAF1QipNNPw9_1Ctx23hOpwZjfncARuzbRVMtPchS9Mr5!2e10!3e12!6shttps:%2F%2Flh5.googleusercontent.com%2Fp%2FAF1QipNNPw9_1Ctx23hOpwZjfncARuzbRVMtPchS9Mr5%3Dw188-h106-k-no!7i3264!8i1836!4m11!1m5!8m4!1e1!2s105006611004056048364!3m1!1e1!3m4!1s0xa82b2570a742a049:0x97253b1f23bc939c!8m2!3d-44.867957!4d169.015876?hl=en-AU

 

10년도 훨씬 더 지난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시멘트로 지어진 마굿간에 말들이 즐비하고, 말들은 건초를 먹고 있으며, 조련사가 한 마리씩 꺼내오면 우리는 땡볕에서 말을 인계받아 타고 맨 앞의 말을 조련사가 잡고 걸어가면서 설명도 좀 하고 하겠지? 라는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소나무가 울창한 그늘 아래 목조식 건물이 하나 있고 전체적으로 어디 미국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그런 분위기에 밖에는 말을 묶어둘 수 있는 나무 기둥들이 있고 거기에 여러 마리 말들이 손님 픽업하러(?) 대기중이다.

차를 목조 건물 근처 아무데나 주차하고 내리니 붙임성 좋은 달마시안 멍멍이 한 마리가 마중을 나왔다.

 

옛날에는 말들이 참 크게 느껴졌는데 여기 말들은... 내가 더 커진건가? 아님 말 종류가 다른건가?

생각보다 말들이 작고 배는 엄청 빵빵한 것이 금새라도 뱃 속에서 망아지 한 마리를 해산할 것 같으며, 다리도 생각보다 가늘고 약해보였다. 속으로 아이고... 나 태우고 가다가 쓰러지는거 아닐까.. 염려될 정도로 -_-)

 

나중에 승마 다 하고 어디서 읽었는지 기억은 안나는데, Cardrona 지역 말들은 여기서 태어나고 자란 말들로, 이 지역 특유의 지형(Valley)에 특화된 말들이란다. 아마도 그래서 배가 빵빵하고 다리는 가늘고 말치곤 다리도 짧아보였는지도? 

 

목조 건물은 나름 2층 계단이 있는데 올라가니 진짜 영화 소품같은, 승마관련 장비들이 즐비하게 놓여져있다.

한 쪽은 헬멧을 맞춰 쓰고 썬크림을 바르며 승마준비를 하는 곳이고, 다른 쪽은 사무실인데 대기하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게 소파도 있고 타는 사람들 신상(!)을 적을 수 있게 책상도 있고, 일종의 사무실이다.

보통 예약을 한 사람이 승마에 참여할 동행자들 이름까지 다 적는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면 한 구석에 썬크림이 무려 4갠가 5개가 있다.

 

이미 Mt Cook에서 땡볕에 한 번 크게 데인 우리는, 갖고 간 썬크림으로 얼굴 팔 목에 떡칠을 1차로 하고 거기 있는 걸로 또 한 번 더 덧발랐다. 제일 먼저와서 준비를 마친 뒤 대기를 타고 있으니 10시에 예약한 다른 사람들도 속속 도착했다.

 

부부와 초딩들로 보이는 자녀 2명 가족을 먼저 채비시킨 후 떠나보내고, 우리 그룹은 우리 부부와 혼자 오신 여자분과 다른 부부 그리고 또 한 커플, 7명이다.

 

신상을 다 적고 밖으로 나오니 나이 좀 있어 보이지만 왠지 말 타고 들판을 잘 누비게 생긴 여자분이 안장을 씌운 말들을 한 마리씩 끌고 와서 말 이름을 얘기해주면서 목줄을 건네주며 잡으라고 한다.

그리고 목 언저리를 토닥토닥 하거나 쓸어주며 인사를 하고 친해지란다.

 

 

 

Back country Seddle Expedition에서 가장 빠른 말 중 하나인 Calusa와 함께

 

내게 주어진 말은 Calusa, 갈색에 흰색이 섞인 말인데 눈도 크고 이쁘게 생긴 말이다. ♡_♡

신랑한테는 Arizona라는 말이 주어졌는데 흰색 바탕에 검은색인지 회색인지 점박이다.

Arizona가 Calusa의 아버지란다.

그리고 내 뒤에 따라왔던 말 이름을 까먹었는데, Calusa의 sister란다. Christina 던가?? ㅡㅡa

말 한 가족이 오늘 다 일하러 왔다고 그랬는데 엄마는 어딨냐니까 엄마는 오늘 쉰단다. 저 멀리 말들 무리 속에서.

 

여기는 따로 마굿간이 있는게 아니라 커다란 나무 밑에 어느 정도 공간을 두고 울타리를 쳐놨는데, 냇물도 졸졸 흐르는 곳에 말들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있었다! 

 

말을 한 마리씩 다 건네주고 나면 차례대로 말 목줄대신 갈기를 물리고 승객(?)들을 태운 뒤 다리 길이에 맞게그.. 발 딛는 부분(승마엔 문외한이라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 길이를 조절해주고, 갈기에 연결된 고삐를 쥐어 주면서 어떻게 말을 컨트롤 하는 지 설명을 해준다.

 

일단 발의 위치는 안장에 앉아서 디디는 부분을 항상 발 앞쪽만 디뎌서 발뒷꿈치가 말 배에 닿지 않도록 하란다.

발 뒷꿈치가 말 배에 닿으면 말이 빨리 가라는 줄 안다고.

그래서 빨리 가고 싶으면 발 뒷꿈치로 말 배를 툭툭 치면 된다.

그리고 안장에 손잡이 같은 것도 있는데 만약 말이 풀 먹으려 하거든 거기다 고삐줄을 두어바퀴 감아두란다.

그러면 고개 숙여지지가 않아서 못 먹는다고.

 

방향 조절은 갈기 물린 줄을 잡고 오른쪽으로 가고 싶으면 오른쪽으로 당기고 왼쪽으로 가고 싶으면 왼쪽을 당기고. 서고 싶으면 줄을 내 몸쪽으로 땡기고 주행 시(!)엔 느슨하게 해주란다.

 

그리고 기본적인 주행 자세는 그 끈을 아이스크림 잡은 것처럼 잡으라던데~ 난 워낙 겁이 많아서 한 손으로 그 줄을 움켜 잡고 나머지 손은 거의 안장에 손잡이를 떨어질까봐 달리는 내내 죽어라 잡고 다녔다;;  

 

 

 

옆 농장에 사는 멍멍이가 마실 나와서 우리가 가는 곳마다 쫒아다녔다.

 

오늘 우리를 데리고 2시간 동안 라이딩 할 가이드 이름은 "Rosie"이다.

Rosie가 말에 훌쩍 올라타고 드디어 출발을 했는데, 한국에서처럼 조련사가 맨 앞에 가고 우리는 졸졸졸 따라 가겠지? 상상한대로 처음에는 Rosie뒤를 졸졸졸 따라갔다.

(난 아무 짓도 안했건만 말들이 알아서 따라 간다... -_- )

 

시작부터 말들이 벼랑길 같은 데를 걸어가는데, 왜 넓은 길을 놔두고 떨어질까 겁나게시리 길의 맨 왼쪽, 벼랑 끝을 따라 걸어가는 건지! 

벼랑길이 끝나자 Rosie가 앞서가다 말고 옆으로 비켜서서 말 위에서 설명을 해주는데 말들은 길이 있으면 그 길의 가장 왼쪽 구석으로 걷는 경향이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며, 안 떨어진다고.ㅋ 길의 어디가 안전한 지 이래뵈도 잘 안단다.

떨어질까 무서웠던 사람이 나뿐은 아닌가 보다.-_-;;

 

가면서 Rosie가 Cardrona Valley에 관련한 역사 그런 것도 얘기해주고, Back Country Saddle Expedition의 역사에 대해서도 얘기해주고 Rosie 자신에 대한 이런저런 것들, 경험 뭐 그런 얘기와 손님에 대한 얘기도(기억나는게 두 커플이 말타다가 청혼을 했다는!) 다양하게 얘기를 해주면서 우리가 지루하지 않게 해준다.

 

첨에 막 위태위태한 길 걷다가 평지가 나오면 우리는 우리끼리 줄지어 졸졸졸 따라가며 걷고 Rosie는 옆에서 제법 다그닥 다그닥(?) 달리면서 우리가 잘 가는지 계속 체크한다. 나처럼 다리가 짧은 사람은 다리 괜찮냐고 체크도 하고. ^^

 

참고로 다리 짧은 사람들은 무릎 관절 옆쪽이 아프면 무리하지 말고 승마를 멈춰야 관절을 안다친다고 한다.

난 초반에 한 20분간은 옆보다 앞쪽이 아팠고, 발 디디는 건 자꾸 발에서 빠지려고 하고... ㅠㅠ 

중간에 한 번 내가 무릎 앞쪽이 아프다니 Rosie가 안장 점검을 했는데 더 짧게 줄일 수가 없단다.ㅋㅋㅋㅋㅋㅋ (하아.. 저주받은 몸뚱이 같으니.ㅠ)

 

나 빼고 다들 문제 없는 지 잘가는데 분위기 망치기 싫어서 무릎이 아팠지만 꾹 참고 발만 안 빠지게 초반에 한 10분 되게 용을 썼다. 

이미 점검했던거라 멈춘다고 해결될 것도 아니고 다리는 짧아서 자꾸 발이 빠지려 하고 총체적 난국이었는데, 그 와중에 Rosie는 신나는지 '유후~' 소리지르며 자 달려보자 하고 뛰기 시작하니까 우리를 태운 말들도 덩달아 뛰었다. 한 마리가 뛰면 나머지는 자동으로 뜀;;

말이 달릴 때는 일어섰다 앉았다 하면서 말이 달리는 리듬에 맞춰서 헛둘 헛둘(one two, one two) 하면서 Rosie가 옆에서 같이 달리면서 시범을 보여준다. 그래야 엉덩이도 허리도 안아프다며.  

앉았다 섰다 하면서 발 위치 조정을 몇 번 하니까 나중에는 제자리를 찾아갔는지 괜찮아졌다.

 

신랑은 서양인이라 그런가 제법 헬멧 씌우고 말 위에 올라타니 뽀대가 났는데 빨리 달릴 때 쓰라고 말 엉덩이 떄릴 때 쓰는 지팡이 같은 걸 줬다.(난 안줌.ㅠ)

 

우리 그룹 중에 맨 앞에 탄 사람은 발 뒷꿈치가 말 배에 닿지 않게 해야 되는데 그게 힘든지 자꾸 말 배를 차서 저 멀리 앞서가고, 그 뒤에 부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남편이 빨리가니 덩달아 따라갔다.

저 만치 앞서가는 부부를 바짝 따라 가지 못하고 신랑이 탄 Arizona가 자꾸 간격이 넓어지며 뒤처지자 Rosie가 막대기 준 거 그거 사용하라고 했다.

신랑은 파리도 때려잡는 걸 싫어해서 생포해서 날려보내주는 사람이라 지팡이로 Arizona 궁뎅이를 살짝 탁탁 치니까 사용은 Arizona한테 했는데, 내가 탄 말 Calusa가 눈치까고 탁탁 소리가 나면 '엇! 달리는 타이밍~' 하면서 덩달아 신나게 달려서 왜 훈련이 잘 됐다는 지 알겠더라는! (훈련인가 세뇌인가!!)

 

마의 20분~30분쯤이 지나면 꽤 적응이 되서 그때부턴 탈만해져 경치가 눈에 들어온다.

라이딩 하다보면 땅바닥에 유달리 여기저기 구멍들이 많은데 야생토끼들의 짓이다.

그래서인지 토끼가 죽어서 해골이 된 잔해도 볼 수 있다.

 

Rosie 왈~ 뉴질랜드에는 야생 토끼가 많은데 자꾸 땅을 파헤쳐서 골칫거리인 반면 천적이 따로 없어서 가끔씩 야생토끼들을 총으로 잡아서 토끼 숫자를 조절한단다. 혹시 잔해를 보게 된다면 자기가 게을러서 잡아 놓고 사체수거 덜해서 그런거니 이해하라며;;;

실제로 2구인가 봤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게 생겼...-_-;;

 

라이딩 하면서 야생 토끼들이 막 뛰어다니는 걸 볼 수도 있지만, 옆집 멍멍이가 우리 따라다니다가 토끼 발견하고선 잡으려고 그러는지 왈왈왈~` 거리면서 뒤쫒는데 와~~ 토끼 진심 빠름! ㄷㄷ 결국 안 잡혔다.

 

요 며칠 계속 비가 와서 그런가 맛없게 생긴 버섯들도 자라 있고, 야생화들도 피어 있고, 바람도 솔솔 불고...

바람 맞으며 달리는 구간에서 달리기까지 하면 오~ 이 재미에 말을 타는구나 싶다! +_+

 

평지를 걷다가 달리다가 제법 경사진 오르막길도 올라간다.

말들이 힘든지 막 푸르르~ 푸르르~ 거리기도 하고 오르막길 오르느라 힘들어서 빵빵한 배에 힘주다 보니 복압이 높아지는 지 가다가 길에 똥도 막 푸드드득~ 거리며 리얼 사운드로 싸고.ㅋ

오르막길은 아무래도 올라가는 속도가 더디다 보니 보통 앞 말 꽁무니를 졸졸졸 따라가게 된다.

덕분에 똥 싸는 것도 아주 가까이서 보게 되는데 그리 적나라한 경험은 처음이다. -_-)...

 

말들이 오르막길 올라갈 땐 Rosie가 말 목에 손 얹어 쓰다듬으면서 칭찬을 해주란다. 힘내게!

그래서 난 Calusa한테 수시로 폭풍 칭찬해줌. 무거운 나를 태우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올라가느라 니가 고생이 많다.ㅠㅠ 하고. 말한테 너무 미안했다. 크흑..ㅠ

 

 

 

내 뒷쪽에 따라오던 사람들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Rosie

 

제법 오르막길을 오르고 나면 이런 언덕에서 Rosie가 각자 가지고 온 사진기나 폰으로 사진을 찍어준다.

날씨는 다행히 덥지도 춥지도 않았다. 해도 구름 사이로 나왔다가 들어갔다가.

바람도 솔솔 불어주고. 오늘 날씨 최고임!! 乃

 

 

 

우리 부부도 사진을 찍었는데, 신랑이 탄 Arizona는 멈춰서기만 하면 눈을 감는다.

 

남들은 다정하게 붙어서 사진을 찍는 것 같은데, 우리 부부는 멀찌감치 떨어져서 세우길래, 우리도 가까이 찍고 싶다고 했더니 Rosie 말이 Arizona가 딸인 Calusa를 자꾸 못살게 군단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좀 멀찌감치 세워놨다는거다.

 

 

 

말타트라 신난 신랑과 멈췄다 하면 졸기 시작하는 Arizona.

눈 좀 떠! Arizona!! Rosie가 아무리 깨워봐도 소용없다. 수면부족인가..-_-)

 

 

 

 

Calusa는 똑똑하기 그지 없다. 영리하게 생겼는데 위에서 보면 더 멋짐!  ♡_♡

암컷이라는 말을 들어서 뭔가 얌전하고 순진하고 앞머리(?)도 예뻐보이는 Calusa.

 

 

 

우리 저기까지 가는거야?

어머나 어머나~` Arizona의 매끈한 뒷태가 멋지다 *^^*

 

사진들을 다 찍고 나서 다시 이동을 하려는데 Arizona가 졸다가 깬 건지, 가기 싫어서 심통이 난 건지 Rosie가 걱정했던 대로 Calusa가 Arizona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Arizona가 갑자기 Calusa를 물려고 달려드는 거다. 허걱!

한두 번 겪은 게 아닌지 Calusa가 재빨리 피해서 물리진 않았지만 갑자기 Arizona가 껑충거리며 물려고 해서 신랑도 나도 놀램.ㅠ

 

 

신랑 왈~ 같이 마실 나온 다른 말들한테 작업 걸고 싶은데 딸이 뒤에 졸졸 따라와서 거슬려서 화풀이 하는 거라며.ㅋㅋㅋ

왜 엄한 딸한테 못살게 구는 지 원. 그 부녀의 속사정은 우리가 알 길이 없다.-_-

 

 

 

저 멀리 파란 지붕이 우릴 따라 다니던, 자유로운 영혼 멍멍이의 주인이 사는 곳이다.

이 넓은 데를 헥헥헥 거리면서 누비는 중간중간 라이딩하는 우리를 계속 따라 다님.

 

가다보면 들판에 빨갛고 새까만 열매들이 많이 보이는데 종류가 여러가지 되는 것 같아서 어떤 걸 말하는 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목적이 있어서 일부러 심었겠다는 느낌이 드는 열매들이 있다.

그 열매가 레몬보다 3배나 비타민 C가 많아서 중국에서 들여와 키우는 거란다.

 

 

 

시냇물에서 물을 마신 후 언덕을 올라가는 길

 Arizona는 물을 안 마셔서 먼저 올라가서 기다리던 신랑이 사진을 찍었다.

 

매마른 들판도, 토끼굴이 보이는 길도, 언덕도, 가다 보면 비가 왔는지 땅이 질어서 진흙투성이인 곳도 지나가고 막 가시가 송송 나 있는 나무들 사이도 긁히거나 말거나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가기도 하며(그럴 땐 약간 돌아가게 고삐로 조정을 해주면 좋다. 나를 위해서! 말은 신경도 안씀 -_-) 위에 사진처럼 냇물도 건너서 지나간다.

냇물을 지나갈 땐 말들이 물을 먹게 해주라고 한다.

 

하긴 무거운 몸뚱아리 태우고 2시간을 가는데 물이라도 좀 마셔야지.ㅠ

Rosie가 물은 말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먹이라고 하는데 충분히 마시고 나면 알아서 움직인단다. 

고삐 끈을 느슨하게 해주었더니 쭈웁~ 쭈웁~ 이러고 한참을 마신다.

간혹 말 중에는 좀 더 깨끗한 물 마시려고 더 위로 냇물따라 올라가는 경우도 있단다. 똘똘한 것들!

지나가는 곳은 아무래도 앞에 말들이 첨벙첨벙해서 흙탕물일테니. 

 

신기한 건 냇물을 두 군데인가 세 군데 지나가는데 한 번 물을 마셨던 말은 다음 번엔 안 마셨다.

한 번에 자기가 원하는 양을 양껏 마시고 다음 번엔 봐도 그냥 지나감.

말마다 원하는 냇물이 다른 건지, 첨에 안 마시던 말이 나중엔 마시기도 하고, 첨부터 마시고 나중엔 안 마시는 말도 있고.   

 

 

 

내 덩치에 비해 말이 작아 보인다. 미안해 Calusa! ㅠㅠ

 

라이딩 루트가 겹치지는 않는데 돌아갈 때쯤이면 말들이 배가 고픈지 그 빨갛고 까만 열매들을 먹으려고 한다.

그럴 때 내버려두지 말고 고삐를 당겨서 안장에 줄을 묶어둬야 못 먹는다.

신랑말 Arizona는 수시로 열매를 먹으려고 했는데, 마음 약한 울 신랑은 Arizona가 하는대로 내버려둬서 자꾸 앞에 사람들하고 거리가 멀어지자 Rosie가 고삐를 당겨 못 먹도록 하란다. 

사람 태우고 다니느라 고생하는 건 알겠지만, 말들이 지금은 일을 하는 중이고, 보상은 돌아가면 바로 충분히 주니까 미안해하지 말고 지금은 일을 하도록 하라는 거다.

 

Calusa도 세 번 정도 열매나 풀을 먹으려고 시도했는데 내가 저지를 시켰...! 난 냉정함.ㅋ

 

돌아가는 길은 아무래도 언덕까지 올라갔으니 내려가는 길도 있다.

길을 내려갈 때는 밸런스 맞추기 위해서(중심잡기 위해서) 몸을 뒤로 젖히란다.

그래야 떨어질 염려도 줄테고.

 

그 일대를 한 바퀴 돌아서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오면 왼쪽엔 커다란 아름드리 나무가 있고 그 아래에 유유자적 서 있는 말들이 보이고, 소나무가 울창한 목조 건물 앞에 도착하면 베테랑 아주머니와 다른 가이드들이 말 먹이를 가지고 기다리고 있다. 

 

Rosie가 말한 그 보상이라는 것이 말구유에 건초를 잔득 담아두면 오손도손(?) 서서 먹이를 먹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았는데 천만에.

각자의 머리에다가 건초를 담은 긴 주머니를 걸쳐주면 그 상태로 서서 먹는거다. -_-;;

Feedbag이라 불리는 건데 처음 봄. 개 신기했슴. 근데 사진을 또 안찍은...

 

말구유에 소한테 짚 주듯이 건초를 풀어헤쳐 놓고 같이 먹으라고 했으면 아마 Arizona가 Calusa를 제대로 깨물고, 많이 먹는 말, 적게 먹는 말 등 말이 많이 나오고 말이 많을 것 같은 것이... 일한 보상을 공평하게 못 받을 것 같긴 하다.


Feedbag이 입을 거의 가리기 때문에 깨물릴 일도 없고 7마리 말이 모두 손님들이 내리자마자 공평하게 주어진 것을 오롯이 먹는데 집중할 수 있고 말이다.

 

 

 

라이딩을 즐겁게 마친 신랑과 Rosie 기념사진을!

너무 즐거웠다며 신랑도 고마워하고, Rosie도 흡족해 모두에게 웃음꽃이 폈다. ^_______^*

 

우리 그룹이 7명이라 말들이 물 마시는 시간도 있고 해서 우리는 최종적으로 2시간 15분 정도 탔는데, 워낙 잼나게 라이딩해서 돌아가자니 아쉬웠다. 첨에 무릎 아파 죽겠던 것도 까먹고.ㅎㅎ

 

동생은 안그래도 안 좋은 허리 2시간 탄다고 하니 허리 나갈까봐 안타서 $75씩 3명분인 $225을 내고 2명만 탔는데도 불구하고 동생이 못 타서 날리게 된 그 돈이 하나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정말 만족스러웠다.

나도 별점 5개 만점 중에 10개 주고 싶었음!

 

라이딩 끝나고 말에서 내릴 때 다리가 뻐근한 것이 좀 저릿저릿한 건 있었지만 한 5분쯤 있으니 금새 좋아졌다.

오늘 같이 라이딩한 사람들 전부가 Rosie에게 고맙다고 인사하고 이제 점심을 먹으러 가기 위해 차로 돌아오니, 동생은 오늘도 소나무 그늘 아래 차 안에서 팔자좋게 의자 젖히고 누워서 폰으로 인터넷 삼매경이다.   

 

떠나올 때 쯤 보니 Back country saddle 소유 트럭 짐칸에 우리랑 같이 뛰어다니던 멍멍이가 그 베테랑 아주머니한테 잡혀가지고 꼼짝마라고 목줄 채워져 있었다. 얘는 여기 있으면 안되는 애라 돌려 보낼거라며. 

 

정말 재밌었다 고마웠다 언젠가 또 보자 인사하고 다음 목적지인 Cardrona Hotel로 갔다.

 

 

 

Cardrona Hotel은 솔직히 크게 끌리지는 않았던 곳이었지만, 뉴질랜드 루트카페 카페지기님이 루트짤 때 들를 곳으로 추천 자주하시는 것 같아서 지나가는 김에 우리도 가보자, 뭐 추천하신 이유가 있겠지 하고 백만년만에 점심을 챙겨먹기위해 들렀다.

 

사진으로 본 Cardrona Hotel의 첫인상은 '아니 무슨, 이 건물은 골판지로 애들 놀이용집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무려 "Hotel"인 것이여?' 였다.  

