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띠링띠링띠링~`` 내 알람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아니 벌써 깰 시간이라고? 잠깐 눈 감았다 뜬 기분이다. 오전 3시 30분. 밖은 아직도 껌껌하다. 오늘의 일정은 킹스 캐년Kings Canyon에 가서 트레킹을 하고, 근처 킹스캐년 리조트Kings Canyon Resort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는 길에 가짜 울루루Uluru라고 풀루루Fooluru라 불리는 코너 산Mt. Conner을 구경하고 율라라Yulara로 무사히 돌아와서 좀 쉬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가는 것이다.
오늘의 이동거리는 302km라 새벽부터 서둘렀다. 4시에 나서도 7시가 넘어야 도착이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더운 34도 예보라 오전내 트레킹을 마치는 게 목표다. 물을 두병씩 챙기고 아침도 가다가 먹기로 하고 간식도 챙기고 4시에 집을 나섰다.
밖에 나와서 신랑이 차를 가지고 오길 기다리며 하늘을 올려다보니 별이 흐드러지게 많다. 이 새벽에 호텔직원 한 명이 잠깐 들렀다가 가길래 말을 걸었다.
"혹시 남십자성Southern Cross이 어딨는지 알아? 내가 호주서 18년을 살았는데도 남십자성이 어딨는지 모르겠어..."
직원은 와하하하.... 웃더니 본인도 모르는 눈치다. ㅋㅋㅋㅋㅋ
차 안에 친구인지 자매인지 모를 여자분이 한 분 더 계셨는데 "남십자성 어떻게 찾아?" 묻는 것 같더니만.. 나보고 엡을 이용해서 하늘이 대 보란다.. -_-).. 그런 방법이 있구나 ㅋ
"고... 고마워..^^;" 그들도 바삐 어디로 가는 모양이다. 하긴 일요일이니.
오늘 가는 킹스 캐년King Canyon은 희안하게도 구글 맵에서 가장 바쁜 시간대를 검색하니 오전 2시가 나왔다.😲 그 땐 이해할 수 없었지만 아마도 별사진 찍으러 많이들 가는 모양이다.
우리도 3시간을 달려 가는 길에 남십자성을 찾아보려고, 휴게소라 적힌데다가 차를 세웠다.
그런데 아뿔사.. 폰으로 별 사진을 찍는 방법을 공부를 해오지 않은 것이다. 이런 제길슨..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으니 신랑이 엇!! 위성이다 하고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끝을 보니 진짜 위성이 제법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다. 시계로 치면 초침의 속도로 제법 빠르게 동쪽으로! 그리고 그 옆에는 다른 위성이 천천히 분침마냥 서쪽으로 움직이고 있었고 시침마냥 움직이긴 한데 세월아 네월아 하는 위성도 보았다. 세 개의 위성이 제 각각의 속도로 움직이는게 참 신기방기!
사실 은하수에 걸쳐 있는 켄타우로스Centaurus 자리 찾기 연습만 엄청해서 갔는데, 켄타우로스Centaurus를 찾으면 안쪽에 남십자성이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근데 엄청 밝은 별을 두 개 포함하고 있는 이 켄타우로스Centaurus자리 조차도 아무리 훑어봐도 모르겠다. 아.. 오늘도 실패인가! 근데 보다보니, 북반구에서 겨울에 보이는 오리온 자리가 보였다 허허허. 역시 아는 것만큼만 보인다. 😭 이 때 시간이 벌써 5시가 넘은 시각이고, 해가 뜨려고 서서히 준비중인지 지평선은 훤해지고 있었고, 그 와중에 은하수는 보였지만 결국 사진은 저모냥으로 찍고...😥
아쉬워하고 있는데 진짜 고요하던 거기서 갑자기 뭐가 바스락! 하는 거다. 둘이 진짜 놀래서 잠깐 서 있다가 신랑이 폰 후레쉬를 켜서 쓰레기통 근처로 가더니 야생쥐란다.아니 이렇게 이른 시간에... 아?? 그러고 보니 여긴 사막이지. 많은 동물들이 시원한 야간에 활동을 하는게 당연한 것을. 떠나기 전에 여기서 아침을 먹고갈까 했는데 너무너무 조용하니까 무서워져서 트레킹하기 전에 배를 채우고 가자고 일단 먼저 길을 서두르기로 했다. 시간이 늦어지면 늦어질 수록 땡볕에 고생하게 될테니.
