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편에서 적진 않았지만 이든 가든Garden of Eden을 정말로 내가 가야할까... 진심 고민이 됐다.
한 시간 반 정도 흐른 시점이고, 점점 더 더워질 텐데 여기서 지체하는 게 맞을까? 심각하게 고민했던 이유는
이렇게 협곡을 지나는 중간에 다리가 있고, 그 다리 위에 이든 가든의 유니크하고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설명을 해 놓았지만, 막상 그 아래에 조금 고여있던 물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아서였다.
물이 저렇게 각종 잎들로 지저분하고 한 참은 비가 오지 않은 것인지 고여서 썩어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래도 사막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이 아니라 귀한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가든Garden이란 이름까지 붙여서 신성한 느낌마저 들게 부르는 건 아니지 않나? 싶었기 때문이다. 대체 뭐가 좋다는 거지... 의구심이 더 많이 들었다. 저 다리를 건널 때만 해도.
그리고 이 팻말이 나타났을 때 신랑이 갈거냐고 묻길래 난 여행을 할 땐 언제 다시 여기를 올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뭐든 해보자는 주의라서 일단 가보자고 했다. 우리가 이 지점에 왔을 때, 내가 주저주저하는 사이 이정표 뒤에 보이는 바위에 어떤 중년의 여성 한 분이 이든 가든 방향에서 얼굴이 벌게져서 다가와서는 숨을 헉헉 쉬면서 앉으셨다. 아니, 이 길이 그렇게 힘들다고? 싶어서 더 가기 싫어졌지만 혹시나 하고 물어봤다.
"이든 가든 어땠어요?" "오! 정말이지 너무 예쁜 곳이야"
엥? 내 예상 답안은 이게 아닌데.. -_-) 별거 없어 하고 말해주길 바랬나보다. 그런데 너무 예쁘다고 하니까 또 호기심이 동하네. 좋아! 예쁘다니 내 눈으로 확인해보겠어!
그렇게 이든 가든을 향해 가는데 한 나무의 잎을 보고 클래식한 스타일의 크리스마스 카드에 있을 법한, 종 그림과 함께 주로 그려지는 나뭇잎과 매우 비슷하게 생겨서 신랑이 "어라? 이거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 아냐?"고 했지만 이내 자세히 보더니 "에이~ 아니네." 한다. 역시 우리 신랑은 나랑 보는 눈이 달라. 나는 잎보단 저 커다랗게 생긴 콩이 왕 신기했는데 ㅋㅋ 완두콩 큰게 나무에 매달려 있는 것 같잖아! 정말 사막의 식물들은 내가 살면서 여지껏 보아온 것과 다른 신기함이 있다. 역시나 물부족으로 잎이 오글오글 한 것도 그렇고.
그리고 내가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이든 가든으로 가는 길은 갈 때는 약간의 오르막길이 있지만 그리 힘들지 않았고, 가서 돌아오는데까지 20분 거리라 생각보다 멀지도 않았다. 사실은 편도 20분으로 착각해서 더 가기 싫었는데 너무 금방 도착해서 놀랐음 ㅎㅎ
그리하여 도착한 이든 가든.
물은 생명입니다! (암요, 그럼요, 사막에선 더더욱이나 그렇지요)
이든 가든은 와타카라의 전통적인 원주민들에게는 매우 신성시되는 장소입니다. 인류의 장소로도 중요하고 (원주민들의) *Deaming story를 대중에게 공유하기엔 너무도 예민한 얘기입니다. 호주 원주민(Aboriginal people)들은 이 귀중한 수자원에서 수영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웅덩이 밖으로 떨어지고 이 장소를 존중해달라고 합니다.
* 원주민들이 신성시하는 생명 창조 시기의 이야기. 우리나라의 건국신화와 샤머니즘을 합한 것과 비슷한데, 영적으로 신성시하고 숭배하는 그들 문화에서 이 시기는 매우 중요함. 호주 원주민 문화를 얘기할 때 항상 등장하며, Dreamtime, Dream story 이렇게 주로 언급.
원주민들이 이 수세기 동안 이 물에 의존하는 것과 같이 많은 수의 동물과 식물들도 그렇게 하고 킹스 개울creek을 집이라고 부릅니다. 수 백종이 살아남기 위해 이든 가든과 같은 물 웅덩이의 건강성과 지속됨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수영 같은 인간의 활동은 썬크림 같은 오염물이 더해져서 물의 질을 떨어뜨리며, 이 지역에서 서식하는 토종 야생 생물들이 (가든의 물을) 단념하게 만들 수 있어요. "더위를 식히려 찰방찰방 얼굴 정도는 씻어도 되지만, 수영은 하지 마세요"
- 까만 발의 바위- 왈라비 와루 (어머! 새끼가 뱃속에^^)
- 워터- 패니: 삼엽충 비슷하게 생긴 수생물인데 동그랗게 생겨서 패니란 이름이 붙여진 듯하고 맑고 흐르는 물에 산대요.
- 금화조(Zebra Finches):Nyll - Nyll
- 호주 내부분지에 사는 녹색 나무 개구리 :Nganngl
- 토종 무화과!! (노란색이네요)
- 볏이 있는 비둘기: Ipuru
"당신이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면, 당신이 식물과 동물의 건강도 유지합니다."
"조용히 앉아서... 즐기세요"
와타카의 전통적인 주인들은 이 특별한 장소에 방문객을 환영합니다. 시간을 가지고 앉아서 적절하게 이름 붙인 이든 가든을 조용하게 즐기세요. 그러면 이 특별한 야생을 구경하는 보상을 받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 현존하는 모든 생명들은 이 사막의 오아시스인 물이 중심이고, 물은 생명입니다.
