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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한 후에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중에 제일 큰 건 차사고.
내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차를 가지고 있으면 사고가 너를 찾아온다던 신랑 말처럼 내 생일을 하루 앞 둔 어느 날, 장보러 갔다 와서 길가에 주차를 해 두고, 이사 후에 너무 바빠 분갈이를 못해줘서 방치해뒀던 알로에를 옮겨심고 있는데 부아앙 거리며 이 구석진 골목에 어떤 미친놈이 과속을 하더니 기어코 내 붕붕이를 들이박았다.
천만다행으로 누구도 다치지 않았고, 내가 바로 차 근처에 있었고 신랑도 근처에서 짐 정리 중이었던지라 사고를 낸 놈은 뺑소니는 어림없을 정도로 빼도박도 못하고 현장서 들켰다.
차는 옆구리를 처참하게 긁고 운전자석쪽 문, 백미러, 범퍼, 휠까지 적나라하게 긁어놓았다.
그리하여 절대 없을 줄로만 알았던 "자동차 보험처리"를 결국 하게 되었는데, 가입 시에 아무 개념없이 들었던 이 조항들이 내 발목을 잡았다.
당시에 내 차는 첫 차라 2nd hand, 즉 중고로 $10,000정도 주고 샀다.
보험를 들 당시 사고날 시에 보상금을 $5,000로 해놔서 보험회사와 연계된 정비소로 차를 보냈더니 고치는 비용이 내가 보상받을 금액보다 더 많다며 "폐차를 시키기로" 했단다.
아니 차주의 동의도 없이, 나의 과실은 1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내 차는 그렇게 내 손을 떠났다.(지못미 붕붕아..ㅠㅠ)

울고불고 생난리를 쳐봐도 어찌나 동작들이 빠르신 지 결정했다 하곤 3일만에 돈은 통장으로 꼽혔고 내 차는 그렇게 내 품을 영영 떠나갔다.

그래서 다시는 차를 안사리라 다짐했지만 또 차를 샀다. 똑같은 Yaris로.
두 번째 붕붕이는 첫번째보단 마음이 가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번에는 억울하게 당하지 않으리라 맘 먹었다.
보험을 들 때 자세히 약관들을 살펴보면, any repairer라고 정비를 내가 원하는 곳에 맡길 수 있도록 체크하는 곳이 있다.
그 부분을 나는 체크를 하지 않았기에 보험회사서 지들이 원하는 곳에 지들 맘대로 해버린 것.
아무래도 내가 원하는 곳에 맡기면 여러모로 나으니(한인업체서 더 정밀하게 설명을 들을 수도 있고) 혹은 직접 고칠 수도 있을 것 같고.
그리고 market value와 agreed value가 있는데, 내 차의 가치를 보험 들 때 미리 책정을 한다. 아무리 비싸게 주고 차를 샀더라도 maket value 건 agreed value건 그에 상응하는 보상값이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새거도 포장뜯는 순간 반값 중고가 되듯. 보험은 고객입장에선 무조건 손해보는 장사. ㅠㅠ
Agreed value를 높이면 보험료가 확 올라가고, 그렇다고 내리면 사고가 진짜로 났을 시에 똥값.ㅠㅠ
Market value는 말 그대로 시장가격이라 보통 폐차시기가 가까워 오는 차들 수준 정도면 든단다.
그렇게 내 첫 붕붕이는 내가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4천 달러 이상의 손해를 남기고 내 곁을 떠나갔다.

그리고 아무리 정신이 없더라도 사고가 났다면 다시 내 곁으로 오겠지 하며 정신승리하지 말고 차를 견인하러 오기 전엔 무조건 차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빼둘 것.
다시 가지러 가기 쉽지 않다. 아니 내 손을 떠나면 내 생각과 다르게 안 돌아 오는 수가 있다.
내 차에 있던, 하다 못해 Spare tire, 비상공구들, 폰 충전기, 담요, 새차용 코인들, 글고 청소용 천...
빼내지 못하고 그렇게 가버린 물품들.
억울함에, 그리고 갑자기 바빠진 일에 평일에 시간을 내지못해 차일피일 미루다 영영 내곁을 떠나 갔다.
처음 난 사고라 너무 대처를 허술하게 해서 두고두고 마음아플 붕붕이와의 인연.
이번엔 any repairer 선택을 했으니 좀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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