해가 서서히 떠 오를 때 쯤, 새끈한 그믐달도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오늘 진짜 불빛 하나 없고 조용하고 그믐이라 깜깜한 밤이 별보기 진짜 좋은 날이었는데 미리 준비하지 못한게 너무너무 아쉽다. ㅠㅠ
절반을 넘게 가니 동녘이 서서히 밝아오고 그믐달도 같이 떴다. 사진은 초승달 같지만 여긴 남반구라 달도 반대로! 저건 그믐달이다.
그리고 아침이 밝아오는데 색깔이 가히 예술이다. 영상에서 직접 감상하시죠👍
https://youtu.be/sO_hbm2jH7o?si=H8mDkDtlDnKr90lX
그리고 해가 뜬지 30분 만에 킹스캐년에 도착했다.
이 공원 주차장에는 딱히 쉴만한 곳이 없는게 참 아쉽다. 트레킹 하기 전에 아침으로 뭘 먹고 가야하는데 편히 앉아서 먹을 장소가 없어서 차 안에서 추울까봐 보온병에 담아온 뜨신 물로 컵라면 하나를 먹었다. 와타카 국립공원 표지가 있는 이 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화장실이 있고, 가는 길에 자세히 살펴보진 않았지만 먹는 물과 함께 공원 관련정보를 상영하는 모니터가 있는 듯했다. 그러나 아침엔 얼른 가야한다는 시간 압박에 지나쳤고 갔다와서는 너무 기진맥진해서 얼른 차에 들어가서 쉬고 싶어서 또 지나쳤다..-_-; 사실 위에 사진은 내려와서 겨우 찍은 것.
아무튼.. 해가 뜨니 마음이 급해졌다. 오늘도 날씨는 너무너무 쨍쨍해서 오후가 되기전에 어떻게든 빨리 가야했으니.
오늘의 루트 소개: 림Rim이란 가장자리란 뜻으로 절벽으로 이루어진 협곡Canyon의 가장자리를 따라 360도 걷는 트레킹 코스다. 왼쪽 주차장에서 출발>> 옅은 파랑색은 평지로 난이도 1 >> 본격 트레킹 시작점인 게이트 너머로 갑자기 가파르고 난간도 없는 울퉁불퉁한 계단 약 500개 정도를 올라가야한다. 난이도 5 가장 힘든 부분>> 연두색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오르막이 있어도 10개 미만의 계단이고 고르지 않은 땅이 대부분으로 난이도 3 정도>> 림 워크Rim Walk 중간지점에 협곡을 따라 내려갔다 올라가는 부분이 있는데 난이도 3.5정도고 난간이 있는 평평한 인공 계단이고 100개도 채 되지 않아 많이 어렵지 않다>>그리고 이어지는 연두색은 앞쪽과 비슷한데 거리가 멀고 그늘이 거의 없어서 날이 더우면 힘듦 난이도 3>> 내리막길인 밝은 파랑색은 쉽다. 다만 경사가 있어서 난이도 2 정도.
중간에 협곡을 내려갔다 올라가는 중간에 이든 가든Garden of Eden이 있는데 여기를 들렀다가 갈 예정.
주차장에서 연결된 위에 보이는 길로 주차장에서 한 5분쯤 걸은 다음 보이는 열린 펜스를 지나면 바로 마의 500계단이 이어진다.
이른 아침이라 공기도 상쾌하고 아직은 할 만하다.
신랑은 트레킹만 하면 워낙 땀을 많이 흘려 겉옷을 벗으라고 했는데 그러는 동안 내가 먼저 나섰다. 분명 내가 뒤쳐질 것이기에. 이 순간을 위해 거의 두 달을 열심히 계단오르기 연습했는데 보다시피 계단이 얌전한(?) 계단이 아니다 울퉁불퉁 지형이 만만찮다. 그래서 트레킹 지팡이도 샀지만... 호텔에 두고 왔다. ㅠㅠㅠㅠㅠㅠㅠ 간식 챙기고 물 챙기고 신랑 깨우고 가방에 넣었는데 짊어지니 내 가방이 너무 작아서 굴러 떨어지는 바람에 에잇! 손에 쥐고 가야겠다 하고 구석에 세워 놓고는 손에 도시락 가방이랑 액션 카메라 챙기고 뭐 챙기고 뭐 챙기고 하면서 그냥 나옴........ ㅜㅜ
얼마 오르지 않았지만 100계단 정도를 연습한 내게 이 울퉁불퉁한 계단 500개는 너무 힘들었다. 오르는데 다리 힘도 풀리고 숨도 가쁘고. 이 척박한 곳에서도 사는구나. 나도 힘내볼게! 숨 고르느라 멈춘 눈 앞에 보인 이 작은 꽃 하나를 보고 힘을 내본다.