" 한 명의 전통적인 주인으로서 나는 여기서 수영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요. 이 장소는 인류의 장소입니다. 부디 우리의 소망을 존중해주시고 여기서 수영하지 마세요"
와타카 국립공원: 전통적인 주인과 공원과 야생이 함께 일하는 곳
크...👍 멋지다. 그들도 사람이지만 지구의 입장에선 온갖 자연 파괴와 개발을 일삼는 "암같은 존재"라 불리는 인간의 문명으로부터 자연을 지키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 처절하다.
위의 설명판은 이든 가든 초입에 써 있는 글귀였고 나는 당시엔 읽지 않았지만 모두가 조용하기에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소곤소곤 신랑과 최소한의 얘기만 했다. 군데 군데 누워 있는 사람도 무언가를 먹고 있는 사람도 여지껏 중에 가장 많은 오고 가는 사람들을 거기서 만났지만 모두 소곤소곤 얘기하고, 자연의 소리를 즐겼다.
다리 아래에서 내려다 봤던 물의 오염도를 생각했던지라 생각보다 물은 덜 오염되어 있었는데, 그렇다고 원주민들이 수영할까봐 걱정할 만큼 물이 깨끗하진 않았다. 아마도 저 안내 글귀들이 설치되었을 당시엔 매우 깨끗했고, 그 사이 많은 식물의 잎과 동물의 사체도 섞이고, 수 없이 다녀갔을 인간의 더러움도 한 몫을 했지 않나 싶다.
웅덩이는 두 군데였는데, 둘을 사이에 두고 바위가 있어서 여기서 앉거나 누워서 쉰다. 협곡 중간에 있는 거라 대부분의 시간동안 그늘이지 않을까? 시원한 바윗돌 위에서 잠시 쉬어가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 역시나 사막 속 오아시스답다. 철푸덕 앉거나 누워서 음료와 간식을 먹고 잠시 누워있으니 피로가 많이 풀린다. 오가는 사람들의 발소리와 주위의 새소리만 들릴 뿐, 모두들 조용히 해줘서 너무 좋았다.
그래서 찍을 수 있었던 이든 가든의 신비로운 분위기.
https://youtu.be/twfE2nqkZKY?si=zWP9cWQ-m9mSlTCX
캐년 중간에 물웅덩이가 있을 뿐인데, 새소리까지 더해지니 분위기가 묘하다.
영상을 찍는 중에 회색 때까치의 소리가 꽤 자주 들렸는데 이든 가든을 신비롭게 만들어주는 주인공이었다. 친히 다른 영상에 찬조출현까지 해주셨다. 장소가 중복이고 구도가 별로라 영상은 올리지 않고 사진 캡쳐만 했다. 볼록하고 통통한 배, 동그란 머리, 당찬 눈매가 너무 귀엽다. 사람이 근처에 누워 있는데도 바위 위를 통통 뛰어다니다 금새 날아가버렸다.
사막 한 가운데, 캐년 한 가운데, 바위 중간에 떡하니 있는 오아시스 답게 수면위 파장이 거의 없어서 거울처럼 반사되어 사진 찍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나도 한 컷. 여지껏 봤던 어떤 미러 레이크 보다도 투영도가 훨 낫다!
그리고 이 웅덩이에서 신기한 날벌레들을 보았다. 신랑이 "Water skier"란다. 엥? 수상스키를 타는 벌레라고? 자세히 보면 진짜 수상스키타듯 물 위에서 가는데 너무 신기하다! 영상으로 꼭 한 번 보시길.
https://youtu.be/4LIvf7Nr5YI?si=zkGEngFWWXCxnsJ4
그렇게 시원한 돌 위에서 챙겨간 김치 치즈볼이랑 넛바를 먹고, 물을 마시고 워터 스키어 구경하고 잠시 누워서 땀을 식히다 보니 이런, 벌써 30분이 지났다!! 너무 시간을 지체했네. 우리 오전 내로 트레킹 끝내야 하는데. 기대를 거의 안하고 왔다가 생각보다 쉬기 좋아서 눌러 앉을뻔 했네 그냥.. ㅎ
그렇게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림 워크의 트렉으로 다시 돌아와 이제부턴 정말 땡볕이기 때문에, 마지막 그늘일지도 모를 다리 밑에서 잠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호주서 가장 덥다는 시간대는 10시~2시 사이인데, 시간도 벌써 10시 반을 향해 가고 있어서 마음이 급해져서 계단오르기 시작!
이미 이든 가든 가기 전에 반 정도 올라온 상태라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계단이 몇 갠가 세어보니 70여개 정도 된다. 내가 헉헉 하며 올라오는 사이 신랑은 벌써 올라와 주변 경관을 찍어서 이렇게 사진 제공도 해주고 ㅎㅎ
여담이지만 신랑폰은 M사 제품인데 색이 더 쨍하게 나온다. 나는 S사의 은은한 색감을 좋아해서 S사를 벗어날 수가 없다. 대한민국 내 조국의 제품이기도 하고♡
울창한 나무들 사이 어딘가로 이든 가든으로 가는 길이 있다. 그리고 저 나무들 따라 물줄기도 있는 것 같고. 그 꼭대기엔 행성 방불케하는, 우리가 지나온 길이고.
돔들이 형성된 방법
이들 벌집처럼 생긴 돔들은 고원 지역을 '잃어버린 도시'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그들은 사암안에 세로로 금이 간 상태서 깎인 결과물입니다.
고원의 항공사진은 평행한 크랙들의 격자무늬같은 패턴을 보여줍니다. 하나의 셋트는 동-서쪽으로 다른쪽은 대략 북-남쪽입니다.
1. 그 지역 꼭대기의 돔은 블록들이 교차적인 갈라짐에 의해 경계가 나뉘면서 큐브 모양의 블록들로 시작됐습니다.