왠지 Hotel이라고 하면 건물이 웅장까진 아니더라도 크고 높고, 좀 뽀대도 나야할 것 같고 그런데 1층에다가 골판지 무늬에 다가... -_-) 건물이 작고 허름해 보이는 것이...

앞에 주차되어 있는 차는 빈티지나고 클래식한게 인정이다만.

 

 

 

 

연두색 건물 옆 오른쪽이 Cardrona Hotel이고 도로 왼쪽 편은 다 주차장이다.

 

옆에 있는 건물들도 죄다 같은 처지다. 다 골판지 임...;;

무슨 미니어쳐 마을 그런 곳에 온 것 같은 느낌? 장난감집같이 느껴졌다.

 

그리고 점심을 먹기위해 건물 안으로 들어섰는데...!

 

.

.

!!!!!!!!!!!!!!!!!!

 

 

 

한 발짝 들어서면 입구에 어메이징한 가구들이 놓여있다.

 

 

세상에나 마상에나!  @_@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란 말을 아시는가?

아니 어쩜 겉과는 다르게 속은 이렇게나 고급질 수가 있는지! 소파에 광나는 것을 보시라!

 

진짜 머릿 속에서 쿵 소리가 났다. 심장도 아니고 머릿 속에서!!

겉만 보고 판단한 내가 너무 부끄러웠다...

뉴질랜드는 편협하게 생각하는 나를, 함부로 판단하는 나를, 참 여러모로 부끄럽게 만들고 반성하게 한다.

크흑..ㅠ

 

 

 

추운 날씨도 아니건만, 멋을 아는 집주인(?)이 벽난로에 불도 지펴놨다. 이 대낮에!!

 

소파가 아주 그냥 반들반들 원래 고급진 건지, 시간의 때가 묻어서 더 광나 보이는 건지.

저렇게 클래식하고, 비싸보이고, 고급진 소파는 첨 봤다. 진심, 레알!! 한두 개도 아니고 여러 개!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시대 유럽 어디 귀족집 응접실에 서 있는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있다.

 

 

 

반대쪽도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피아노와 반지르르한 소파들이 있다.

 

입구에서 들어서면 안 쪽에는 과거에는 있었을 법한 문들을 터 버려서 나름 넓은 공간이 있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음식과 음료, 술 같은 것을 주문하는 카운터가 있다.

 

아침에 샌드위치를 먹었고, 아침먹은 지 3시간 정도 지난 시점이라 배가 많이 고프진 않았지만, 그래도 이 분위기 좋은 곳에서 오래간만에 점심을 먹어보자고 음식 주문을 했다.

 

어느 분 후기에서 보니 해산물 모듬요리와 버거와 피쉬엔 칩스였던가..ㅡㅡa

한 가득 주문 한 걸 보고 똑같이 시키려고 했는데 신랑과 둘이서 암만 눈비비고 찾아봐도 예상했던 메뉴를 못찾겠는거다. ㅜㅜ

사람들은 자꾸 우리 뒤에 줄을 서고, 얼른 정해서 주문을 해야 되는데!!

 

그래서 급한대로 그나마 발견한 해산물 모듬요리와 호박매니아인 신랑은 '오늘의 스프'인 호박스프를 먹겠단다.

음료는 동생이 사랑한 Ginger beer와 드디어 발견한!! 뉴질랜드산 맥주 인기순위 1위 Speights, 그리고 무난한 Lemonade.

간 밤에 신나게 Tui를 마셨는 지 둘 다 술은 별로라고 해서 줄 곧 Speights 맛이 궁금했던 내가 맥주를 마시기로 하고.. 흐흐흐 (결론은 Cardrona Gold Lager가 더 낫다.ㅠ 뉴질랜드를 떠날 때 싸오고 싶을 만큼!)

 

음식 주문하는 사이 동생은 자리를 맡으러 뒷뜰로 갔다.

이미 호텔 내부에서 충격을 먹었던 터라 이 호텔에 대해서 언급한 말 중에 '뒷뜰로 나가면 넓고 좋습니다' 이 말이 떠올라서 얼마나 좋을까 두근두근 기대를 하면서 뒷뜰로 가니...!

 

 

헐?????????

 

 

 

여기를 방문한 사람들이 얼마나 질문을 많이 했으면 뒷뜰에 자주 묻는 질문과 답을 따로 적어 모셔놨다.

 

진짜 입이 떡 벌어졌다. 아직 겨울도 아닌데!

야외에 돌로 만들어진 난로라니! 그것도 대형으로!! 불도 지펴진 채로!!!

(실제로 보면 정말 멋짐!! 乃乃)

 

캬.... 진짜 이 호텔 주인이 누구인지 정말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이건 완전 내 로망인데! 어쩜 이렇게 제대로 취향저격이신지. 허허허

주인님이 누구니~? 어떻게 이렇게 잘 꾸미셨니~?(feat. JYP) 직원 붙들고 물어보고 싶었을 정도로.

 

 

자, 잠시 호텔 뒷뜰 전경 구경을 해 봅시다. 따라오세요~

 

 

뒷뜰에서 처음 만나는 대형 돌난로.

옆에 루지타러 올라갈 때 쓰는 리프트 같은 것도 있다. 저건 좀 오잉 뭐지?스러움.

 

 

 

뒷뜰로 나오면 바로 오른쪽. 작지만 놀이 공간이 있다.

중간에 푸른 주머니 같은 건 Bean bag이다 기대어 앉으면 완전 편함 +_+

 

 

 

뒷뜰로 오른쪽 대각선 방향에 서서 호텔 건물을 마주보고 찍었다. 

파란 파라솔 아래 나무로 된 식탁+의자들이 있다. 

양달과 응달을 선호하는 이들 모두를 고려한 이 섬세한 손길 캬~` 

 

 

 

뒷뜰로 나와서 맨 왼쪽. 호텔입구라고 적혀 있는데, 실제 숙박하는 곳인 모양이다.

 그 위에는 얼마나 관리가 잘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실한 포도가 익어서 주렁주렁 달려있다.

 

 

 

포도 덩쿨 아래에 있는 자그마한 꽃가든에 꽃들이 탐스럽게 펴 있다.

사진의 왼쪽이 호텔내 실제 숙박 건물.

 

 

 

녹음으로 둘러싸인 뒷뜰의 왼편에 자리잡고 앉은 신랑과 동생.

 

 

 

뒷뜰 맨 끝에서 호텔쪽으로 바라보면서 찍은 전체 전경이다.

우뚝 솟은 나무 아래 돌로 만들어진 난로가 보이고 그 주위로 질서정연하게 놓인 나무 탁자들이 있다.

 

뒷뜰에서 바라보는 전경은 호텔 밖에서 쳐다보는 것과 천지 차이다.

잔디도 어찌나 파릇파릇하고 깨끗하고 싱싱(?)하고 단정(!)한지.

 

멋진 전경 계속 구경하고 싶어서 여기 저기 널브러져 있는 Bean bag중 하나를 챙겨 들고 뜰의 맨 뒷쪽에 있는 나무 밑에 털썩 주저 앉았다.

Bean bag에 눕다시피 기대어 있으면 참 편하다. 일어설 때 잡을 데가 없어서 그렇지.-_-;

너무도 깔끔한 뒷뜰 전경에 감탄사 연발하며 Bean Bag에 기대 앉아서 있으니 신랑이 손짓한다. 음식 나왔어~` 

 

 

 

우리가 주문한 Seafood flatter와 Pumpkin soup.

 

호박스프만 덜렁 나오나 했더니, 역시나 센스 만점 호텔답게 빵도 같이 나왔다.

저 빵 호박스프에 찍어 먹으면 맛있슴!

 

그리고 해산물 모듬은 오징어 링과, 새우꼬치, 초록홍합, 빵, 생선튀김, 스프링롤 같은거랑 중간에 길게 삐죽 나온건 튀김옷이 대부분이고 안에 새우가 들어있다.

보기엔 양이 많아 보이지만 혼자서도 다 먹을 수 있슴. 전부 2개씩. 급하게 시켰는데 2인용인가 보다;;

각각의 가격은 영수증에 표기가 안되어 있어 기억은 안나고, 우리가 시킨 음식 총 가격은 $76이다.

 

 

 

뒷뜰을 나가는 길에 보니, 자주 묻는 질문 판때기 뒷쪽에는 여러 나라말로 헤어질 때 쓰는 인사말이 있다.

중국어도, 일본어도 있는데... 한국어는 없슴. ㅜㅜ

 

Cardrona Hotel은 진짜 이번 뉴질랜드 여행 중에 가장 잘 꾸며진 장소였다.

이렇게 잘 꾸며진 호텔의 숙박시설은 어떨까? 문득 궁금해졌는데 다음에는 꼭 여기서 1박을 해보리라~.

 

떠나기 싫었지만 오후에 Onsen Spa를 4시 반에 예약해둬서 우린 또 길을 떠나야 한다.

그렇게 2연타로 마음에 쏙 들었던 Cardrona 지역을 아쉬운 마음으로 떠나 드디어 많은 이들이 그토록 격찬하고 가고 싶어하는 장소인 Queenstown으로! 두근두근~

 

 

그러나 그 전에 우리는 악명높은(!) Cardrona Valley를 무사히 지나가야 한다. 

Cardrona Valley를 지나 Queenstown 가는 길이 위험하다는 글을 후기서 종종봐서 미리 동생한테 조심하라 언질을 해뒀다.

 

 

 

가는 길이 어째 점점 지대가 높아지는 가 싶더니 점점 더 산쪽으로 가는 것 같다.

 

 

 

한국에서 강원도 어디 ~재 나 ~령, 경상북도로 치면 아주 옛날에 감포가는 길이 떠오르는 길이다.

 

지대가 높은 곳에서 꼬불꼬불하고 한 쪽은 낭떠러지 같은 길을 달리다가 Arrow junction에 가까워지자 갑자기 길이 막 지그재그로 아주 각도도 신랄하게 꺾어주시면서 내려간다.(아래 지도참고)

 

 

 

 

위에 전체적인 지도를 미리 보고 간 게 아니라서 도로가 저렇게 막 저학년 초딩들이 미술시간에 선긋기 연습하는 것 마냥 막 그어 놓은 선 같을 줄은 몰랐다;; 다시 보니 삐쭉삐쭉한게 악몽의 Clay Cliffs 같기도 하고! ㄷㄷ 

이제 막 가을 초입이고 비가 안왔기에 망정이지 겨울에 눈이라도 온다치면 여기 정말 미끄럽고 위험하겠다 싶었다.

정말 안.전.운.전 해야 할 곳 중에 하나이다.

 

동생은 감포 가는 길이 새로이 길이 뚫리기 전에 그 꼬불꼬불한 길을 운전해서 다녀오곤 해서 그런가 다 내려와서는 별거 아니네~ 시크하게 한 마디 던졌다. 

 

 

 

이제 가을이고, 우리는 Valley를 지나온 터라 흙 때문이건, 풀들이 단풍들어서 누래졌건 간에 매말라 보이던 풍경들이 한참 이어지다가 Queenstown에 도착하기 전에 있는 Arrow town에 가까워지면 갑자기 녹음이 짙게 깔린다.

 

그리고 우리는 Arrow town을 가볍게 지나쳐서 Queenstown으로 바로 들어왔다.

Arrow town은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마을인데, 너무 마을 전체가 상점들로만 가득해서 별로였다는 평이 많아서 나도 이때 별로겠지 싶어 바로 숙소로 향했다.

 

 

 

 

오늘 우리가 묵을 숙소는 Queenstown Lakeview Holiday park.

 

위치는 Skyline 가는 길 바로 코앞에 왼쪽에 있다.

Skyline 곤돌라 타는 곳 바로 왼쪽에는 사실 공동묘지(!)가 있는데 무섭고 그렇진 않았고, 그 공동묘지에 인접해서 호수쪽으로 Holiday park 지역이 넓게 있다.

우리가 묵은 빌딩은 Skyline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다.

앞문으로 나와서 찍은 사진인데 위와 같이 생겼고, 건물 중간에 부엌이 있다.

 

과거에 이 건물을 지었을 때에는 Lake Wakatipu가 보였는지는 모르겠다만, 지금은 암만 까치발하고 내려다봐도 호수가 안보인다. Queenstown Lake"direction" Holiday park라고 개명해야될 판..ㅡㅡ^

 

 

 

 

방 안은 정말 심플하다. 2인용 침대, 2층 침대, 탁자와 문 입구에 소형 냉장고와 선반에 간단한 식기가 있다.

원래는 숙소로 안 쓰였던 건물인 건지, 방안에 손잡이 달린 문이 떡하니 오른쪽에 붙어 있는데, 안열린다.

방출입문은 두 군데인데, 열쇠로 잠그고 여는 곳은 뒷쪽에 있고, 주차도 그 바로 앞에 할 수 있다. 

사진에 보이는 문을 열고 나가면 일종의 테라스 개념인데 1층이라서... 앞에 작은 탁자와 의자도 2개 있다.

(천정이 없어서 비오면 젖는 건 함정)

 

방안은 호텔 같다. 2층 침대가 있는 것만 빼면.

이번 Holiday park는 꽤 여러가지 제약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떠들어서 민원이 들어오면 $50 벌금이 있단다. -_-;;;

그리고 부엌도, 세탁실도 밤11시부터 오전 6시까진 사용불가란다.

 

 

 

부엌은 이렇게나 넓건만 하지 말라는 건 왤케 많은 지.

걍 안쓰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

 

공용 부엌에 가면 씽크대나 스토브 아래로 수납공간이 있는데, 각 문마다 숫자가 붙어 있다.

방번호에 해당하는 서랍장을 열쇠로 열어보면 4인분에 해당하는 식기들과 수세미, 티타올, 각종 요리도구까지 비치되어 있다.

공용으로 쓰는 건 사진에 보이다시피 스토브, 전자렌지, 오븐, 토스터, 냉장고(방에도 있지만 또 있슴), 그리고 각종 소스팬과 프라이팬 정도다.

 

대충 어디에 뭐 있나 둘러보고, 밀린 빨래를 하기 위해서 세탁에 필요한 토큰을 Reception에서 사왔다.

개당 $4씩.

세탁기 사용 가격은 Holiday park나 YHA나 다 같은데 건조기는 여기가 젤 비싸다.

 

 

 

세탁과 건조용 토큰

 

위에 눈알 없는 곰인형 같은 게 세탁기용, 동그란게 건조기용.

참고로 다른 숙소에는 일반 동전을 사용했는데 여긴 특이함.

 

Onsen spa에 가기 전에 밀린 빨래를 돌리기 위해 다들 샤워하고 옷 벗어서 내라고 하니, 신랑이 갑자기 고백을 한다.

 

'사실은... 이거 어제 니가 굴린 돌멩이에 맞은 거야'

 

이게 뭔 소린가 하고 봤더니 신랑 오른쪽 무릎에 손바닥보다 더 큰 넓이의 멍이 시~퍼렇게 들어 있다.ㅜㅜ

아니, 의사 양반! 이게 무슨 소리요~! 내가 고X라니... 는 아니고 내가 그랬다니!!

 

생각해보니 Clay Cliffs에서 사활을 오가며 내려오는 길에 제법 큰 돌멩이 하나를 디딜려고 하는데 쑥빠져서 굴러 떨어뜨리긴 했다.

그래서 찰나이지만 저거 맞으면 어쩌지 했다가 내 코가 석자라 더 신경쓰지 못했고, 신랑의 "아악!"이라던가 "윽", "컥" 이런 소리가 안나서 그 뒤에 그 돌이 어디로 튀었는지는 내 목숨이 위태로운 마당에 굳이 쳐다볼 정신도 없었고. 

 

신랑 말이 내가 디디려고 체중 싣던 돌이 쑥 빠져서 굴러떨어지는 걸 다행히 포착을 해서 저 돌이 가까이 오면 피해야겠다하고 피하려는 찰나 신랑 바로 앞에서 그 돌이 하필 다른 돌위에 떨어져 튀어 오르더니 무릎을 정확히 강타했다는 거다;;;

 

안그래도 사지를 헤매다 내려온 나한테 니가 굴린 돌에 맞았다고 말할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이제서야 얘기하는 거라고.

 

근데 난 전혀 몰랐다...

돌을 워낙 많이 굴려 떨어뜨려서 -_-) 맞으면 위험하겠다란 생각은 했지만 진짜로 맞았을 줄이야.ㅠㅠ

 

신랑한테 미안하다 내가 정신이 없어서 신경도 못 썼다. 많이 아프냐 하니 괜찮다고 하는데 시퍼렇다 못해 보라빛이 돈다 크흑.ㅜㅜ

Clay Cliffs는 진짜 사람 여럿 잡는 곳이다!

 

 

빨래를 돌려 놓고 내일 일정표를 보니 이런! Queenstown에서 할 Activity 예약을 하나도 안했다.

그래서 부랴부랴 뭐할지 결정한 다음 Holiday park Reception으로 다시 가서 대리예약을 부탁했다.

 

근데 아놔....

동생이 기대했던 Nevis Swing이 5일치 후까지 모든 시간 Full book이란다. 덴장.ㅠ

우리는 7일날 돌아가는데 9일까지 다 예약되어 있다니...

그거 하나 바라보고 왔다며 어찌나 아쉬워 하는지. 난 왜 이렇게 이번 여행에서 삽질 투성인지.ㅠ

나름 준비한다고 열심히 했는데 생각보다 헛점이 많아서 자괴감이 들었다 크흑.ㅠ

진작 좀 조회해볼 껄. 미리 예약먼저 하고 올껄...

Activity는 Queenstown가서 해도 된다는 말을 너무 믿었나 보다.

 

급한대로 일단 내일 아침에 Luge가 Skyline에 있고 가까우니 그것부터 먼저하고 오후에는 다른거 생각해보자고 이것 저것 물어봐도 다 싫단다.ㅜㅜ

 

번지는 발목이 안 좋아서 패스, 스카이다이빙은 동생 동창 중에 한 명이 스카이다이빙 하다 사고나서 반신불수란다.ㅠ 그 말을 들으니 더 하라고도 못하겠고 ㄷㄷ

Shotoverjet은 물 다 튀어서 싫다하고.... 할 게 없다 덴장... -_-)

 

미리 예약을 했어야 했는데, Activity를 기대했을 동생에게 너무 미안해서 숙소로 돌아와서도 계속 후회와 아쉬움만이...ㅠㅠ

어제 오늘, 이 비루한 몸뚱이가 아주 그냥 심신이 너덜너덜해졌다.

 

 

어제는 팔다리 근육을 과하게 썼고, 오늘은 말타느라 평소에는 쓸 일 없는, 말 움직임에 따라 씰룩씰룩 과하게 움직였던 허리에, 짧은 다리로 초반에 각이 안나와서 고생했던 무릎에, 말똥을 쏟아내가며 오르막길 언덕을 애써 오르는 Calusa를 격려해주기 위해 자주 몸을 숙여 목덜미를 토닥토닥 했더니 팔이 짧아서 그런가 등도 땡긴다. 

 

혹시나 이럴까봐 승마 후에 Onsen Spa를 하도록 예약 했는데, 승마 다 끝나고 나서 Rosie가 이거 끝나고 어디 갈꺼야? 묻길래, Cardrona Hotel가서 점심 먹고 저녁에는 Onsen Spa 갈거라고 했더니 쌍따봉을 날리면서 '와~ 너 제대로 알고 있구나! 최고의 코스야!'라며 남은 여행을 잘하라고 했었다.
 

Onsen Spa는 정확한 명칭이 Onsen Hot Pools인데, 여기가 좋다는 후기를 많이 봐서 원래는 여행 말미에 모든 일정을 다 마치고 지친 심신을 달래자 싶어 막날에 하고 싶었지만, 20여일 남겨두고 Bookme.co.nz에 들어가니 거의 다 차고 내가 고른 Tandeki는 오늘자가 4:30pm에 정말 딱 1자리 남아 있었다.

낮시간 밤시간 가격이 다른데, 낮밤 따질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할 수 있는게 어디냐며 겟!

 

뭐 시기적으로는 오늘이 딱이긴 하다. 신랑과 동생은 모르겠지만 난 진짜 지쳐있었으니까. 

 

 

 

향초와 타올, 무료로 제공되는 1잔의 알코올(이 지역에서 만든 괜찮은 와인이나 맥주) 혹은 쥬스와 아이스크림, 바삭바삭한 과자(chips의 영국식 표현이 Crisps), 쵸콜렛 중 1가지를 1시간동안 사적인 공간에서 몸 담그는 동안 즐길 수 있게 제공함.

 

* 어린이는 5세~11세는 어른과 함께. 

어린이 방침.

 

우리 건강 방침에 따라 5세 미만은 쉽게 열받(!)거나 탈수가 될 수 있어서 탕 안에도, 탕이 있는 방에도 들어갈 수 없슴.

그리고 5시 이후에는 모든 고객들의 편안하고 조용한 환경 조성을 위해서 11세 이하는 시설을 이용할 수 없슴.

 

 

Bookme나 Onsen 홈페이지나 가격은 똑같고, 다른 옵션도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예약은 이리로:

https://www.onsen.co.nz/hot-pool-massage-experiences/

www.Bookme.co.nz

그냥 pool 만 하는 거랑, Tendeki랑 massage+pool 3가지 옵션이 있음.

 

숙소에서 좀 쉬다가 차로 10분 거리지만 혹시나 길 막힐까봐 4시 조금 넘어서 나섰다.

Onsen Hot pools에 가는 길은 Shotoverjet하러 가는 길과 같은데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간다.

간판이 작고 지나치기 쉬우며, 여기가 맞나?? 싶게 위치가 좀 애매하게 있으니 Top 10 Holiday park가 보이면 긴장타시라. 곧 우회전 해야 되니.

 

주차장은 정말 생뚱맞게 위치해 있는데, 공간도 좁고 주차할 수 있는 장소도 적다.

주차장에 주차할 때 가뜩이나 공간이 좁은데 앞 건물이 네모난 쇠파이프 같은 걸로 건물 보호차 테두리 만들어놔서 뾰족한 부분에 차 긁힐 위험이 있으니 조심할 것!

우리도 안쪽에 한 자리가 남아 있어서 꾸역꾸역 안으로 들어가다가 뭐가 기기긱 거리면서 옆구리에 긁히는 소리 같은 게 나서 식겁했는데 내려서 보니 요란한 소리에 비해 어디 긁혔는지 워낙 첨부터 스크래치가 많은 차라 티도 안났다. -_-)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Hot pools 건물이 바로 있는게 아니라 자잘한 자갈이 있는 비포장길을 걸어 아랫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표지판에 100m라고 적혀 있는데 지그재그로 급경사 내리막길(장애인용길)이거나 계단길인데 계단으로 가면 경사가 급한 대신 금방이다.

 

 

 

여러 음료 중에 뭘 마실지, 아이스크림은 어떤 맛을 원하는 지 Reception에서 고를 수 있다. 

사진 찍는 오른쪽엔 샤워시설이 있다. 탕에 들어가기 전에 몸 한번 헹구고 들어가란다.

 

Onsen은 반은 실내, 반은 야외같은 느낌의 Hot pool이다.

앞쪽은 사진처럼 뻥 뚫려 있지만 사진찍는 뒷쪽은 문이 있고, 프라이버시를 위해 잠글 수도 있고.

 

Pool은 자체가 나무로 되어 있는데 그간 얼마나 많은 손님들을 받아냈는 지, 나무 부분이 항상 물에 잠겨 있어서 썩는지 색이 꽤 시커멓게 변하는 단계이고, 손이 닿기 힘든 곳에는 물이끼 같은 것도 조금 있고, 3시방향쯤엔 씽크대 채구멍처럼 동그랗게 물이 빠지는 구멍도 있다. 물은 어디서 계속 들어오는지 그 구멍을 손으로 막고 있으니 수위가 올라간다.