아무리 힘들어도 꽃사진은 찍으며🤣 500까지만 세어보자하고 조금씩 있던 평지는 패스하고 계단이라 느껴지는 것만 처음부터 세면서 25개 오를 때 마다 쉬면서 천천히 올라갔다. 다리 힘이 점점 풀어진다 헉헉헉헉...
숨을 거칠게 내쉬고 있는데 관리인Ranger으로 보이는 젊은 금발머리 여성 한 명이 똑같이 배낭에 물끼우고 모자쓰고 헉헉하며 올라가다가 숨을 고른다. "혹시 여기 관리인이야?" 하고 물으니 맞단다. 일주일에 5일 이상을 똑같이 이 길을 다니면서 문제가 없는지 체크를 한단다. 우와...!!!! 역시 관리 하나는 끝내주는 호주다. 매번 올라올 때마다 여기 계단은 나를 진짜 죽이는구만!!! "it's killing me!"하며 앞서 간다.
250개 정도쯤 올랐을 때인데도 제법 높이 올라온 것 같다. 후... 다되간다 다되가!
중간에 이런 글도 보이고. 길 레인지 협곡이라고 지도에 화살표 있는 곳이 우리가 있는 곳인데, 3가지 메인 지형, 맥도넬 지역MacDonnell Range(엘리스 스프링스가 있는 곳)와 서쪽 사막Western deserts(율라라와 울루루 카타추타 쪽) 그리고 심슨 사막Simpson Desert(율라라의 동쪽 저 멀리)이 만나는 곳에 지금 서 있다고 한다.(지도가 율라라포함 킹스캐년 주변 도로 지도인데 화살표가 있는 곳이 우리가 가고있는 이 지역이 길레인지 협곡이다).
3가지 지형에서 자라는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고, 중앙 호주에서 가장 중요한 식물환경지역 중에 하나. 세 가지 특색있는 식물들(사진과 같은 식물들)을 여기 와라카에서 모두 볼 수 있다.
- 굉장히 다양한 식물들을 이 시골 근방에서 볼 수 있는데 식물학적으로 중앙 호주는 중요한 지역 중에 하나다.
- 사막 풀나무(가시 묶어둔 거 같은 것과 기둥 두 개..): 서쪽 사막지역 식물의 특성 임.
- 맥도넬 지역의 소철: 중앙 호주의 고유한 식물인데 와타라는 소철이 자라는 지역의 남방 한계 지역이다.
- 심슨 사막의 카네그라스(암크령, 참새크령): 심슨 사막에서 흔히 발견되는 식물.
그리고 차근차근 올라서 응급구조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이 곳에 도착하면 드디어 꼭대기! 후아~~ 해냈다!! 해냈어~ ㅠㅠㅠ
계단 500개 오르는데 거의 20분 걸림....-_-;
우리가 차를 댔던 주차장이 저 멀리 보인다.
올라와도 녹록치 않은 땅바닥이다. 바닥이 울퉁불퉁.. 조심하지 않으면 발목이 삐거나 넘어지기 딱 좋다.
지나가다 보이는 신기한 식물들은 다 사진을 찍었다. 이건 방울 토마토같이 생겼... 물 좀 주세요 하는 듯 잎이 오그라들었다. 그리고 사막 식물의 특징 가시! 신랑이 만져보려다 가시에 찔림 ㅋ 아! 건드리지 말라고~!! 😒
스핑크스 같기도 하고.. 오글오글 마그마 같은게 굳은 것 같기도 한 요상한 땅의 지형이다.
잠시 이렇게 그늘이 있으면 쉬어주는게 인지상정. 얼마 오지 않았는데 벌써 목이 마르고 날이 더워지고 있다.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은 느낌이다..
하늘도 이렇게나 푸르고. 하늘이 새파라서 땅이 더 붉어 보이는 걸까? 땅이 붉어서 하늘이 더 새파래 보이는 걸까.
시드니의 하늘도 푸르건만 여긴 정말 티 없이 맑은 하늘이다.
이 지역이 땅들이 구불구불한게 왜 그런지 나와 있다.