2. 바람과 비에 2천만년동안 점짐적으로 구석과 꼭대기 귀퉁이가 닳았습니다.
3. 블록들은 돔이 됐고 평평한 바위들에 의해 분리됐습니다.
마투타라 이야기The Matutjara story
와타라 서쪽지역의 마투타라 사람들에게 그 돔은 드림타임(원주민 문화에서 생명이 창조되던 시기)동안에 여기를 지나 여행했던 젊은 쿠닌가 사람들입니다.
'모든 그 야생 고양이들, 거기에 앉아 있고, 그들은 그 전에는 저쪽에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거기 있다. 그 점이 정말 중요하다. 그 꿈은 여전히 거기 있다.' - 와타카의 전통 관리인 -
쿠닌가: 서쪽 주머니 고양이. 이들은 육식의 호주 유대동물(캥거루처럼 주머니가 있는 동물들)은 가끔 토종 고양이로 불렸습니다. (그림이 고양이보단 쥐에 가까운데...-_-;)
꼭대기에는 응급구조신호 장비와 심실세동기도 있다. 안전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호주답게. 여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10시가 넘어가고 날이 뜨거워지니 헬기들도 수시로 다녔다. 혹시나 조난당한 사람들이 있나 살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얼마 안 가서 이런 뜬금없이 흉물스러운 다리를 만났다. 아니 이게 뭐람? 저기 크렉이 있어서 빠질까봐 해놨나? 근데 저 철창은 뭐래...-_-
이 다리는 남쪽 벽을 되돌아 가는 코스의 끝지점을 표시합니다. 같은 루트로 되돌아서 주차장까지 돌아가십시오. 이 지역부터 림워크의 다른 지역으로 출입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방문자들의 안전과 관리를 위해서 이 공원에는 감시 카메라가 작동중입니다.
킹스 캐년은 여러가지 트레킹 코스가 있는데 이 지점이 서쪽 트레킹의 끝점이다. 그래서 더 이상 가지 못하도록 우리가 지나온 길에서는 열고 올 수 있지만 건너온 다음엔 저쪽으로 못 지나가게 막은 문이었다. 저쪽에선 그냥 미니까 쉽게 열렸는데 다시 열어보려고 당기니 안 열림. 그리고 감시카메라의 존재는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이 땡볕 바위들 속에 감시 카메라의 존재는 못 봤고 헬기소리를 자주 들었는데.. 설마 헬기로 찍나... ㄷㄷㄷ 최소 4~5대는 들었다. 1시간 반 정도 시간 동안.
뭐 지나왔으니 우리는 미련없다고 계속 가는데 웅성웅성 사람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지나쳐 가버려서 사진에는 놓쳤지만, 이든 가든으로 가는 길이 아래에 있는 걸 보니 우리가 서 있는 여기의 아래가 이든 가든인가보다. 차마 아래로 내려다 볼 용기는 없었다...😅
다시 또 울퉁불퉁한 돌 들위로 가는데
뙇!! 깎아지른 절벽이 나타났다. 아니?! 여기는 반대쪽에 있을 때 사람들이 서 있던 곳이 아닌가? 내가 야호~ 하면서 그 사람들한테 소리질러줬는데 ㅎㅎ
여기도 거대한 존재가 엄청 큰 칼 같은 걸로 싹둑 자른, 인공적이기 그지 없는 절벽의 모습이다. 다리가 후덜덜 떨려서 가까이 못가겠... 진짜 무서움..😫
저쪽에서 이쪽을 바라볼 때도 참 깎인게 가짜같더니만... 저쪽은 더 했네 헐... 무서워 무서워 하면서 가서 사진 찍음 ㅋ
우리가 걸어온 길들이 한 눈에 다 보였다. 이 사진 찍는데 진짜 무서웠다. ㅠㅠ 바람이라도 휭~ 불면 낭떠러지행
절벽 조심하라는 팻말이 계속 있었는데 바람이 안 불어서 용기내서 찍었지만 진짜 무서움!!! 절벽은 조심 또 조심.
이렇게 파노라마도 찍어 보고!
사진 왼쪽에 서 있는 신랑 말고 중간즈음에 작게 서 계시는 분은 총 네 분의 일행 중 한 분으로 한국분이셨다. 근데 반대 방향으로 오시네? 절벽 근처로 오셔서는 "와 여기 너무 무섭다. 근데 더 갈 수 있나?""절벽 가까이 가지마세요, 난 안볼래, 안 볼래!" 부부이신 듯 두런두런 얘기하시길래 여행만 하면 극I인 내 성격이 극E로 변하는 나는, 또 가서 오지랖을 부렸다 ㅋ
"아니 왜 반대로 오세요? 원래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된다고 하던데요?"
"엇! 한국분이시네, 반대로 어떻게 왔어요? 펜스 막아놨던데?"
위 아래 긴 소매 옷에 모자에 그물에 선글라스에 무장을 해서 한국인이라고는 생각을 못하셨나보다 ㅋㅋ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돌아야 다 돌 수 있어요, 저쪽에 조금 더 가시면 반대방향으로 더는 못 가게 다리에 철문으로 막아놨던데요."
"우리 올 때 입구를 펜스로 막아놔서 반대로 못 왔어요. 레인져(관리인)가 그리로 못간다고 하던데... 그래서 이리로 왔어요."
"아... 오늘 예보가 34도라 너무 더워서 그런가봐요. 우린 아침 7시 반에 와서 아무도 없었어요."
"아, 일찍 오셨구나! 그래서 들어오셨구나. 우린 잠가놔서..."
