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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cy snooze 이불이 너무 포근해서 이불을 덮었다가 발로 차면서 걷었다가 잠이 안와서 뒤척뒤척 거리는데

다른 Pod안에선 다들 코골이로 합창을 해도 될만큼 신나게 각자의 소리를 내면서 잘 자는 것 같았다.

(다인실에서 자고 싶다면, 귀마개 혹은 이어폰 끼고 노래 듣기 필수!)

 

물갈이를 하는 것인 지, 내 뱃속은 요동을 치고, 내 요동치는 뱃 속 만큼이나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도 어제도 흐리다 비오다 하면서 파란 하늘 하나 보여주지 않더니, 오늘도 꾸물꾸물...

 

어제 초저녁부터 문 앞의 원래 내자리를 실수로 사용해서 결국은 Pod를 나와 교환했던 아저씨는 어디를 다치셨는지 피부가 상했을 때 바르는 약을 얼마나 바르셨는지 오래 신은 양말 같은 고약한 냄새가 1번방 전체에 진동을 했다.(Zinc 크림이라고 아는 약 냄새인데도 참... 낯선 데서 오래 맡으니 싫다..-_-)

 

배도 아픈데 코까지 괴로우니 화장실을 들락거리다 날도 샜고, 털고 일어나 일정표를 들고 공동구역으로 가서 오늘 일정을 점검을 했다.

 

오늘 일정은 Sim card를 사고, About New Zealand, Christchurch 공항지점에서 렌트카를 인수받고, 며칠 먹을 장을 봐서 Kaikoura로 이동, 오후 4시에 예약해둔 Fishing tour를 하고, 남동생이 좋아라 하는 해산물, 특히 Crayfish를 저녁으로 냠냠 먹는 것이다.

수 많은 여행기들을 읽으면서 Crayfish가 그렇게 맛나다는 글을 하도 자주 봐서 나와 특히나 동생은 오늘 일정을 매우 기대하고 있고, 동생과 좋아하는 부류가 상극인 신랑은 돌고래랑 수영이나 하지 바다곤충(sea insect)을 왜 그리 좋아하느냐고..ㅋ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본 표지판. 2016년에 얼마나 지진이 심하게 왔으면, 혹은 얼마나 자주 지진이 일어나면

저런 표지판을 화장실에 다 만들어 놨을까 싶었다. 

 

 

어제 밤 늦게 도착해서 본 공동 구역의 부엌 상태를 봐버려서 뭔가를 만들어 먹기가 꺼려졌는데 아침엔 그 새 치웠는지 좀 정리정돈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뭔가를 만들고 할 자신이 없어서 가지고 간 햇반과 밑반찬으로 아침을 떼웠다.

 

8시 30분에 렌터카 인수 받기로 되어 있어서 7시 반 넘어서 짐을 챙겨 공항으로 다시 걸어갔다.

 

뉴질랜드는 Sim card만 사도 전화,인터넷이 되서 여러 후기에서 체크한 데로, Voda보다는 인터넷이나 전화가 잘 터진다는 Spark로 진작부터 정했기에 어제 봐 두었던 매장으로 이번엔 한 번에 잘 찾아갔다.

 

 

 

 

  

사진이 심히 흔들렸지만 맨 윗줄에 보면 Traveller's pack이라고 $29, $49, $99 짜리가 있는데도 중년의 아주머니 판매사원은 우리를 보자마자 Data lover Rollover pack을 권유했다.

 

영어 울렁증인 동생은 Data only란 말을 듣고 폰이 가장 최신 것이니 동생폰으로 구글지도나 검색할 때 데이터만 있으면 된다고 그걸 덥석, 신랑도 덩달아 그걸 덥석, 각종 예약과 확인 전화를 담당한 나는 Data도 중요하지만 전화와 문자를 쓸 수 있는 걸로 해달라고 했는데 내 말을 듣지도 않고 이 아주머니 판매사원은 똑같이 나를 그냥 $45불짜리 data only로 가입을 시켰다.

 

Sim 카드를 끼우고 작동시키는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꽤 오래 시간을 잡아 먹어서 이미 시간은 8시 10분을 넘어가고 있고, 8시 반까지 렌트카 사무실까지 찾아가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진 나는 안내 팜플렛을 제대로 읽을 틈도 없이 주는 대로 받아서 렌트카 셔틀을 타는 방법을 확실히 하기 위해 공항 내 I-site를 향해 뛰었다.