고대의 모래 사구들.
이 지역의 꼭대기는 벌집처럼 생긴 돔으로 십자 모양의 사층리의 좋은 예인데, 마리니 사암이 원래는 사구였다는 좋은 증거라고 한다. 사층리는 파도가 치는 환경에서도 볼 수 있지만 훨씬 층이 얇다고. (그림에서처럼 모래 바람이 사구를 넘어서 내리 바람으로 불면 모래때문에 깎이는 듯.)
사구에서 돌이되기까지
중앙 오스트렐리아는 4억년전에는 모래사구가 있는 강한 바람이 부는 평야였고 엄청난 양의 모래가 축적되어 있었다. 그 지역은 바닥층에 압력과 압축을 가하며 모든 무게가 서서히 아랫쪽으로 눌렸고 실리카가 풍부한 물이 모래에 넘쳐서 알갱이들을 함께 접합시켰다. (엄청난 모래가 쌓여 압력으로 눌려서 압축된 모래에 실리카가 풍부한 물이 모래들을 단단하게 서로 엉키게 만들어서 바위가 됐나 보다. 하지만 그래도 모래라서 잘 깎이고 비바람에 여전히 흩날리는 듯.)
이렇게 거대하고 붉은, 과거의 모래 사구였던 것들이 이제는 산이 되서 떡하니 있다. 대체 이렇게 많은 모래들은 어디서 온 것일까?
중간에 파란 세모는 림 워크Rim walk의 안내표시인데 어디로 가지? 애매하다 싶으면 저렇게 보인다. 지구과학 시간에 배웠을 법한 단층도 보이는 것 같고. 얼마나 많은 모래들이 쌓여있었으면 이렇게나 높은 산이 됐을까?
이런 험한 바위 틈에도 이렇게 생명은 존재한다. 새하얀 바위의 꽃이 참 예쁘다.
아까 3가지 지역의 경계라서 볼 수 있다는 식물의 대표군 중에 하나인 식물이군. 저런거 시드니서 많이 본 것 같은데... 나의 착각인가..-_-;
신랑은 저 식물이 마음에 든단다. 난 너무 많이 본 것 같은데. 어디 식물원에 가면 꼭 하나씩 있을 법하게 생긴거 아님? 🤔
주변이 다 붉은 모래 색이라 청명한 하늘에 자꾸만 눈길이 간다.
아까 꼭대기로 막 올라와서 보이던, 야생 토마토 같은 열매의 꽃이다. 아마도 가지과인가보다. 가지꽃 같이 생겼네
바위와 바위 사이 비좁은 곳을 지나가기도 하는데, 산 정상을 정복한 것처럼 해보랬더니 ㅋㅋ 내가 너무 높이서 찍었다.. 좀 더 숙여줄 것을.
완전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온통 불그레한 한 행성에 불시착했다고 해도 믿겠다... 행성 영화 한 편 찍어도 될 듯.👍
잘 앞서가던 신랑이 옆길로 샜다. 거기서 뛰어 내리겠다는거, 마음은 알겠는데, 당신 몸은 20대가 아니니 참으라고 했다. 청개구리 로초딩이 왠일로 말을 듣고 순순히 내려온다.
다시 그늘이 생겨서 찍어 본 파노라마. 림 워크Rim walk의 왼쪽은 절반은 시간대가 오전이라 선선한데다가 군데 군데 나무그늘도 꽤 있다.
대부분의 크렉들을 만드는 것
3억5천만년전에 엄청난 힘이 부서지기 쉬운 마리니 사암에 크렉을 만들었다. 공중에서 보면 크렉이 잘 보인다. 평평한 지형을 따라 걸으면 이 크렉들 사이에 식물이 자라고 있는 선을 볼 수 있는데, 이 굉장한 식물들은 물과 양분을 찾아서 사암들 속으로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위 사진에 세로로 식물들이 줄지어 자라는게 보인다. 가로로 시커먼데는 협곡으로 우리가 지나갈 예정)
하얀 사이프레스 소나무White Cypress Pine는 불에 민감하고 산불로 부터 보호받는 돌이 많은 지역에 자란다. 나무는 흰개미 저항성이 있어서 예전에는 가축장이나 울타리로 널리 쓰였다.