이 때가 11시도 안된 시각이었는데 저 분들이 여기까지 오는데 시간을 감안하면 아마 9시 언저리에 마의 500계단을 오르기 바로 전에 있는 펜스 문을 닫아버렸나보다. 36도가 넘지 않아서 안 닫을 줄 알았는데 우리도 같은 신세될 뻔. 하지만 나중에 알게 된 건데 이 날 낮 최고기온이 36도였다. 우리는 인터넷이 되지 않아 전날에 본 걸로 34도가 최고인 줄 알았지만. 아마 저분들은 율라라에서 아침 6시경 출발해서 9시에 도착해서 오신 듯. 만고 내생각이지만.. ^^; 이렇게 정보가 중요합니다. 여러분!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한국인 여행객들에게 조심해서 여행하세요. 인사 건네고 설명 표지판이 또 있어 사진을 찍고 우리 길을 갔다.
반대 북쪽 벽에 많은 색깔은 각자 하나의 스토리를 말합니다. (아니 칼로 썰어서 나온게 아니라고? -_-)
마리니 사암의 많은 부러진 조각들은 단지 적갈색이 얇게 씌여진 것임을 보여줍니다. 바로 밑면은 하얀 비치와 사구의 모래가 3억6천만년 전에 녹아 붙어서 단단하게 결속된 창백한 색깔의 돌입니다. 캐년 벽 위에 밝은 색의 패치를 찾아보세요. 이들은 1930년에 일어났던, 최근에 알려진 주된 면으로부터의 돌사태(! 바위가 떨어져 나감)의 표시입니다.
세로의 짙은 녹슨 색깔의 기다란 줄무늬는 빗물로부터 왔고 산화철을 흡수하면서 바위를 통해 여과해 내려간 것입니다. 그런다음 절벽면으로 흘러 나와서 증발하고 녹슨 철의 자국만 남기고 떨어진 것입니다.
조류(물속에 사는 은화식물)의 초록색과 검은 색의 패치 또한 색깔의 짜깁기에 추가하며 절벽의 면을 장식합니다.
마리니 사암의 하얀 속을 구경할 기회는 많이 있습니다. 제발 바위들을 박살내지 마세요. 하나의 흉물을 만들게 됩니다.
흰털발 제비 요정Fairy Martins은 절벽의 면을 따라 튀어나온 부분 아래에 그들의 진흙 둥지를 만들기 위해 이든 가든의 그 영구적인 물에 의지합니다.
마리니 사암의 표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적황색의 착색은 두 과정중에 하나로부터의 결과입니다.
1. 안으로 스며들고 산화철을 빨아들인 물이 증발할 때 바깥 부분의 딱딱한 곳에 침전됐을 것이다.
2. 철이 풍부한 먼지가 바위의 표면으로 불어와서 한 균류들의 종류에 의해서 모래 알갱이들이 화학적으로 고정될 수 있었다.
와따! 지구과학 공부하는 기분이다 하. 하. 하. 절벽의 색깔이 걍 썰려 나가서 그런 줄로만 알았더니 그건 아닌가보다.
캥거루와 왈라비(캥거루와 비슷하나 더 작음)들은 여기서 흔하지만 야행성이고 훌륭한 위장술로 그들의 보기가 힘듭니다.
유로Euro: 유로는 바위 지역에서 가장 흔한 캥거루입니다. 그들은 아마도 아주 오랜기간 동안 같은 지역에서 살았을 것입니다. 공중에서 잘 덮혀진 길이나 전망대에서 십자형 고원으로부터 그들을 봅니다.
유로(Euro, 캥거루)가 떨구는 건(똥 얘기) 1) 큐브 모양이고, 바위 왈라비는 2) 더 작고 끝이 뾰족합니다.
검은 발의 바위 왈라비는 캥거루 보다 더 작고 많은 바위들의 경사진면을 선호합니다.
뚱뚱한 꼬리의 가짜안테치누스: 이 곤충을 먹는 야행성 유대목은 쥐만한 크기입니다. 가짜안테치누스는 힘든 시기에 보충제로서 지방을 꼬리에 저장합니다. (동물들이 살 찌우고 겨울 잠자는 것처럼 에너지원이 되어줄 비상식량을 꼬리에 지방을 비축하는걸로 대신하는 듯.)
이 절벽 위는 그림은 멋지지만 그늘이 하나도 없어서 얼른 사진찍고 길을 갔다. 당연히(?) 야행성인 애들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음. 나왔다치더라도 위장이 뛰어나다는데 이 초보 여행자의 눈에 보일리가.
오전이 거의 끝나가면서 햇볕이 너무 쨍쨍해서 이 한 그루의 나무가 만들어준 그늘이 정말 시원했다. 여기에 다다르기까지 정말 땡.볕.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너무 뜨거웠고 긴 바지를 입었는데도 허벅지가 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얼마 남지 않은 물을 마시고 잠시 쉬었다. 날이 더워지니 하늘에는 헬리콥터가 꽤 자주 왔다갔다 한다. 경찰인지 관광인지 순찰인지 모르겠다만.
그리고 얼마 안 가서 본 이 나무는 유난히 푸릇푸릇하길래 신기했는데 바위틈이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어서 수분소실이 적은가 보다. 초딩이었으면 저 나무와 크랙의 틈을 비집고 가봤겠지만 난 성인이니까. 크흠... 🙄
와타카의 소철은 지구에 공룡이 돌아다니고 기후가 더 습했던 때부터 여기에서 살아남았던 17개의 잔존생물 중의 하나입니다.
4천 5백만년전 호주는 남극대륙에서 분리되어 나왔고 북쪽으로 떠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남극의 기온은 오늘날 보다 더 높았습니다. 소나무 숲과, 소철 그리고 양치식물들이 땅을 많이 덮었습니다.