 

I-site에 가니 나이 지긋하신 할아버지 한 분이 서 계셨는데 About new zealand rental shuttle을 불러야 하는데 전화를 어디서 해야하느냐고 물으니 전화번호가 여러 개라 사무실이 어딘지 봐야한다며 예약확인서 보여달래서 보여주니 전화번호를 보시고는 단번에 Apex구나 하시고는 Apex는 따로 전화하지 않아도 매 20분마다 shuttle이 오니 공항 문번호 2번 앞으로 가라 하셨다.

 

2번문은 I-site에서 보이는 가까운 문 밖으로 나가서 오른쪽 맨 끝까지 곧장 가면 되는데 8시 20분에 차가 오니, 그 때 시간이 이미 8시 18분 쯤이어서 얼른 뛰어가라고 해서 짐을 들고 우다다다 달렸다.

2번 문앞에 도착해서 한 숨 돌리고 있으니 Apex렌트카 셔틀이 바로 도착해서 타고 사무실로 이동했다.

 

Apex Christchurch Airport 지점은 About New Zealand Christchurch Airport 지점이랑 사실 이름만 다르고 같은 회사이다.

Apex에서 굴리던 차가 연식이 좀 되면 Apex라는 이름을 지우고 About newzealand라 이름을 고쳐서 싼 값에 렌트를 계속 해가는 시스템인 것 같다.

우리가 렌트 한 차도 첨엔 Apex였다가 About new Zealand로 옮긴 흔적이 있었으니.

 

 

우리 차 트렁크 위에 올라 앉은 Kea새. 호머 터널앞에서 촬영한 것이다.

뒷 유리창 글귀가 Apex에서 about new zealand로 둔갑을...

 

 

Christchurch Airport 지점은 직원들이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아니나 다를까 까탈스럽게 생긴 노란머리 덩치 좀 있는 여자직원이 우리 더러 앉으라더니 굉장한 모노톤 목소리로 처음부터 끝까지 시선 맞추는 것도 없이 굉장히 쌀쌀 맞게 진행을 했다.

 

신랑과 나는 호주 운전면허증이 있어서 따로 주행관련 질문은 하지 않았지만, 동생이 한국 면허증에 국제 면허증을 보여주자 왼쪽 차선 운전을 해봤느냐, 시외에서 주행속도는? 타운 내에서 주행속도는?과 같은 기본적인 지식을 질문했다.

 

동생이 100Km는 hundred 라고 대답했는데 50km를 오십이라고 하는 바람에 내가 영어로 고쳐준다고 fifty라고 했더니 나를 째려 보면서 "니가 가르쳐 주면 안되지! 그런 건 가르쳐 주면 안돼"하고 바로 쏘아 붙였다.

 

동생에게 홈페이지에서 찾은 호주 운전 관련 자료를 미리 보내서 읽어보도록 했고 동생도 알고 있는데 한국말로 대답해서 영어로 고쳐준거라고 했더니 찝찝하다는 표정을 짓더니만, "주로 운전은 너희 둘이 할거지?" 이러면서 신랑과 나를 가리키며 다짐시켰다.

그렇다고 재빨리 대답을 하니 그제서야 결제를 진행하고 차를 내어 주었다.

 

driving-in-nz_korean.pdf

 

 

 

우리가 주문한 차는 토요타 캠리 2009~2010년식이었는데 사진으로 보면 말끔해 보이지만 오른쪽 미등에 하얀부분이 깨져서 덧대져 있었고 사진상 티는 잘 안나지만 앞뒤 범퍼부터 옆쪽까지 스크래치 흔적이 어마어마 했다.

 

타이어도 동생이 보더니 마모가 심한데... 조심해야겠는데? 하며 걱정했다.

 

동생이 걱정하는 것을 신랑에게 얘기했더니 신랑이 촬영한 뒷 타이어.

동생 왈~ 백원짜리 동전을 홈에 집어 넣었을 때 이순신 할배 모자 옆부분이 보이면 갈아야 된단다.

 

계약서에 언제가 다음 점검 예정일인지도 적혀 있는데 우리가 빌린 캠리는 다음달 16일이 점검 예정일이란다.

한달 남짓 더 남은 기간을 고생고생하며 달리겠구나 하고 모든 차를 무척 아끼는 우리 신랑은 차가 불쌍하다며...^^;    

차를 렌트하고 나서는 신랑이 가장 왼쪽 차선에도 익숙하고 운전기간도 길어서 신랑이 먼저 운전대를 잡았다.

 

우리 셋이 재밌는 점이, 셋 다 운전 면허는 있는데 하나씩 취약점이 있어서 이번 자유여행은 솔직히 걱정이 좀 되긴 했다.