 

탕 너머에는 밖이 훤히 다 내려다 보이는데 아래는 Shotoverjet을 즐기는 보트들이 오고 가는 Shotover 강이 흐르고 있다.

원래 항상 저렇게 오픈되어 있는 건 아니고 닫는 가림막 같은게 천정쪽에 보면 있다.

왼쪽벽에 하얗게 네모난 것이 Pool 사용 버튼에 대해 설명해 놓은 것이다.

 

탕 왼쪽 바닥에 보면 버튼이 4개 있다.

하나는 찬물을 섞을 수 있는 버튼인데 조심할 게 물이 천정쪽에서 아래로 떨어진다.

그리고 또 다른 버튼은 사진처럼 저렇게 부글부글부글 거품을 만들어주는 건데 탕 안에 총 4군데에서 거품이 나온다. 저 거품에 등이나 다리 대고 있으면 마사지 받는 거 같고 아주 좋다.  

그리고 다른 버튼 한 개는 바깥에 가림막 버튼인데,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비가 심하게 온다거나 하면 투명한 재질(?)의 플라스틱인지 비닐인지로 가릴 수 있게 내려온다.

 

그리고 다른 한 개는 뭐였지..ㅡㅡa 기억이...^^;;; 암튼 4개 있음;

(주로 버튼을 조작했던 신랑 왈~ 그냥 비어있는, 기능 없는 거란다.)

 

Omarama에서 즐겼던 Hot tubs와 비교해서 보자면 자유롭게 물 온도 조절이 가능했던 Hot tubs와는 달리

Onsen은 물 자체가 뜨겁지 않다.

미지근에서 살짝 따뜻한 정도?

이미 정해진 온도에서 더 차갑게 할 수는 있지만 우리가 물 온도를 뜨겁게 조절 할 수는 없다.

다만 물 온도는 계속 유지가 되는 건지 1시간 지난다고 차가워진 느낌은 못 받았다.

 

더 뜨거운 물을 원한다면 예약시에 혹은 도착하기 전에 미리 전화를 해서 더 뜨겁게 해달라고 요청하라고 되어 있는데, Onsen만의 서비스를 그대로 느껴보고 싶어서 따로 신청은 안했다라고 쓰고.. 실상은 귀찮아서 그냥 내버려뒀다. -_-)

 

거품이 부글부글 나는 건 한번 누르면 한 15분 정도 지속이 되는데 이게이게 참 좋음!!

한 군데도 아니고 4군데라서 각자 그 앞에서 등 대고 있으면 된다. ㅎㅎ

그리고 물이 뜨겁지 않기 때문에 안 삶겨(!)서 그런가 1시간 내내 물 안에 있어도 지치는 느낌이 없고 제대로 뭉친 근육들이 잘 풀어지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는 Onsen의 거품과 지치지 않음, 그리고 천천히 근육이 풀어지는 느낌이 좋았는데, 신랑은 Omarama의 바깥에 덩그라니 놓여있던 유니크한 Tub과 온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면서, 호스로 장난칠 수도 있었던 Hot tubs가 더 좋았단다. 시간도 1시간 반이고.

 

Onsen은 뭔가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50분쯤 지나면 직원이 문을 똑똑똑 두드리며 10분 남았다고 알려준다.

그리고 Reception에서 시간을 지켜보고 있다가 문 위에 플래쉬 라이트가 있는데 시간 오버하면 거기 불들어오고 소리도 나고 난리날 거라니까 직원이 문 두드릴 때 준비하라고;;;

말만 들어도 뭔가 압박 받고 쫒겨나는 기분이다.

 

얼른 나가야 얼른 청소해서 다음 손님 또 받지.. 뭐 이해는 된다.

항상 자리가 넘칠 것으로 추정되는 Omarama의 Hot tubs와는 다른 점이다.

Omarama에서는 1시간 30분이 되기도 전에 지쳐가지고 나왔지만.ㅋ 그러고 보니 거기는 시간이 다 되면 어떻게 부르러 가겠다는 설명을 안해줬는데?ㅡㅡ??

 

향초가 딱 1시간짜리인 지 향초가 다 타기 전에 씻었는데, Pool room의 샤워기는 성별이 같은 신랑과 동생이 쓰고, 나는 문을 열고 나와 복도 건너편에 있는 장애인 화장실겸용에 샤워시설이 한 군데 더 있어서 거기서 씻었다.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Changing room도 같은 복도에 남녀별로 따로 있으니 참고해서 같이 간 인원이 많으면 나눠서 씻고 갈아입으면 된다.

Changing Room 안에는 따로 샤워시설은 없고 세면대와 드라이기, 핸드 로션, 작은 타올, 티슈 같은 기본적인 것과 사용한 수건을 담는 커다란 대바구니가 있다. (여성 Changing room만, 남성은 모르겠...)

 

우리 셋 다 어차피 Hool 이용 후에 샤워해야되서 편안하게 슬리퍼 신고 갔는데 샤워 다 하고 주차장으로 가려면 다시 그 자잘한 돌멩이가 깔린 흙길을 가야 된다.

몸 잘 풀고, 샤워까지 하고 100m의 오르막길을 오르면 도로 땀난다.ㅠ 건물 위치가 좀 에러임...-_-)

  

몸까지 개운해진 우리는 숙소로 돌아와서 차를 두고 이제 제대로 저녁을 먹어보자며, Queenstown 시내로 갔다.

우리 숙소가 오르막길에 위치하고 있어서 올라올 때 좀 힘들어서 그렇지 내려갈 땐 내리막길에 조금만 걸으면 시내 중심부다.

 

저녁으로 뭔가 잘 차려진 것으로 먹고 싶은데, 사실 Queenstown은 워낙 유명한게 많아서 별로 조사를 안했다;;

동생은 Fergburger를 외치고, 신랑은 Pizza를 외치고;;

일단 가보자며 가까운 Fergburger로 갔더니 줄이... 길~~~~~~~~~~~~ 게 너무 길게 있는거다.

족히 1시간 이상은 기다려야겠기에 빠르게 포기.

 

마침 언젠가 여행후기에서 JSH steak house가 괜찮았다는 글이 떠올랐는데 방금 Fergburger로 가는 길목에서 봐서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입구에 사람이 한 명도 없고~ 문도 닫힌거 같고? 장사한다 안한다 써놓은 것도 없고 요일마다 언제 문열고 닫는 지 Trading hours 표시도 없고. 뭐지?

길 건너편 펍(Pub)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한데 너무 사람이 없어서 장사 안하나? 문 닫았나? 했더니!

그게 아니라 우리가 간 곳이 뒷 문쯤 되나보다;;

자세히 문 안쪽을 들여다 보니 술이 잔뜩 있는게 무슨 칵테일바 같았고 계단을 올라 윗층으로 가니 그제서야 사람들이!

 

뉴질랜드까지 왔는데 칼질 한 번 제대로 해야되지 않겠냐며 오늘 제대로 한 번 먹어보자고 암거나 뭐든 시키라고 큰소리를 쳤는데 막상 뭘 시켜야 할 지;;

메뉴판을 펴서 국어책 읽듯이 차근차근 열심히 들여다보니 오늘 제대로 걸렸다. 하.하.하. -_-

 

이 식당! 가격이 후덜덜덜 하게 비싸다.

작정하고 여행객들 바가지 씌우려고 덫 던져놨는데 냉큼 발들여 놓은 기분이랄까;;

서비스야 아직 주문을 안해서 어떨지 모르겠지만 메뉴판을 본 첫인상은 '와... 물가 진짜 장난아니구나' 싶었다.

 

그래도 여지껏 어쩌다 보니 맘껏 식사한 적도 몇 안되고, 사 먹은 적도 별로 없어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식비를 적게 써서 식비로만 사용 가능한 카드에 총알이 넉넉하니 오늘 제대로 한 번 거하게 먹어도 되겠다 싶어서 뭐든지 먹고 싶은거는 다 시켜도 된다고 했다.

 

그리하여 우리가 시킨 건,

Entree로 Fried Calamari(나), Roof top Greens(샐러드, 신랑), Red King crab leg(해산물을 사랑하는 동생)

 

음료는 Kirin(맥주) 2병(신랑), Vesse Felix Cab(뭔지 모르지만 레드와인 약한 거, 동생), Amisfield pinot noir(나, 어디서 들은 건 있어 가지고 Central otago에서 유명하다는 레드와인 Pinot noir를 시킴 ㅋ)

 

그리고 side로는 Onion ring(모두의 입가심!)

 

Main으로 T-bone steak를 시켰는데 주문 받으러 온 웨이터가 지금 가장 작은T-bone 스테이크가 1킬로짜리라, 2명이서 먹으면 충분하대서 난 딴 걸로 먹고 싶었지만 신랑이 먹고 싶대서 같이 먹기로 하고, 동생은 Taupo Beef bone in eye fillet을 시켰다.

 

이 날따라 그런 건지, 원래 만원인지 모르겠지만 일요일 저녁이라 그런가 사람이 바글바글.

점점 더 사람들이 많아져서 뭘 시켜야 할 지 고민하는 사이에 웨이터가 2번 다녀가고 주문을 받아가고 나서도 그 사이에 밀려오는 손님들에 주문이 엄청 밀렸는지 한~~~ 참을 기다리니 entree부터 나왔다.

 

 

 

엔트리로 Fried Calamari와 Roof top Greens(샐러드임). 그리고 동생 와인인 Vasse Felix Cab 뭐시기 레드 와인

 

살짝 튀긴 Calamari가 아보카도와 샐러리를 섞은 것 같은 덩어리 하나와 나왔는데 맛있다!

그리고 신랑이 시킨 샐러드도 올리브가 막 섞여 있고 괜찮았음.

여기까진 좋았다. 각자 와인도, 맥주도 만족했고.

 

그.런.데... 두둥!

 

곧이어 King crab leg가 나왔는데..............

 

 

 

 

이거 실화입니까.... OTL

 

메뉴에 "leg"라서 꽤 비싼데 설마 1개 주겠나 했는데 정말 1개 달랑 나옴. Leg"s"가 아니었던거다....

s가 있고 없고가 이렇게 다르구나! s의 중요함을 절실히 깨달으면서! 크흑ㅠ

이게 무려 49불짜립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가격...-_-)

 

바다로부터 나오는 먹거리에는 영 관심이 없어서 스테이크 집와서 해산물 종류를 찾을 때부터(-_-;;) 관심이라곤 1g도 없던 신랑은 차도 두고 왔겠다 운전 걱정 없어서 맥주 한 병에 신나 있고, 동생과 나는 비싸지만 기대하면서 시켰던 메뉴가 배신 때리고 한 짝만 나오자, 가격을 알고 있어서 더욱 미쳤다 미쳤다 이러고.

어느 후기에서 Queenstown가서 Crayfish 시키면 $200 넘어간다더니, 그 물가를 지금 체험하고 있다.

 

근데 이미 나온거 어쩌겠음? 먹어야지.

 

King Crab 집게다리를 첨 봤는데 사진에 보면 다리에 뾰족뾰족하게 가시가 있고, 게나 Crayfish나 이런 애들에 비해서 마디마디 간격이 굉장히 짧고, 두껍고, 껍질은 또 어찌나 딱딱한 지, 손으로는 아파서 한 마디를 못 뽀개겠는거다;;

가격은 비싸면서 양은 얼마 되지도 않는게 잘 뽀개지지도 않고 손에는 가시 때메 찔려 따끔거려서 힘도 못 주겠고.. 골고루 밉상이다. -_-)

 

 

 

어쩐지 음식 기다릴 때 가위랑 파먹을 때 쓰라고 목이 긴 도구를 주더라니. 왜 주는 지 알겠더라는.

짧은 관절 한 마디를 겨우겨우 쪼개가지고 먹어봤는데 맛은 괜찮았다. 

 

그리고 바로 우리가 주문한 스테이크가 도착을 했는데...........

 

 

 

 

왠 덩치 큰 아저씨가 우리 식탁 앞에 서더니만 판(?)을 펴고 커다란 도마를 떡하니 놓더니 스테이크를 칼로 샥샥샥 잘라준다.

고기 자를 때 옆에 신규로 온 직원인지, 아니면 견습생 뭐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여성 직원에게 고기 자르는 요령을 알려주던데 스테이크를 자를 땐 칼을 90도로해서 써는게 아니라 각도를 좀 눕혀서 어슷 썰어야 한단다.

 

아래 잘라 놓은 스테이크 사진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그런데 이거 실화입니까...? 2탄.

 

남자 직원이 다 썰어서 여러가지 소스와 함께 두고 유유히 사라졌는데 우린 멘붕이 옴.

소스 이름도 알려주고 갔는데 두 번인가 세 번 들어도 단기기억상실증이 있는지 뇌를 스쳐지나가서 모르겠고;;

스테이크 양을 보고 이미 충격에 빠져서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았다. 사실;;

 

사진에 보면 우리는 하필 스테이크 집에 와서 "뼈에 붙은" 고기들을 주문 해가지고...

실제 고기양은 3명분이 아니라 둘이서도 너끈히 다 해치울 양이다.

특히 T-bone 스테이크는 그냥 뼈무게만 400g이상은 되어보임.ㅠ

1Kg짜리라며!! 2명이서 먹어도 충분하다며!!! ㅠㅠㅠㅠㅠㅠ

 

여기서 동생은 고기양이 생각보다 적어서 신랑이랑 내 것만 나온 줄 알았단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쩐지 적극적으로 먹지않고 King Crab 다리를 열심히 파더라니;;

 

사진에서 잘 보면 크게 다섯 덩어리가 있는데, 맨 오른쪽에 긴 덩어리, T-bone 뼈, 아랫쪽에 작은 덩어리, 그리고 윗쪽에 2번째로 커 보이는 덩어리 그리고 그 위에 집게랑 맞닿아 있는 eye fillet에 붙어있던 뼈다....ㄱ-

  

 

 

 

고기 자체는 맛있다. Medium rare로 해 달라고 했는데 부드럽고 타지도 않고.

생각보다 배가 안불러서 문제였지만;;;

 

그리하여 우리가 먹은 건 총 얼마였을까요? 알아맞춰 보세요 -_-)

(힌트: 돈ㅈㄹ 제대로 한 날이었...)

 

하.. 슬픈 예감은 놀랍도록 예리하게 내 머리를 스치고 간다.ㅠ

 

 

저녁식사를 했건만!! 생각보다 배가 부르지 않아 더해가 떨어지지 않은 Queenstown 시내를 슬렁 슬렁 구경하면서 뭐 더 배채울 것이 없을까 둘러봤다.

나온 김에 한인마트 가서 주전부리를 살까 싶어서 가는 김에 Milford Sound에서 먹을 컵라면도 사려고 한인 마트를 찾는데, Google 지도에선 2군데가 있다는데 암만 찾아도 한인마트 같은게 없다.

 

 

 

지도에 나와있는 한인마트가 이게 맞나요? 레알 이게 최선입니까!

 

지도를 보고 계속 배회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저건 아닌데 싶은 Asian Mart에 들어가니 중국인이 운영하는 한인마트 짝퉁 같았다. 한국음식 영역 1/3정도에 나머진 중국음식으로 꽉 찬.

Christchurch의 Kostco를 상상하면 안된다. 크기도 훨 작고 물품도 훨 적음.

 

막상 들어가니 주전부리고 뭐고 별로 안땡겨서 컵라면 3개만 들고 계산을 하는데 아니, 젓가락을 안주는 거다.

젓가락 왜 안주냐고 어떻게 먹으라고 하니까 원래 안준단다. 허~ 이 짠돌이들 보게?

아니 토종 한국인을 앞에다 두고 어디서 뻥을!

 

'내가 한국사람인데, 한국 컵라면은 사면 상자안에 젓가락이 컵라면 숫자에 맞게 같이 들어 있거든? 그거 다 어쨌냐' 하니까 당황하더니만 뒷쪽 서랍을 열어서 내 눈치 보더니 '몇...개?' 이런다. 아놔... -_-)

당연히 3개지 3개 샀으니!

 

그렇게 기싸움 좀 해주고 나왔는데,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도미노 피자가 있는 걸 보고 피자에 미련이 남은 신랑이 한 판 사서 가잔다.

 

3인분의 스테이크를 시켰으나 넉넉치 못하게 먹어서 그러자고 피자 한 판 만들어지는 걸 기다리는 사이, 잠시 둘러보고 올께하고 나갔던 신랑이 이거 보라며 사진을 찍어왔다.

 

 

 

오~ 그것은 쿠키엔 0.1g의 관심도 없던 동생이 푹 빠져버린 Cookie time 가게!!!

나중에 한국 갈 때 들르자~ 하고 피자를 받아들고 오늘은 일단 숙소로 돌아갔다.

 

 

 

한인 마트를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찍은 시내 노을.

시계탑 시계를 보니 벌써 9시가 다됐네.

 

오늘도 해가 지니 하늘은 꾸무리~ 하고... 별은 이제 신경 안쓰기로 했다. 별 따위... ㅠㅠㅠㅠㅠㅠ

Queenstown은 불빛도 많고, 우리 숙소는 Skyline 코앞이라 해 다 지고 보니까 라운지 불빛이 늦게까지 켜져 있던데.

이제 내가 별이 안보고 싶다.(라고 말은 했지만 하늘 보라능.ㅠㅠㅠㅠㅠ)  

 

숙소로 돌아와서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생각하니 여행을 떠난 이래 오늘이 가장 알찬 하루를 보낸 것 같다. 

마지막 스테이크집이 좀 아쉽긴 했지만.

 

사온 피자 한 조각 먹고, 신랑과 동생이 나머지 다 해치우고, 그러는 사이 오늘 한 일 정리를 하고, 내일 뭘 할 지 점검한 후에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10시 반을 훌쩍 넘었다.

 

앗, 빨래!

11시가 되며는~ 문을 닫는다~ 라고 했는데!!

후다닥 빨래방으로 가서 빨래를 건조기로 옮겼는데, 거기에 적혀 있기를 건조기는 한 30~40분 걸린단다.

애매하게 시간이 안될 것 같아서 내일 아침에 수거하기로 하고, 내일은 모레 Milford sound를 운전해서 가기 위해 체력 비축을 해야하니 얌전히~ 하루를 보내기로 했다.

 

내일은 첫 일정인 Luge가 10시에 문을 여는데다 걸어서 5분거리라 여유로우니 Fergburger 버거를 안 기다리고 사먹으려면 오전 아니면 안될 것 같아 내일 아침으로 일찍 사다먹기로 하고 각자 자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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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라운지 소파에서 일어나서 우리 2번 방으로 들어가니, 동생과 내 침대 2층을 쓰는 유럽 어디에서 온 것 같은 룸메이트는 신나게 자고 있다.

 

아까 저녁식사를 하고 와서 에어컨을 켜뒀었는데, 자정이 지나니 방안이 얼음장이다.

그런데도 둘 다 잘~ 잔다.

 

신랑도 2층 침대 위로 올라가더니 금새 잠들었다.

TV라운지 소파에서 내가 잠들었을 때 안 잤나 보다.

 

나는 방에 들어와서는 도리어 잠이 확 다 깨버렸다.

방이 추워서 그런가 2층 룸메이트도 자는 줄 알았는데 이리 돌아 눕고 저리 돌아 눕고 자꾸 뒤척인다.

그도 그럴 것이 에어컨 바람 나오는 곳이 룸메가 누운 다리 윗쪽 천정에 붙어 있는 데다가 제일 가까우니...

이불을 푹 뒤집어 쓴 게 추워서 그런 건가 싶어서 끄고 나니 룸메이트도 덜 뒤척이고 나도 어느 새 잠들었다.

 

그러다 또 알람 없이 잠에서 깼는데, 시계를 보니 아침 5시다.

혹시? 싶어서 밖을 잘 볼 수 있는 TV라운지로 갔다.

 

역시나 밖엔 오늘도 뚜둑뚜둑 소리를 내며 비가 오고 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덴장.

6일짼데 너무 하네!! 진짜 어떻게 매일 밤마다 비가 오냐!

혹자는 마운트 쿡에서도 멋진 별들을 봤다고 했는데.ㅠㅠㅠㅠ

그래서 내심 여기에서라도! 혹시! 하며 기대했는데 에라이~

 

방에서 나온 김에 TV라운지 소파에 있는 담요를 덥고 앉아서 뉴질랜드 여행루트 카페에 접속하니 새로 올라온 후기가 있다. 읽어보니 뚜비뚜바뚜바님이 Omarama에 Hot tubs이 있단다.

엇! 저거 여기 YHA 벽에 붙어있는 정보에서도 봤는데!

안그래도 자기 전에 동생이 발목이 아프대서 마음이 쓰였는데 잘됐다 싶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다행히 자리가 있다! (항상 자리가 있는 듯;;)

그래서 새벽 5시에! 그 날 오전 11시꺼를... -_-) 예약하고 다시 자러 갔다.

 

혹시 관심있는 분들 예약은 요기로 http://hottubsomarama.co.nz/

 

 

총 8개의 위에 그림과 같은 서캐나다산 나무통 작은거 4개, 겉은 나무고 속은 스테인레스로 된 큰 통이 4개 있는데, 작은 거는 1~4명이 들어갈 수 있고, 큰 거는 7명까지 들어갈 수 있고, 1시간 30분간 이용할 수 있다.

 

통에 들어갈 때는 경사진 계단에 손잡이가 통 높이에까지 놓여 있고 통에 들어갈 때 잡을 수 있게 둥글게 굽은 손잡이도 있다.

뜨거운 물로 샤워하고 싶으면 처음에 들어온 건물 쪽에 샤워하는 데가 있다. 라고~ 써져있으니 참고를!

 

비용은 성인 3명 이용했는데 1Tub에 $123 였다.

 

 

 

오늘 일정은 오전에 Clay Cliffs에 가서 구경할 예정인데 그 전에 Hot tubs를 먼저 들러 뜨거운 물에 몸 좀 풀고

오후에는 Rippon Winary에 가서 와인 시음을 하고 와인을 좀 살 예정이다. 

 

Hot tubs가 Mt cook에서 1시간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 오늘은 간만에 늦장 피우면서 10시 거의 다될 떄까지 있었다.

 

 

 

 식탁에서 아침 식사 중. 옆에 보면 Maori 언어가 잔뜩 붙어있고, 창구 너머로 기본 양념통들이 보인다.

 

아침에 그래도 뭐라도 만들어 먹어야지 싶어서 부엌으로 가니 캬~ 요리할 맛이 난다.

거의 모든 것이 다 구비되어 있는 부엌이라니! 내가 원하던 숙소다 진정.

 

코팅이 잘 되어 있는 프라이팬만 없는데(다 벗겨지거나 스테인레스 재질만 있슴) 이미 둘째 날부터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던 지라 늦게나마 Tekapo에 있을 때 4 Square에서 하나 사서 들고 왔다.

간만에 제대로 된 아침을 먹어보자 싶어서 아침부터 폭풍 요리를...!

 

위에 보면 창구 같은게 있는데 그 안이 부엌이다.

처음부터 해 먹을 요량으로 들고 다녔던 토마토 스파게티를 드디어 만들었는데 계란프라이까지 하나 얹어서 내놓으니 동생이 오~ 오늘은 제대로 좀 먹는구나 한다.ㅋ

 

셋이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후식으로 사과까지 먹고 나니 기분이 좋아졌는지, 발목 아프다던 동생이 1시간 거린데뭐 하며 운전대를 잡고 Omarama로 향했다.