지난 2천만년 전에 호주는 더 건조하게 되었지만 이들 원시생물 중의 몇은 이든 가든과 같은 습한 도피처에서 살아남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소철은 천천히 자랍니다. 과학자들은 오래된 잎의 기저부를 세면서 그들의 나이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 표지판 근처의 소철은 약 400세 입니다.
알처럼 생긴 소철의 씨나 공원 내의 어떤 다른 식물의 물질도 채집하지 마세요.
설명의 17개의 잔존생물 중에는 고대때부터 있었다는 고사리나 바퀴벌레 이런 것도 있겠지. 진짜 대단한 생명력이다. 400년을 버티다니 ㄷㄷ
이 표지판이 있던 곳에서부터 그늘이 조금씩 나타나나 싶었으나... 다시 땡볕이 이어졌고 길도 갑자기 점점 내리막길이다.
먹보 눈에는 먹는 것만 보인다고 펜케이크 같이 생겼다고 하니까 신랑은 옥수수를 잘라 놓은 것 같단다. ㅎㅎ
사진상에는 잘 안보이지만 대략 10시 방향에 오아시스가 하나 있다 역시나 물은 별로 없었고, 농축된 듯 짙어보이고.
이제 점점 내리막길이라 좀 특이해 보이는 것들은 사진을 찍고 빠르게 지나가고 있는데 저 바위는 뭔가 흔적도 있어보이고 특이했다.
조금 더 내려가니 더 전망이 좋은 곳에 아니나 다를까 표지판이 나타났다.
이 매마른 절벽은 비가 많이 오고 난 후에는 멋진 폭포가 됩니다. 절벽에 앉은 난킨 황조롱이로부터 이름을 따서 지었습니다.
하얀색 자국White stains : 당신은 떨어져 나가서 만들어진 하얀색의 자국으로부터 절벽면의 어디에 황조롱이가 앉고는 하는지 말할 수 있습니다.
황조롱이 폭포들Kestrel falls: 비온 뒤에 절벽으로 물이 넘쳐 흐르면 경사면 아래로 도랑이 잘립니다. 충분한 습기가 큰 검 트리(유칼립투스와 같은)와 소철들이 자랄 수 있도록 하는 임시적인 물웅덩이 안에 갇힙니다.
물가 언덕Hill Mulga: 더 작은 폭포들이 하나의 작게 서 있는 물가 언덕을 지지하기 위해 충분한 물을 이 건조한 경사면으로 붓습니다. 사암 너머로 흐르는 물은 검은 조류의 자국을 바위 위에 남깁니다.
붉은 골짜기Red Valley: 이 돌더미 사면에 떨어진 비는 굉장히 빠르게 흘러 넘칩니다. 오직 강한 말리 나무들이나 에레모필라(꽃나무 이름), 스페니펙스(볏과 다년초)만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당신은 먹이를 찾아서 공중에서 떠 있다가 낌새를 못 챈 먹이를 확인하기 위해 땅으로 갑자기 하강하는 황조롱이 한마리를 볼 수도 있습니다.
여기까지 오니 한동안 안 보이던 주차장이 다시 보였다.
갑자기 성큼 하산길이 얼마 남지 않은 게 보인다.
확실히 시작점과 가까워지니 길도 꽤 정비를 해두었다. 훨씬 발이 편해졌고 내려가는 길은 덜 힘들다. 그런데 경치는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마의 500개단을 오르다 만났던 표지판에서 본 설명처럼 세 가지 지형이 만나는 지역이라서 그런 것인가 싶기도 하다. 첨에는 색이 시커매서 솔직히 과거 화재의 흔적인가 했다 😅
이 덤불은 소나무의 잎만 따다가 끌어모아 둥글게 뭉쳐놓은 것 같이 끝이 뾰족한데 이미 오래되서 죽어가는 넘 현상유지하는 넘 새로 자라나는 넘 한 덤불에 같이 짬뽕이다.
저 둥그런 식물은 이 쪽지역 지천에 널려있다. 확실히 다른 지역인 듯. 고지가 멀지 않았다 생각하니 내려가는 길이 덜 고되다.
근데 종착지를 얼마 남기지 않고 길 위에서 낯이 익은 새를 만났다. 아니 얘는 비둘기가 아닌가!! 색이 여느 도시의 비둘기보다 곱고 독특한, 어느 표지판에서 살펴봤던 볏이 있는 여기 토착 비둘기다. 근데 비둘기들의 종특인가? 왜 바닥에 있지. -_- 색깔이 비둘기 특유의 푸르딩딩이 아니라 바닥의 돌색과 비슷해서 보호색으로 진화한 것같아 신기했는데 통통한게 날지 못하는지 근처로 다가가니 도망만 갈 뿐 날지를 않는다. 그리고 누군가 먹이를 준 건지 사람을 겁내지 않고 오히려 다가온다. 비둘기들은 다 똑같은가봐...-_-)
https://youtu.be/Uq6R15hmgyA?si=kdtUmQ7xG9CmDiG2
비둘기 구경을 하고 있는데 헬리콥터가 또 지나간다.
그리고 목적지가 진짜 코앞이다.
누군가 대절했을 버스도 보이고 드디어 림 워크 완주다!
여기까지 와서 시계를 보니 11시 42분이다. 이든 가든에서 너무 시간을 지체한 나머지 4시간 가까이 걸렸다. 내려오는 길에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주차장에 있는 화장실로 가서 얼굴을 마구마구 씻었다. 그리고 킹스캐년 리조트로 이동했다.