 

일단 나는 장롱면허 경력이 길어서 운전면허증을 호주에서 Full 면허(속도 제한이 따로 없는 최고 단계, 한국 면허증을 3년 이상 소지하면 발급가능함)로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제 차 끌고 도로로 나온 지 총 기간만 치면 두 달이 채 안되는, 운전에 영 자신이 없지만 영어가능하고, 지도 읽기 능력만(!) 탁월해서 인간네비게이션이다. 그런데 방향감각은.......-_-)a

 

신랑은 운전경력 오래됐고, 차분해서 왼쪽 차선은 당연히 능수능란하고 산악지역도 곧 잘 가는데 지도를 못 읽는다 -_-;;

그런데도 한 번 지나갔던 길은 잘 찾아서 돌아간다. 운전을 오래해서 그런지 기억력이 좋음.

 

동생은 한국에서 운전을 오래해서 운전은 셋 중에 제일 잘한다. 주차도 잘하고 지도도 잘 읽고. 문제는 왼쪽 차선에 익숙하지 않고, 일본에서 잠깐 해본 게 전부, 영어 울렁증이라 표지판이라던가 그런 건 도시이름 빼고는 보고도 그냥 지나친다.

 

하나씩 취약점을 가진 셋이서 초행길인 뉴질랜드 자유 여행 9박 10일을 감행했으니 운전자 옆자리 보조석은 항상 인간네비게이션인 내 차지이고, 신랑과 동생이 번갈아 가면서 운전을 했다.

 

렌트카를 빌리는 와중에 차가 준비되길 기다리면서 잠깐 신랑한테 폰으로 전화를 하니 전화가 안걸려서, 신랑한테도 동생한테도 다 해보라고 하니 전부 전화가 안됐다. Data only니 인터넷만 되는 것인데 동생은 인터넷 된다고 패스~ 이러고, 신랑도 패스~ 이러고 나만 안달이 나서 장을 보러 다시 공항 Countdown으로 가는 길에 Spark를 다시 들렀다.

 

 

문자와 전화가 되는 걸로 해달라고 했는데 왜 내 폰이 전화도 문자도 안되냐고 하니 나보고 충전을 해야지 한다.

아이고... 그제서야 다시 설명을 들으니 내것도 Data only 옵션이라 문자 전화는 위에껄 보고 다시 충전해야 쓸 수 있단다.

그래서 Data only 옵션 하나도 안 썼는데 취소하고 Traveller's pack으로 바꿔줄 수 없냐고 하니 또 그렇게는 안된단다.

그래서 위에꺼를 찬찬히 읽을 시간이 없어서 문자랑 통화 $5불 어치 해달라니 충전 최소 금액은 10불인데 5불씩하면 통화가 50분이라고 해서 혹시나 말이 안통하거나 뭔 일이 생기거나 해서 말이 길어지면 어쩌나 싶어 결국 10불씩으로 20불을 더 내고 충전했다.

진작에 Traveller's pack으로 했으면 이런 불상사가 없었을텐데 이번 여행 두번 째 삽질을 또 했다..ㅠㅠㅠㅠ

 

이렇게 Spark랑 실랑이 벌이는 동안에 공항안에 주차 할 데가 없어서 신랑과 동생은 공항 주위를 배회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나오는 나를 보고 태워서 공항 근처 Countdown으로 갔다.

 

거기서 먹거리 잔뜩 사고 한인마트 Kosco로 갔는데 Kosco는 Christchurch에 여러 군데가 있다.

구글로 검색해서 그나마 별점이 괜찮고 시내에 가까이에 있는, 92A Riccarton Road의 Kosco에서 장을 봤다.

장을 다 본 후에 시내 성당도 구경할 겸 Re:start mall에서 점심으로 피자가 맛나다는데 사 먹을까 해서.

 

장을 보고 나니 근처에 은행이 있어서 환전도 하고, 카드로 ATM기를 이용해서 호주카드로 NZ달러 현금을 뽑았다.

 

뉴질랜드 여행루트 카페에서는 한국에서 어떻게 뉴질랜드를 여행할 것인가에 대한 정보는 많지만, 호주에서 뉴질랜드를 여행하는 정보는 별로 없다.

그래서 환전에 대해서는 어떤게 가장 좋은 방법인지를 모르겠기에,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싶었다.