 

Hot tubs는 11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데, 가다보니 너무 일찍 도착했다 ;;;

 

여기는 수건은 따로 안 줘서 수영복(짧은 옷도 상관없슴)이랑 수건은 챙겨가야 하는데, 영업시간이 되도록 기다리는 10분 동안 수건이랑 수영복을 안고서, 나중에 샤워할 때 물로만 씻는 것보다 제대로 씻어야지 싶어 바디클린져까지 챙기니까 왠지 목욕탕 가는 기분이랄까...-_-;

 

 

 

 

입구에서 한 10분 빈둥빈둥 거리는데 11시 땡 하니 직원이 문을 열어줬다.

너무 일찍(?) 예약을 해서 직원이 모르길래 혹시나 하고 캡쳐해뒀던 것을 보여주니 흔쾌히 안내를 한다.

 

보온보냉 가방안에다 물병 2개와 물컵 3개 그리고 우산이랄지 파라솔이랄지;; 주면서 해가 쨍쨍하니 쓰고 하란다. 햇볕에 화상입을 수 있다고.

 

우리가 쓸 Tub으로 가는 길은 흙무더기, 돌무더기들이 봉긋봉긋한 사이를 지나서 한 구석으로 안내 해줬는데, 느낌이 꼭 달팽이 껍질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가는 길이 빙글빙글 도는 형식인데 주위가 다 흙인지 돌인지를 높이 쌓은 후 풀을 심어놔서 지나가면서 봐도 Tub은 안 보이고 굴뚝에서 연기나는 건 보인다. 

 

화장실은 Main building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우리가 안내받은 Tub 가는 길 중간에 있었는데, 마사지도 하는 곳이라 그런가 화장실도 향기가 나는 것이 내가 이번 여행에서 써 본 뉴질랜드 화장실 중 가장 좋았다

 

 

우리가 사용한 건 9번이었는데 요렇게 탈의실이 있고 안에는 샤워 시설도 있다.

 

탈의실의 뒷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오고 사진을 찍기 위해 서 있는 뒷쪽으로 Tub이 놓여있다.

탈의실 안에는 긴 의자가 있고 벽에는 옷을 걸 수 있도록 옷걸이들도 있으며 Tub까지는 맨발로 왔다갔다 할 수 있다.

 

 

 

사진엔 가렸는데 내가 앉은 왼편에 보면 보온보냉 가방과 간단한 소지품 같은 것을 둘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우리가 이용한 건 이렇게 생겼다.

 

순수 나무통이 아니라 안이 스테인레스였는데 첫 인상은 '날아라 슈퍼보드'에 나오는 에피소드 중에 괴물 게 4마리가 인간으로 변신해서 주인공들 음식대접한 뒤에 집 째로 불지펴 손오공 빼고 나머지 주인공들을 익히는 그 에피소드가 떠올랐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다면 youtube에서 날아라 슈퍼보드, 이상한 집 에피소드를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HErPny56nOc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고 하니 남동생이 앉은 오른쪽에 수도꼭지가 있고, 수도꼭지와 굴뚝 사이에 삼각형 모양에 동그랗게 손잡이가 있는 다리미 같이 생긴 뚜껑이 있고, 우뚝 솟아 있는 굴뚝으로는 연기가 폴폴폴 올라오는데, 맨 오른쪽에 장작이 보이시는가?

저 장작으로 불이 지펴서 장작이 타는 동안에 우리가 Tub안에 들어가 있는 건데, 물 온도를 우리가 조절할 수가 있다!

 

온도 조절 방법은 수도꼭지를 틀면 찬물이 나오고, 삼각형으로 된 뚜껑을 열어 젖히면 산소 공급이 더 되서 장작들이 활활활 타게 되고 물이 뜨거워진다. 신기한게 금새 뜨거워진다.

그러니 정확하게는 우리가 삶겨지고 있는 거다.ㅋㅋㅋㅋㅋ

 

계단 위에 있는 호스는 찬물로 몸을 씻거나, 찬물을 덮어 쓰고 싶을 때 수도꼭지에다 연결해서 쓰란다.

우리는 주로 Tub 밖으로 나갔다 Tub 속으로 들어갈 때 발 헹구는 용도로 썼지만;;

 

1시간 30분 동안 이용하면 되는데, 동생이 발목이 좋지 않아서 좀 뜨겁게 시작을 했더니 목욕탕안에 있는 큰 탕이 따로 없다. 처음엔 뜨끈하니 좋더니만 30분도 안되서 지쳐가지고...;;

사진 찍을 즈음엔 Tub에 계속 겉에 걸터 앉아 있었다.

 

Tub 안에도 앉을 수 있게 중간에 자리가 있고, 어린이가 들어가면 처음엔 좀 깊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글고 동생이 앉아 있는 쪽에는 약간 센 물줄기가 나오는 곳이 1군데 있으니 마사지하듯 이용하면 좋다.

 

 

Hot tubs에서 아침부터 뜨거운 물에 들어가 있었더니 벌써 진이 다 빠진 것 같았지만 기분은 개운했다.

날씨도 점점 맑아져서 기분 좋게 Clay Cliffs로 이동을 했다. 

 

 

 

Hot tubs와 Clay Cliffs를 둘 다 이용하려면 조심해야 하는 것이 Mt cook 방향에서 Hot tubs로 간다고 치면, 지도상으로 보면 Mt Cook에서 Twizel-Omarama Rd를 따라 내려오기 때문에 Clay cliffs는 Hot tubs에 들렀다가 Omarama-Lindis Pass Rd 따라가면 길이 있을 것 같지만 애석하게도 Ahuriri River 위로 놓여있는 다리가 없다. 

 

Hot tubs에 갔다가 왔던 길을 돌아서 가야하는데 위에 지도에 Twizel-Omarama Rd라고 글자가 쓰여있는 위치 쯤에 Clay Cliffs로 가는 길 표지판이 있으니 잘 보고 가면 된다.

문제는 비포장길이라 차가 덜덜덜덜 거리면서 흙먼지 엄청 일으키니 주의를!

 

그리고 그 일대가 사유지라서 통행료를 내랍신다. $5.

돈 넣는 박스는 새 집도 아닌것이 쬐끄맣게 있고(안에 지폐 한 가득) 앞에는 펜스로 막아놨는데, 사람이 없어서 돈 안내고 들어가도 모르겠네 하니 펜스 열러 갔다 돌아온 신랑이 그 소리를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위를 보란다. 위에는 CCTV가 무려 여러 대 있다. 누군가 지.켜.보.고.있.다!!

 

 

 

근처 산에서 만들어진(!) 물들이 Ahuriri River가 되어 흘러 Lake Benmore로 흘러 들어가는데, 

흐르는 물이 정말 시원해보인다.

 

Ahuriri River를 따라 잠시 덜덜덜 거리다 보면 저 멀리서 웅장하게 삐쭉삐쭉 솟은 듯한 Clay cliffs가 보인다.

 

 

 

뜬금없이 쭉쭉 솟은 흙빛 기둥이 보이는데 첫 느낌에 주상절리 비슷하게 느껴졌는데 저게 왜 Cliffs라고 불리지? 의아해 하면서 점점 다가가 보았

 

 

 

 

이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는지 꽤 그럴 듯 하게 주차장이 있다.

다만 주차선이 없으므로 알아서 대충~ 주차를!

 

Clay Cliffs가 바로 주자창 가까이에 있는 게 아니라 좀 걸어가야 했는데, 단단한 흙에 아주 자잘한 돌멩이들이 깔린 길을 5분? 7분? 정도 걸어가야해서 발 목이 안 좋은 동생은 Hot tubs에서 쫌 전에 샤워도 했는데 흙길 걷기 싫다고 차에 있겠다 해서 신랑과 둘이서 나섰다.

 

살짝쿵 오르막길인 길을 따라 걷다보면 Lake Tekapo에서나 보는 줄만 알았던 Lupin(보라색 계통에 줄기가 긴, Tekapo에서는 시커멓게 줄기만 남아있었던 문제의 그 꽃)도 듬성듬성 있다.

 

구글에 이 근처를 검색해보니, 이 일대도 시기를 잘 맞추면 Ahuriri river 근처에 Lupin이 지천에 피는가보다.

 

 

 

길따라 가다 보면 이런 좁은 공간이 나오는데 저 안쪽으로 가면 된다.

 

기둥들이 본격적으로 보이면 좁은 기둥 사이를 지나가는 부분이 나오는 데 그 근처서 사진 찍고 난 뒤에 기둥에 박혀있는 돌들을 유심히 쳐다보고 있으니 한 커플이 안쪽에서 나왔다.

 

여자분이 "안에 들어가면 훨씬 더 멋져!" 하길래 우리도 안쪽으로 가니 의외로 넓은 공간이 나타났고 기둥들이 삐죽삐죽 솟아 있다.

 

 

삐쭉 솟은 기둥들이 사방으로 둘러 서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바닥에는 아마 옛날부터 오랜 풍화작용(!)으로, 눈에 빗물에 얼었다 녹았다 바람에 쓸렸다 하면서 흙으로부터 떨어졌을 돌들이 흩어져 있었다.

 

내가 올라가는 이 곳도 땅이 울퉁불퉁한 걸보니 저런 기둥들이 있었거나, 아님 앞 쪽에 저 작은 기둥들도 원래는 높았는데 세월에 깎여서 낮아졌겠다 싶었다. 

 

 

 

돌들이 떨어져 나간 자리는 마치 칼슘이 빠져나가 골다공증 온 뼈같다 -_-;

 

 

 

 

기둥에 보면 빗물에 Clay가 씻겨 내려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눈 앞에 돌멩이가 마치 얼굴에 난 여드름처럼 톡 튀어 나와 있는데 간밤에 비가 왔는 지 바닥이 그늘진 곳은 축축하기에 Clay(점토)인 이 기둥의 돌은 과연 뽑힐 것인가 말 것인가? 이러고 손으로 돌 한 개를 건드려 봤더니 의외로 쉽게 툭 떨어지는 게 아닌가?  

 

그래도 오랫동안 여기에 서 있었을텐데 너무 쉽게 돌멩이가 쑥 빠져서 여기가 만약 한국이었다면 이런 관광지에 가면 흔히 있을 법한 '건드리지 마시오' 혹은 '만지지 말고 눈으로만 감상하세요'라는 푯말이 세워져 있는 게 떠오르면서 왠지 기둥을 훼손한 것 같아 '헐...' 이러면서 뻥져있는 사이 내 시야에서 사라진 신랑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리로 가는 게 맞나? 길이 없는 거 같은데?'

 

 

 

안 쪽 넓은 공간의 윗 쪽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며 찍은 사진

 

신랑이 물었을 때 난 저기 아래 색이 다른 기둥쯤이었는데 신랑 쪽으로 가는 중에 사진의 오른쪽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커플이 있었다.

 

그러니까 우리가 올라간, 사진의 왼쪽 말고 오른쪽으로 낮은 담처럼 Clay들이 있고 그 너머로 두 사람이 내려가길래 '아, 위로 가면 통하는 길이 있나 보다. 이쪽으로 가서 저쪽으로 내려오면 되겠네'라고 생각을 하면서 신랑을 찾아 갔다.

 

 

 

신랑이 돌멩이들이 떨어져 자글자글 쌓인 곳 위에 서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묻는다.

'이리로 올라가는 길이 맞나?'

 

신랑은 청소하다 말고 한 구석에 몰려서 같은 자리만 닦고 있는 로봇청소기 마냥 기둥 사이로 떨어져 쌓인 돌무더기 위에 서서 갑자기 틈이 좁아진 기둥들을 앞에 두고 길을 찾지 못해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어디로 가야하나 제자리 걸음만 하며 살피고 있었다.

 

다른 쪽에서 내려오는 커플을 올라오면서 봤다고 분명히 길이 있다고 확신한 나는 둘러봐도 다른데는 여기만큼 넓은 공간이 없길래 이 쪽이 맞겠지 싶어서 쫌만 더 올라가보자 하면서 신랑을 제치고 올라갔다.

 

간밤에 비가 왔는 지, 돌들이 미끌거리고 기둥 사이 공간은 점점 좁아지고 경사는 점점 가팔라지고...

 

밝은색 바지에 구두를 신고 온, 평소에도 참 깔끔한 신랑은 구두가 점점 더러워지자 옷에도 묻을까봐 걱정하면서 아무래도 여긴 아닌 것 같단다.

 

따로 길이 없다면 반대쪽에서 마치 꼭대기를 정복하고 하산하는 것 마냥 얘기하면서 씩씩하게 내려가던 커플은 뭐였지 싶어서 맞을꺼라고 쑥색의 잔잔한 꽃무늬 치마에 운동화를 신고 와서 Clay 따위 조금 묻어도 티가 안 날 내가 먼저 올라가보겠노라고, 올라가보고 맞으면 부를테니 여기서 기다려라고 일단 큰소리쳤다.

 

신랑은 위에 사진의 위치에서 몇 걸음 더 가서 기다리고 있고 나는 물병 하나 손에 쥐고 점퍼는 허리에 제대로 다시 동여매고 치마는 펄럭펄럭하지 않게 모아서 허리춤에 단단이 여미고 호기롭게 오르기 시작했다.

 

길을 따라 오르다 보니 누군가가 올라간 흔적으로 보이는 발자국이 있는 게 아닌가!

아무도 올라가지 않았다면, 혹은 길이 아니라면 Clay 표면이 반질반질해야 할 텐데 누군가가 지나가서 흙이 패인 흔적이 있길래 우리가 사진찍고 기둥에 돌멩이 빼는 사이 우리보다 먼저 올라갔던 남자 2명이 내려 오면서 특별한 건 없고 생긴게 다 거기가 거기야 하면서 금새 내려가더라니 이 길로 해서 한 바퀴 벌써 돌아봤구나 확신에 차서 신나게 올라갔다.

 

오르면서 보니 내가 오르는 곳은 응달이고, 저기 위에 양달인 이 코스(?)의 내리막길로 보이는 곳이 보이길래 아 저기까지만 가면 되겠다 하고 올라가는데 아래에서 내려다 보는 것과는 다르게 길이 점점 좁아진다.

 

처음에는 물병을 손에 쥐고 오르다가, 어라? 손으로 안짚으면 안되겠는데 싶어 물병을 입에 물고 손 더럽히기 싫었지만 볼록 튀어나온 돌들을 잡으면서 올라가는데 목표위치의 2/3 쯤에 올랐을 때, 길이라고 생각했던 곳은 어느 새 길이 아니라 좁은 공간에 마치 빗물이 흘러내려간 자리가 되어 있었고, 신발은 습기를 머금은 점토질을 계속 밟다 보니 점점 미끌미끌해졌다.

 

이러다가 한 번 헛디디면 골로 가겠는데 싶어서 식은 땀이 흐르던 찰나 나름 큰 돌멩이라고 손으로 잡은 돌멩이가 체중을 실으려 했더니 힘없이 쑥 빠져 버리는게 아닌가!

순간 중심을 잃고 떨어질 뻔했다.

 

헉헉헉 숨을 몰아쉬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올라가는데 올라가면 갈 수록 점점 발을 디딜, 체중을 실을만 한 돌멩이들이 없고 Clay마저 올라갈 수록 쉽게 부스러졌다.

그제서야 슬슬 겁이 났다.

 

한 번 겁이나기 시작하자 1/4 정도만 올라가면 되는데, 조금만 더 가면 꼭대기인데 발도 자꾸 미끄러졌다.

발이 더 자주 미끄러지자 팔힘으로 최대한 버티면서 올라가니 속도는 점점 떨어지고 체력도 떨어지고 아 이건 아닌데 싶었지만 꼭대기가 멀지 않아서 조금씩 오르다가 한 2미터?3미터? 정도 남겨두고는 더 이상 못가겠는거다.

 

고지가 바로 코앞이건만 '만약 꼭대기까지 갔는데 반대쪽도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지금도 힘들어서 겨우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더 올라가면 내려갈때 더 고생해야하는데 이 미끄러운데를 어떻게 내려가지? 내려가는 건 더 위험할텐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패닉이 찾아왔다.

 

여기서 한 발만 잘못 미끄러지거나 팔힘이 빠지면 그대로 추락사 하겠구나, 나 오늘 여기서 죽는건가까지 생각이 미치자 갑자기 너무너무너무 무서웠다.

 

 

 

 

출처:https://www.google.com.au/maps/place/Clay+Cliffs/@-44.4887152,169.8699041,17z/data=!4m10!1m2!2m1!1smobil+near+Omarama,+New+Zealand!3m6!1s0x0:0x90ccb8fb43211c0!8m2!3d-44.4887143!4d169.8720914!9m1!1b1

내가 올라간 곳을 어떤 외국인이 맑은 날에 올라가면 재밌다며 사진찍어 구글에 올려놨길래 퍼왔다.

내가 오른 곳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위치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다

 

 

올라온 아랫쪽을 쳐다보니 언제 이렇게 높게까지 올라왔는지 경사가 완전 급한데다 신랑까지 거리는 너무 멀고, 꼭대기는 정말 바로 잡힐 곳에 있는데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는데 잡을 돌은 없고.

자잘한 돌을 디디면 발이 미끄러질 것 같고, Clay는 꼭대기로 갈수록 기둥이 좁아져서 그런가 아예 잡는 족족 부셔져서 도저히 앞으로 더 못 나가겠는거다. 그래서 신랑이 서 있는 아랫 쪽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올라오지마!!! 여기 길이 아닌 게 맞나봐 너무 위험해. 위험하니까 올라오지마!!!!!'

 

내가 소리를 지르니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신랑이 내 쪽으로 조금 올라왔다.

신랑이 서 있는 곳과 내가 올라간 곳 사이에 기둥이 하나 시야를 가로막고 있어서 그 기둥을 둘러서 신랑이 내 시야에 보이는 지점까지 올라와서는 나보고 괜찮냔다.

 

괜찮기는 한데 발이 너무 미끄럽고 돌멩이를 잡으니 이젠 너무 쉽게 쑥쑥 빠져서 더 이상 못올라가겠다, 근데 나 어떻게 내려가냐고 무서워서 못내려가겠다고 하니까 신랑이 할 수 있으니까 천천히 내려와 보란다.

 

그 간 우리가 함께 했던 일들이 머릿속에서 초고속으로 촤라라라락 지나가면서 4년 연애하고 결혼한 지 7년 째인데도 여전히 자상한 우리 신랑은 내가 죽으면 홀아비가 되겠지 막 이런 상상을 하니 어떡하든 살아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전하게 내려가려면 온 몸을 사용해서 내려가야겠지 싶어서 그때까지도 쥐고 있던 물병을 신랑쪽으로 던졌다. (신랑이 줏으라고 던졌는데 건드리지도 않음)

 

 

이제부턴 체중을 실을 돌멩이나 Clay를 손으로 잡고 발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좁아진 Clay 기둥들 사이를 양손과 엉덩이로 밀면서 발은 안전한 돌을 최대한 찾아 디뎠다.

옷이 더러워지는 건 둘째치고 일단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팔다리 힘이 다 빠져나가기 전에 어떡하든 무사히 내려가야겠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신랑은 밑에서 계속 올려다보고 있고 나는 앉은 상태서 양손으로는 최대한 안전하게 기둥을 밀고 발로 디뎌 돌멩이가 튼튼하다 싶으면 엉덩이를 조금 옮기고 하는 식으로 옆으로 옆으로 조금씩 조금씩 내려갔다.

 

위에 사진을 찍은 사람의 위치쯤에 왔을 때는 더 이상 엉덩이와 팔다리로 밀어서 될 너비가 아니어서 사진을 찍은 사람이 쳐다보는 방향으로 서서 내려가야 했는데 그래도 거기서부터는 돌싸이즈가 더 크고 Clay도 윗쪽보다는 단단해서 윗쪽보다는 쉬웠다.

 

그렇게 이제 반쯤은 살았네 마음을 조금 놓는데 한 번은 제법 큰 돌멩이가 괜찮나 싶어 발로 체중을 조금 실으니 쑥 빠져서 굴러 신랑쪽으로 떨어졌다.

신랑이 맞으면 어쩌지... 0.1초 생각하다가 그것보다는 내 코가 석자라 일단 무사히 내려가는 데 더 집중을 했다.

무사히 신랑이 있는 위치까지 내려가자 안도감에 온 몸의 힘이 다 빠져나가는 듯 했다.ㅠㅠㅠㅠㅠ

 

그리고 던졌던 물병을 줏어 들고 더 아래로 같이 내려 오면서 처음 신랑이 이 쪽이 길이 맞나? 하며 서 있었던 그 자갈 무더기들이 그제서야 눈에 들어왔는데 누가 물뿌려 놓은 것처럼 그렇게 미끌미끌거릴수가..ㅠㅠ

 

돌멩이들이 물기가 있고 미끌거리면 절대로 올라가서는 안된다. 절.대.로! 결.코!! 네.버!!!

타지에서 그것도 여행하러 왔다가 정말이지 태어난 이래 가장 극심한 죽음의 공포를 느꼈다.

 

내려오는 길에 '아니 그럼 아까 그 커플들은 대체 뭐야!'하고 반대쪽으로 가봤더니 그 쪽은 아예 Clay에서 떨어져 나온 자갈들로만 저~~~~~~~~~ 꼭대기까지 가득 쌓여있었다.

 

모르긴 몰라도 어떻게든 꼭대기까지 갔더라면 왠지 저 자갈들 위로 더 안전하게 내려왔지 않았을까 싶다.

그 쪽은 더군다나 양달이고 경사도 내가 오른 것만큼은 아니던데...

혹시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자갈들 사이를 굴렀다쳐도 크게 다치거나 할 것 같지도 않았다.

(정답은 미스테리. 누가 맑은 날에 혹시라도 가게 되면 좀 알려주세요 -_-)

 

이제 살았구나 싶으니 꼭대기를 정복하지 못한 아쉬움이 3.141592%정도 있어서 반대쪽도 올라가서 정말이지 그 반대쪽의 꼭대기가 내가 쳐다보고 오르던 그 꼭대기가 맞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잠깐 확인하는 찰나에도 신랑은 아직도 더 보고 싶냐며 화를 내더니 성큼성큼 먼저 앞서 가 버린다.

 

신랑도 혹시 내가 무슨 일이 날까봐 어지간히 무서웠나보다.ㅜㅜ  

 

 

그렇게 의도치 않게 2시간 동안 클리프 행어를 찍고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동생은 유유자적 차에 누워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나 오늘 죽을 뻔 했다고 하니 농담으로 들리는 지 안가길 잘했네~ 한다.

 

Clay Cliffs에 오기 전까지만 해도 아침도 든든하게 먹고 Hot tubs에서 온천에 샤워까지하고 최상의 컨디션이었는데 이렇게 흙투성이에 만신창이가 될 줄이야.ㅠ

(이럴려고 아침을 든든하게 먹은건가... OTL)

 

다행인 건 차에 돌아와서 살펴보니 치마는 허리에 동여매고 있었던 재킷 덕분에 거의 더러워지지 않아서 조금 Clay가 묻은 부분을 앞쪽으로 돌려서(고무줄 치마의 힘!) 잘 여미니 티가 거의 안났다.

 

아까 위에 지도에서 봤듯이 Clay Cliffs는 왔던 길을 또 돌아가야 하는 위치에 있어서 다시 강을 따라 흙길을 달리고 펜스를 지나고 Hot tubs를 지나서 Wanaka로 향하는 길에 차 기름 넣고 가자 싶어 Omarama에서 기름 넣고 동생이 운전해서 가는데 얼마 못가서 차 속도 게이지가 오르락내리락 춤을 춘다.(자세한 내막은 준비편에 있슴)

 

그래서 준비편에 썼던 대로^^ 신랑이 해결했는데, 지금와 생각하니 이 날 나도 죽을 뻔 했지만 차도 죽을 뻔 한 걸 신랑이 살려냈네! 차도 나도 신랑 덕에 살아난 것 같다.

 

 

 

 저 멀리 Clay Cliffs와 나무들 사이 하얗게 땅이 노출된 주차장이 보인다.