킹스캐년 디스커버리 리조트는 킹스캐년 주차장에서 차로 약 10분 걸리는 거리로 율라라에 있는 에어즈락 리조트에 비하면 정말 작다. 뭐가 거의 없다. 그래도 주유소랑 식당은 있으니 기름도 넣고 밥도 먹으려고 들렀다. 거의 Full에 가까운 기름을 반절이나 써버려서 돌아가는 길에 혹시나 모자라면 안되니까. 중간엔 주유소도 가게도 없다.
식당에 간판이 없어서 찾기가 힘들고 주차장도 찾기가 힘들다. 그냥 주유소가 보이면 주유소 뒷쪽으로 가면 주차장이 여러군데 있다. 식당 근처에는 사실 주차할 데가 마땅찮다. 직원 주차장만 있고. 그래서 그 일대를 한 바퀴 돌고, 유턴해서 다시 와서 두 번째엔 그냥 주유소 뒷쪽에 공영주차장으로 보이는 곳에다가 주차를 하고 걸어갔다.
구글 지도에는 디스커버리 바 & 그릴이라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 안에 들어와 보면 목마른 *딩고의 바Thirsty Dingo Bar라서 긴가민가 하면서 들어왔다. 같은 데임.내부가 시원하니 좋다. 역시 문명이 좋긴하다 ㅎㅎ
*딩고는 호주의 야생 들개다. 혹시 만나게 되면 조심할 것! 일반 개와 다르다. 야생이다 야생!!
들어섰을 땐 생각보다 사람이 있었지만 왠지 썰렁~ 한 느낌이 들었다. 낮인데다 바& 그릴이라 그런가? 후에 단체로 연세 있으신 분들이 20명 가까이 우르르 와서 자기들끼리 주문한 것 같은 뷔페식 식사도 했는데, 그럼에도 썰렁한 느낌이다.
근처에 음식점이 거의 없어서 메뉴도 생각보다 비싸다. 신랑은 클래식 버거를 나는 피쉬 앤 칩스를 시켰다. 사진 찍은 메뉴엔 왜 버거가 없지?? 분명히 봤는데...🤔
클래식 버거는 크기도 크기지만 초록색 채소가 아예 없었고, 외려 피쉬앤 칩스에는 없어도 될 샐러드가 함께 나왔기에 샐러드를 버거에 좀 넣어줬다. 그러고 나니 보기가 낫네.
점심이니까 율라라까지 갈 동안 요기될 정도만 먹었다. 간단히 먹고 무엇보다 에어컨이 나와서 시원하니 여기서 한껏 익은 몸도 좀 식히고.
밥 먹고 나서는데 벌써 1시다. 다시 3시간을 달려가야 하기에 먹자마자 나왔는데 주차장으로 걸어가는 길에 무궁화를 만났다. 아니 니가 왜 여기서 나와????
한국의 무궁화와 조금 다른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무궁화의 형제쯤 되어 보인다. 더운데서 고생이 많다. ㅠㅠ 무궁화야 타지에서 수고하렴. 안녕... 인사를 하고, 옆에 있는 주유소에 기름 넣으러 갔는데 여기 기름값이 장난 아니다. 누가 그랬는데 여기 기름값 싸다고. ㅜㅜ 근데 싼지는 모르겠는데 우리차는 무연 91을 넣어도 되지만, 이 리조트 지역에서는 91을 안판다. ㅠㅠ 젤 낮은게 95. 숫자가 높을 수록 비싼데 힝.. 무연은 그거 한 종류 달랑이라 할 수 없이 95를 넣고 가는 길에 마실 시원한 음료수 한 개씩을 샀는데 신랑이 왠만해선 비싸다고 하지 않는데 아따 기름값 비싸다 하면서 영수증을 건낸다. $111.56이 나왔단다. 뭐라고????? 35L 사고 99불36.
이 날 여행와서 처음으로 주유를 한 거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율라라에서 만땅 채워서 올 것을. 율라라 주유소의 가격을 몰라서 여기가 싸대서 여기로 와서 왕창 넣었다가 이 사단이 났다. 이미 넣은거 우째! 써야지.. 율라라로 ㄱㄱㄱ
돌아가는 길에 보이는 킹스캐년도 안녕 잘있어~ 인사를 하고 남쪽으로 달려달려~~
루리타 로드Luritja Road와 라세터 고속도로Lasseter Highway가 만나는 곳에 이런 조형물도 있다.
누가 시작했는지 모를 스티커도 엄청 붙어 있다. 구글 지도에 보니 11개월전에는 이렇게까진 많진 않았는데 ㄷㄷ
그리고 라세터 고속도로를 따라 가다가 아침엔 어두워서 못 봤던 울루루 가짜버전, 풀루루를 보러 잠시 전망대에 멈춰섰다.
우왕... 풀룰루 진짜 크다 ㄷㄷ 울루루보다 더 큰 듯. 근데 줌을 해서 그렇고
전망대에서 보이는 원래 크기는 이정도 다.
그리고 이 때는 몰랐는데 도로 건너편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언덕을 내려 오고 있었다.
깔깔깔깔 하면서 사람들이 내려오고 있길래 아니 저긴 왜 올라간겨 의아해하고 있으니, 신랑이 붉은 흙 좀 밟고 싶은갑다... 하고 말았는데, 의심을 했어야 했어!! ㅠㅠ
나중에 집에와서 지도를 보고 알았는데 저기 주위가 호숫가 천지였던 거다. 근데 거기까지 가면서 지나올 때 호수를 아무리 찾아봐도 안 보였고, 에이 다 말랐네 하고는 전망대 근처에 대형 호수가 있다는 건 생각지도 못했다. 여행 오기 바로 전에 바꾼 내 새로운 폰은 영~ 구글에 적응을 못해서 구글지도를 다운 받아서 켜 놔도 정신을 못 차렸고 계속 GPS가 끊어졌다 그래서 어차피 아까 레드 센터 조형물이 있던 곳에서 우회전해서 쭉 직진인걸 알기에 지도를 안 켜봤다가 결국 놓쳐버림. 바닥이 바짝 말라서 새하얗고 광활한 호수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는데! 아깝... ㅠ
그 시각 건너편에 여자애들이 깔깔거릴 때 나는 주위 식물들에 심취해 있었다. 동글동글 하얀 꽃이 참 예쁘다~~ 하고 사진 찍고
사진 찍다 보니 옆에는 꽃이 거의 다 떨어졌지만 분명한 아카시아였다! 노란색 솜뭉치가 조금 아쉬움. 벌써 지는 건가?