 

동생이 현금을 11월에 환율이 쌀 때 NZ$1300 바꿔서 들고 오고, 우리는 캐쉬를 들고 뉴질랜드 가서 은행에서 환전을 시도하기도, 호주에서 쓰는 Visa 카드를 가지고 뉴질랜드 은행에서 ATM기를 이용해 뽑기도, 호주 카드를 가지고 그냥 긁어 보기도 하는 방법까지 다양한 시도를 했다.

 

1년 정도 지켜본 바로는 11월과 5월 경 환율이 가장 떨어져서 그 때 현찰로 바꿔서 가는 게 제일 좋은 거 같고, 현찰이 부담이 되면 카드를 쓰는데 한국에서는 신한멀티 카드를, 호주에서는 ING direct 카드가 최고였다!

 

ING direct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은행이긴 한데, 지점이 없고 인터넷으로 모든 걸 다 해결하는 은행이라서 한 달에 5번 이상 이 카드로 물건을 사고, 외부에서 통장으로 들어오는 돈이 달에 1000불을 넘으면 모든 ATM 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심지어 현금서비스를 받느라 돈을 뽑을 때 발생하는 ATM비용을 돌려 준다.

 

이번에 그래서 이 카드로 뉴질랜드 가서 돈을 뽑아서도 써보고, 직접 가게서 카드긁기도 했는데 긁어서 발생하는 international transaction fee도 다시 돌려줬고, ATM에서 돈 뽑아서 생긴 수수로도 다시 돌려 받았다.

 

 

 

 

장을 다 보고 현금도 좀 뽑고 바꾸고, 이제 시내로 이동하기 전에 미리 email로 4시에 있을 Kaikoura fishing tour에 배가 뜨는 지 확인 전화를 넣어주기로 약속을 해 둔 상태라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걸었더니 전화를 받은 사람이 배가 뜨기는 하는데, 지난 주에 태풍으로 화요일부터 해안도로가 막혔으니 산쪽으로 둘러 와야 한다고 Christchurch면 좀 일찍 출발하라는 거였다!

 

아니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ㅠㅠ

 

네이버 뉴질랜드 여행루트 카페에서 여행하시던 분이 태풍이 와서 비가 엄청 왔다, 섬지역이 피해가 심하다더라그런 소식을 전해줘서 얘기는 들었는데 그 태풍으로 오매불망 마음 졸이면서 계속 예의주시하던 1번 해안도로가 뚫린지 얼마나 됐다고 또 막히는 참사가...ㅠㅠ

나에게 Kaikoura에 오지 말라는 건가 싶어 암울했지만 그래도 계획한 것이니 강행을 하기로 했다.

 

그래서 Christchuch 시내는 근처도 못가보고 점심도 가다가 먹기로 하고 11시 30분 쯤 Kaikoura를 향해 바로 출발했다.

 

  

 

 

실제로 Kaikoura 가는 길은 위 사진에 보이다시피, 해안 도로가 막혀서 왼쪽으로 우회해서 가야 했는데,

많은 여행자들이 신문이나 TV를 보지 않는 것을 아는 지, 가다가 점심 먹으러 들른 Culverden의 한 식당벽에 저렇게 팜플랫이 걸려 있었다.

아마도 모든 식당에 다 걸려 있는 듯. 위의 팜플렛은 심심찮게 보이니.

 

 

 

저거 말고도 그 식당에는 재밌는 뉴질랜드 엑센트 글귀라던가, 화징실 표시판이 너무 재밌었다.ㅎㅎ

Um, can I please have... six pieces of fish / umm... seven potato fritters / five hot dogs / and umm.... one large chips / that's it thanks!" 위에 두 번째 뉴질랜드 엑센트를 영어로 쓰면 이 문장들인데 뉴질랜드 엑센트는 영국도 미국도 호주도 아닌 것이 좀 더 특이함. 난 재밌던데 (알아 듣기 힘들지만.ㅠ) 신랑은 질색함.  

 

 

 

요거는 Door stopper. 문이 안 닫기게 괴는 역할하는 건데 아이스크림이 바닥에 있어서 첨엔 진짜 아이스크림 떨어뜨린 줄.. ㅋ

 

 

그리고 Culverden에서 버거와 감자칩을 먹고 (감자칩을 특이하게 큰 종이 2장에 둘둘둘 감싸서 줬슴;;) 열심히 달려서 카이코우라를 갔는데 카이코우라로 향하는 우회로 길에서 남긴 사진은 한 장도 없다.

 

왜냐면 산악지역인데다가 공사를 하는 구간이 너무너무너무너무 많았다.