이런 표지는 다 찍고 지나쳤지만, 집에와서 다시금 읽으며 배운다. 그래서 여행기를 쓰면 여행을 두 번 하는 느낌이다. ^^
유칼립투스Eucalyptus는 호주 어디서나 사는 듯한데, 사막에서는 잘 안보였다. 그런데 킹스캐년 트레킹 하는 길에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반가우면서도 안쓰러웠다. 시드니에서 본 울창하고 키큰 애들에 비해서 바람도 환경도 척박해 많이 자라지 못하는 듯. 유칼립투스 나무는 뿌리가 얕게 자라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용케 바위틈에서 살아 있는게 대견했다.
몸이 힘들때마다 잠시 쉬며 하늘을 올려보게 된다. 이렇게 맑은 하늘을 한국에 보내주고 싶다.😍
꽤 말리 올라왔다. 협곡의 가장자리를 도는 컨셉이기 때문에 우리가 올라온 길을 드문드문 볼 수 있다. 지평선을 가릴만큼 높은 무언가가 하나도 없다. 나무도 작고 건물은 없고.
오오오!! 오늘의 주인공, 킹스 캐년의 절벽이다. 거대한 생명체가 칼로 싹둑 자른것 같다. 어떻게 저렇게 인공적일수가... 뭔가 부자연스러움에 의아해하고 있는데 우리보다 먼저 저쪽으로 간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메아리를 만들고 있었다. 거기서 나도 소리를 질러봤다! "야호~~~~~``" 너무 한국인스럽다 ㅋㅋㅋㅋㅋ
한국에선 야생동물들이 놀란다고 소리지르지 말라던데... 여긴 야생동물이 다 밤에 움직여서 낮잠을 자는지 어쩌는지 거의 못 봤다. 그리고 너무 척박해서 딱히 살고 있을 것 같지는 않았지만.... 만고 내 생각.
저기 바위 하나가 꼭 거북이 같다. 머리도 등껍질도. 고마운 유칼립투스 나무 아래서 물도 좀 마시고 간식도 좀 먹고 다시 출발!!
이제 돔 모양 바위들이 자주 출현한다. 고대 유적지도 아닌데, 인디아나 존스 같은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런 둥그런 돔 모양은 또 뭐람? 바닥은 점점 더 울퉁불퉁한 사층리이고.
앞에 봤던 설명을 복습하자면 모래 바람이 지나가면서 저렇게 골을 만들었다는 건데... 400만년전에 만들어진게 아직도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게 신기하다. 모래면 이미 닳아 없어질만도 하건만. 이렇게 보면 아무렇지 않은 것 같아도, 사람들이 많이 다녀가서 서서히 닳기는 한 것인지 구글 지도로 보면 경로가 표시가 난다.
이런 특이한 지형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또 설명하는 표지판이 저기 있네.
이 바위들은 당신이 있는 곳의 윗쪽에 깎아지른 절벽면으로 허물어져 나간 마리니 사암 덩어리다. 마지막으로 크게 바위가 떨어진게 2016년에 있었다.
그리고 캐년이 만들어 지는 과정이 도면으로 있는데,
1. 킹스캐년은 마리니 사암(붉은부분)이 가르마 모양으로부터 시작한다. 2천만년전에 깎인게 점점 커졌고
2. 바람과 비와 홍수들로 (바닥에 검은부분인) 카마이클 사암까지 잘려내려갔고, 윗부분의 바위들을 약하게 했다.
3. 바위 덩어리들이 부러지고 떨어져 나갔는데 어떤 것들은 집 한채보다도 크다.
주위에는 나무들도 독특했는데 저렇게 나 좀 살려달라고 몸부림치는 것 같다. ㅠㅠ
주위를 둘러보고 있는데 사진 찍느라고 뒷처진 내게 돌아보며 신랑이 "네가 좋아할 만한게 있어!" 하더니 하트모양을 발견했다! 오잉? 신기해라~~ 그러고 얼마 안가서 나도 발견!
우왕! 양극 음극 다 있네 ㅎㅎㅎ
그렇게 걷다 보니 오늘 트레킹 두 번째 난코스... 협곡 가로질러 가는 계단이 나왔다. 여기에 대한 정보는 거의 없어서 초입에서 본 돌계단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난간이 있는 나무 계단이었다.
반대쪽은 계단이 더 무시무시하다...
꼭대기에 서서 한참을 쳐다봤다. 숨 좀 고르고 마음의 준비를 좀 하고.. 초입의 악몽이 나를 약하게 했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는 일!