그리고 차에 올라탔는데 타고 보니 바지위에 개미들이 우글우글 올라와 있었다. 아니 언제?????
꽃 사진 찍을 때 올라왔나?? 개미 집을 밟았나??? 그 짧은 시간에 최소 10마리 이상 있어서 깜짝 놀라서 차에 내려서 탈탈 털었는데 출발하기 전에 발견했기에 망정이지. 사막의 개미들은, 아니 시드니의 개미도 그렇다. 해가 쨍한 양달은 뜨거워서 움직이는 속도가 매우 빠르다. 그래서 순식간에 바지 위로 기어 오르는 것도 가능하다. 개미... 조심하자!😳
그리고 달려 달려 호텔에 도착하니 4시가 약간 못 됐다. 갈 때는 껌껌하고 졸려서 빨리 못 갔어도 올 때는 말똥말똥해져서 왠만한 도로의 속도제한은 100km/h~110km/h이라 차가 거의 없는 도로 위를 마구 달렸더니 3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오는 길에 하도 신나게 달리길래 단속 카메라 있으면 어쩔래! 내가 겁을 줬더니 신랑 왈~ 벌금으로 벌어들이는 수익보다 이 땡볕에 카메라 설치해서 관리하는 비용이 더 들겠다며 카메라가 있을리가 없단다 ㅋ
진짜 킹스캐년에서 오늘 길에 경찰차건 카메라건 하나도 없었지만 율라라가 가까워지자 내가 이 근처엔 있을 수 있다, NSW(시드니가 속해 있는 뉴사우스 웨일즈 주)처럼 "카메라 앞에 있음"이러고 친절하게 표시 안해놨을 수도 있다고 여긴 다른 주라고 겁주고 나서 진짜 사륜구동 경찰차가 반대 차선에 뙇! 나타났다. 율라라 근처에서만 경찰들이 다니는 듯.
호텔에 와서 어제 먹었던 BBQ를 다시 사먹기로 했는데 그 식당은 저녁식사 오픈이 5시부터 9시까지라 시간이 남아서 6시 30분경 있을 일몰을 보고 가기로 했다.
율라라 마을이 저렇게 둥근 모양인데 중간에 언덕이 있고, 지름길들이 있으며 언덕 꼭대기 전망대에 서면 울루루가 보인다. 해질녘에 기름값과 시간을 아까려는 사람들이 저기에 서서 울루루 일몰을 감상한다. 그 경치도 괜찮다고 해서 우리도 그러기로 했다. 그런데 이 날 일몰은 오후 6시 34분이고, 아직 한 시간 반이상이 남아서 나는 드디어 호텔 중간에 있는 수영장에 가보기로 했다.
신랑은 여기 어디서 수영복 살 수 있겠지 하고 그냥 왔는데 결국 못 사서 그냥 쉬겠다해서 호텔에 두고 나 혼자 수영복을 갈아 입고 수건 한 장만 달랑 들고 수영장으로 갔다. 지난 2년간 너무 건강이 좋지 않아 수영장 근처도 못 갔는데 드디어 수영장에를 들어가보는구나. 감회가 새로웠다. 발차기부터 좀 하고, 배영발차기 좀 하고 크롤영법도 하고 배영도 하고 평영까지 6개월 남짓 배운 건 다 해봤는데 2년 쉬었다고 자세 엉망됐지만 ㅋㅋ 그래도 재밌었다. 물에 누워 둥둥 떠 있으니 침대보다 편했고 물은 차가웠지만 내가 열심히 운동을 한 후이고 사막 한가운데라 외려 시원한게 온도가 딱 좋았고, 수영장이 오후라 그늘져서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저녁이고 뭣이고 물 속에 계속 있고 싶었지만 크롤영법을 해보니 20m 정도 되는 수영장 길이 인데도 어지러워 핑 도는데 식사전에 무리하면 안되겠다 싶어서 30분 정도 놀고 나왔다. 수영장에는 호텔에서 구비해둔 비치 타올이 한 켠에 엄청 많이 쌓아놔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8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이 비치타올을 썬배드에 깔고 누워서 썬텐도 하고 노트북으로 일하는 듯한 사람도 있었지만 수영장은 나 혼자 썼다. 개꿀~!!😍 수영장 렌트한 기분♡ 히히. 방으로 가서 씻고 잠깐 누웠는데 벌써 6시다.
걸어서 전망대까지 10분 잡고 해지기 전엔 가야지 싶어 그 새 잠든 신랑을 깨워서 아이마렁Imalung 전망대로 출발!
같은 사막이라도 율라라의 전망대로 가는 길에 본 꽃들은 더 싱싱해 보이고 잎도 쭉 뻗어있다. 적어도 오글오글하진 않네
일몰보러 가는 길은 바닥의 흙이 너무 고와서 걷기가 쉽지 않다. 모래사장 걷는 느낌.. 근데 그거보다 더 부드럽다.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서 해가 거의 져 갈 무렵 도착했는데 전망대 꼭대기엔 벌써 와글와글 근처에서 머무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다.