(날 흐린데 가시는 분들 정말 운전 조심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말 어이 없는 것은 공사 지역이다 보니 속도를 줄여야 할 곳도, 비포장도로도 많고 게다가 비까지 와서 미끄러운데 속도 표시판은 제각각 정말이지 멋대로였다!!!

 

꼬불꼬불한 길에 반대 차선에서 차가 오는 지 볼 수도 없는 길이 추월 차선인건 비일비재하고, 그 꼬부랑길이 100Km이질 않나 100Km와 50KM가 나란히 있기도 하고, 100Km였다가 10미터도 안가서 30Km인 곳도 있고 갈 때도 그렇고, 올 때도 그렇고 도로 표지판이 너무 엉망이다 보니 긴장이 되서 사진 찍을 엄두가 안났다.

 

운전은 신랑이 했는데 옆에서 조바심이 나서 미쳤다 미쳤다 이러면서 긴장하느라;; 진짜 사진이 한 장도 없슴.

 

그리고 달리고 달려서 Kaikoura를 떠난 지 4시간이 다되어 갈 때 쯤 드디어 Kaikoura에 무사히 도착.

 

우리가 묵을 숙소는 The Palace라고 Fishing tour 할 장소 바로 근처이다.

다른 건 몰라도 숙소 위치 하나는 참 잘 잡은 거 같았다 하하하하

 

The Palace는 Kaikoura의 South bay지역에 위치한 Cottage인데 Holiday house 싸이트를 통해 잡은 곳인다.

1박이 되는 Holiday house가 잘 없는데 여긴 되서 1박 $160불 가격을 주고 빌림.

4인이 이용하는 곳이지만 인원이 3명인지라.. 쩝

 

집주인은 어느 노부부였는데 집 뒷쪽에 따로 자가가 있고 이 집은 Holiday house용으로 따로 지은 것 같았고 각종 기본적인 시설들이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쳐갔는지 흔적들이 고스란히...;;

 

너무 긴장 했는 지 짐을 내려놓자 마자 모두 소파에 앉아 잠시 눈을 붙이고,

Fishing tour는 4시에 출발할 예정이지만 10분 전에 바다에 정박해 있는 검은배를 찾아 오라고 해서 준비해 간 멀미약을 챙겨 먹고 걸어서 5분도 안걸리는 거리를 45분 쯤에 슬렁슬렁 걸어 갔다.

 

Fishing tour는 총 2시간 예정이고 우리 뿐일까봐 걱정했는데 우리 말고도 4인 중국인지 대만인지 가족과 어느 유럽쪽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 분, 그리고 우리 셋, 선원 두 명 총 10명이 배에 올라탔다.

예약은 이리로. https://www.kaikoura-fishing-tours.co.nz/

 

노란머리 키 큰 총각이 우릴 맞이 했는데 이름이 Simon이란다.

그리고 Boss는 Tomo라고 출발할 때 쯤 되니 왔다.

 

출발 할 때 쯤 되니 비가 부슬부슬 오고 날씨가 흐렸지만, 파도는 그리 쎈거 같지 않았다.

Tomo가 인원을 체크하고, 수영 못하는 사람들은 구명조끼를 나눠주며 입으라고 했다.

(입는게 좋음 나중에 물 튀고 난리)

 

그리고 드디어 바다로 출발한 지 얼마 안되서 바다 위에서 물개가 한 마리 수영하며 놀다 우리를 발견, 배 완전 가까이에서 재롱을 피웠다!

바닷물 위에서 수영하면서 물 속으로 나왔다 들어갔다하니 소리도 내고 어찌나 귀여운지! 다들 귀여워서 소리 지르니 물 속으로 도망가버림.ㅠ

 

아무튼 처음에 배를 타면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으로 Crayfish를 건지러 가는데 미리 던져 둔 커다랗고 사각형인 통발을 건져 올리면 파닥파닥거리는 Crayfish가 들어 있다.

 

총 3군데를 건져 올렸는데 뒤로 갈 수록 더 많은 Crayfish가 잡혔다 +_+

 

폰을 가지고 갔지만 구명조끼를 입었고 배가 꽤나 비틀거려서 넘어질까봐 또 사진을 찍지 않았... ㅜㅜ

 

Crayfish를 잡으면 Simon이 암컷인 지, 숫컷인 지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배쪽에 보면 맨 윗쪽에 납작하게 비늘 같은게 붙어 있는데 그걸 보고 뭐가 2개면 암컷, 1개면 수컷!