 

Omarama를 지나 다시 Ahuriri River의 다른 쪽을 달려가다는데 Clay Cliffs 전체 전경이 보였다.

가까이 갔을 때는 왜 Cliffs지 했는데 이렇게 멀리서 보니까 왜 Cliffs(절벽)인 줄 알겠다.

전체적인 산? 언덕? 형태가 윗쪽에서 멋모르고 한 마리 산양이 되어 내달리다가는 떨어지기 딱 좋게 생겼다.

 

다시는 오나봐라 몸서리를 치면서 죽음의 절벽(!)에서 점점 멀어지니 또 주위 산세가 점점 험해졌다.

 

 

Wanaka는 West Cost 지역에서 동쪽으로 넘어올 때 Southern Alpine 산맥을 지나올 수 있는 길들 중에 한 곳이 지나는 지역이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Wanaka쪽으로 갈 수록 산이 많을 거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산들이 나타났다

 

 

 

가다 보니 차들이 모여 있길래 우리도 차를 세웠다

 

 

.

 

 

 

 

 

여기는 Lindis Pass look out인데 주변 풍경이 뭔가 좀 징그럽다 ㄷㄷㄷ

가까이서 보면 성게 같은 풀이 나 있는 건데 멀리서 보면 거미나 성게나 어떤 세균이나 뭐 그런 것이 알을 까서 막 부화해서 돌아다니는 것 같다. 후미.. 징그러워.ㄷㄷ

 

 

 

Wanaka로 향하는 길이 꼬불하지만 쭉쭉 시원하게 뻗어 있다. 

 

 

산세가 높아지니 또 날이 흐려진다.

 

알을 깐 알 수 없는 개체들로 점령당한 산.. -_-) 구경을 잠깐 하고 또 길을 나섰다.

 

원래는 점심 챙겨가서 Clay Cliffs에서 느긋하게 구경하고  Ahuriri River에서 점심을 먹고 Wanaka에 2시쯤 도착, Check in을 한 다음 Rippon Winary에서 와인 시음을 할 예정이었는데, 일정에 없던 Hot tubs에서 2시간을 소비해서 Rippon Winary가 5시에 문 닫기 전에 얼른 내달려야 할 판이다.

 

 

 

Wanaka가 가까워 질 수록 산꼭대기 눈이 다 녹아내려 마치 잿더미로 덮은 것 같은 산들을 또 보게 되는가 했는데 외려 Lindis Pass를 지나자 양들이 풀을 뜯는 초원(!)이 펼쳐졌다.

뉴질랜드는 여러 의미로 참 다양한 모습으로, 내 예상을 깨고 다가온다.

 

 

 

Wanaka가 가까워지면 뉴질랜드에서 2번째로 긴 강, Clutha River 위에 놓여진 빨간색 다리(The Red Bridge)를 지나게 된다.

주변 풍경이 뭔가 싱그러운 것이 딱 첫 눈에 엇! 소풍가기 딱 좋은 장소!라고 느껴진다.

 

허나 다리가 생각보다 길지 않고, 하필 차안에서 쳐다보는 눈높이에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 난간이 있어서 휘리릭 지나가는 길에 사진을 찍어 보았으나 망함. 

 

우리는 얼른 Rippon Winary가 문닫기 전에 가야해서 시간에 쫒기는 지라 차 세울 틈도 없이 바로 Wanaka로 돌진했다.

 

Rippon Winary는 여러 후기를 읽어보니 주변 경관이 그렇게 좋단다.

위치가 Lake Wanaka를 마주보고 나름시내(!)에서 왼쪽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올라가는 길도 녹음이 푸르르고~ 가로수가 양쪽에 쫙 늘어선 것이 뭔가 또 한 번 싱그러움이 물씬난다.

근데 그 길을 지나고 나면 의외로? 꼬불꼬불한 길을 올라가게 되는데, 얼마나 방문객이 많으면 어디로 가서 어디로 진입해라 그런 표지판도 있다.

 

 

 

와인 만드는 재료 포도가 붉은색을 띄기 시작하면 새들이 달려들어서 저렇게 그물을 씌워서 보호한단다.

 

 

Winary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차가 완전 많다.

 

뭐지... 문 닫기 1시간 전인데 이 많은 인파는. ㄷㄷ

망한건가 싶어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쪽으로 걸어가니 와아아~~~~~~```

 

 

 

 

이 경치 좋은 데서 결혼식이라니. 가히 꿈의 결혼식이 아닌가!

 

경치가 장관이다! 과연! ♡_♡

사진엔 꽤 흐리게 나왔지만 우리가 도착했을 때 너무 덥지도, 춥지도, 구름도 적당히 있어 화상입을 걱정도 안되는 날씨였는데 한 커플이 결혼식을 올리고 있었다.

(다행히 그 많은 차는 하객들인 걸로!)

 

첨엔 다들 일어서서 모여 있고 신랑 신부가 맨 앞이었던 걸로 봐서 단체 촬영 후, 위에 사진은 결혼식이 끝나서 사람들이 흩어져서 삼삼오오 담소를 나누는 것 같고, 뉴질랜드 사람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왼쪽 구석에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 부르며 분위기 띄우던 아저씨, 노래 잘 부릅디다! 乃

 

Winary 아니랄까봐 와인통이 테이블 대신인 듯하고, Winary 직원인 사람들이 음식도 서빙하는 것 같았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이미 시음을 시작한 후라 안에는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일단 시음이 시작되면 중간에 방문자가 있어도 들여보내주지 않아서 밖에서 기다려야 한다.

그리고 한 그룹이 시음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30분 언저리이다.

 

한 10분? 15분 기다리면 된다더니 한 25분은 기다린 듯.

이럴 줄 알았으면 아까 The Red Bridge에서 차 세워서 사진을 찍던가, 숙소에 가서 Check in이라도 하고 올 것을!

 

우리 앞에 그룹이 인원이 좀 많았기에 더 오래 걸렸겠지만 기다리는데 정말 지루했다.ㅠ

 

그리고 4시 30분쯤 되서 우리가 속한 마지막 시음이 시작됐는데, 와인이 별로라는 동생은 이번에도 경치 구경하다가 지루해졌는지 차로 돌아갔다.

시음이 시작되고 호스트가 소개를 하는데 왜 그리 오래 걸리나 했더니만 와인에 대해서만 설명하는게 아니라 시음에 참여한 사람들 어디서 왔느냐 이거는 마셔봤느냐 어떤게 젤 마음에 드냐 하나하나 다 물어보니 오래 걸릴 밖에.

 

Red와 White 모두 시음을 할 수 있는데 대략 5가지 정도 했던 거 같고, Red 보다 white가 더 많았다.

시음 비용은 "공짜"지만, 나갈 때 Tip통 같이 생긴데다가 자발적으로(!) Tip처럼 주고 싶으면 주고 가라고 돈이 든 통을 보여준다;;

 

우리는 처음부터 Wine을 살 요량으로 갔기 때문에 시음 한 것 중에 마음에 드는 것으로 선물용 2병, 우리가 마실 것 2병을 샀는데 비용은 병당 $30~40불선이다.

 

한 가지 웃긴게 호스트가 와인중에 매운 음식에도 잘 어울리는 와인을 설명하면서 "한국 음식이나 멕시코 음식과 같은 매운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이라고 설명하던데, 한국 음식 = 매운 음식이라는 이미지는 뉴질랜드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_-;

 

와인에 환장(!)하는 스타일도 와인을 잘 아는 것도 아니지만, 여행후기를 읽다가 알게된 소소한 정보에다 와인에 대해 조금 찾아보니 뉴질랜드 와인이 유명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기왕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거면 음식도 제철 음식이 몸에 좋 듯이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사면 더 싸고 맛난 와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Winary도 가게 되었다.

 

웹서핑으로 찾은 블로그인데 와인에 대해 잘 정리해둔 글이다.(내꺼 아님, 친척도 친구도 아님)

(소비뇽이니 샤도네이니 피노누아니 이게 뭔소린지 모르겠지만 관심이 있다면 아래 링크 3개만 다 읽어도 와인 고수가 된 것 같다!)

 

https://blog.naver.com/oneflora/220915268958 - 초보자용 5가지 필수와인용어

 

https://blog.naver.com/oneflora/220979903148 - 레드 와인 종류

 

https://blog.naver.com/oneflora/221055906755 - 화이트 와인 종류

 

 

그리고 드디어 5시가 넘어서 숙소에 도착했다.

 

오늘 우리가 묵을 곳은 Aspiring Motel.

1분도 안되는 거리에 Lake Wanaka가 바로 있고, 뒷쪽에는 New world 마트가 있어서 지리적으로는 아주~! 좋다.

 

 

 

도착하니 Reception에 앉아 있던 아가씨가 왜 이제 왔냐고, 너 오늘 투숙객 중에 젤 꼴지로 왔다고...-_-)

아마도 퇴근하기 전에 와야 할텐데 하며 오매불망 기다린 모양이다.

 

그래서 그 Reception 아가씨를 붙들고 짧은 하소연을 함;;

나 오늘 못 올뻔 했다고. Clay Cliffs 올라갔다가 죽을 뻔한 걸 살아온 거라고.ㅎㅎㅎ

그랬더니 놀래면서 괜찮냐고 완전 피곤할텐데 올라가서 얼른 쉬란다. 고맙게시리.ㅠ

 

이번에도 내부사진을 안 찍고 짐부터 풀어서 사진이 없다.ㅠ

Hot tubs에서도 9번이더니 여기도 방번호가 9번이다.

 

2층으로 된 목조건물인데 계단 바로 앞에 방이 있어서 오르내리긴 좋았다.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면 시끄러울 줄 알았는데 시끄럽지도 않았고.(내가 못들었을 수도)

 

방에 들어서니 천정이 특이하게 위에 간판 로고처럼 삼각형의 높은 천정에 전등이 하나 중간에 떡하니 드리워져 있고 여기도 산장 느낌이 나게 전부 통나무다.

바닥에는 카펫이 깔려 있고 문에서 들어오면 왼쪽에는 옷걸이가 있어 재킷을 걸 수 있고 그 아래 캐리어를 두는 공간이 있고 오른쪽엔 화장실겸 욕실인데 특이하게 욕조가 있다.

 

옷걸이 옆으로는 미니 주방인 셈인데 선반 위에는 선 꽂으면 둥근판이 가열되서 요리할 수 있는 1개짜리 스토브와 전기 물 끓이기, 그리고 미니 바(Bar)처럼 되어 있는데 오른쪽에는 의자가 왼쪽에는 선반이 있어 아래에 식기들이 들어 있고 앞쪽에는 미니 냉장고가 있다.

 

욕실 바깥 벽면과 2인용 침대 사이에 특이하게 씽크대가 하나 있고 그 옆에 카펫 재질이 깔린 선반이 씽크대 옆에 붙어 있는데 높이가 침대보다 약간 낮아서 캐리어 펼쳐두기 딱 좋다.

  

투숙 인원이 3인이라고 했는데 3인실은 없는 지 씽크대 앞쪽부터 2인용 1개, 싱글용 2개 총 3개의 침대가 쪼로록 놓여있고 침대 머리맡 윗쪽에는 개인용 전등도 1개씩 있다.

오늘 개고생한 나를 배려해서 두 남정네가 넓은 데서 혼자 팔다리 쭉 뻗고 편히 쓰란다.

 

침대 앞쪽 미니 바(Bar) 의자 오른쪽에는 소파와 낮은 탁자, 의자가 있다.

그리고 맨 끝 쪽 싱글침대 옆에 미닫이 문을 열고 나가면 테라스가 있는데 거기에도 탁자와 의자가 있어서 담소를 나누기에 좋다.

 

뭔가 방 구조가 알차서 맘에 들어 하고 있는데 나보다 코가 덜 예민한 신랑이 이 방 카펫이 별로라며 냄새가 난단다.

코는 내가 더 예민한데 뭐지.. 난 괜찮은데 했는데, 신랑이 이거 보라며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을 보니 이 숙소는 환기가 잘 안되거나, 과거에 음식냄새 때문에 곤욕을 치른 적이 있나보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한 눈에 바로 들어오지 않아서 따로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쉽게 지나치기 쉬운데 미니 주방처럼 꾸며둔 곳에 써둔 글귀가 가관이다.

 

이 숙소에서 카레나 인도 요리같이 냄새가 심한 요리는 하지 말라고, 만약 퇴실 후에 냄새가 심하게 나면 숙소 예약 시에 사용됐던 카드로 $500불을 청구하겠단다. ㄷㄷㄷㄷㄷ

 

그 글을 보고 저녁을 뭘 만들지 하다가 모든 식재료를 그대로 두고 나가서 사먹자 했다. 

배터지게 사먹어도 $500 보단 싸지 않겠냐며.

 

그 경고성 글을 보고 났더니 왠지 카펫에서 진짜 꾸리꾸리한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것 같아서 신랑이 몸에 뿌리는 데오도란트 스프레이를 여기저기 뿌렸다.

그러는 사이 폭풍 검색을 하던 동생이 근처에 맛집이 있단다.

 

그리하여 간 곳이 Kai Whakapai(food made good이라는 뜻)이다.

 

 

 

 

이곳에 대해서는 뉴질랜드 여행루트 카페에 글을 쓴 적이 있는데 링크를 참고하길.

http://cafe.naver.com/nzroute/36762

 

우리가 갔을 때 정말 운 좋게 손님들이 방금 떠난 듯한 테이블이 하나 있어 차지하고 앉았는데 정말 동양인들은 거의 없었고 손님들로 바글바글하다.

 

뉴질랜드는 로컬에서 직접 맥주를 만들고, 맥주 페스티벌이 있을 정도로 다양한 맥주들이 있다고 알고 있는데 여기 레스토랑인지 펍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로컬 맥주로 상 받았다는 글귀가 간판에 적혀 있었다.

 

 

 

개인컵 들고 오면 가격을 깎아준다는구만.

 

이 음식점을 검색하던 동생 말에 의하면 여기 음식이 맛나고 커피와 맥주도 맛나단다.

 

 

 

우리 셋다 너무나 좋아한 Open Steak Sandwich

 

 

 

Cardrona Gold Lager 2잔과 Lake Cider

 

아침에 스파게티 먹고 나서는 Cookie time으로 허기를 달랬던 지라 이른 저녁을 먹자고 맛난거 시켜보자며 Open steak sandwich를 3개 시키고, 로컬 맥주가 궁금해서 어떤게 잘 나가느냐고 직원한테 물어서 신랑과 동생은 Cardrona gold lager를, 나는 Lake cidar를 시켰다.

 

 

 

Cardrona Gold lager 매력에 푹 빠진 신랑과 동생이 쭉쭉 들이키는 중

 

인기 있는 맥주 2가지 중 하나인 Brewski는 마침 똑 떨어져서 Cardrona Gold Lager를 다 마시고 또 다른 맥주 두 가지를 더 마시고 나니 그제서야 채워놔서 나오기 전에 맛볼 수 있었다. 근데 Brewski는 난 그닥...

Cardrona Gold lager가 최고임!! 乃

 

 

 

1 Pint를 후딱 비운 신랑이 다른 맥주를 또 사왔다. 

 

근데 우리가 시킨 이 음식이 이게이게 초대박임!+_+)/

 

오늘 생고생을 해서 그런가 아님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점심을 못 먹어서 그런가 너무너무 입에 쫙쫙 붙는 것이 맛있는거다.

오죽하면 먹고 숙소로 돌아와서는 바로 카페에다 자랑질을;;

음식하나에 이렇게 행복해질 수도 있구나 싶은 것이 오늘은 정말 극과 극의 감정을 경험했다.

 

 

아까 와인도 마셨겠다, 또 여기서 맥주도 마셨겠다 알딸딸~ 한게 기분도 좋고 와글와글한 분위기도 좋아서 숙소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이날은 금요일 저녁!) 계속 앉아 있자니 호수 너머 하늘에서 너무 시커먼 먹구름이 몰려오는 거다.ㅠ

하.. 진짜 이노무 날씨.ㅠㅠ 오늘도 아니나 다를까 해가 떨어지려고 하니 또 먹구름이 귀신같이 알고 몰려온다.

 

 

 

 

더 앉아 있다가 비라도 맞을까봐 술이 먹고 싶으면 뒤에 New world 마트에서 사서 테라스에 테이블도 있겠다 거기서 마시자 합의 보고, 호수를 따라 잠깐 걸었다.

 

 

 

우연히 호수 분위기 찍는다고 찍은 이 사진은 영화 Life of Pi 후반부에 나오는 섬같다.

잘 보면 여인이 누워있음.ㄷㄷ

공교롭게도 수영하는 사람들을 위해 떠 있는 물 위의 저 raft 마저도 영화 속 그 작은 배처럼 느껴진다.

 

그 유명한 Lonely tree도 보러 가고 싶은데 그 존재 자체를 모르는 신랑과 동생한테 설명설명 해봤지만 가까운 곳에서 보이는 게 아니라 한참을 걸어가거나 차를 타고 가야할 판인데 지도를 보니 너무 멀다.

셋 다 술기운이 돌아 기분좋은데 이 상태로 나무 한 그루 보자고 거기까지 둘을 설득해서 가기엔 비도 올 것 같고, 운전은 아예 불가능하고 나도 오늘은 너무 피곤하고ㅠㅠ.

 

 

 

 

Lake Wanaka는 날씨도 날씨지만 물빛이 우리가 지나왔던 다른 호수처럼 특출나게 푸르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 마을 자체가 주는 특유의 여유로움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냥 이 마을에 며칠 눌러앉아서 이 여유로움을 마음껏 느끼고 싶을 정도로.

 

 

 

베란다에서 찍은 숙소 근처 전경.

하늘보고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_-)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New world에 들러서 뉴질랜드에서 인기있는 로컬 맥주를 사서 맛보자 의기투합했다.

근데 Speights가 맛나다는데 첨엔 못 찾다가 나중엔 종류가 여러가지라 어떤 걸 사야할 지;;

게다가 1병씩은 안파는 지 다 큰 박스다.

그래서 인터넷서 찾아본 뉴질랜드 맥주 순위 안에 있는 Tui가 그나마 12개짜리 있어 그걸 사서 들고 숙소로 돌아왔다.

 

호숫가가 쌀쌀했던지, 저녁먹은 지 얼마됐다고 숙소로 돌아오니 나중에 Milford Sound 갈 때 먹자고 Tekapo에 있는 4 Square에서 산 한국 컵라면이 눈이 들어와서 셋 다 테라스에서 바깥 경치를 구경하며 먹었다.

방안에서 먹었다가는 $500 내게 될까봐 락앤락 도시락통에 옮겨서 들고 다니던 김치도 같이 테라스로.

역시 한국인은 맵고 짠게 최고야 한 번씩 먹어줘야돼 이러면서 Tui 맥주도 한 잔씩하고.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가 꽤 많은 사람들이 늦은 시간까지 차려 입고 무리지어 가는 연세 지긋하신 분들도, 남녀가 섞여서 깔깔깔 거리며 길을 건너던 한 그룹의 청춘들도 모두 즐거워 보였다.

   

배가 부르고 술기운이 도니까 점점 몸이 더 무거워져서 낮에 Hot tubs에서 썼던 수영복을 널어 놓고 오늘은 내가 제일 먼저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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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terbury지역에서 West cost지역으로 넘어가는 길 중 하나인 Arthur's pass는 Southern Alpine 산맥 중턱에 위치해 있어 아무래도 1년 내내 추운 날들이 많다 보니 그 언저리에 묵은 숙소에서 드디어 "전기장판"을 보았다.

 

Kaikoura에서 춥다고 한 것을 안쓰럽게 생각했던지, 잠자는 중에 무의식적으로 왤케 침대가 뜨끈하지 역시 뉴질랜드 양모이불인가! 하며 감탄했더니 신랑이 내가 자는 사이 전기장판을 켜주었던거다.. -_-)

 

Bealey hotel은 다른 건 몰라도 난방시설은 잘되어 있어서 방안에 전기히터가 있었고, 집 자체는 허술해 보였지만 추운지역답게 단열처리를 잘 한 것인지, 그 전기히터만으로도 방안이 금새 후끈해져서 따뜻했는데 전기장판까지!

 

동생도 히터 틀어 놓고 자다가 더워서 끄고 잤다는데, 문 바로 앞에 침대고, 침대 위로 창문도 하나 더 있어서 추울까봐 걱정했더니 외려 따뜻하게 푹 잘잤다고 했다.

더워서 전기장판을 끄고 뒤척이다 일어나고 보니 신랑은 벌써 일어나서 어디가고 없다.

 

어제 자러 가기 전에 펼쳐 놓았던, 덜 마른 옷가지들을 주섬주섬 챙기고 뭐 아침이라고 만들 것도, 사 먹을 데도 없는 지라 어제보다 더 열악하게 국물도 없는 백반에 밑반찬으로 아침을 먹고, 첫 날 Countdown에서 산 오렌지 쥬스를 한 모금 마시다 말고 버리고.. ㅠ

점심은 따뜻하고 맛난 걸로 가다가 사 먹기로 다짐하고 아침 일찍 나섰다.

(오렌지 쥬스 살 때 위 아래로 뒤집어 보고 안 새는 걸로 사세요. 신선해 보인다고 산 게 하필 새는 거 사서 이틀만에 상했...ㄷㄷ) 

 

 

 

아침 일찍 일어나 마실을 나간 신랑이 찍어온 이름도 어려운 강가 사진.

저 넓은 강이 봄이나 초여름에는 혹은 한 여름에는 눈 녹은 물로 가득차겠지?

 

오늘은 살짝 흐리긴 했지만 길을 나서는데 아침부터 파란 하늘을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드디어 비로부터 벗어나는 것인가! 뉴질랜드에 발 들이고 처음으로 보는 파란하늘이다.

 

 

 

 

 

파란 하늘마저 눈웃음 치는 좋은 날씨에 출발부터 기분 좋은 오늘의 목적지는 내가 이번 여행에 꼭 가고 싶었던 곳 중 하나인, 그 이름도 유명한 Lake Tekapo.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Arthur's pass에서 내려오는 길도 무척이나 이뻤다.

어제 분명히 지나간 길이었을 진데 어째서 보질 못했을까.

하늘이 푸르니 마음까지 열리는 것인가!

 

달리는 차 안에서 폰으로 대충 찍어도 한 장의 엽서가 따로 없다.

 

이번에 뉴질랜드를 여행하면서 느낀 것 중에 하나는 뉴질랜드는 물 부족 국가인 한국, 호주와는 다르게 대지가 물이 많은 것 같고, 그래서 그런 지 싱싱하고 울창한 소나무가 정말 많다는 거다.

그것도 아주 똑바로, 제대로 올 곧은 소나무가.

나무가 어쩜 그렇게 하나같이 파릇파릇하면서 올 곧은 지..-_-;;;

 

여행하면서 현지인들과 접촉(?)할 기회가 식당에서 혹은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 혹은 집주인이랑 만날 일 외에는 잘 없어서, 대화를 오래할 기회가 없어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일자로 똑바로 자란 나무들이 사방 천지에 널린 걸 보니 뉴질랜드는 사람들마저도 심성이 올 곧을 것 같은 느낌이다!

 

길거리나 도로에도 쓰레기 하나 없이 그렇게 어딜가나 깨끗하기 그지 없어서 시설은 낡았을 지언정 어디든지 참 깨끗하듯이.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소나무의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이 가끔 보이는 것 같다.

따로 뉴스를 찾아보진 않았지만 뉴질랜드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을까 싶다.

 

Arthur's pass를 올라가고 내려오면서 보면 가끔 산에 나무들이 하얗거나 붉은 색으로 변해있고, 그 나무들이 처참하게 베어져 있는 모습들이 있었다.

재선충이 퍼지면 소나무에 줄기에 구멍이 숭숭숭 뚫려서 양분과 수분을 전달하지 못하게 되어 소나무가 말라 죽는다.