그래도 초입보다 쉬운게 계속 내리막길에 오르막길도 아니고, 완전 바닥까지 찍고 다시 끝까지 올라가는 것도 아니었다. 대충 느낌상 1/3 정도만 내려가는 듯. 끝임없이 정상으로 올라가는 한국의 산들에 비하면 껌이지. 하지만 지금은 내 체력이 워낙 즈~질! 체력인지라.. ㅜㅜ
협곡의 중간쯤 갔나? 싶었는데.. 어라? 협곡의 꼭대기에선 나무에 가려서 보이지 않았던 다리가 하나 나오고, 이든 가든The Garden of Eden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이든 가든 : 야생들에게는 천국
킹스 캐년의 사암은 비를 빨아들이는 하나의 커다란 스펀지와 같다. 바위에 스며있는 습기들은 멋진 오아시스 안에 깊은 도랑이 된다. (다이어그램에 시커먼 부분은 불침투성 이판암인데 비가와서 흡수하고 물기를 머금은 마리니 사암이 지하수면을 만들고 오아시스와 연결되네요) 그곳은 중앙 호주 지역이 우기거나 강이 규칙적으로 흘렀을 때 드물게 그리고 잔존해 남은 식물들의 도피처이다.
캐년은 두 가지 타입의 사암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얇은 불침투성 이판암이 중간에 있다. 빗물은 구멍이 많은 바위를 통해서 흡수 되고 마리니 사암의 바닥은 물로 흠뻑 젖게 되었다. 그 이판암(The shale)은 카 마이클 사암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을 막는 장벽같은 역할이다.
- 내부분지 나무 개구리는 이 지역 물구덩이에 영구적으로 종속된 밝은 초록색의 생물
- 날두Nardoo(호날두?ㅋ)는 물 위에 떠 있는 클로버잎 같이 생긴 양치식물이며, 잎 가장자리에 작은 털이 있어 가라앉는 것을 막아준다.
- 협곡을 따라 메아리치는 때까치가 내는 플룻 같은 소리를 들을 수도 있는데 소리가 핍 핍 핍 호~이 처럼 들린다.
- 연못수초Pondweed는 독특한 수초로 바위 풀장 안에 떠 있는 큰 잎을 찾아보고
- 중앙 호주내 장소 중 킹스 개울(Kings Creek)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장어 수초 풀은 꽃대가 전화선줄처럼 꼬여있다.
이든 가든은 수생 생물과 새들에게는 천국이고 발로 밟는 것은 이 특별한 장소를 파괴할 수 있으니 제발 길로만 다니세요~🙏
여기 사막에서 이든 가든과 같은 물웅덩이는 식물, 동물, 사람 할 것 없이 항상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왔다. 와타카Watarrka 국립공원의 전통적인 주인들은 이 특별한 장소에 방문객들을 환영하지만 그들이 그러듯, 물웅덩이에서 떨어지기를 바란다. 대신에 시간을 가지고 앉아서 이 특별한 장소를 즐기기를. 물 웅덩이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 또한 여기에 의지하는 유니크한 야생생물들의 건강을 위해서 중요하다.
"물이 건강하면 식물과 동물도 건강하다. 얼굴을 식히려고 씻는 것은 되지만 수영은 하지 마세요" (이미 얼굴 씻을 만큼 물이 깨끗하진 않았습니다만...😅)
아, 물론 이 글들을 봤다고 내가 다 읽은 건 아니다. 당시엔 이제 협곡 바닥에 있을 이든가든을 가보자!하고 사진 찍고 비장한 각오로 계속 지나감.
보호구역도 지나가고 이런 3군데 지역 중에 한 군데서 볼 수 있다는 식물도 또 지나가고..
이든 가든은 물과 식물이 있는 곳이니 바닥에 있는 것 아니야? 했는데
도로 올라간다... -_-) 뭐시여~!
가다가 멍멍이 머리를 또 발견해서 사진 찍어주고. 점점 올라간다...
오.. 뭐지 갑자기 사람들이 떼로 나타났다. 여지껏 우리 뒤에 몇 명이 오긴 했지만 앞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갑자기 어디서 나타난겨... 싶은 찰나에 저기 보이는 가파른 계단을 앞에두고
산 중턱, 위치도 어중간한 지점에서 이든 가든 입구가 나타났다!
사진이 많아 2부로 이어집니다.
2일차 2부 예고 - 이든 가든 분위기와 킹스캐년 트래킹의 마무리, 점심, 저녁식사(이번엔 사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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