그리고 발들 중에 맨 아랫쪽에 암컷은 가시 같은게 뭐가 더 있댔는데 암만봐도 뭐가 뭔지...-_-)

 

족히 50마리 이상 잡은 Crayfish를 다 먹어 버리면 멸종해 버리기 때문에 배 윗부분을 가로로 자로 재서 길이가 암컷은 60mm, 수컷은 54mm이상이 되어야 가져갈 수 있다.

문제는 그 많은 Crayfish를 Simon혼자 다 끄집어 내고 재고 하려니 손이 딸려서, 우리 더러 한 팀에 한명씩 나와서 도와 달라더니 장갑을 왕창 준비해두고 한 마리씩 집어서 갖다 달라고... -_-;;

 

Crayfish가 팔딱팔딱 거리는 거 보면 완전 싱싱하고 생각보다 커서 무서운데 등쪽을 잡으면 해치지 않는다.

첨엔 무서워서 으으으.. 거리다가 나중엔 어떡하든 통과시켜 보겠다고 아주 적극적으로 나서게 됨 ㅋ

10마리 잡으면 한 두마리 빼곤 다 바다로 되돌려지는 신세다 보니 오기가 생긴달까...-_-)

  

1개의 통발은 가로세로 1미터 족히 되어 보이는 커다란 통발인데 안에 Crayfish의 먹이로는 낚시로 잡고 남은 고기들을 미끼로 쓰고 있었다!

참 편리한 시스템이라는.ㅋ 따로 미끼를 준비할 필요 없이 낚시해서 잡은 고기를 살만 뜨고 남은 뼈와 머리는 다시 통발에 꿰어서 던저 넣고 다음 공간으로 이동.

해서 낚시하고 난 고기는 통에 잘 담아뒀다가 다음 번에 쓰고 한다.

어쩐지 우리 탔을 때도 배에 살 발린 생선들이 있더라니.

 

그렇게 3개의 통발을 건져서 8명 분의 Crayfish 크기를 재서 따로 빼 내고, 세번 째 통발에서는 Crayfish가 엄청 많이 잡혀서 솔직히 동생한테 '와... 이 분들 오늘 돈 좀 벌겠는데? 저거 남은 거 가져가서 팔아도 돈 꽤 될건데' 했는데, 이런 내 생각을 마치 미리 읽었다는 듯이 Simon이 "우리 오늘 필요한 건 다 건졌으니까 나머진 살려주자" 이러고 통발에서 큰 통으로 옮겨 담았던 크기 재지 않은 Crayfish들을 다 바다로 돌려 보내주었다.

 

에어 뉴질랜드에 이어 두 번째 충격이었다 솔직히.

우리 나라 같았으면 저것도 다 돈인데 싶어 근처 식당에라도 팔았을텐데.. 물건 남품? 그런 명목으로.

 

계속 투어도 해야하고, Crayfish도 커야 되니까 저렇게 되돌려줌으로써 Crayfish숫자가 유지가 되고 Kaikoura가 오랫동안 Crayfish 유명한 지역으로 이어져올 수 있었구나 싶어 감동했다!

 

두당 1마리씩 건진 Crayfish는 또 그들만의 합법적인 표시를 하고 나서야 우리에게 건내주는데, Crayfish 꼬리 부분에 지느러미를 보면 부채처럼 5개의 긴 지느러미 부분이 있다.

새우도 두 갠가 있지 꼬리 쪽에. 그게 5개가 있는데 3번째 중간꼬리 지느러미를 가위로 싹둑 자른다.

3번째 꼬리 지느러미가 없다는 말은 합법적으로 싸이즈를 재서 통과된 Crayfish라는 자기들만의 표시인 셈이다.

 

Simon말이 혹시 식당에 갔는데 꼬리 부분 지느러미 3번째 꼬리 지느러미가 잘리지 않고 그대로 있다면 주저 없이 나오라고 했다. 왜냐면 그 식당은 불법으로 Crayfish를 잡아서 팔거나, 잡은 것을 사서 파는 식당이라고.

 

Crayfish를 두 당 1마리씩 싸이즈 재서 획득하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낚시를 하러 간다.

낚시 포인트는 Tomo가 알아서 배를 몰고 가서 세우는데, 생각보다 파도가 일렁거려서 낚시 할 때는 멀미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팀은 멀미약을 먹지 않은 신랑이 결국 피자 한 판을 찍어냈고 다른 팀도 중국인지 대만인지 가족 중에 여자애가 여러 번 물고기 밥을 바다에 뿌려줬고~ 그 부부 중 아저씨도 거의 말미에 따님과 함께 물고기들을 즐겁게 해줬다.