 

위에 사진에 찍힌 그 일대가 전부 그런 것이, 아직은 그렇게 심각해보이진 않았지만, 우리나라에서 그 현장을 직접봐서 그런가 안 그래도 많은 눈으로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민둥산이 많은 뉴질랜드인데 싱싱하고 올 곧은 소나무가 질병없이 잘 자랐으면 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소나무가 병든 것 같아보이는 건 아니지만, 나무를 심어서 팔려고 벤 건 지, 아님 병들어서 벤 건 지 알 수 없는, 소나무들이 무참하게 베이고 남은 흔적들은 꽤 자주 보였다.

 

Castle hill도 지나고 점점 평지쪽으로 내려오다 보니 풍경이 점점 달라졌는데 Mt Hutt 앞쪽으로 흐르는 Rakaia 강을 지나갈 때는 우와~ 소리가 절로 나왔다.

 

 

 

 

사진으로 보면 별로지만 실제로 봤을 땐 우와~ 소리가 나왔던 Rakaia River 근처 언덕에서

 

계속 흐린 날씨에다 겨울에 눈 덮혔던 산에 눈 녹아 없어지고 난 뒤의 거무튀튀한 산이나 바다만 구경하다가 갑자기 녹음이 짙은 들판을 보니 뭔가 마음도 평화로워지고 제대로 뉴질랜드구나~ 싶은 경치에 즐거워졌다.

 

 

그리고 Lake Tekapo로 향하는 길에는 양들이 참 많았는데, Christchurch에서 Kaikoura쪽으로 가는 길도 그렇고 Arthur's pass에서 Tekapo로 가는 길도 그렇고 양들이 참 덩치도 크고 하얬다.

 

나중에 깨달은 사실이지만 남섬의 아랫쪽으로 갈 수록 기온이 더 내려가는데, 양들도 색깔이 하얗다기보단 아랫쪽으로 갈 수록 회색빛에 가까워지고, 덩치도 훨씬 애기애기 한 것이 첨에는 새끼들만 모아놨나 했는데 전반적으로 더 작았다.

종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추위 때문에 덜 자라는 것인지..?

심지어 검은 양도 있던데...-_-????

 

 

 

 

 

 

뉴질랜드에는 사람숫자보다 양숫자가 더 많다더니 어딜가나 평화롭게 풀 뜯고 있는 양들을 보고 우리는 양 사진을 찍기로 했다.

너무 자주 접한다고 계속 그냥 지나쳐버리면 나중엔 왠지 양 사진 하나도 없이 뉴질랜드를 떠날 것 같아서 양들이 많은 곳에서 잘 찍어보자고 가면서 울타리 근처에 모여 있는 양들을 공략하기로 했다.

근데 이 넘들, 눈치가 어찌나 빠른지..ㅠㅠ

 

한 무리의 양들이 마침 울타리 근처에 우르르 몰려 있길래 동생이 먼저 차에서 내렸다.

양 무리들 중 하나가 고개들어 경계하나 싶더니 풀 뜯던 다른 양들도 이내 일제히 우리쪽으로 고개들고 쳐다봤다.

신랑도 뒷따라 내렸는데 그 중 누가 '헐, 아저씨들 뭐예요! 얘들아 도망쳐~!'라고 외친건지 갑자기 다들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가는 거다.ㅠ

 

'얘들아 가지마~~`` 우리 나쁜 사람 아니야~~' 외쳐봤지만 더 멀리 도망 감.ㅠㅠㅠㅠㅠㅠㅠㅠ

영어로 외쳤어야 했나... -_-)a

 

 

 

여지껏 우리가 다닌 곳은 그렇게 어딜 가나 사람이 별로 없어서 양은 사람을 겁내지 않겠지, 양은 순진하겠거니 했던 착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우리는 얼마 안 가서 다시 울타리 근처에서 한가로이 풀 뜯고 있는 양 무리를 발견했다.

 

이번에는 차에서 내리지 말자고, 차 안에서 창문을 내리니 아니나 다를까 풀 뜯던 넘들 중에 몇 마리가 또 빤히 쳐다봤다.

 

그래도 여행하며 지나가는 차들은 많이 봤는 지, 울타리 근처에 차를 세웠는데도 이번에는 도망가지는 않았다!

(양 사진은 차 안에서 찍어야 합니다. 내리면 안돼요..-_-)

 

털 깎힌 지 얼마되지 않은 양들인 모양이다.

털을 깎는 걸 본 적은 없어서 대충 깎은 건지, 원래 저런 건지 모르겠지만 얼룩덜룩하게 정말이지 대충 깎은 것 같은 양들이었다.

하긴 저 많은 애들 꼼꼼하게 이쁘게 미용하듯이 깎아 주려면 1년 365일 깎아야 할 지도..ㄷㄷ

 

찍고 나니 별로 안이뻤지만 왠지 앞서 도망간 애들이 더 이쁜 것 같았지만, 그래도 양 사진 찍으려고 양 무리들 물색하다 보니 어느 새 Geraldine에 도착했다.

 

드디어 제대로 밥을 좀 먹겠구나 하고 차를 세웠는데.... 마땅한 밥집이 안 보인다.ㅠ

대충 차를 어느 한 골목에 대고 걸으면서 근처에서 밥집을 찾아 보기로 했다.

 

 

 

오늘은 뭐 일찍 나선데다가 따로 예약한 것도 없고~ Holiday park에 check in만 하면 되서 슬렁슬렁~ 동네 구경이나 하지뭐 마인드로 이리 기웃, 저리 기웃, 부동산 시세도 한 번 쳐다 보고~ 어제 산 엽서에 붙일 우표도 사고~

 

언젠가부터 시드니 부동산은 Auction 대세인지라 얼마면 그 집을 살 수 있는 지 가격을 안 적어놓아서 집 구경하는 재미가 떨어졌는데, 여기는 원하는 가격이 다 게시되어 있는 것만으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땅덩이 엄청 넓고 좋은 집이 4~5억에 팔더만요. 저 정도면 시드니는 15억도 넘을텐데.. ㄷㄷ)

 

Geraldine은 Christchurch를 떠난 이후로 3일 만에 본 가장 큰 동네였다! 와우~! 은행도 있고...-_-;

(Kaikoura에선 낚시 한 후로 피곤해 마을 구경 제대로 못하고 떠나와서...)

 

 

 

마땅히 밥 먹을 곳을 못찾고 있는데 I-site가 마침 보이길래 안으로 들어가 봤더니 한 쪽 벽에 커다란 지도와 함께 우리가 어딘지 보여주고 있었고 Tekapo도 멀지 않았으며, 그 앞에는 각종 여행정보와 옆에는 식당까지 있는 것이 아닌가! 

 

거기엔 아시안들을 위한 메뉴까지 있었다! 영어 옆에 중국어로. 중국인들이 얼마나 많으면...-_-;)

 

 

동생이 여기서 처음 접한 Ginger beer. 이름은 beer지만 술이 아니라 무알코올 음료다.

달달하고 맛있슴~ 이 날 이후로 동생의 Ginger beer 사랑은 여행 끝까지 쭉 이어졌다.

 

어제 내내 한 끼도 넉넉찮게 먹었던지라 뭐든 마음에 드는 걸로 시키라고 했건만, 비싸기는 또 오지게 비싼 그 식당에서 신랑은 미트파이 한 개를, 동생은 치킨과 채소 볶음 요리를, 나는 그 나마 젤 무난해 보이는 카레를 시켰다.

 

우리가 음식 주문을 하고 나오길 기다리는 동안 이 동네에 사시면서 이 음식점 메뉴를 다 섭렵한 것 같은, 만렙 할머니 두 분이 근처 동생 어깨너머 자리에 앉아서 시킨 점심 메뉴가 나왔는데... 대체 뭘 시키신 건지, 칼 질 하시는데 어찌나 냄새가 좋던지.ㅠㅠ

감자 향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윽고 우리가 받은 메뉴는 아시안 메뉴인데 밥은 날아갈 것 같고, 야채 몇 개 떠 다니는 짙은 갈색빛의 카레는 그 나마 좀 먹을만 했지만 동생이 시킨 치킨과 채소 볶음 요리는 간이 거의 되지 않은, 그냥 닭과 옥수수 완두콩 피망 브로콜리 당근을 소금 살짝 치고 후추 살짝 치고 기름에 쩔이면서 볶은 요리에 밥은 또 한 공기를 그 옆에 엎어서 나온 거였다. ㄷㄷ 우린 대체 뭘 시킨 것인가...! OTL

 

 

배가 고팠던 동생은 음식은 남기는 거 아니라며 느끼한 데도 꾸역꾸역 다 먹고 Tekapo를 향해 본격 출발!  

 

 

 

Geraldine을 지나면서 부터는 길이 확실히 완만해지고 예뻤다.

운전하기 겁나시는 분들은 여기부터 하시면 될 듯.(그러나 나는 안하고 동생을 시켰...)

경치도 눈에 띄게 푸르렀고, 가을 시작점인데도 녹음이 지천이었다.

 

Tekapo에 다가갈 수록 점점 평지가 낮아지는 데 그 사이에 Fairlie라는 곳에서 차들이 우르르 서 있기에

'오오~저기 뭔가 대단한게 있나? Tekapo가 한 눈에 보이는 것인가! 왠 차들이 저렇게 서 있지?'

내심 기대를 했으나~~ 그저 수 많은 look out 중에 하나였다.

 

 

 

많은 차들이 서 있어서 낚였던 Fairlie 전경.

마을보다 공룡들이 두 발로 서서 우르르 지나가는 것 같은 구름이 더 인상적이다.

 

 

Fairlie 초입의 look out에서 둥글게 원 그리면서 길따라 내려가면서 지도상에서는 Lake Tekapo가 점점 가까워지는데, 횡량한 들판만 보일 뿐 호수는 보일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Tekapo 호수도 뭔가 Rakaia River처럼, 근처 언덕에서 내려다 보며 우와~ 했던 것처럼, 갑자기 에메랄드빛 호수가 눈앞에 뙇! 펼쳐져서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그런 드라마틱한 장면을 상상하며 계속 달려가고 있는데, 아무리 달려도 호수쪽으로 점점 가까워지면 질 수록 오히려 더 건조하고 메마른 들판만 보이자 동생이 농담을 던졌다.

 

'혹시 그 사이에 호수가 다 말라서 옆에 보이는 언덕 저거 바닥드러낸 호수인 거 아냐?'

'맞네, 빙 둘러 가면서 언덕이 있는 것이... 여기다 물 채우면 호수 되겠구만.'

'진짜 그런거 아냐? ㄷㄷㄷㄷ 우리 호수 바닥 지나가고 있슴 ㅇㅇ'

 

옛날에 가끔 고향 저수지에 농사 짓느라 물 다 빼버리고 나면 바닥이 다 드러난 저수지에 물고기가 파닥파닥거리는데, 그거 줏으러 장화신고 들어갔을 때 보이던 것처럼, 동생 농담에 주위가 뭔가 호수를 둘러싼 언덕 같고 호수가 크던데 우리가 물 다 빠지고 건조해진 호수 바닥을 차로 건너고 있는 거 아닌가 상상 하니까 정말 그런건가 싶을 정도였다.

 

설마... 이러고 농담하는 사이 차가 드디어 Tekapo에 도착했다는데!! 도도한 호수는 소나무에 가려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늘 묵을 숙소는 Lake Tekapo motel & holiday park.

위치설정을 다시 하니 호수를 앞에 두고 왼쪽 귀퉁이로 안내를 한다.

 

 

 

뭔가 이 쪽은 아닌 것 같은, 포장도로도 비포장도로도 아닌 것 같이 생긴 길을 따라 쭉 들어가니 시원하게 쭉쭉 뻗은 소나무들 사이로 옹기종기 건물들이 보였다.

 

 

 

 

그 중에 Reception이 보이기에 오 제대로 찾아 왔구나 싶어 차에서 내려서 뒤를 돌아보니...

 

 

차 뒤로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Lake Tekapo!!!

 

근처 배경인 멋진 산들은... 그럼 그렇지.ㅠ

여지껏 사진에서 봤던 내 머릿속의 Tekapo 풍경과는 다르게 눈이 다 녹아서 Arthur's pass에서 질리도록 본 잿빛 속살을 드러내고 있고... Tekapo는 하늘이 우중충한데도 불구하고 물이 참 푸르스름~ 하구나...!

너무 기대를 했는 지 솔직히 우와~ 까진 안나왔다.

 

 

그나저나, 이번 숙소 이름이 Motel & holiday park인데, Holiday park를 여지껏 접해본 적 없는데다, 예약할 때 Booking.com에서 인원 수대로 넣고 보여주는대로 예약을 해서 사실 우리가 묵을 숙소가 어떤 형태인지 감이 오질 않았다.

 

 

 

숙소 지역이 너무나 방대한데다 우리에게 주어진 숙소로 가는 길에는 아주~ 다양한 형태의 숙소들이 있었다.

제발 내가 예약한 곳이 Motel이어라... 마음 속으로 계속 외쳤는데 Reception에서 지도에 표시해 준 곳으로 가니 방갈로가 있었다.

 

 

 

우리가 묵었던 30번 방갈로는 사진에서 맨 왼쪽, 방갈로 왼쪽 옆에는 바로 주차할 수 있도록 Parking 공간도 있다.

차가 주차된 위 사진 바로 왼쪽 옆에는 마치 몽골 사람들이 살 것 같은 글램핑이 있었는데 안이 궁금하게시리 키세스 쵸콜릿처럼 생겼다. -_-)

 

 

 

방갈로 안은 심플하기 그지 없다.

2인용 침대 하나, 2층 침대 하나, 소파 하나, 의자 몇 개. 그리고 사진 찍은 오른쪽으로 벽에 거울 하나, 탁자 하나.

탁자 위에는 왠 상자 안에 이 방에만 배정된 것같은 느낌의 식기와 취사도구들이 있었다.

침대위에는 사진처럼 추울까봐 폭신폭신한 이불 하나 더에 개인 수건까지!

 

벽에는 역시 물가라 그런가 얼마나 벌레가 많으면 벌레 경고! 문구까지 있었다.

 

 

짐을 대충 던져 놓고 아직 문닫으려면 이르긴 하지만, 저녁 먹기 전에 근처 Mt John에 있는 천문대와 카페에 가보기로 했다.

 

아침에 분명 날씨가 좋았는데 Tekapo에 오니 다시 꾸역꾸역 구름이 끼는 것이 영 불안하다.ㅠ

오늘 밤만은~!!!! 제발 오늘 밤만은 비오면 안된다고!!!!

 

Mt John엔 우리 숙소로부터 걸어가면 1시간 정도 걸리는데, 셋 다 체력이 저질이라 차를 끌고 올라갔다.

입구에서 $8을 내고 산 길 전문 신랑이 운전을 했는데 걸어서 1시간이라길래 그저 제주도 오름 하나 정도겠거니 했던 건 큰 착각이었다. 그래도 나름 "산"이라고 가는 길이 꼬불꼬불꼬불꼬불...

 

가는 길이 좁고 꼬불꼬불한데다 오르막길에.. 경사도 꽤 있는데다가 외길도 있고.. 아주 종합위험셋트였다. ㄷㄷ

겨울에 눈왔을 때 차 끌고 올라간다면 진짜로 정말로 위험할 듯. 

 

꼭대기까지 올라가니 천문대들이 하나씩 보이고, 드 넓은 Lake Tekapo도 보이고, 카페도 보이고...

역시나 산꼭대기 답게 바람도 엄청 불고 꽤 쌀쌀했다.

 

 

Tekapo가 왜 신비로운가 했더니 흐린 날씨에도 불구 푸른빛을 자랑하고 있었는데, 카페 뒷쪽으로 걸어가니 비교하기 아주 좋은 호수가 옆에 하나 더 있었다. 찾아보니 Lake Alexandrina.

원래 일반 호수라면 다 저럴진데, Tekapo옆에 있다 보니 물이 참 시커멓다 못해 냄새날 거 같고 썩어 보였다.-_-;;

 

 

 

근처를 한 바퀴 빙 돌고, 남들처럼 Lake Tekapo를 뒷배경으로 우뚝 솟은 바위 위에서 우리도 변신할 것처럼 양팔 벌려 사진 찍고 있노라니 오늘도 역시나 그 분이 오셨다...

 

오늘 밤만은 안된다고 했는데 뚜둑뚜둑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안돼~~~``` 안된다고... ㅜㅜㅜㅜㅜㅜ

 

신비롭던 마음에 찬물을 확 끼얹는 빗방울에 맘이 상해서 Astro cafe안으로 들어가 달달하고 씁쓸한 것으로 마음을 달랬다.

 

 

우리가 주문한 라떼, 카푸치노, 차이라떼와 치즈케잌, 브라우니, 당근케잌

 

다시는 안시킨다고 다짐했던 당근케잌도 브라우니도 치즈케잌도 진짜 맛있었다!!

(달달한거 좋아하시는 분들 강추!)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cafe 안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리고, 이 날씨에 어떻게 웨딩촬영을 하겠다는 건지 웨딩드레스 입은 커플과 찍사도 카페에 앉아서 먹고 마시고, 커피에 남들처럼 행성 모양도 그려주고...

다 좋은데 저 커피잔, 정말 크고 양 많다. 곧 저녁 먹어야 되는데... 벌써 배가 불러왔다.

 

그래도 제대로 된 저녁을 먹어 보자며, 비 더오기 전에 얼른 장봐서 고기 굽자고, 뉴질랜드에 왔으니 신선한 고기 BBQ해서 먹어봐야 되지 않겠냐고 Mt John에서 내려와 근처 4 square에 갔다.

 

Christchurch를 떠난 후로 처음 보는 장이라 이것저것 샀더니 짐이 최고로 많아졌다. 이런;; 

 

Lake Tepako Holiday park 주방시설은 상상외로 넓고 깨끗하고 냉장고도 크고 넓고 냉동실도 있고 다 좋은데, 방갈로들 중 가장 멀리 떨어져 있어서 왔다갔다하는 게 좀 번거로웠다.

 

짐은 많은데 냉장고는 다른 건물에 있고, 씻는 것도 공동으로 사용하는 샤워시설이 2군데인데 우리 방갈로는 하필 중간지점이다;;

 

 

 

상하기 쉬운 것들을 우선 부엌으로 나르고, 필요한 식기들 옮긴 후, 저녁으로 먹을 고기에 마늘, 소금, 후추, 사가지고 간 각종 허브와 향신료들을 뿌려 밑간 한 다음 신랑한테 건네주면 동생이 Holiday park내에 있는 BBQ 시설에다가 구워서 냈다.

스테이크 식으로 먹으려고 각자 선호하는 고기를 골라서 온거라, 좀 쎄게 간 했는데 채소들 씻고 마늘 양파까고 김치도 통에 덜고 나왔더니 이미 다 해체되어 있었다... -_-)

 

BBQ 시설 옆에 정자처럼 지붕이 있고 탁자가 있어서 거기서 한 상 펼쳐서 신랑과 동생은 맥주까지 곁들여 호수를 바라보며 먹는데.. 고기 구울 때부터 내리던 비가 본격적으로 내리 붓기 시작했다.... OTL

 

 

 

그 때 어디서 냄새를 맡은 건지 오리들이 비오거나 말거나 식사하는 근처로 다녔다.

풀어서 키우는 건지, 야생인 지 알 수 없는 오리들이 우리쪽으로 우르르 몰려와서 진을 쳤다.

이 때는 몰랐는데 Lake Tekapo 주변이 동물천지였다.

 

 

Geraldine에서 점심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Astro cafe에서 커피에 디저트까지 드시고, 저녁까지 먹었으니...

여지껏 소식하다가 갑자기 몰아서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아서 근처 산책을 가기로 했다.

 

먹은 것들 다 치우고 설거지 하는 사이에 신랑과 동생은 맥주 한 병씩 들고 먼저 출발했는데 다 정리하고 나왔더니 둘이 안 보여서 그냥 나 혼자 따로 걸었다.

 

Holiday Park에서 호수를 바라보고 왼쪽에 Tekapo Springs라는 온천이 있어서 가볼까 했는데 평점이 천차만별이라 예약은 안하고 지나면서 어찌 생겼나 구경이나 해볼까 싶어 그 쪽을 향해 걸었다.

 

 

포만감으로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온천 방향으로 걷는데 저기 앞 멀리서 한 생명체가 길 가 돌덩이 뒤에서 나오더니 시멘트 길을 가로 질러 반대쪽으로 쪼로록 가는 게 아닌가!

 

안그래도 방금 전에 설거지한 식기들 방갈로에 갖다 놓으러 가는데 토끼 한 마리가 방갈로 앞을 후다다닥 뛰어가길래 헐~ 여기 동물천국인 건가 했더니 정말인가보다!

 

뭔가 싶어서 살금살금 목표 노리는 고양이 걸음으로 다가가서 봤더니! 

 

 

Hedgehog라 불리는 고슴도치였다 >_<

 

한 마리가 마실 나온 건지 돌 뒤에서 나와서 풀숲으로 가길래 따라가서 구경하고 있는데 신랑과 동생이 Tekapo Springs 쪽에서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

 

후다다닥 뛰어가서 저기 고슴도치 있다고 고슴도치 처음봐서 자랑자랑 했더니 어디어디? 하고 같이 후다닥 왔는데 내가 발견한 곳에서 멀리가지 않고 근처에 있었다.

 

 

 

동생과 나는 혹시나 고슴도치가 놀래서 도망갈까봐 멀찌감치 떨어져서 폰으로 사진찍고 있는데,

평소에도 야생 동물이건 곤충이건 호기심 만땅 풀게이지인 신랑은 성큼성큼 가더니 고슴도치 앞에 쪼그리고 앉아 초근접샷으로 사진을 찍고는, 강아지나 고양이 토닥토닥 하듯 고슴도치 머리랑 등에 난 가시를 살짝 살짝 쓸면서 만지는데도 고슴도치가 도망을 안간다. 신기방기 -_-)..

 

희안하게 신랑에게선 동물들이 적의? 살기? 그런게 안 느껴지는지, 예전에도 연애할 때 산책하러 시드니 시내에 있는 하이드 파크를 걷다가 "포섬"이라고 불리는 고양이도 원숭이도 아닌 것이 비스므리하게 생긴 야생동물이 야자나무 꼭대기서 아래로 쪼로록 내려와 매달려 있는 것을, 가까이 가서 머리를 쓰담쓰담 해주더라니... -_-;;

그때 남친이었던 신랑이 멀찍이 서 있는 나를 보고, 와서 보라고 해서 나름 살금살금 갔는데 내가 접근하니까 나무 위로 후다다닥 도망가버려서 뻘쭘했는데...ㅠ

 

또 그럴까봐 동생이랑 둘이 멀리 소심하게 서서 신랑이 하는 모양새를 보고 실화냐... 이러고 쳐다보고 있으니 고슴도치가 화내는 것 같다면서 등에 가시를 세운다며 신랑도 더는 안 만지고 고슴도치를 뒤로하고 운동삼아 그 유명한 Church of the Good Shepherd(선한 목자의 교회)에 가보기로 했다.

 

 

 

부슬부슬 오던 비도 잦아들어 호숫가를 따라 걷는데, Tekapo 물 색깔이 그 새 달라져 있었다.

 

아까 Mt John 꼭대기서 내려다 볼 때는 학창시절 미술시간에 짙은 초록색 물감으로 칠한 뒤 물통에다가 붓으로 씻으면 다른 색깔이랑 섞여서 나올 법한 탁해 보이는 짙은 초록색이었는데, 비가 오고 빗물에 희석이 된 건지 가까이서 봐서 그런 지, 투명해진 옅은 초록색이었다.

시시각각 물 빛깔이 변한다더니 정말!

