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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친하게 지내는 언니가 새로 이사를 한 집에 놀러 갔다 왔습니다.

 

참 사람 인연이 묘한게 이 먼 타지에서 집주인과 세입자로 만나서 지금은 따로 살지만, 같이 살면서도,

떨어져서도 가끔씩 만나 이런저런 수다떨면서 죽이 잘 맞아 벌써 5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족이 모두 타지에서 2년 살다가 다시 돌아온 거라 정말 반갑더군요.

언니네는 애들이 셋 있는데 셋 다 너무 예의바르고 착해서 우리 신랑도 뒤늦게 알게 됐지만 언니네 식구들을 참 좋아합니다.

그 중에서도 첫째랑은 완전 껌딱지이고, 이번에 다시 돌아와서는 막둥이가 우리 신랑이랑 새로운 껌딱지가 됐네요.

 

가짜삼촌이지만 셋 다 삼촌삼촌 그러면서 어찌나 잘 따르고, 신랑도 잘 놀아주는지... 내 조카마냥 이쁘기만 해요.

 

 

이사온 지 한 달 쯤이 되서 새로 이사한 집 구경도 할 겸 세제 한 통 사 들고,

애들 간식거리 준비해서 언니네 갔다왔어요.

 

 

 

 

언니를 위해서는 다크 쵸콜릿으로 브라우니를 2가지 만들었어요.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장봐서 만드느라 브라우니를 냉장실에서 최소 3시간은 굳혀줘야 하는데

시간이 모자라 살짝만 굳힌데다 큰 통을 빵 담는데 다 써서 2가지를 한 통에다가 겹쳐 넣었더니 가다가 비스킷 붙인건 떨어지고 아주 난리나서 모양이 엉망됐네요.ㅠ

 

사진도 중간에 흔들렸고....ㅜ_ㅜ

 

 

 

 

애들한텐 딸기잼이랑 크림을 얹은 스콘을 만들어갔어요

곡물용 8개, 일반 밀가루 8개...

 

언니네 식구들이랑 둘러앉아서 어른들은 차 한 잔, 커피 한 잔 하고

위에 큰 애들 둘은 학교 갔다와서 같이 둘러앉아 간식 먹는 중입니다. ㅎㅎ 

 

빵 사진만 잘랐어요. 초상권은 중요하니까요! :) 

 

 

원래는 막 식사도 함께하고 그러는데 오늘은 신랑도 일가야하고 해서 일찍 돌아왔습니다.

3시간 정도 있었는데 애들이 많이 아쉬워 하더라고요.

 

첫째랑 둘째는 우리신랑이랑 같이 살기도 했기 때문에 이별을 알고, 삼촌이랑 이모 이제 갈게 그러면

갑자기 조용해지고 시무룩해지는데, 우리가 세들어 살 때 막둥이는 뱃속에 있었던지라,

우리의 존재도 기억이 잘 안나겠죠. 

물론 태어나고 나서 다른 동네로 이사갔지만, 너무 어렸으니까요.

 

아직도 이별을 잘 모르는 막둥이는 우리 간다고 하니까 바로 어르신들이 '어여가~'하는 손짓을 하며

"삼촌~ 언능 가세요"하고선 90도로 꾸벅 인사하네요. 하하하 어찌나 귀여운지! ㅎㅎㅎ

 

 

 

 

집에 오는 길에 감사하게도 언니가 고맙다고 이렇게나 많은 과일이며 몇 가지 채소를 바리바리 싸 주시네요.

요즘 귤이 제철이라 안그래도 종종 사먹고 있는데 이렇게 고마울 데가..ㅎㅎ

과일도 고마웠지만, 그 중에서 한국에선 흔할 지 몰라도 호주에선 구하기 힘든 시금치를 한 단 줬어요.

 

여기는 넓은 땅떵이 만큼이나 채소들도 다 크고 길쭉길쭉한데,

시금치가 보통은 마치 대파마냥 길고, 튼실하게 생겼어요.

첨에 와서 보고 시금치 아닌 줄....;;

 

 

 

 

시금치는 차가운 바람을 맞고 많이 자라지 못해서 크기가 작은 것일 수록 고소하고 맛있는데,

사진처럼 딱 한 뼘정도 되는 크기의 시금치를 여기선 여간해선 보기 힘들어요.

 

여기서 보이는 시금치는 하나같이 다들 비료를 얼마나 준 건지 튼실하기만 한데,

어디서 요런 맛나게 생긴 넘들을 득템을 하신 건지..ㅎㅎ

맛나보여서 두 단 샀는데 한 단 가져 가라며 주셨어요.ㅠ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이런 작은 마음 씀씀이가 참 고맙게 느껴집니다.

 

멀리 타국에 사는 우리들인지라, 고향이 많이 그리운데, 이런 언니 덕분에

마치 친정에 다녀가는 기분이 든다랄까요?


그만큼 마음씨도 참 따뜻한 언니입니다. 

 

 

 

 

 

집에 돌아와서 냉장고에 넣어두지 않고 받은 그대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때 바로 시금치 나물을 만들었어요^^ 

 

굵은 소금을 1/3 Tbs 정도 넣고 물이 팔팔 끓으면 30초 정도 삶아 줍니다.

 

 

 

 

찬물에 휘휘 젓어 헹궈준 다음에 물기를 꼭 짜요.

 

그렇게 두어 번 씻어주고 물기를 꼭 짜 준 다음에,

 

마늘 1/3 Tbs, 참깨, 참기름을 조금 넣고 소금을 솔솔 뿌려가며 손으로 조물락 조물락 간이 배이게 해줍니다. 

 

 

 

 

 

역시, 완전 고소하고 맛있는 시금치였어요.

 

언니의 따뜻한 마음씨 덕분에 더 맛났던거 같네요.

 

날씨가 추운 요즘이지만 오늘만큼은 마음이 넉넉해서 그런가 따뜻한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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