 

낚싯대는 넉넉하게 배 주위로 Simon이 떠나기 전에 미리 미끼까지 꽂아서 셋팅을 해 두는데 Kaikoura는 이 무슨 물반 고기반인지 아님 애들 굶긴건지...-_-) 낚싯대 던지면 바로 물린다.

오죽하면 Simon이 오늘 너희들 1~2마리는 내가 다 보장한다고 했을까.;;

 

근데 문제는 똑.같.은. 고기만 잡힘.

그나마 해산물에 조예가 싶으신 우리 남동생 말로는 볼락이라는데, 색깔이 주황빛 나는 고기로 영어 이름은 Sea perch.

우리 배에 총 10명(선원 2명 포함)이 타고 있었고 열심히 낚시를 했는데 유럽인지 어디서 온 아저씨가 검은빛 나는 물고기 1마리 잡은거 말고는 전부 같은 Sea perch.

 

낚싯대 줄을 던져서 줄을 돌돌돌돌 풀어 내리면 잘 내려 가다가 문득 멈추는가 싶으면 찌가 바닥에 닿은 거란다.

그때부터 낚시줄을 고정 시키고 몇 초 기다리면 알아서 물고기들이 문다.

 

그러면 그 때부터 죽어라 줄을 감아 올리면 되는데 생각보다 팔이 아픔.ㅠ

실컷 감아 올리다 보면 어라 좀 묵직하네 싶으면 2마리 잡아 올리기도 여사다. 허허허

 

 

아무런 테크닉 없이 줄을 던진 후 몇 초 기다렸다 감아 올렸는데 잡힌 Sea perch 2마리. 왕초보도 가능!

그래도 기록은 남겨야지 하고 점퍼에서 주섬주섬 폰 꺼내서 사진 찍음.

 

 

    

피자 한 판 부친 후에 허옇게 질린 신랑님. 뒤늦게 2마리 잡고 신났다.

옆에 장화 신은 아저씨는 Tomo, 배 주인.

 

 

이렇게 신나게 잡아 올린다고 다 집으로 가져갈 수 있는 건 아니다.

Sea perch도 26cm이상이 되어야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실컷 잡았는데 길이에서 미달이 된 물고기들은 Simon이 가차 없이 바다로 던져 버린다.

 

 

 

같이 탄 손님(?)들이 너무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서 Simon이 자꾸 물고기를 바다에 던지자, 나타난 포식자 알바트로스들!

 

처음엔 헐 이게 왠 눈매가 날카로운 새인가 했는데, Fishing boat들이 고기 던지는 걸 아는 지, 낚시 시작하고 작은 고기들은 살려주기 시작하면서부터 나타나서는 우리 배 근처를 둥둥 떠 다니면서 이쪽으로 왔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배를 맴돌면서 '아, 거 한 마리 좀 던져 주세요' 하듯 날카로운 눈매로 계속 째려봤다.

 

Simon이 한 마리 던지면 저 3마리가 우르르 쌈나고 난리다.

 

낚시가 거의 끝날 때 쯤이면 3마리 전부 날아 올라서 우리 배 주위를 빙글빙글 돌다가 사라졌는데 따로 알바트로스 구경 갈 필요 없다. Fishing tour 짱!

 

2시간의 여정이 끝나갈 즈음이면 Simon이 그룹 사람들에게 물고기는 어떻게 가져갈 건지 물어본다.

Fillet(살만 넓게 발라서 가져가는 것)으로 가져 갈 것인 지, Whole fish(통으로)로 가져갈 것인지.

 

회 쳐 먹고 매운탕 끓여 먹을 수 있으면야 통으로 가져가면 좋지만 우리는 간단하게 회로 먹을 요량으로 Fillet으로 가져갔다.

 

Kaikoura fishing tour는 두 당 Crayfish 1마리와 잡은 물고기들을 적절히 인원수대로 나눠서 위생봉지에 담아서 내릴 때 나눠 주는데, 2시간 과정에 물개도 보고 알바트로스도 보고 낚싯줄 감아올리는 중노동에 물고기 간식을 뿌려주는 사태가 종종 발생하긴 하지만, 두 당 NZ$120에 이 정도 효율이면 가성비 최고 엑티비티가 아닐까 한다.

 

그렇게 획득(!)한 크레이 피쉬 3마리와 물고기 fillet 봉지를 들고 우리 숙소로 터벅터벅 걸어 오니 아직도 속이 울렁 거린다는 신랑과 뒤늦게 멀미가 온 동생, 나는 멀미약 덕분인 지 멀쩡했지만 배가 워낙 일렁 거려서 땅이 일렁일렁 거려서 셋 다 정신 못차리고 있는데 어떤 한 여자분이 내 이름을 부른다. 오잉? 이 타지에서..ㄷㄷ

 

알고 봤더니 집주인인 Raylene 이었다.