 

 

 

Lake Tekapo 물 속이 훤히 다 보여서 손을 담가보니 물이 너무 찼다.

신랑은 물이 너무 깨끗하다면서 이따가 저녁에 수영하러 다시 올 거란다.

동생은 Bealey Hotel에서 본 커피 포트에 하얀 부유물을 본 후로, 물이 좀 푸르다 싶으면 물 속에 석회질이 섞인거 같다며, 몸에 안 좋다고 물에 들어가지 말란다.

그러거나 말거나 배도 부르겠다 흥이 난 신랑은 내 귀에다가 대고 소곤소곤 저녁에 꼭 다시 수영하러 올거란다.

 

 

리셉션을 지나 우리가 차 타고 들어왔던 길과 호수 사이로 난 산책길을 걸어가는데 이번엔 토끼들이 후다다닥 거리며 뛰어 다녔다.

 

 

 

 

눈은 완전 새까맣고 초롱초롱하고 털은 회갈색인데, 희안한 건 꼬리 아랫부분이 흰색이라 뛸 때마다 그 부분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게 특이하고 귀엽다. 꼬리에 흰 솜뭉치 달고 달리는 거 마냥 ㅎㅎ

 

Holiday park에서 4 squre까지 가지도 못했는데 10마리는 본 듯.

거기가 집중 서식지인가 보다. 

 

토끼가 여러마리 마구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 저거 잡아 먹으면 맛있겠는데 농담하며 걷는데 어느 새 Hoilday park 지역에서 제법 멀어졌다.

 

그런데 토끼들이 뛰놀던 보라색 꽃들이 있는 곳을 지나치자 점점 더 많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것들이 양 사방에 시커멓게 삐죽삐죽 올라와 있었다.

 

무슨 씨앗과 줄기 같은데, 크기가 작은 것도 아니고, 한 두개도 아니고 시커먼 줄기가 너무 흉물스러워 맘 같아선 줄기들을 잘라내버렸으면 했다.  

시커먼 식물 줄기 때문에 Tekapo의 아름다운 경치가 퇴색되는 느낌?

 

 

 

사진으로 보면 길쭉길쭉 시커먼 색만 보이지만 실제로 걸으면서 가까이서 보면 굵직굵직한 씨앗들이 꽃들이 진 자리에 알알이 박힌게 좀 징그럽게 생겼다. ㄷㄷ

 

 

 

 

그것의 정체는 많은 사람들이 Lake Tekapo에 가면 호수 물빛과 어우러져 그토록 아름답다고 격찬했던 Lupin.

 

지나가다가 뒤늦게 핀 꽃이 간혹 하나씩 듬성 듬성 있었는데, 두 개가 같이 있는 게 보기 힘들정도로 이미 다 져버렸다.

꽃이 지고, 그 자리에 씨앗들을 잔뜩 품은 줄기들이 얼른 영글어 땅에 떨어지면 좀 나으려나.

눈이 와서 덮혀버리면 괜찮으려나.

 

저 시커먼 줄기들이 전부 위에 사진처럼 예쁜색의 꽃으로 바뀐다면 정말 아름다울 것 같다.

근데 우리가 갔을 땐... 정말 이건 아니었다. 쩝.

 

져버린 Lupin의 흔적을 양쪽으로 끼고 걷다가 결국 교회까지는 커녕 4 squre 근처서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해 도로 돌아와서는 밀린 빨래를 돌렸다.

 

Lake Tekapo 세탁기는 한 통에 $4.

그 동안 세탁 못한 옷과 오늘은 비가 많이 와서 다 젖은 옷들까지 다 빨았다. 

세제를 따로 구비해 놓진 않으니 개인이 가지고 다녀야 된다.

근데 세탁실에 보니 누군가가 기증한 듯 세탁기 위에 여러 개 있었다.

 

첨엔 왠지 건조기 사용료가 비쌀 것 같아서 건조기 사용은 엄두도 안내다가 오늘 Tekapo 온 후로 계속 비가 와서 방갈로 안에 널어봤자 안 마를 거 같아 기왕하는거 말려서 가자 싶어 비싸더라도 해야지뭐 하고 써 봤다.

근데 건조기도 한 통에 $2불. 생각보다 훨 싸다. +_+

 

이 후로 세탁기, 건조기 다 있는 곳엔 다 써봤는데 다 똑같이 생겼는데 건조기 가격이 남섬 아래쪽으로 갈 수록 비싸짐. Tekapo $2, Mt Cook $3, Queenstown $4

 

 

 

빨래가 건조까지 다 되길 기다리는 사이 해가 졌다.

그 사이 그 많던 캠퍼벤 싸이트도 점점 자리가 찼다.

 

동생은 마음의 양식을 쌓겠다며 한국에서 들고온 책을 읽고 있고, 와이파이 켜서 인터넷 하던 신랑은 어둠이 깔리자 뜬금없이 진짜로 수영을 하러 가잔다. 그 얼음장 같던 물에. ㄷㄷㄷ

 

그간 마트가 없어서 술 살 곳도, 운전하느라 마실 틈도 없어서 잘 참다가 오늘 드디어 가까운 곳에 마트가 있어 좋아하는 맥주 사다 거나하게 마신 뒤라 물에 들어갔다가 사고 날까봐 말리고 싶었지만, 가겠다는데 어쩌랴.

물을 극도로 싫어하는 동생은 방갈로에 남겠다고 해서 수영도 못하는 내가 따라 나섰다.

 

신랑은 어릴 적 그 유명한 호주의 본다이 비치(Bondi Beach) 해변가에서 자라서 시아버지 따라 스노우쿨링을 종종 했단다.

크면서 내륙쪽(?)으로 이사가는 바람에 수영할 일이 크게 줄었는데, 내가 신랑을 만나 사귀고 결혼한 10년이 넘은 세월 동안 신랑이 수영하는 걸 한.번.도. 본 적도 물놀이 한 번 간 적도 없어서 내심 걱정이 됐다.   

 

커다란 수건 하나 들고, 혹시나 저체온증으로 뭔 일 날까봐 내가 마신다는 핑계로 따뜻한 홍차 한 잔 만들어 손에 들고 폰도 손에 쥐고 나는 수영을 못하니 혼자 놀아야 되는데 그래도 할거냐니 하겠단다.

 

기어코 수영복으로 갈아 입고는 호수로 가서 진짜 풍덩풍덩 거리면서 자유영도 했다가 배영도 했다가...ㅋㅋㅋ

물이 밤이라 엄청 차가울 텐데도 재밌는지 풍덩풍덩 거리다가 밖에 나와서 내가 건네는 홍차 한 입 마시고, 또 들어 가서 풍덩풍덩 한 세 번쯤 하니 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신랑이야 그렇다 쳐도 나는 이러다 쫄딱 젖을 판이라 들어가자고, Wanaka나 Queenstown에도 호수 근처에 숙소를 잡았으니 거기가서 더 하라고 꼬시니 그러까? 이러고 순순히 물에서 나왔다. 

 

Tekapo Holiday park에는 샤워실이 두 곳인데, 하나는 정중앙에 키친과 같은 건물에 있는 건데  성별이 따로 되어 있고, 또 하나는 리셉션에서 Holiday park 지역 입구로 들어오다 보면 바로 오른쪽에 있는 남녀공용 화장실 겸 샤워실.

 

내가 Booking.com이나 예약할 당시에 봤을 때엔 샤워 시엔 $2불 넣어야 따뜻한 물이 나온다고 게시되어 있었다.

 

그래서 Reception에서 준 이용규칙 종이는 읽어보지도 않고, -_-) 신랑과 어떻게 이용해야하는 지 동생에게 알려 주려고 공용샤워실에 함께 가서 봤더니, $2불 넣는 건 테이프로 막아놨다.

샤워하기 전에 각각 샤워칸 문 앞에 있는 녹색 버튼만 눌러주면 됨.

 

문제는 따뜻한 물이 바로 안나오므로 먼저 눌러두고 옷 벗은 후 씻으면 된다. 

따뜻한 물은 6분간 나오는데 동작이 느린 신랑님께서는 중간에 찬물 나와서 샤워칸 밖에 서 있다가 한 번 더 눌러줬다. ㅋ

2인 1조로 씻으러 가면 편함!

 

해가 지고 밤이 깊어지자 날벌레들이 아주 난리를 쳤는데, 잠시만 문을 열어둬도 불빛을 보고 100m 전력질주하 듯 안으로 날아든다.

외출 시엔 안에 비치 되어 있는 '홈키파' 같은 날벌레 퇴치약을 손에 들고~ 불을 끄고 재빨리 나간 뒤, 들어 올 때는 문 앞에서 홈키파 뿌리고 문열고 재빨리 들어가는 게 팁!

 

 

하루 막바지에 들어 잠자리에 들기전에 침대에 누우니 새벽에 별을 볼 수 있을까..? 걱정됐다.

원래는 내일 날짜로 보름이라 달빛 때문에 별빛이 안 보일것 같아서 천문대 투어 신청도 하려다가 말았는데,

이렇게 가는 곳마다 비를 몰고 다니게 될 줄이야..ㅠㅠ

 

제발제발 낮에 비 많이 왔으니 밤에는 맑게 해주세요.

안 맑아도 좋으니 별 조금만이라도 보게 해주세요 간절히 빌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 보태기: Lake Tekapo Holiday park 이용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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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혹시나 하고 별을 보기 위해 포근한 이불을 박차고 나왔는데, 역시나 였다.

한 밤중의 바닷가는 스산하기 그지 없고, 숙소 저 멀리 가로등 하나만 애처롭게 서 있는데,

그 아래로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게 보였다.

이틀 째 밤이 지나갔건만 오늘도 별보기는 글러서 다시 자러 돌아갔다.

 

뉴질랜드의 모든 숙소는 오전 10시까지 퇴실을 해야한다.

 

날이 흐려서 인지 더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아침을 만들러 부엌으로 갔다.

여긴 어제보다 낫겠지, 아침으로 뭘 만들지 하면서 각종 조리 도구들을 그제서야 제대로 살펴봤다.

 

일단 코팅되어 있어야 할 프라이팬은 대체 뭘 어떻게 사용을 한 건지, 아니면 이 숙소가 지어진 이래로 한 번도 새걸로 바꿔 준 적이 없는 것인지 계란프라이 하나 부쳐려다 프라이팬에 눌러붙어 다 희생해먹게 생겼고,

안되겠다 토스트라도 해야지 싶어 토스트기를 살피니 손잡이는 애저녁에 떨어져 나갔고, 토스트기도 전원을 켜고 빵 넣어도 작동을 안한다.. 하아.. ㅜㅜ

(한인마트서 프라이팬 하나 살까 말까하다 안샀는데 사서 올 것을 땅치고 후회함)

 

 

 

비가 내려 밤새 숙소가 서늘해져서 따뜻한 국물이 절실한데 부랴부랴 선택한 것이 라면 스프를 물에 끓인다음 계란을 풀어 넣고 햇반을 전자렌지에 돌리고 가져간 밑반찬으로 먹는 것이었다.

전자렌지라도 사용할 수 있는게 천만 다행이었다.ㅠ

원래는 오늘 저녁 숙소가 호텔이라 요리하지 못할 것을 대비 도시락을 미리 싸서 가려고 했는데

가면 뭐라도 사 먹을 데가 있겠지 하고 도시락을 싸지 못하고

그렇게라도 속을 데우고 미처 다 마르지 못한 빨래들을 챙겨서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트렁크 안에 더 늘어난 짐들을 테트리스하듯 방향 맞춰 채워 넣고 있는데 Raylene이 베란다에서 문을 열고 '남은 일정들도 여행 잘 해~'한다.

난방문제도, 부엌에 프라이팬 교체도, 토스터기가 고장난 것도 다 얘기해주고 싶었는데 집 밖으로 안나오길래 '잘 쉬다 가요~' 외치고 길을 나섰다.

 

 

구글 지도가 인터넷이 안터져도 오프라인으로 하면 문제 없다는 말을 철썩같이 믿고 가장 최신폰인 동생폰과 혹시 동생폰이 문제가 있을 때를 대비해 내 폰 두 군데 모두 지도를 다운 받아 갔다.

그런데 폰이 구려서 그런가 내 폰은 수시로 인터넷도 끊기고, GPS도 잘 안 잡히고...-_-)

동생이 신나게 인터넷 할 때 신랑과 나는 구경만 해야 했다. (별 세 개 그룹 S8과 S4의 차이)

 

오늘도 험한 산길을 되돌아가야 하는데, 음악 없이 조용하게 긴장을 바짝한 상태보다 귀가 즐거운게 나았다.

신랑한테는 미안하지만 이번에 가지고간 노래는 8090 인기가요 369곡들.

 

동생이 가져온 USB에 어둠의 경로로 입수 한 8090 가요들과 동생이 즐겨 듣는 곡들까지 다 담아갔으나 우리의 캠리는 너무 기본적인 것 밖에 없어서 결국 내 폰으로는 노래를, 동생의 폰으로는 지도를 켜서 다녔다.

 

동생과는 3살 차이라 세대 차이가 크게는 안나서 가지고 간 노래들 중 몇 곡 빼고는 동생도 다 아는 것들이라 노래 따라 부르면서 어제 위태위태하게 지나갔던 Kaikoura 우회로를 오늘도 무사히 넘었다.

 

돌아오는 길도 속도 표지판과 도로 추월선은 갈 때보다 더 엉망, 공사는 아침이라 그런가 어제보단 덜 하는 것 같았고, 비가 많이 내리지 않았고, 한 번 지나갔다고 그나마 덜 위험하게 느껴졌다.

 

오늘 일정은 Arthurs pass까지 가서 쉬는 것인데 중간에 Castle hill과 Cave stream을 들를 예정이다.

 

Castle Hill에 다가갈 수록 산세가 점점 험해지면서 꼭대기가 민둥산인 산들이 더 많아졌다.

 

Kaikoura 갈 땐 그리 많지 않았던 장면이라 첨엔 산 꼭대기에 산사태가 났나 싶었는데 겨울에는 덮혀 있던 눈들이 여름을 지나면서 다 녹아내렸고, 그 자리엔 아무래도 나무도 풀도 자라기 힘들어 벌거벗은 산꼭대기들은 마치 껍질을 까다말고 드러난 알맹이 같았다.

 

온통 잿빛으로 눈이 녹아 흘러내린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 한창 눈이 녹을 때엔 그 것은 또 그 것대로 또 장관이 아닐까마는 우리는 겨울에, 혹은 봄까지 보여줬을 그 멋진 장면들 뒤에 남은 처참함을 보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웠다.

우리도 눈 덮힌 산 보고 싶은데... ㅠㅠ

 

 

 

한참을 달려 Castle hill에 도착을 하니 우리 뿐 아니라 캠퍼벤도, 몇몇 렌트카들도 와 있었다.

어딜가나 중국인이 많다는데 우린 현재까진 Kaikoura에서 함께 승선한 중국인인지 대만인인지 부부가 전부였다. 여기서도 일찍 도착한 것인지 사람이 별로 없다.

 

저기 멀리 보이는 울창한 소나무 한 그루 너머 오른쪽이 주차장인데 거기서 주차를 하고, 근처에는 여행자를 배려하는 나라답게 이 횡량한 들판에 화장실과 간단한 정보게시판 같은 것도 있다.

거기를 지나서 소나무를 향해 쭉 나 있는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소나무 한 그루가 문지기 마냥 떡하니 버티고 서 있는데 가까이 가면 정말 울창하고 통실통실한 것이 튼튼하게 생겼다.

 

 

 

거기를 지나면 소나무가 가리고 있던, 신비로운 바위들과 돌멩이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다.

 

이 돌들은 원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것일까? 아니면 어떤 계기로 인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알 수 없는 재미난 모양들이 하늘에서 누가 실수로 큰 바위를 떨어뜨려 파사삭 깨져 흩어진 것처럼 퍼져있다.

 

 

 

문지기 소나무를 지나 오솔길 끝까지 걸은 다음 길이 여러 갈래로 나뉘는데, 사진에서 왼쪽으로 갈 수록 험하니 오른쪽으로 오르길 추천한다.

 

 

 

어쩌다 보니 셋 다 험한 길로 헉헉거리면서 정상에 올라 제일 높아 보이는 바위 위에 떡하니 앉아 으하하하 하며 뿌듯해 하고 있는데 반대쪽으로 평화롭게 걸어올라오는 사람들을 보고는 민망해졌다... -_-)

 

 

 

이렇게 멋대로 생긴 바위들은 상상력을 자극한다.

오른쪽에 불쑥 솟은 바위가 마치 입을 앙다물고 하늘을 쳐다보는 한 마리 개구리 같다.

 

꼭대기로 올라가면 주위 전경이 다 보이고 뒤에도 돌들이 더 있으니 꼭대기까지 다 가보길.

여기저기 둘러보니 건너편에서 한 무더기 사람들이 소풍 왔는지 한 상 차려 놓고 점심을 즐기는 사람도, 암벽등반을 하려는 것인 지, 산양이라도 된 것인 지, 바위를 타는 사람들도 바위사이를 마구 내달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점심도 건너뛰고 먼길을 달려와서 신비로운 돌들을 구경하고 나니 슬슬 허기가 밀려왔다.

아침에 먹은 백반(?) 후로 첫 날 마트에서 산 Cookie time을 셋이 신나게 먹어치우면서 주차장으로 돌아오니 캠퍼벤 여행 중인 어떤 외국인 무리들이 거기서 소시지를 굽고 있었다.

배고프게시리..ㅠ 동생도 신랑도 좋겠다... 하고 부러워 하길래 등 떠밀어 다음 행선지로! 

 

 

Castle hill에서도 날이 흐리더니 산세가 높아서 그런지 Arthur's pass로 가는 길에 결국은 비를 뿌리기 시작했다.

 

동생이 오늘 처음 운전대를 잡고 신나게 달리더니, Castle hill에서 조금만 가면 Cave stream인데, 표지판을 보지 못하고 지나쳐버렸다.

나도 어어어 하는 사이에 휭~ 지나 가버려서 Cave Stream이라고 동굴에 가야 되는데 지나갔다고 하면 설 줄 알았는데 비가 와서 그런가 모두들 심드렁...

사실 나조차도 비가와서 그런가 기분이 안났다. 

무료 관광지(!) 치고는 만족도가 높아서 가보고 싶었는데, 그렇게 훅 지나가 버렸다.

 

구글에 후기를 읽어 보면 동굴 안에 물이 많이 차 있어 지나가려면 부득이하게 물에 젖을거니 그에 대해 미리 대비를 하고, 동굴 안이 깜깜하니 렌턴이나 Headlamp(광부들처럼 모자에 불 달린거)가 있어야 한단다.

비가 가는 길에 와서 어차피 물에 젖을꺼 내심 잘됐다 싶었지만, 비가 오면 동굴 안에 물량이 늘어나서 물이 가슴께까지 찬다는 후기가 떠올라 걱정이었는데 동생은 물에 젖는 거면 질색이라며 싫단다. 

 

 

 

그렇게 하루 일정 중에 한 군데를 어이 없이 지나쳐서 숙소로 향해 달리다 보니 우리로서는 처음보는 호수가 나타났다! +_+

 

근데 오잉? 호수 물이 푸르딩딩하다~ 이러고 그냥 지나갔다... -_-)

한 번쯤 서서 사진도 찍고 경치 구경할 법도 한데 날씨는 참 많은 것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또 한 번 느꼈다.

 

호수를 지나쳐 더 달리다 보니 곧이어 커~~~~~~~~ 다란 강이 하나 나왔는데 이름도 어려운 Waimakariri River.

정말 크고 넓게 생겼고 물도 깨끗했고 그 와중에 그 큰 강 지나는 다리는 일방통행이라 상대방이 오는 지 봐야되는..! ㄷㄷ

 

뉴질랜드는 그런면에서 참 알 수 없는 국가다.

 

 

 

 

숙소 앞에서 주차를 하고!

물가 근처라 그런가 벌레들이 후덜덜하게 많다.

 

우리가 머물 숙소는 Bealey Hotel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묵을 Hotel.

그런데 말이 호텔이지 기대와는 달리 우리가 묵은 곳은 Moa Lodge라고 적혀있었다.

시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우리 남동생은 벌레라면 아주 질색을 한다.

동생뿐 아니라 우리 식구 전체가 그렇긴 하지만; 

 

사진에 보다시피 청소를 하고 창문을 열어놔서 강을 끼고 있는 Hotel(이라 쓰고 Lodge라고 읽는)은 방 안이 벌레로 득실득실 거렸다.

집 구조도 특이한게 들어서면 바로 싱글 침대가 1개 있고, 다시 문이 있고, 욕실과 옷장이 있고 또 문이 있고 커플용 침대가 있는 방이 하나 더 있다.

 

3인이다 보니 커플용 침대를 우리 부부가 썼는데 그 방안에 씽크대와 미니 냉장고 간단 식기, 방안에 간이 테이블에 TV까지 있을 건 다 있슴.

 

무슨 Hotel이 Backpacker로 보이는 사람들 공용 부엌까지 가지고 있었는데 하필 우리 방 옆이다.

 

 

방 구조를 대충 살핀 후에는 저녁을 먹으러 나섰다.

 

 

일단 배를 좀 채운 후에 Devils Puchbowl waterfall로 tracking 가야지 했는데 오늘 일정은 정말이지 마음대로 되는게 없다.ㅠㅠ

 

Arthur's pass에 들어서자 마자 비가 억수로 오기 시작했다.

Devils waterfall이고 뭐시기고 다 포기.ㅠ

오늘 벌써 여러 번 포기했는데 심지어 저녁마저 포기하게 생겼다.

I-site 근처에 뭔가 제대로 된 식당이라도 하나 있을 줄 기대하고 왔는데 cafe 같은 건물이 2군데 있을 뿐.

정말 뭐가 아무것도 없다. 너무 없다.ㅠ

비가 와서 가시거리가 영~ 아닌지라 빼어난 산세를 구경한 것도 아니고 ㅠㅠ

 

그래서인지 몇 개 없는 가게들 마저도 5시에 문을 닫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이미 4시 반을 향하고 있었으니!

 

Cafe 두 군데 중에 그나마 뭔가 따뜻한 걸 팔게 생긴 곳에 들어갔다.

어디선가 당근케잌을 맛있게 먹었다는 글을 봤는데 그 cafe가 어딘 지 기억이 안나서 혹시나 하고 당근케잌이 있길래 샀는데... 으윽 오늘은 진짜 인되는 날인가 보다.

 

그저 비싼 설탕 한 덩어리를 섭취하였습니다... -_-)

 

 

카페 건너에 이 지역 어디 거주자로 보이는 여자분이 우체국 사서함에 볼 일을 보고 있다.

 

여행을 할 때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그 곳의 엽서를 사서 시부모님께 부쳤는데 이번에도 신랑은 이 장면을 목격한 후 엽서를 부치고 싶다며 Arthur's pass에서 이름도 어려운 강이 멋지게 펼쳐진 엽서를 한 장 샀다.

 

Cafe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서 딱히 할 것도 갈 곳도 없다.

일찌감치 숙소로 돌아왔으나, 산 중턱이라 그런가 날은 그 새 점점 어두워지고, 밖엔 벌레가 득실대고, Hotel은 강가에 홀로 덩그라니 있고 할 일이 없어져서 신랑이 여행 후 첨으로 TV를 켰다.

 

Kaikoura에서 Arthur's pass까지 길이 멀어서 나름 피곤했는지 나는 잠시 한 눈을 붙이고 있었는데 갑자기 신랑이 흔들어 깨운다.

 

뭔 일인가 했더니, TV 소리 들어 보라며 뭔 말인 줄 알겠냔다.

원래 듣기가 약한 나는 아예 들을 생각도 안하고 뉴질랜드 억양 귀에 안들어 온다며 당연히 못 알아 듣지...-_-) 하고 저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자막이 영어다. 어라?