너무 늦게 나온건지... 울루루가 칙칙하다. 이런. 새빨간 울루루를 기대했는데 실망했어.
이미 더 화려한 색을 본 우리는 실망해서 에이~ 밥이나 먹으러 가자. 하고 뒤를 돌았는데
헛! 석양이 더 이쁘네 +_+ 아니 해가 저렇게 아직 있는데 울루루 색깔이 저렇다고???
확실히 울루루는 가까이에서, 혹은 일몰 전용 전망대에 가서 보는게 최고인거 같다. 아님 해가 꽤 있을 때 와야 되려나.
실망해서 완전 깜깜해지기 전에 이번엔 걸어서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이미 이 날 운동량 초과지만 마지막 밤이기도 해서 신랑이 술도 마시고 싶어해서 그러자고 걸어갔다. 많이 먹고 오는 길에 소화도 좀 시키고 좋지뭐.
파스텔톤 하늘을 보며 바베큐 식당으로 가는 길도 흙이 매우 곱다. 여기서 신발이 본격적으로 지저분해진다. ㅠㅠ 이 붉은 흙 옷에 묻으면 착색되니 갈색옷! 갈색신발이어야 합니다! 나는 치마입고 갔다 ㅋ
그리고 어제 이미 메뉴를 다 봤기에 오늘은 나도 포트 하우스porthouse 소고기로 신랑은 스카치 필렛scotch fillet 소고기로. 똑같이 신랑은 고기를 굽고 나는 샐러드 담고.
신랑은 서양인이면서 희안하게 스테이크는 웰던Well done(바짝 익힌 정도)을 좋아한다. 나는 미디움medium(중간정도 익힘)이나 미디움 레어medium rare(중간에서 약간 덜 익힘)정도를 선호한다. 식당마다 미디움 시키면 웰던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서 미디움 레어라고 해야 미디움으로 나오는 경우가 왕왕있어서 여러번 실패 끝에 미디움 레어로 더 많이 시키지만.
같은 250g인데 신랑의 스카치 필렛은 왜인지 내 고기 포트 하우스 보다 반 정도 얇다.. -_-) 아무리 봐도 내껀 최소 300g 이상이다. 신랑껀 외려 250g이라기 보다 200g 정도로 밖에 안 보인다. 가격은 신랑 것이 더 비싼데 양은 더 적다... 뭐 그래도 본인이 원하니 마지막 밤이고~ 맘대로 드세욧! 하고 쿨하게 시켰다 ㅎㅎ
https://youtu.be/2Nn7IKtK5KA?si=6jF4vdd1wjFY7LKf
어제는 저녁 늦게가서 식사하는 사람보다 술마시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는데 오늘은 그래도 일찍 간 건지, 식사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샐러드바도 담아봤다. 그리고 똑같은 자리에 앉아서 폭풍 식사를 ㅎㅎ
밥 먹고 돌아오는 길 식당 근처에서 차로 지나가기만 했다면 볼 수 없었을, 사막지대의 비애를 보았다.
에어즈락 리조트가 관리하고 있는 지역은 그래도 나무들이 꽤 푸릇푸릇하다 했더니만 집으로 오려고 걷는데 어디서 물 소리가 들리기에 어디서 물이 새나 했더니 저렇게 나무 밑에 물을 주고 있었다. 낮에 물을 주면 뜨거운 기온에 익을 수도 있어 해가 지고 나서 저렇게 매마른 땅에 수분을 공급해주나 보다. 물이 어디서 오는 지 모르겠지만, 사막이라 물값이 꽤 비쌀텐데 저렇게 물 줘서 키우느라 이 곳 물가가 비싼건가? 싶다.
우리 호텔The Lost Camel Hotel로 바로 오는 지름길도 있었지만 그리로는 밤에 불빛이 없다. 하지만 사막 가든 호텔Desert Gardens Hotel 앞으로 연결된 길은 더 넓고 지름길에 불도 밝혀져 있어 안전해보여 그리로 돌아왔다.
호텔에 거의 다와서 우리 호텔 입구로 가려는데 노란 꽃이 보여서 혹시? 하고 봤더니 역시!! 아카시아였다. 나뭇잎도 꽃도 싱싱하고 몽글몽글한 꽃망울이 예쁘다. 여지껏 본 아카시아 중에 단연코! 역시 관리 받는 꽃나무는 다르다. 같은 종의 아카시아도 낮에 봤던 풀루루 전망대 아카시아는 야생이라 꽃도 거의 다 지고 힘겨워 보였는데.
호텔에 돌아와서 오늘 트레킹 4시간+수영을 한데다 식사 후라 몸이 천근만근이었지만 내일은 퇴실하는 날. 짐을 챙겨야 한다.
내일은 카타추타에 가 볼 예정이라 먹을 것은 씻어서 도시락통에 담고 못 입은 옷과 입어서 세탁할 옷을 분리해서 다시 캐리어를 정리하고, 수영복과 손수건은 손빨래 해서 옷걸이에 널고, 아침에 체크인이 10시까지지만 카타추타 보러 갔다가 비행기타러 가려면 일찍 나서야 하는데 새벽에 깨서 아이마렁Imalung 전망대에 가서 일출을 볼까? 하다가 우리는 시드니까지 가야하니 너무 무리하지 말자했다. 일출 포기하고 8시까지 푹 자려고 미리 나갈 준비까지 마치고 오늘도 역시나 10시도 안되서 뻗었다.
3일차 1 예고 - 카타추타 Kata tjuta
☆ 이사하느라 마지막날 글을 못 올리고 있습니다. ㅠㅠ 이사 전에 끝내려고 했으나 실패, 그 후로는 집이 정리가 안되서 엉망이라 집중이 안되서 결국 한 달 넘게 방치 상태네요 허허... 곧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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