우리가 예약한 숙소 뒤에서 우리가 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다가와서는 낚시하고 왔냐고 친절하게 먼저 물어줘서 Crayfish를 잡아오긴 왔는데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남편을 불러서 삶아주겠다고 했다.

이런 고마울 데가! 뉴질랜드 사람들 친절하다더니 진짜 친절함 +_+

 

샤워중이라던 Graeme이 좀 있으니 우리 숙소를 찾아와서 Crayfish를 건네주니 10분쯤 있다오라고 했다.

 

Crayfish는 바닷생물이라 민물에 10분 담궈두면 죽으니 일단 물에 담궈 생명을 끊은 다음, 커다란 통에다가 물을 넣고 7분만 삶으면 끝!

10분 후에 밖으로 나가니 Crayfish가 큰 물통 물 속에서 잠수 중이고, 옆에는 물이 펄펄펄 끓고 있었다.

 

어떻게 삶나 싶어서 구경하러 셋이 같이 갔는데, Raylene과 Graeme의 집에는 Crayfish를 무진장 많이 잡아다 먹었을 것 같은 장비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Tomo의 배에서 봤던 커다란 통발이 마당에 떡하니 놓여 있었고, Crayfish를 입수시킬 물통과 삶는 통까지 있었으니!

마당엔 아예 커다란 가스 통과 불까지 항상 거기 있는 것 같았다.

 

7분동안 보글보글 삶아진 Crayfish는 새우마냥 U자로 굽어지는데 삶은 후에 꼬리 부분을 찜통걸쳐서 잠시 두었다. 그러면 물이 빠져 나오는 듯.

 

다 익은 Crayfish를 들고 와서 한 상 벌였다. 으흐흐흐흐흐~

 

 

 

중간에 접시 회는 우리가 잡은 Sea perch Fillet을 동생이 물기를 좀 빼고 한인마트에서 산 날이 바짝 선 칼로 더 잘게 회 크기로 썰고, Crayfish는 중간에 칼집을 넣어 쪼개기 쉽게 한 다음 1인당 1마리씩.

 

한인 마트에서 산 쌈장, 초고추장, 깻잎, 마늘이 힘을 발휘하는 순간. +_+)

찍어 먹을 고추를 못 산게 안타까웠지만 맥주 한 잔과 함께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위에 사진은 동생이 먹은 Crayfish인데 Crayfish라고 다 맛이 같은 것은 아니다.

 

사진에 약간 붉은 빛 띄며 누런것이 내장인데 먹는 방법은 배부분의 살을 저기 내장에 콕콕 찍어서 먹으면 된다.

동생이 먹은 것은 내장이 달달하여 여지껏 먹은 해산물 중 단연최고였다며 극찬을 했다.

내 것도 달달까지는 모르겠고 달달한 편이었던거 같아서 배 부분 살을 콕콕 찍어서 잘 먹었는데 어쩐지 우리 신랑은 안그래도 바다곤충이라며 별로 안 좋아하는데 배부분은 열심히 먹었지만 내장은 건드리지도 않았다.

나중에 반 쯤 먹다가 다 못먹겠다며 주길래 받아 먹어봤더니 하필 신랑 것은 내장부분이 씁쓸한 맛이었다.


Crayfish 배부분에 워낙 많은 양의 살이 있고, 잡아서 금방 삶아 먹어서 그런가 살이 정말 탱글탱글하고 맛있었다.

다리 부분에도 살이 있긴 하지만, 워낙 배 쪽에 살이 많아서 다리는 그닥..

해산물 특히 새우 게 이런거 좋아하시는 분들 초초초강추!


회 한 접시 깻잎에 마늘에 쌈장에 초고추장 찍어 싸서 거하게 먹고 나니 졸음이 쏟아졌다.

다행히 숙소 내에는 세탁기와 건조대, 빨래 세제까지 구비가 되어 있어서 바닷물에 쩔은 옷들을 빨아서 거실에 널고 나니

역시나 오늘도 밤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해서 집안이 너무 추웠다.


숙소가 바닷가 바로 앞에 있는데, 난방 장치는 없고, 침대에 전기담요도 없었다.

그런데도 역시나 양모 이불을 쓰는 건지, 뜨거운 물이 펑펑 나와서 뜨거운 물에 씻고 잘 때는 포근하게 잘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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