 

신랑 왈~ 저건 영어가 아니라 Maori족 언어란다. 자세히 들어 보라며.

늦은 밤이긴 했지만 신기하게도 영어 자막에 Maori 언어로 Maori족 앵커로 보이는 사람이 진행하고 Maori족 리포터가 전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뉴질랜드 곳곳을 여행하다 보면 마오리족 언어를 꽤 심심찮게 마주치게 된다.

에어 뉴질랜드 타고 올 때도 좌석 뒤 첫 화면에 Kia ora!(Hello, welcome과 같은 의미)라고 써져 있었고,

내릴 때엔 또 무슨 문구가 있었는데.. 너무 길어서 못 외움.ㅠ 아마도 See you again! 의미거나 Have a good trip! 같은 의미의 문구였겠지.

나중에서야 봤지만 YHA Mt cook에 가면 제대로 Maori족 언어를 배울 수(!) 있다.

(혹시 들르게 되면, 달(Month)을 칭하는 말 중에 4월 한 번 보시라는...ㄷㄷ)

 

또 한 번 호주 원주민들과는 다른 그들의 위상에 뉴질랜드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Maori족들이 그들의 문화를 잃지 않으려는 노력과 그것들 또 지켜주려는 이주민들의 공생하는 모습이 달라보였달까.

 

신랑한테 뉴질랜드 사람들 대단하다고, Maori족 문화를 인정하고 함께 지켜주려는 모습이 호주의 원주민인 Aborigine과 다르게 느껴진다고, Mori족들의 토착민으로서 위상이 더 높아 보인다고 했더니 신랑 왈~

Aborigine들은 자기들끼리도 뭉치지 못해서 언어가 수백개로 갈라져 있는데(실제로 200개가 넘음) 자기들끼리도 영어가 아니면 의사소통하기 힘든 마당에 원어민 언어 그 많은 것 중 어떤걸로 방송을 내보내겠냐고, 저런 방송 같은 건 엄두도 못낸다며, 지켜주고 싶어도 힘들다고 했다.

 

땅 덩어리부터 워낙 크고, 수백 개의 지역으로 갈라져 있으며, 말도 통일 되지 않아서 뉴스로 만들어 보내주고 싶어도 알아듣는 숫자가 많지 않을테고, 그래서 Aborigine들은 곧 그들의 문화를 잃겠구나 싶어 안타까웠다.

 

한 잠 자고 났더니 cafe서 부실하게 빵 한 조각 먹어서 그런지 슬슬 배가 또 고파왔다.

차 한잔을 마시려고 해도 커피포트 안에는 알 수 없는 흰 부유물이 둥둥 떠 다녀서 부어 버리고 새로 물을 따라봐도 커피 포트 내부에 문제인 지 물이 그런건 지 차나 커피는 그림이나 다름 없었다.

그러고 있는데 늘 1순위로 자는 동생이 왠일로 안 자고 뭐 먹을 거 없냐며 들어와서 라면을 끓여줄게 했더니 불이 없는데 어떻게 끓이냔다.

 

때 마침 국그릇으로 써도 될만큼 커다란 그릇이 있길래 학생 때 해먹던 실력을 발휘했다. ㅋ

라면 적당히 부셔서 물 붓고 스프 붓고 전자렌지에 4분 정도 돌리면 뽀글이가 따로 없다!

게다가 햇반 하나 돌려서 밥까지 말아 먹으면 서늘한 날씨에 이만한게 없지!

 

전자렌지의 위력을 또 한 번 느끼면서... (전자렌지로 조리 가능한 음식이 최곱니다.ㅠ)

 

결국 Castle hill 둘러 본 것 말고는 한 것도 없이 포기만 주구장창 한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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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을 비축해야 한다며 여행 전날은 꼭 잠을 푹 자둬야지 했던 결심은 안드로메다로 보내고 오전 2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동생이 한국에서 아침에 8시 20분에 시드니 공항에 도착하는데 데리러 오라고 전 날 저녁에 떠나기 전에 신신당부를 하고 비행기를 타러 갔었다.

 

대충 비행기에서 내려서 나오는데 최소 30분이상은 걸리겠지... 한 8시 40분까지가면 되겠군.

이러고 아침에 신랑을 깨워서 8시쯤에 나섰다.

보통 공항까지 30분 거리라 일찍 나섰다고 생각했는데. 아뿔싸 월요일인걸 간과했다.

 

출근하는 사람들로 인해 차는 밀리지 신랑은 또 그 날따라 복잡한 대로로 달리시지..ㅠ

부랴부랴 지도 켜서 인간네비게이션이 되어 안내를 했건만, 동생은 또 그날따라 일찍 나와서 20분에 도착인데 40분 되서 어디냐고 카톡으로 종용을!

 

시드니 공항에도 드디어 Free wifi가 되서 연락이 안될까봐 걱정했는데 연락이 됐으니 천만 다행이긴한데... 

몇년 전에 왔을 때에는 free wifi가 안되서 혹시나 또 그럴까봐 미리 시간 약속을 하고 온건데, 바로 나와서 안보이면 어디어디 계속 있으마 하고 만나기로 한 장소를 미리 약속을 했는데 설마 우리가 늦을 줄이야...!

 

암튼 우여곡절 끝에 Express pick up 15분 무료 주차할 수 있는 곳(P7 빌딩 옆)에다 차를 세우고 동생을 낚아채다시피 태워서 집으로 오는데 동생이 오는 길에 개고생했다며 서러웠는지 집으로 오는 내내 썰을 풀었다.

 

원래는 고향 동네에서 인천공항까지 직행하는 KTX가 있는데 때마침(!) 평창 올림픽이 열려서 그 라인이 사라지고 대신 광명역까지 KTX를 타고 광명역서 리무진으로 갈아타고 인천공항까지 가야 되는데 그것도 30분 마다 한 대라 놓치면 비행기 시간이 위태롭다는 거다.

그리하여 열나게 뛰어서 초행길에 광명역서 리무진 잡아타고 공항에 가서 발권을 하러 갔더니 호주 비자가 없어서 비행기표를 못 끊어 주겠단다.

 

보통은 여행사나 항공사를 통해서 표를 끊으면 비자는 알아서 해주거나 해줄까요? 물어 보는데 바쁜 동생이 인터넷으로 알아서 끊었더니 아무도 물어봐 준 사람이 없었던 거다.

그 간에는 여행사를 통해서 가족들이 표를 끊고 다녀가서 "알아서" 다 해줬는데 동생은 알아서 해 줄 사람이 없었으니!

아시아나 항공사에서 직접 인터넷으로 신청하라고 되돌려 보냈다는데, 또 하필 그 넓은 인천공항에서 비자 신청하는 곳은 저~ 멀리 있어서 달리고 달리고 두 바퀴는 뛰었을 거라며...

근데 비자 신청을 하는데 입력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고 다음페이지로 안넘어가고 그런 에러들이 자꾸 발생, 한시간 가량 씨름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아시아나로 가서 안되더라고 얘기 했더니 자기들이 슉슉슉~ 해주더라는! 헐~

 

그렇게 마지막 승객으로 비행기에 겨우 올라타서 기진맥진 해있는데 오는 내내도 하도 사람들이 떠들어대서 한 숨도 못잤다며 집에 오자마자 곯아떨어졌다.

동생이 한 숨을 자는 동안 점심을 만들고, 우리는 무게 때메 못 싼 짐, 동생 짐에다 마저 채워 넣고, 몸이 천근만근인 동생을 깨워 점심 먹이고 드디어 뉴질랜드, Christchurch로 출발!!!! 

 

이번에는 Train타고 공항으로 갔는데 아침에 한 번 늦었더니 또 늦을까봐 평소보다 일찍 나섰는데 이번에는 Train이 역에 가자마자 바로 와서 타고, 갈아타는 Train도 바로 와서 기다리는 시간 없이 너무 일사천리로 연결되서 무려 2시간 넘게 일찍 도착했다.

짐을 부치고 어슬렁 어슬렁 먹이감 노리는 사자마냥 면세점 사이로 어슬렁 거리다 드디어 에어 뉴질랜드에 탔다.

 

시드니와 뉴질랜드의 시차는 2시간.

오후 4시 55분 비행기였지만 도착시간은 10시 05분.

 

예약한 승객들이 제시간에 다 도착한 것인 지 5분 일찍 뜨는가 싶더니 뉴질랜드에는 무려 예정시간보다 30분 일찍 도착했다.

 

 

 

Sydney에서 Christchurch까지 직선으로 내리 꽂는(!) 비행로가 완전 마음에 들었다 ㅎㅎ

 

 

비행기를 타면 초반에 겪는 여러가지 면에서 다 거기서 거기라 솔직하게 응급시 대응요령이라던가~ 기장이 안전벨트 잘 메라, 벨트 싸인 꺼지면 빼라 등등 기내 방송을 하면 흘려듣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에어 뉴질랜드 경우에는 뭔가 새로움이 있었다.

충격적이었던 것은 Flight attendant, 즉 승무원들이었는데, 대부분의 승무원이 아리따운 아가씨거나 건장한 청년 느낌인 우리나라나 타항공사들과는 다르게 뚱뚱하고 덩치 큰 대머리 아저씨가 앞치마를 두르고 나긋나긋하게 말하는데 어찌나 귀여우시던지. 하하

그리고 나머지 승무원도 연배가 좀 있으신 50대 후반~ 60대쯤 되어 보이는 여승무원들이었다.

 

게다가 응급시 대응요령 비디오도 승무원들이 나와서 강의하듯이 줄줄줄 읊는게 아니라 "휴양지 국가"라는 느낌이 물씬 들도록 승무원인지, 연예인지, 일반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무더기로 나와 코믹하게 연출을 하되 응급시 행동요령 포인트는 다 들어가게끔 만든 점이 인상적이었다.

 

겉모습과 상관없이 누구나 자격이 되면 승무원이 될 수 있구나 혹은 나이가 들어도 계속 이 일을 할 수 있구나 하는 느낌이어서 뭔가 새로웠고 응급시 대응요령 비디오도 독특하고 뉴질랜드가 굉장히 신선하고 개방적으로 느껴졌다.

 

에어 뉴질랜드 자체로는 어느 후기에서 봤듯이 종아리 받침대라도 있을까 기대도 해봤지만(스카이 카우치 아님ㅠ) 종아리 받침대는 커녕 발받침대도 없고, 비행기가 작아서 그런가 여지껏 타 본 비행기 중 가장 앞뒤 공간이 좁아서 솔직히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3시간 남짓 비행이었는데도 식사를 주문해 먹는 사람도 있었고(냄새를 너무 풍기면서 식사 트롤리를 째로 옮겨가길래 혹시나 나도 줄까 했으나 허튼 기대였슴), 자리만 예약한 승객들에게는 간단한 음료와 사탕을 건냈다.

따로 이름 없이 에어 뉴질랜드 봉지에 든 사탕, 맛있슴!

 

크라이스트 처치에 내려서 입국 심사를 할 때 Australian citizen인 신랑은 호주 시민 전용 다른 창구로 재빠르게 통과하고 한국 여권 소지자인 나와 동생은 입국비자를 받을 때 심사원 앞에서 많은 질문 세례를 받아야 했다.

 

뉴질랜드는 따로 비자가 필요 없고 왕복 티켓과 지낼 곳, 그리고 돈만 있으면 도착한 후 공항 입국심사대에서 직접 비자 도장을 찍어준다.

입국 심사할 때 여자분이셨는데 어찌나 질문이 많으신지...

 

지금 생각하니 알바트로스 같은 눈(!)으로 우리를 위아래로 훑으면서 왜 왔냐, 어디 지낼거냐, 얼마나 지낼거냐, 처음이냐, 어딜 갈꺼냐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서 간단하게 어디 갈꺼라고 했더니, 그 후에는 뭐할 껀데? 이러고 계속 질문을 이어가길래 대충 대답해가지고는 안되겠다 싶어서 미리 일정표를 프린트해서 들고 갔던 나는 심사원 앞에서 PPT 발표하는 거 마냥 일정표를 꺼내서 첫날부터 뭘 할껀지 어디서 잘껀지 줄줄줄 읊어줬다.

 

뉴질랜드일정 2018.docx

 

 

아주 흡족해 하더니 뒤에는 남편이냐며 동생을 째려보는데, 동생은 뒤에서 '와 질문 진짜 많네' 이러고 이미 얼어 있던 상황이라 뒤에는 남동생이고, 먼저 비자를 수월하게 받은 남편이 심사위원 뒤에서 우릴 기다리면서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던 터라 심사위원 뒤에 서 있던 남편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남편은 너 뒤에 있고 호주인이야 이러니까 더 이상 질문 없이 보내주었다.

 

1차로 그렇게 비자를 받고 짐들을 찾아서 이제 세관 통과를 해야 되는데, 음식물에 체크 표시를 해놔서 따로 검색을 하겠다 하여 한 직원을 따라 갔다.

우리 캐리어를 쳐다 보며 장갑을 끼는 직원을 보면 왠지 모르게 쫄게 되는데 쫄 필요 없는데도 겁을 먹고 움츠러 들게 된다. 마치 중죄를 지은 죄인 마냥..ㅠㅠ

 

뉴질랜드 여행루트 카페에서 봤던 대로 영어로 음식물 이름을 적은 리스트를 보여주고 호주 한인마트에서 산거는 대부분 영어로 이름이 붙어 있기도 했고, 영어 이름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은 따로 물품에 영어로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다.

 

음식물 리스트를 통째로 건네줬더니 쓱 훑어보고는 이제 어디 있는지 보여 달라고 해서 이건 뭐고 저건 뭐고 불러주고 직원이 쓱쓱 대충보고 아무일 없이 거의 마무리 단계였다.

 

근데 짐 부피를 줄이다보니 락엔락 도시락통을 3개짜리 들고 갔는데(점심을 거기다 3인분 싸 다닐 요량으로) 그 안에 빈 공간이 아까워 거기다가 스팸이라던가 멸치 육수용 티백(포장된거 째로)이라던가 햇반 이런걸 넣어뒀었는데 막상 가서는 안에 뭐 넣었는지 까먹고 있다가 도시락통 뚜껑을 여니 멸치 육수용 티백이랑 스팸이 떡하니 나왔다. 

멸치 국물내기용 티백 안에 다 그렇 듯 육수용 거대 멸치들이 떡하니, 게다가 다시마까지 투명한 겉포장지라 다시팩 안이 훤이 다 보이니 갑자기 나를 쳐다보는 것 아닌가. 이게 왠 생선인지 설명해보라는 듯이;;

국물내는 거라고 말린거고 생거 아니라고 급설명설명 했더니 요리조리 살펴보다가 겉봉지에 뚫린 구멍이 없으니 통과시켜 줬다.

 

각종 소스라던가 깻잎 무말랭이 김 이런건 하도 많이 들고 오는지 1초도 안보고 통과하지만, 스팸이라던가 참치같은 이런 캔류는 혹시 주사바늘로 뭐라도 주입해서 들고 오나 싶은 지 구멍있나 굉장히 꼼꼼하게 모든 면을 체크 했다.

 

그렇게 중죄인 다루는 것 마냥 꼼꼼한 검색을 끝내고 테이프로 길게 케리어에 이 가방은 검사했다고 적힌 테이프를 붙여주고는 다른 가방은 X-ray로 또 뭐가 있나 통과 시킨 후에 보내줬다.

 

공항 내에서 세관통과해서 나오면 조금 직진해서 걷다 보면 Spark 가 보인다.

Voda건 Spark건 다 사람들이 있어서 유심을 사러 가니 무슨 매장 공사를 밤 10시 넘었는데 하고 있어서 혹시나 해서 유심 살 수 있는 지 문의 했더니 내일 아침 6시 반에 연단다.

 

밖으로 나오니 긴장이 풀려서 급 피로해졌는데, 우리가 가야 할 첫 번째 숙소는 Jucy snooze.

그리고 스파크 직원한테 Jucy Snooze가 어딨는지 물어 볼 것을...

 

Jucy Snooze는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건물이 크지 않다.

엄청 커서 공항서도 보일 줄 알았지만 크나큰 착각이었슴.   

 

씩씩하게 밖으로 나왔는데 밤인데다 초행길이라 지도를 켜놔도 동서남북이 어디인지 조차 모르겠고 다시 돌아가서 물어보긴 싫고.ㅋ 셋은 한 10분간 우왕좌왕 하다가 드디어 알아냄.

 

Spark매장이 내가 나온 공항 건물 왼쪽 구석탱이에 있는데 밖으로 나가서 오른쪽으로 건물의 중간쯤으로 간 다음, 앞쪽으로 쭉 가면 주차장이 나오는데 왼쪽으로 보면 Long stay parking, short stay parking이러고 큰 표지판들이 보인다.

Short stay parking 쪽으로 쭉~~ 걸어가면 보행자도로가 나오고 저 멀리 대략 10시 방향 쯤에 Sumida Hotel이 보이고 Jucy snooze는 그 뒤로 한참을 삥 돌아가야 있다.

 

Sumida Hotel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서 뒷길로 가도 되지만 밤에는 그 길을 찾기 힘들고 낮에는 지름길 정도 되시겠다.

밤에는 수미다 호텔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도로따라 쭉 가면 맥도널드가 보이고 맥도널드 바로 전에서 왼쪽으로 꺾어 쭉 가면 Jucy Snooze가 있슴.

 

 

Jucy Snooze에서 Check in과 out은 전용기계가 두 대가 있다.

문제는 그 기계 탈이 잘 남 -_-;;

 

들어가면 입구에서 정면으로 Check in and out 기계가 있고 오른쪽에 직원이 한명 구석에서 컴퓨터를 앞에 두고 앉아있다. 없다면 어디 체크 하러 가거나 볼일 보느라 자리 비웠을 수도 있을 듯.

우리는 밤 11시가 가까운 시간이었는데도 직원이 있었다. 항상 상주하는 듯.

 

Check in 할 때도 out 할 때도 기계가 탈나서 직원 도움을 받아야했슴. 

 

Jucy Snooze는 뉴질랜드 내에서도 독특한 숙소이다.

Pod라고 부르는 침대 공간을 사용하는데 콩이 들어 있는 콩깍지를 Pod라고 하는데, 그 콩깍지 안에 콩이 된 것 마냥 한 사람이 하나의 독립된 공간으로 들어가서 잠을 잔다.

개인적으로는 2층 침대보다 훨씬 좋음!!

 

Pod 8개짜리 (양쪽에 4개씩) 8인실, 1번방을 썼는데 방 열쇠를 공용으로 쓰는 건 줄 알고 키는 2개만 달라고 했더니 개인이 다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하얗고 납작한 직사각형 키(Key)를 각자 한 개씩 줬다.

방문은 문 닫으면 자동으로 잠기는 시스템이라서 들락거리려면 개인키가 필요함.

 

 

Pod안은 연두색이 아니라 새하얗기 그지 없다. 이불, 베개, 침대시트, 벽, 블라인드까지 모두 빳빳하고 새하얀색.

 

 

 

사진 오른쪽에 블라인드가 내려져 있는데, 첨엔 올려져있고 잘 때 내리면 개인 독립공간이 된다. 방음은 그다지...-_-)

그리고 왼쪽에 그물안에 보면 방 키와 비슷하게 생긴 "contactless card"가 있는데 그걸 그물 바구니 옆에 꽂는 데다가 꽂아야 전기가 들어온다.

호텔이랑 같은가 싶어 멋모르고 키 카드로 암만 꽂아봐도 불이 안들어와서 당황했었슴.

전기가 들어 오면 각 Pod 바깥쪽에 전등에 불이 들어온다 (사람이 쓰고 있다는 표시처럼 쓰이는 듯)

 

 

그리고 그물 바구니 옆에는 시간이 맞지 않는 전자 시계와 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 전등 버튼, 에어컨인지 선풍긴지 모를 Fan 버튼(눌러봐도 달라지는게 없었..) USB와 콘센트로 충전할 수 있는 전기코드가 있었다.

사진에서 보시다 시피 220-240V(호주랑 같아서 굿!).

 

다 그런지 내가 차지한 곳만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저 안이 엄청 더웠다는 후기를 읽었는데 우리는 밤늦게 구름이 잔뜩끼고 바람도 솔솔 부는 날 도착해서 그런가 너무 포근하고 좋았다.

동생은 들어가자마자 골아떨어졌는데 포근해서 잘잤다고 하고.

양이 많은 나라 답게 이불을 양모를 쓰는지 베개랑 침구들이 완전 포근하고 좋음.

여름에는 에어컨인지 환풍긴지 뭔지 모를 Fan이 작동하지 않는다면 꽤 덥겠구나 싶었다.

  

 

그리고 공동 사용공간으로 갔다

해먹도 있고 테이블도 있고 쿠션 같은 것도 있고 실외 휴식처를 실내로 옮겨 온 것 같이 뭐 이것저것 있었는데

내눈엔 밤 늦은 저녁이라 그런가 너무너무 지저분했다.

 

 

 

부엌은 사진을 찍고 서있는 내 뒷쪽에 있었는데 온갖 잡동사니들로 어지럽고 지저분하기 그지 없어 차마 사진으로 남길 수가 없었다. 

저기 연두색 바닥들도 여러 사용자들이 신발을 신고 다니고 눕고해서 먼지와 때인지 뭐시긴지로 범벅을..ㄷㄷ

저기서 드러 눕고 먹고 앉아서 얘기하고 하던데... 다들 비위가 좋은가 보다 했다.

해먹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해먹 중에 한 군데에 한 번 드러누워 봤는데 해먹 역시 세 개 다 지저분 했슴.

1분도 안되서 일어났다...-_-)

 

 

 

Jucy snooze에 관련된 이런 저런 정보 자료들과 뉴질랜드 전반적인 여행정보들, 그리고 Canterbury지역에 대한 집중적인 자료들이 식탁 왼편 구석에 놓여 있었다.

 

밤늦게 도착해서 배가 고팠는데 햇반과 라면 각종 밑반찬이 있었지만, 부엌이 너무 지저분해 차마 뭘 만들어 먹을 엄두가 안났다.

동생은 너무 피곤해서 일찌감찌 뻗었고, 시차를 제외 하더라도 오후 1시경 점심을 먹고 8시간을 넘긴 시점에서 음료 한 잔에 사탕 1개가 전부여서 신랑과 함께 동생이 가져온 현금으로 먹이사냥(!)을 나섰다.

 

Jucy snooze근처에는 각 종 페스트푸드 점이 있었는데 맥도널드가 그 중 가장 가까워서 평소대로 치킨버거 세트 시켜서 먹고 음료로 스프라이트, 물 반 잔 마셨다. 그런데 그거 먹고 그 날 밤새 폭풍 설사를...ㅠㅠ

 

화장실 들락거리느라 밤 새 한 숨도 못잤는데 날이 샜다. 

 

 

 

 

 

맥도널드에서 현금을 쓰고 잔돈을 받았는데 호주와 조금 다른면이 있어서 사진찍어 보았다.

지폐는 숫자와 색깔로 충분히 커서 구별하기 쉬운데

 

 

 

 

동전은 크기부터 아기자기하고, 특히 1달러 2달러는 호주와 반대이다.

호주는 작은 것이 2달러, 큰 것이 1달러인데 여기선 작은게 1달러 큰게 2달러.

크기가 비슷해서 헷갈림.ㅠㅠ 

 

호주는 10센트가 뉴질랜드 20센트 같고, 20센트가 뉴질랜드 50센트 같고 50센트는 장기판 장기알 마냥 각지고 크기도 대따 크고 무겁고 무기가 따로 없.. -_-)

 

 

비교샷

 

 

 

 

* 마지막으로 비자심사 하던 심사위원의 눈 같던 알바트로스 사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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